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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齋글방

내 안에서 찾는 나

작성자南齋|작성시간16.11.23|조회수25 목록 댓글 0

   내 안에서 찾는 나  


2016. 11.15. 노원 실버 카






마지막 장미    김남조



지숨한 정에 넘치고
애오라지 잘 되기를 비는
연한 새순같은 마음이 있다면
당신은 누구에게 주겠는가


반생을 지운
삶의 산마루에서
불현듯 느껴오는 보라빛 광망의
달밤같은 그리움이 있다면
누구에게 주겠는가


순은 뻗어 잎새 무성하고
머쟎아 눈무신 꽃숭어리를 펴 바칠
기찬 동경과 바라옴으로
검은 살눈썹이
젖어든다면.....


여인이여
우리 생애에서 가장 쓸쓸한 시간이
언제 올지는 모른다
생명의 잔을 비우고 돌아가는 길은
우모인 양 내려 쌓이는
하얀 눈벌일지도 모르는데


숙연하여 몸서리칠 그때
마지막 누구의 이름을
부르겠는가


여인이여
도금한 금붙이의 값싼 자랑이나
지난날의 치의스런 욕망들을
흘려버리고


씻은 구슬같은 마음밭에
하나의 사랑만이
있는 대로의 깊이로 깃들인다면
그 사랑을 누구에게 주겠는가


한 송이의
뜨거운 장미,
마지막인 장미를
가진다며는








  

백봉순 (98)



진달래 꽃     김소월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라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85세 참전용사 이내학



시집살이 노래


성아성아 사촌성아 시집살이 어떻더나

시집살이 좋더마는 도래도래 도래판에 수저놓기 어렵더라

중우벗은 씨아재비 하소쿠까 해라쿠까 말도하기 어렵더라

앵두같은 요씨누야 누렁밥이 남았으면

니개주지 내개주나구정물이 남았으며 니쇠주지 내쇠주나



한화자 (86)


꿈에 뵌 어머니


꿈에

고향집에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뵈었는데

 

 

어머니 친구분들도

어머니 생신을

축하하신다고 오셔서

방에 계셨습니다.

 

 

어머니께서

생시처럼

다가오시더니

제 볼에 입을 맞추시며

 

 

웃으시며

고맙다

든든하다

널 신임한다. 고

귀속 말로 말씀하셨습니다.

 

 

꿈에 뵌 어머님 생각하면

힘이 납니다.

 

 




이상석 (83)



문연희 여사


심종칠(국가유공자)


청산은 나를 보고   /  나옹선사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서계선 (80)


우리가 어느 별에서 정호성



우리가 어느 별에서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는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
풀은 시들고 꽃은 지는데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서로 별빛마다 빛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잠들었기에
이토록 새벽을 흔들어 깨우느냐.

해 뜨기 전에
가장 추워하는 그대를 위하여

저문 바닷가에 홀로
사람의 모닥불을
피우는 그대를 위하여

나는 오늘 밤 어느 별에서
떠나기 위하여 머물고 있느냐.

어느 별의 새벽길을 걷기 위하여
마음의 칼날 아래 떨고 있느냐.





문송자


국화 옆에서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박명서


제비꽃        도경원


내가 원하는 것은

한 뼘도 안 되는 좁은 땅

내가 안고 싶은 것은

한 움큼도 안 되는 작은 햇살

 

나를 흔들어 깨우는

따스한 바람이 살랑이면

봄이 오는 길섶에 앉아

가녀린 꽃대 받쳐 들고

보랏빛 하늘을 만들 거야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이면

살포시 고개 숙여

그대 기다려야지

 

꽃잎은 떨어져 시들고

그대 끝내 오지 않아도

원망은 하지 않을래

까맣게 타버린 가슴 터져 흩어져도

아직 남아있는 그리움으로

다시 올 봄을 기다려야지









김선애


꿈 이야기  조지훈


문을 열고

들어가서 보면

그것은 문이 아니었다.

마을이 온통

해바라기 꽃밭이었다.

그 훤출한 줄기마다

맷방석만한 꽃숭어리가 돌고

해바라기 숲 속에선 갑자기

수천 마리의 낮닭이

깃을 치며 울었다.

파아란 바다가 보이는

산모롱잇길로

꽃 상여가 하나

조용히 흔들리며 가고 있었다.

바다 위엔 작은 배가 한 척 떠 있었다.

오색 비단으로 돛폭을 달고

뱃머리에는 큰 북이 달려 있었다.

수염 흰 노인이 한 분

그 뱃전에 기대어

피리를 불었다.

 

 

꽃 상여는 작은 배에 실렸다.

그 배가 떠나자

바다 위에는 갑자기 어둠이 오고

별빛만이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문을 닫고 나와서 보면

그것은 문이 아니었다.




이수자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김문자

 

여인숙


인간이라는 존재는 여인숙과 같다

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


기쁨, 절망, 슬픔

그리고 약간의 순간적일 깨달음 등이

예기치 않은 방문객처럼 찾아온다


그 모두를 환영하고 맞아들이라

설령 그들이 슬픔의 군중이거나

그대의 집을 난폭하게 쓸어가 버리고

가구들을 몽땅 내가더라도


그렇다 해도 각각의 손님들을 존중하라

그들은 어떤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를 청소하는 것인지도 모르니까


어두운 생각, 부끄러움, 후회

그들을 문에서 웃으며 맞으라

그리고 그들을 집 안으로 초대하라

누가 들어오든 감사하게 여기라


모든 손님은 저 멀리에서 보낸

안내자들이니까



정정채


정동진 정호성


밤을 다하여 우리가 태백을 넘어온 까닭은 무엇인가

밤을 다하여 우리가 새벽에 닿은 까닭은 무엇인가

수평선 너머로 우리가 타고 온 기차를 떠나보내고

우리는 각자 가슴을 맞대고 새벽 바다를 바라본다

해가 떠오른다 해는 바다 위로 막 떠오르는 순간에는

바라볼 수 있어도 성큼 떠오르고 나면 눈부셔 바라볼 수가 없다

그렇다 우리가 누가 누구의 해가 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다만 서로의 햇살이 될 수 있을 뿐

우리는 다만 서로의 파도가 될 수 있을 뿐

누가 누구의 바다가 될 수 있겠는가


바다에 빠진 기차가 다시 일어나 해안선과 나란히 달린다

우리가 지금 다정하게 철길 옆 해변가로 팔장을 끼고 걷는다

해도 언제까지 함께 팔짱을 끼고 걸을 수 있겠는가

동해를 향해 서 있는 저 소나무를 보라 바다에 한쪽 어깨를 지친 듯이 내어준

저 소나무의 마음을 보라 내가 한때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기대었던

그 어깨처럼 편안하지 않은가 또다시 해변을 따라 길게 벋어나간 저 철길을 보라

기차가 밤을 다하여 평생을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 서로 평행을 이루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우리 굳이 하나가 되기 위하여 노력하기보다 평행을 이루어 우리의 기차를 달리게 해야 한다

기차를 떠나보내고 정동진은 늘 혼자 남는다 우리를 떠나보내고 정동진은 울지 않는다

수평선 너머로 손수건을 흔드는 정동진의 붉은 새벽 바다 어여뻐라

너는 어느새 파도에 젖은 햇살이 되어 있구나 오늘은 착한 갈매기 한 마리가 너를 사랑하기를



남재


의병도대장 김면 장군  / 南齋

 

지금으로부터 424년전 임진왜란 당시 경상도 의병을 총 지휘한 

의병도대장 김면 장군조차 역사 속에 묻혀 있다니

 

의병도대장 김면장군 아래 의병좌장을 맡은 사람은 홍의장군 곽재우였고, 의병우장은 1612년 광해군 4년부터 1623년 광해군 15년까지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을 역임한 바 있는 정인홍이었다.

그런 의병도대장 김면장군 조차 역사 속에 묻혀 있다면

임진왜란을 통해 보여 준 우리 선조들의 창의정신과 선비정신은

도대체 누가 어디서 무엇을 기리고 있단 말인가

 

의병장 중에서도 가장 높은 의병도대장 김면장군조차 역사 속에

묻혀 있는 이 현실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사학자 정만진

 

 

의병도대장 김면 장군

 

이하 생략

 

   을미乙未 납월臘月 29    남재南齋 근서謹書 

 




박경옥


국토    조태일


모든 맹렬한 싸움은 끝났다.
이 고요하고 고요한 시간에
가릴 것은 가리고, 버릴 것은 버려야지.

사람아, 사람아, 떠나가라.
나로부터 떠나가라.
내가 딛는 땅도 내가 받는 밥상도
떠나가라 떠나가라.


그리하여 혼만 남고 내 육체도
내가 걸치는 옷도 땀도 때도
손톱도 발톱도 털도 떠나가라.


산과 하늘이 마주 닿는
저 파아란 地平의 저 넘치는 뜨락에는
마음놓고 뿌릴 수 있는 品種이란
내 혼의 씨앗이어라
산간벽지 호젓한 개울물로 씻은
내 혼의 씨앗이어라.


사람아 사람아
모든 맹렬한 싸움은 끝났지만
최후로 이길 수 있는 싸움이
남아 있다.

아아! 그것은 죽는 일인데
죽어서 다시 깨어나는 일인데
아아! 그것은 씨앗을 뿌리는 일인데
우리들은 아직 혼을 찾지 못했는데


산과 하늘이 마주 닿는
저 파아란 地平과 뜨락만 넘쳐나네라.




이영실


별까지 가련다



약해지지 마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세계 최고령 시인이었던 시바타 도요(1911~2013)가

93세에 쓴 시집,'약해지지 마'에서








시낭송 치유협회 도경원 회장은 자리를 돌며 일일이 약수를 나눈다.

그 따뜻한 손길의 氣가 다른 어름들에게 전달되어 힘을 준다.

벌써 불우한 이웃들을 찾아 다니며 오래토록 시 낭송으로 사회 봉사를 하면서

약한 노인들과 장애인을 찾아 다닌다.

이러한 자선가가 많아질 수록 나라가 따뜻해지고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올라 가리라

도경원 회장님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해 본다.


오른쪽부터 도경원,이영실,김선애,이수자,정정채,김문자,박경옥,남재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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