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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스트의 아름다운 정원

작성자초익공|작성시간23.07.31|조회수54 목록 댓글 0

플로리스트의 아름다운 정원

이야기가 있는 사계절 정원 / The Garden of Florist

 

내 집 정원에서 자란 나무와 꽃으로 꽃꽂이를 하는 상상과 꿈이 이곳에서라면 현실이 된다. 플로리스트의 아름다운 정원과 일상 이야기.

오랜 경력의 플로리스트는 계절감이 풍부한 정원을 꿈꿨다.

 

탄화목 벽면과 높은 나무 대문을 배경으로 위실나무, 자엽국수나무, 낙상홍 등을 구성한 웰컴가든.

 

플로리스트의 정원을 만나다

정원에서 꽃과 나무를 가꾸고, 그중 몇 송이를 가져다 화병에 꽂거나 다양한 소품을 만드는 일상. 누구나 한 번쯤 꿈꾸어 보았을 상상을 실현한 집을 방문했다. 플라워숍 ‘Herrenhaus Flower’를 운영하는 정원주는 독일식 꽃꽂이를 오랫동안 해온 플로리스트다. 매번 꽃시장에서 구입한 꽃으로 작품을 만들고 수업을 해오던 중, 집의 한편에 또 하나의 정원을 새로 계획했다. 정원 디자인 의뢰와 함께 그녀가 제안한 콘셉트는 바로 ‘플로리스트 가든’. 많은 관목들에 매년 새로운 가지가 생겨 필요할 때마다 잘라서 쓸 수 있고, 계절마다 다채롭게 피어나는 꽃들로 계절감이 물씬 느껴지는 꽃꽂이를 할 수 있는 정원을 그리고 있었다. 새롭게 탄생한 정원은 그 꿈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지난 어버이날에는 장미를 비롯한 다양한 꽃을 가져다 부모님을 위한 선물을 만들었다고.

정원의 이전 모습


약한 경사가 있는 대지에 건축한 집은 1층 대문에서 계단을 통해 2층 주 출입구로 연결된다. 이 출입구 옆에 건축 당시부터 설계된 웰컴가든을 지나면 높이 6m가 넘는 물푸레나무가 싱그럽게 자라고 있어 정원에 대한 기대감을 더해준다. 거실에서 나오면 보이는 메인 정원은 벽돌과 코르텐강을 사용해 4개의 작은 정원을 만들고, 유리로 된 펜스 주변에 길게 플랜터를 설치해 동네 이웃들과도 정원의 아름다움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올봄에 새로 만든 ‘해울 정원’은 다간(多幹) 자작나무와 준베리나무, 마가목 등에 둘러싸여 여름 오후의 햇볕을 피해 쉴 수 있는 특별한 휴식공간이 되어준다.

 

숙근 제라늄이 만개한 5월 정원. 4월부터 새순이 올라오던 정원은 5월이 되면 연두색 잎과 꽃들로 생명력이 넘친다.

 

도로에서 보이는 유리 펜스 너머 긴 정원. 배롱나무, 가침박달나무, 삼색버드나무 등의 관목과 다양한 파니쿰이 계절따라 모습을 달리 하며 동네 산책길의 즐거움이 되어준다.

 

꽃들이 절정을 이루는 6월 정원.

the fo ur seasons
헤렌하우스 정원의 사계절

배롱나무가 중심을 잡아주는 플로리스트 가든은 6월 중순이 되면 절정을 이룬다. 그라스와 초화, 관목들이 서로 다른 높이와 잎의 질감, 꽃들로 겹쳐지고 어우러져,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풍경이 연출된다. 정원주는 꽃이 화려한 여름 정원 외에 그라스의 꽃이 바래가고 관목의 잎들이 따스한 색으로 물드는 가을 정원도 매우 아름답다고 전한다.

 

 

메인 정원의 전경. 사각 플랜트를 배열해 길을 만들고 작은 정원들을 배치했다.

 

TIP 1. 다양한 형태의 정원에 식물 배치하기

정원에 식물을 배치할 때는 키가 작은 식물을 앞쪽으로, 키 큰 식물을 뒤로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 하지만 이 정원의 경우, 각 정원 사이로 길이 있어 모든 면이 정면이 될 수 있다. 이럴 땐 식물의 높이를 앞뒤로 구분하지 않고 크고 작은 키의 식물, 즉 그라스, 관목, 초화를 어우러지게 심으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게 된다. 파티쿰류와 같이 높이 120㎝ 내외의 식물을 사이사이 배치하면 서로 다른 개성의 식물을 하나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여 더욱 자연스러운 배치와 연출이 가능하다.

 

마당 안쪽 추가로 만든 해울 정원의 초기 모습. 비 온 후 촉촉히 젖은 데크가 식물들과 어우러져 싱그러운 풍경을 자아낸다.

 

정원주의 화병꽂이 작품. 아스틸베, 자엽 국수나무, 알리움 드럼스틱 등으로 연출한 꽃꽂이가 정원 풍경과 하나가 된다.

 

주택 3층에서 내려다본 메인 정원의 모습. 길과 정원의 배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TIP 2. 잡초 관리를 조금 더 쉽게 하는 ‘바크’ 덮기

식물을 심은 후 흙 위에 나무껍질을 잘게 쪼개 만든 바크를 3~5㎝ 정도 뿌려 덮으면, 여름의 햇볕이 강한 날에는 수분 증발을 막을 수도 있고 겨울의 동해 피해도 줄일 수 있다. 특히, 바크는 잡초를 방지해주는 역할도 한다. 햇빛을 반드시 보아야 발아하는 잡초의 성격상 바크 아래에서는 발아가 힘들어 잡초의 생장을 약화시킨다. 이와 함께 식물이 좀 더 밀집한 상태로 자라면 서로 그늘을 만들어 정원 안에 생기는 잡초를 줄일 수 있다.

 

현관으로 오르는 계단의 가운데 공간은 나무 높이 6미터가 넘는 다간형 물푸레 나무가 시원스럽게 뻗어 있다. 그 아래의 그늘 공간에는 아스틸베, 풍지초, 고사리, 목수국 등으로 반음지 정원이 만들어졌다.

 

주택 안방 테라스에서 내려다본 해울 정원. 데크 영역을 둘로 나누어 가장자리를 따라 식물을 배치했다. 흔히 볼 수 있는 외대형 대신 다간 자작나무를 심어 자연스러운 멋을 더하고 아스클레피아스, 개쉬땅나무, 알리움 드럼스틱, 데이비드 오스틴 장미 등 플로리스트가 활용하기 좋은 수종을 선택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SKETCH


해울 정원 : 올봄에 추가로 작업한 정원으로, 이른 아침 첫 이슬을 뜻하는 ‘해울’이란 이름을 지어주었다. 새벽에 일어나 이슬 맺힌 정원에서 하루의 시작을 맞는 것이 정원주의 큰 행복이라고.

 

터리톱풀(Achillrea ‘Moonshine’)

은색 잎에 윗면이 편평한 레몬옐로 꽃을 여름에 오랫동안 볼 수 있다. 씨로 왕성히 번지는 다른 톱풀과 달리 단정한 모습을 유지한다.

 

애너벨 수국(Hydrangea arborescens ‘Annabelle’)

수국 시즌 전 피기 시작하는 꽃은 여름 내내 유지되고, 초가을에 녹색으로 변하여 겨울엔 갈색으로 마른다.

 

좁쌀풀(Lychimachia vulgaris)

초여름 정원에 90cm 정도로 자라며 노란색 꽃이 핀다. 습기를 좋아하며 비교적 키우기 쉽다. 땅속줄기로 매우 빨리 퍼진다.

 

금관화(Asclepias incarnata)

절화용으로 많이 쓰이며, 길고 가는 줄기 끝에 작은 꽃들로 구성된 진핑크 꽃송이가 달린다. 꽃이 진 후 씨방을 보는 즐거움도 있다.

 

준베리나무(Juneberry/Amalanchier spp.)

채진목이라고도 불리는 낙엽 관목. 봄에 하얀 꽃이 피고, 여름에 진자주색 열매가 달리며, 가을엔 주황빛 단풍이 든다.

 

알리움 드럼스틱(Drumstick Allium)

길고 곧게 뻗은 줄기에 자주색 북채 모양 꽃이 핀다. 늦여름까지 꽃을 즐길 수 있으며 꽃이 지면 잎이 광합성을 해 알뿌리를 키울 수 있도록 노랗게 될 때까지 둔다.

 

PROCESS

1_넓은 잔디를 제거할 때는 수작업보다 포클레인으로 하는 것이 깔끔하고 흙 손실도 적다. / 2_큰 나무를 옮길 때는 가급적 지게차나 포클레인을 사용하여 뿌리에서 흙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

 

3_메인 정원에 빈티지 벽돌, 코르텐강으로 플랜터를 설치하여 레이즈드 베드(틀밭)를 조성해 구조미와 관리의 편의성을 더했다. / 4_다양한 초화류와 관목이 식재되기 전 집 앞 도로에 놓아진 상태. 약 100종의 식물이 식재되었다.

 

정원가 김원희_ 엘리그린앤플랜트(Elly Green n Plants)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주의 정원을 지향하며 개인 정원뿐만 아니라 공공정원, 상업공간 등 다양한 정원·식물 작업을 한다.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정원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정원가 ‘피트 아우돌프’에 관한 영화 <Five Seasons>를 한국에 처음 소개하기도 했다. 2018년 일본 세계가드닝월드컵에서 ‘최우수디자인상’(최재혁 작가와 협업)을 수상했고, 2019년부터 매년 첼시 플라워 쇼에 프레스로 참석하여 다양한 정보 제공과 강의를 하고 있다. www.instagram.com/wonheekim33

 

취재_ 조고은 | 사진_ 변종석

출처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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