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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작성자恩波 안균세|작성시간24.03.01|조회수644 목록 댓글 0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인사를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봄이 열린, 3월의 첫길목에 서서 지난을 뒤돌아보니

보람된 일도 후회스런 일도, 즐거운 일도 슬픈 일도

바쁜 일도 여유로운 일도 많았으나

무엇 보담 시간이 왜 그렇게

빨리 흘러가 버렸는지 하는 생각에 깜짝 놀란다.

 

자녀들이 챙겨주는 칠순여행을 3,4년 전에 다녀 온 것 같은데,

벌써 십 몇년의 세월이 흘러 80대 언덕을 달리고 있으니

그 놈의 시간은 흘러도 흘러도 너무 빨리 흘러간 것 같다.

 

나이 들면할일 줄고잠도 줄고바깥출입 뜸하고바삐 챙겨야 할 일 별로 없고

그러니 시간은 더디 가고 무료하고 지겹게 느껴야 함이 정상인데,

왜 나이 들수록 시간은 빨리 흐르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요즈음 날자가 왜이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흐르는 시간의 아쉬움이 왜이렇게 가슴을 쥐어 짜는지……

세월 가는 소리가 왜이렇게 크게 들리는지……

주위가 암울해 잿빛이라고, 세상이 우울하고 컴컴하다고, 

삶이 힘들어 죽겠다고 하는데도
세월은 바퀴에 가속이 붙은 듯, 일상을 비켜, 후다닥 저 멀리 달려 가고 있다.

인생을 살다 보니, 
세월 가는 속도가

흐르는 물같이흘러가는 구름같이화살같이총알같이, 빛같이, 눈 깜짝할 새……

가속에 가속이 붙어 지나감을 느낀다.

또, 세월 가는 소리도,

봄날의 온기가 소매에 스며드는 소리같이

잔잔한 시냇물 흐르는 소리같이, 산들바람 소리같이몰아치는 삭풍같이

사라져 가는 기적소리같이머리 맡 천둥 소리같이…..

크게 더 크게 변하여귓가에 가슴에 아련하게 울린다

그런데, 오늘 밤시간에,

마치 기차레일이 덜컹거리고 흘러 가듯이세월 가는 소리가 들린다고….

귓가에 멀어져만 가는 소리가 가슴을 아리게 다가 오는데……

요즈음 문득깨어 난 새벽, 세월 가는 소리가 들린다. 

기적 소리를 내면서, 멀어져 가는 기차처럼, 설핏 잠든 밤에도, 세월은 마구 흘러 간다.

사람들이 자다가 벌떡 일어나꿇어 앉아 기도하는 마음을 알겠다!

 

그 이유를 나름대로 곰곰이 찾아보면,

인생은 마치 두루마리 휴지같아서 끝으로 갈수록 더 빨리 없어진다.

누구나 자기집의 화장실 변기 옆에 설치된 휴지꽂이에

두루마리 휴지를 끼워 본 경험이 많을 것이다

처음에는 크고 두툼해 보였으나 반쯤 사용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아주 빨리 줄어드는 것을 본다

아마 인생도 그런가 보다.

 

그런데 며칠 전네델란드 심리학자 다우베 드라이스마가 쓴 책,

나이가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를 읽어보니

그 이유를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인생을 강물과의 시합에 비유하고 있다.

젊은 이는 강물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다고 믿기에강물이 더디게 흐른다고 느낀다.

중년엔 강물과 비슷한 속도로 뛴다.

숨이 찬 노인엔 강물이 너무 빠르다고 한다.

 

이제껏 시간의 빨리 흐름을 당혹감의 눈으로 보다가

이런 눈으로 이해해 버리니

이제는 자연과 시간이란 큰 테두리 안에서

위안을 얻으며 아래의 결론을 얻게 된다.

 

     “새들은 날아가고, 말들은 달려가고,

      사람들은 걸어가고, 굼벵이는 기어가지만

      모두 한날 한시인, 2025년 을사년(乙巳年)년 새해 첫날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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