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南齋글방

시숲 아카데미 낭송예술의 밤

작성자南齋|작성시간16.03.23|조회수15 목록 댓글 0

시숲 아카데미 낭송예술의 밤

2016.3.22.. 오후 6

현대문학신문사


사회: 박문희

1

국민의례

오프닝 멘트 안석근 섬김이

축사 박종래 (현대문학신문 대표)

오프닝 연주 박순자 복지관 강사

여는 시: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 김해강 / 김정환

듀나 / 자작시 / 김영란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 최상국

국화 옆에서 / 서정주 / 강성상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 장시하 / 김정희

푸르른 날 / 서정주 / 최임순

 

애인 / 임찬일 / 여운만

사랑한다는 말은 / 이해인 / 김미진

수선화에게 / 정호승

동행 / 강은혜

애정의 숲 / 폴 발레리

 

 

    

 

 

2

봄을 기다리며 / 자작시 / 이상미 교수

설경 순희

3 서광식

/ 박두진 / 성의순

의병도대장 김면장군 / 남재

길없는 길 / 자작시 / 박정임

창 경기민요 권영분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도현 / 정영분

우리가 어느 별에서 정호승 / 이광수

진달래 김소월 / 김길순

바이올린을 탄다 / 자작시 / 이연숙

닫는 시 별을 해는 밤 / 윤동주 / 박향자














사회: 박문희


국민의례





오프닝 멘트 안석근 섬김이





축사 박종래 (현대문학신문 대표)



오프닝 연주 박순자 복지관 강사







여는 시: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 김해강 / 김정환




학(鶴)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김해강


 


학도 아니면서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춤도 모르는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날만 새면 뭇 참새


때지어 지절대도


조으는 채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비바람


번개가 날리고 우뢰가 흘러도


천 년인 양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오욕과 허화(虛華)의 도가니 속


어지럽고 시끄러운 실의의 나날에도


한가한 손님같이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어디를 가나


시장마다 악화가 판을치고


흙탕물 도도히 거리를 휩쓸어도


오연(傲然)히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해는 빛을 잃고


꽃밭은 향기를 잃고


 


눈이랑 무너지듯


하늘은 무너져도 무너져도


으젓이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금촉 화살에 심장이 꿰뚫려도


끝내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흙 썩는 냄새만


코를 찌를 뿐


바위 틈 콸콸 샘 솟고


 


하늘 한 자락 파랗게 깔린


아름다운 해뜨는 동산


삼삼(森森)한 솔밭도 아닌데


 


언제나 고고(孤高)히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춤도 못추는 학으로만 살아야 하는가.


 


 




 





듀나 / 자작시 / 김영란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 최상국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 시인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었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상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 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처음 짧은 축복에 몸 둘 바를 모르리. 




국화 옆에서 / 서정주 / 강성상




국화꽃옆에서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조이던
머언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앞에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 장시하 / 김정희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 장시하

추색이 주조음처럼​

가슴 스며드는 모두가 사랑이더라

봄날 멍울 터트리는

목련꽃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여름 날 후드득 떨어지는

별똥별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겨울 날 곱게 가슴에 쌓이는

눈꽃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부시도록 아름답기만 하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물 겹도록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돌아보면 모두가 그리움이더라

나를 미워하던 사람도

세월 지나니 사랑으로 남더라

이제 오해의 돌팔매도

사랑으로 맞을 수 있더라

이 아름다운 세상에 살 수 있는 것이

행복하기만 하더라

삶의 길을 걷다가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더라

사랑의 길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지난 날 돌아보니 모두가 내 잘못이더라

지난 날 돌아보니 모두가 내 욕심이더라

지난 날 돌아보니 모두가 내 허울 뿐이더라

내가 진실로 낮아지고

내가 내 욕심을 온전히 버리니

세상에 사랑 못 할게

용서 못 할게 아무것도 없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부시도록

아름답기만 하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물겹도록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푸르른 날 / 서정주 / 최임순

 



푸르른 날/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든데
눈이 나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애인 / 임찬일 / 여운만




애인

          임찬일

 

 

사랑은 왜 첫마디가  눈물이더냐

마음에서 시작된 울음의 말이더냐

서른 아니라 마흔 넘어서도

다 이룰수 없는 이 울음 같은 사랑을

서로 보태어도 양이 차지 않는

사는 날의 외로움

한 살림 잘 이룬듯 푸르고 무성하던

여름 수풀에도 외로움은 혼자 익어서

몰래몰래  흔들리는 가을 잎사귀들

바람은 그냥 지나가는 사랑이더냐

낙엽은 그냥 홀로 물든 마음이더냐

하늘과 땅사이에 한 사람이 있어

눈빛과 눈빛 사이에 한 사랑이  있어

우리는 그를 두고 애인이라 말한다.

3인칭도 아닌 2인칭도 아닌

내 마음에 물들어 흔들리는 그 잎새 한 장을

어쩌면 어쩌면 살아서 가장 슬픈 촌수인

그사람의 이름을 애인이라 말한다

 

세월의 갈피에서 한잎 단풍처럼

나만 아는  그 페이지에 숨어서

아직도 그 사랑을 다 읽지 못한 책처럼

아니, 아니, 참고 참아야 할 눈물같은 모습으로

우리는 등을 돌리고 돌아섰지만

들어라, 세상 사람들아

마주보고 서로 품어 안는 것만  사랑이라더냐

등을 돌려 서로  기대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더냐

누가 뭐래도 지금 우리는 서로 말을 아낀 채

등을 돌린 듯이 가만히 등을 기대고  있는 것이다

마음의 등바닥을  가만히  기대고  있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말은 / 이해인 / 김미진






수선화에게 / 정호승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 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열림원/2009) 

.................................................

정호승님의 시에 이지상님이 곡을 붙여 이지상님이 부르기도

김원중님이 부르기도 하였고

양희은님이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오늘은 선주가 좋아하는 안치환님 목소리입니다.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내리면 눈길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속을 걸어라
갈대숲 속에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가끔씩 하느님도 눈물을 흘리신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산 그림자도 외로움에 겨워 한번씩은 마을로 향하며
새들이 나무 가지에 앉아서 우는 것도 그대가 물가에 앉아있는 것도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그대 울지 마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동행 / 강은혜



 

바다 예찬 / 강은혜

 

밤새껏  달려간 곳은  어느 바닷가

새벽의 기상은 흰 번개처럼  번쩍이고

연인의 가슴에 피어난 꽃잎은 

붉은 깃발처럼  펄럭입니다.  

 

흑암의 침묵 깨우는  파도의 몸부림이

긴 행렬의 아우성처럼  처절하지는 않았지만

눈 뜨는 만상의 기다림은 시작되고

기다림은 못내 붉은 가슴에 불을 질렀습니다.

 

어둠을 찢고 일어서는  태양

붉게 타는  검붉은  불덩이  퍼 올리는 푸른 두 손

우리의 가슴에 북을 칩니다.  

 

바다는 그렇게 뜨거운 해를  낳고도

끓어오르지 않고  푸른 치마를 펄럭이며

모든 신음을  잠재우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작지도 크지도 않은  배를 타고

찬란히 빛나는 벽과 벽 사이를  뚫고

간신이 빠져나온 심장에

풍선처럼  바람을 가득 채웁니다.  

 

작은 등대 하나가 푸른 빛 사이로  걸어오고

작은 배는  마중을 갑니다.

검푸른 하늘은  하얗게 이를 더러 내고 웃고

바다는  얼른 입맞춤해 줍니다.

 

겨울 바다의 한 모서리

외로운 사람들이 버리고 간 슬픔의 편린을

백사장은 외투 속에 꾸겨 넣고

여름바다 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사랑의 이름으로 가슴에 담습니다.

가슴 깊이 간직했던 소중한 사랑

누군가의 슬픈 가슴에 넣어주고

저마다 주머니 속에서 희망이라는  진주를  꺼내

절망의 늪으로 추락한 새들의 입에 물려줍니다.

 

비록 바다는 침묵하지만

정녕

우리는 인생의 항해 멈출 수 없습니다



애정의 숲 / 폴 발레리

 

 

    

 




   애정의 숲


               


                            폴발레리


 


우린 순수를 생각했었다


나란히 걸으며


우린 서로 손을 잡았다


 


우린 약혼자 처럼 걸었다


둘이서,목장의 푸른 밤속을


그리고 나눠 먹었다.저 꿈나라 열매


취한 이들이 좋아하는 달을


 


그리고 우린 이끼 위에 쓰러졌다


둘이서 아주 머얼리,소근거리는 친밀한


저 숲의 부드러운 그늘 사이에도


그리고 저 하늘 높이,무한한 빛속에서


우린 울고 있었다


오 사랑스러운,말없는 나의 반려여


 




 

2

봄을 기다리며 / 자작시 / 이상미 교수





설경 소양회



설경 / 소양희

 

밤새 겨울이

지붕까지

내려 앉은 하늘

 

수북수북 쌓인

머리를 털고

고단함을 털고

 

발자국마다

온몸에 묻어나는

하얀 살결

 

-----

-----

-----


3 서광식





봄편지 // 황금찬 

 


                                  봄을 기다림이


                                  손끝에닿았다기에


                                  입춘 날 아침에


                                  편지 한 통을 보내노라


 


                                  바람 부는 사연은


                                  다 묻어 두고


                                  물오르는 가지에


                                  터져 나오는


                                  봄눈을


                                  소중한 보석처럼 담아 드리노라


 


                                  계곡에 얼음이 풀리고


                                  흐르는 물소리


                                  남국에서 편지에 담아


                                  보내노라


                                  하루 낮 하루의 밤을 지내며


 


                                 사람은


                                 꽃 같은 마음에서 오고


                                 인정은


                                 향기에서 오느니


                                 이 시대에 꽃과 향기가 되라


 


                                그리하여 사랑이 없는 마음에도


                                꽃이 피고


                                인정이 없는 이 들판에서


                                짙은 향기가 풍겨라


                                나는 봄을 기다리고 있다0


                                봄 편지를


                                기다리고 있다


 


                               꽃 같읕 마음을 기다리고


                               향기의 인정을


                               기다린다




/ 박두진 / 성의순





-박두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

해야, 고운 해야. 늬가 오면, 늬가사 오면,

나는 나는 청산이 좋아라.

훨훨훨 깃을 치는 청산이 좋아라.

청산이 있으면 홀로래도 좋아라,


사슴을 따라, 사슴을 따라,

양지로 양지로 사슴을 따라

사슴을 만나면 사슴과 놀고,


칡범을 따라 칡범을 따라,

칡범을 만나면 칡범과 놀고,……


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자리 앉아,

워어이 워어이 모두 불러 한자리 앉아,

앳되고 고운 날을 누려 보리라.

 





의병도대장 김면 장군   


때는 임진壬辰 1592년 4월 13일
포악 무도한 왜구들이 부산을 침탈할 제
남명 · 퇴계 양문에서 수학하신 송암松菴 김면金沔선생께서
분연히 일어나 창의倡義하시고,
만여석萬余石 재산을 군비에 충당하셨다.
 
좌장 곽재우, 우장 정인홍, 선봉장 김홍한장군
외 8인의 친족의사
 
나라가 위태롭고 국왕이 파천播遷하니
‘君有急而臣不死면 烏在其讀聖人書也’라
‘군유급이신불사   오재기독성인서야’

나라가 위급한데 목숨을 바치지 않는다면
어찌 성현의 글을 읽었다 하리오


무계茂溪에서 승첩. 합천군수로 제수되시니 교서에
揚兵鼎津則遁賊褫魄하고 接刃茂溪則流屍混江이라
양병정진즉둔적치백     접인무계즉유시혼강

정진을 들이치니 달아나는 적이 혼을 잃었고,
무계에서 칼을 휘두러니 적의 시체가 강을 덮었다


함안咸安 죽현竹峴, 의령宜寧 마진馬津,
고령高靈 개산포開山浦거쳐 성주성星州城을 탈환하고
거창居昌 우척현牛脊峴과 사랑암沙郞岩전투에서 적을 쳐부순 후
돌격으로 김천金泉 지례知禮 적을 섬멸하였다.


경상우도병마절도사로 관官·의병義兵 통솔하여
금산金山의 적을 토벌. 호남 곡창지역으로 침투하려는
왜구들의 야욕을 분쇄하였고, 도망가는 선산善山 적을 치려던 중
과로過勞로 병을 얻어
진중陣中에서 순국하셨다


오~호~통재嗚呼痛哉라

국왕이 애통하여 예관을 보내 치제致祭하시고.
병조판서에 추증追贈, 선무원종일등공신에 녹훈錄勳.

정헌대부이조판서로 가증加贈되셨다.

‘只知有國 不知有身’
‘지지유국 부지유신’

오직 나라있는 줄만 알았지 내몸 있는 줄 몰랐다는
의병도대장 송암 김면 선생의 우국충정憂國衷情 충의지심忠義之心
거룩하신 선비정신은 영원히 우리 겨례의 사표師表가 되리라

                           

   을미乙未 납월臘月 29日    남재南齋 근서謹書


            








길없는 길 / 자작시 / 박정임




길없는 길
ㅡㅡㅡ박 정임


뭉게뭉게 구름타고
어제가 가고있다
얼굴 모르던백년동무
검은머리파뿌리되도록 살아내신 어여쁜 길

몽글몽글 안개품고 오늘이 있다
들자니 무겁고
놓자니 깨질듯
살아내는 눈물겨운 길

대롱대롱 이슬달고
내일이 오고있다
영롱하게 맞잡은손
선남선녀 꽃가루 묻혀
살아낼 아름다운 길

어제가 될 오늘의
오늘이 될 내일의
가없는 길
끝없는 길
길없는 길





창 경기민요 권영분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도현 / 정영분





 그대에게 가고 싶다


                           안도현

 

그대에게 가고 싶다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 하나로 무장 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 가까이 다가서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 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까지는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줄 따스한 이불이라는 것도
나는 잊지 않으리

사랑이란
또 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상처 입고 구멍 난 삶을 데리고

그대에게 가고 싶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신천지
우리가 더불어 세워야 할 나라
사시사철 푸른 풀밭으로 불러다오
나도 한 마리 튼튼하고 착한 양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 정호승 / 이광수



우리가 어느 별에서 /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 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 하였기에
이토록 사랑하고 있느냐

사랑에 가난한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
풀은 시들고 꽃은 지는데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서로 별빛마다 빛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잠들었기에
이토록 새벽을 흔들어 깨우느냐

해 뜨기 전에
가장 추워하는 그대를 위하여
저문 바닷가에 홀로
사랑의 모닥불을 피우는 그대를 위하여

나는 오늘 밤 어느 별에서
떠나기 위하여 머물고 있느냐
어느 별의 새벽길을 걷기 위하여
마음의 칼날 아래 떨고 있느냐


진달래 김소월 / 김길순








진달래 꽃 /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 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寧邊(영변)藥山(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바이올린을 탄다 / 자작시 / 이연숙




바이올린을 탄다

 

매미

나무옹이에 달려

바이올린을 탄다

 

추르던 잎도

소슬 바람 타고

바이올린을 탄다

 

너도 나도

가을 품고

바이올린을 탄다

 

긴 이별의

슬픈 단조로

바이올린을 탄다

 



차린 서

 


닫는 시 별을 해는 밤 / 윤동주 / 박향자




  별을 해는 밤 / 윤동주 

 

                                     尹東柱---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해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해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오,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별 하나에 어머니,어머니.

어머님,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이런

異國 少女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에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들기,강아지,토끼 노새,노루,

푸랑시쓰 짬,라이넬 마리아 릴케 이런 詩人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北間島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 우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버렸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래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우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기념 촬영] 











 

//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