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어느 카페의 글인데
읽어보니 우리 동기들도 멀잖아 이렇게 되지 않겠나? 하며
기분이 심란하며 쩝쩝하여 흘러가는 하늘의 구름만 쳐다본다,
그러니 우리도 심신이 이만치라도 건강할 때,
자주 연락하고 만나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엄습한다
| 요즘 이렇습니다. 대학 동기동창 모임을 주관한 지가 1년 반이 훌쩍 넘어버렸다. 매년 연말에 하던 동기 동문회를 졸업 60년을 맞아 더 이상 존속시키지 않기로 합의 해 놓은 지가 2년이 넘었지만 "코로나 19"의 규제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마지막 피날레인 60주년 Home-Coming-day (이제는 이런 말 쓰기도 쑥스러운 낱말?) 동문 동창회 해산 모임마저도 소집 못하고 있다. 좀 딱딱한 말로 비유하자면 한 나라가 나라 구실을 하려면 다스려야 할 국민이 있고 그 국민이 발붙이고 살 땅(영토)이 있어야 하는데 동창회관은 1년 반 전에 전세 해약하고 넘겨주었으니 땅이 없는 것과 같고 동창 회원들이 발붙일 곳이 없으니 이건 완전히 나라 잃은 그 어느 시절의 Boat People 꼴이요 회장은 망명 정권의 대통령일 뿐이다. "그래도 소인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라고 이순신 장군은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이끌고 부임지인 전라도로 부임했지만 이 초라한 동기회 회장에게는 앉을만한 의자도 없는 데다 먼 모르고 아우성치는 40여 명의 80대 후반의 동창들의 동창 명부와 내 사재인 스마트 폰이 전부일뿐이다.. 오는 12월 쯤에는 어느 나라 얼치기 법안 통과시키듯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도 모르는 듯 어느 중국 요릿집 회의실에서 번개같이 방망이 내리치고 동창회 해산 선언하고 물같이 바람 같이 마의태자 흉내나마 냈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소인에게는 나를 바라보고 기다리는 40여 동문이 있다"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 답답한 소리도 유분수지? 그나마 회원들의 안부가 궁금해서 40여 명에게 모두 개별 전화를 걸어 보지만 자주 통화가 있는 친구들 말고는 70%인 30여 명은 전화는 가지만 받질 않는다. 하긴 전화를 받아도 걱정, 받지 않아도 걱정~ 그저 무소식이 희소식이려니 하지만 이래저래 걱정에 즐겁지 않다. 전화가 걸렸을 때 들려 오는 목소리가 여자인 경우 에는 정말 반갑지 않다. 남편이 아프다던가, 갑작스레 치매가 오지 않았나? 아니면 소식없이 장례식 끝낸 지가 2~3일 되었다든가 하는 말이 나올까 봐 도무지 반갑지가 않다. 아무러면 영토도 없고 군자금도 없는 망명 정권의 수반일망정 그저 조용히 마의태자나 되었으면 하지만 나를 바라보고 소식 기다리는 "40여 명의 대학 동기 동문이 내 허리춤을 잡아 끈다. 어제 일어 났던 쪼끄만 사건이 있었다. 고교 동창이고 대학동문인 이군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 아무개입니다. 이군이 어디 아프세요?" . "바꿔드릴게요 기다리세요." 이군의 아내는 24시간 함께 있다. "승 X이냐? 나다 오랜만이다. 응 그래 그래......................................................" 코로나 19의 질곡에 묶인 똑같은 처지에 할 말이 특별히 없기도 하지만 해 봤자 너나없이 변화 없는 일상에 오가는 통화는 거의가 다를 것 없는 재미없는 얘기뿐이다. 3~4분 통화하다가 끝맺음 말로 "건강 조심하고 자주 연락하자 들어가 ~" 나는 상대가 전화를 끊기 전에 먼저 끊지 않는다. 그랬더니 바로 전화를 자기 아내에게 건네주며 그 친구가 하는 말~ "어이 여보! 이 전화 건 친구 누구여?" - 글 / 日 光 - |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