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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이 품은 가게, 중정을 품은 가족

작성자초익공|작성시간23.09.15|조회수73 목록 댓글 0

한옥이 품은 가게, 중정을 품은 가족 

 

수없이 보금자리를 옮기며 꼭 맞는 집을 찾아온 가족. 그들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한옥은 가게와 집, 포근한 안마당이라는 선물을 선사했다.

| 한옥 +STORE | 인천 상상,집

높낮이가 각각 다른 지붕과 한옥 특유의 곡선이 모던한 주변 주택과 아파트 사이에서 집과 가게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SECTION

외부로 향하는 창문을 최소화했다. / 가게 출입구는 대문 옆에 바로 자리한다. 평소 가벼운 출입은 이 가게문을 활용한다.

한옥의 단아한 미가 정면에서부터 느껴진다.


“등본을 떼면 이사 기록이 길게 뽑혀 나올 거예요. 이삿짐 싸는 일은 눈 감고도 하죠.(웃음)”

장문성, 조희진 씨 가족은 여러 동네와 집을 거치며 일상을 꾸려왔다. 가족에게 온전하게 맞는 공간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지만,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 아파트와 타운하우스 등 다닌 이사만 십여 번에 이를 정도. 그런 부부에게 몇 년 전 여행으로 찾아간 공주의 한 오래된 한옥은 부부의 가슴에 존재를 깊게 각인시켰고, 그때부터 한옥은 목표가 되었다.

한옥을 짓는 ‘살림’을 만난 것도 그 즈음이었다. 우리 목재를 사용해 전통적인 방식으로 한옥을 지어 올리는 과정을 살림의 블로그에서 본 부부. 양평에서 조정선 소장과 최성순 목수를 만났고, 한옥에 의기투합했다. 물론, 다른 목수를 만나보기도 했지만, 설계가 아닌 목수 개인의 눈대중과 감각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믿음직한 대안이 되기 어려웠다. 재작년 겨울, 강원도에서의 벌목을 시작으로 목재 건조와 치목 등 지난한 시간을 보내고, 거의 매일같이 현장을 들러 지어지는 과정을 설레는 마음으로 지켜봤다. 그리고 올해 1월. 가족은 코로나와 장마를 거치고 찾아온 일터이자 집을 맞이했다.

부부의 도자기 가게 모습. 전면 창을 따라 선반을 나란히 배치해 간판이나 별도 구조물 없이도 자연스럽게 상품을 노출한다.

가게는 안방과 욕실을 사이에 두고 만난다. 별도의 가게용 화장실을 두지 않고 효율적으로 공간을 쓰는 한편, 반려동물 외출 후 돌아오면서 발을 씻기는 곳 역할도 한다. / 가게를 돌보는 희진 씨.

꼭 필요한 부분만 담은 안방. 큰 창으로 중정 너머 거실과 소통이 가능하다.

집에 표정을 만드는 한옥 속 가게

주택은 단독주택 단지 입구 근처 세 면을 도로로 접하는 대지에 ㅁ자로 앉혀졌다. 사람이 오가는 도로 방향으로 가게를 전면 배치하고 그 옆으로 대문을 끌어냈다. 간판을 따로 두지는 않았다. 신도시에서 한옥 자체가 눈에 띄는 데다 장식성 있는 대문이 존재감을 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외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눈높이에 창을 내고 상품이 보행자의 눈에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도록 했다.

주거공간은 안마당을 중심으로 가장 밝은 곳에 거실 겸 주방·식당을 두고 주변으로 침실과 상가 등 개별 공간을 배치했다. 주택은 단층이지만, 실내 각 공간들은 단조롭지 않다. 천장 노출의 유무와 다락의 활용으로 각 공간마다 층고를 달리했기 때문이다.

가족은 함께(相)하지만 서로 여유를 갖는다. 마당을 사이에 두지만 마루(狀)와 중정에 일상이 펼쳐지며 소통한다. 요즘 가족만의 프라이빗한 마당에서 여름을 만끽하고 있다는 가족. 집의 이름이기도 한 ‘상상(相狀),집’에서 가족은 마당 가득 채우는 푸른 하늘에 상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다락까지 높인 천장에 서까래를 노출시켜 볼륨감이 풍성해진 식당 겸 주방 공간. 주택에 쓰이는 서까래는 전부 목수가 하나하나 직접 손으로 깎아 만들었다.

단층이지만, 실내는 이전보다 더 입체적으로 바뀌어 반려동물에게도 재밌는 공간이 되어준다.
건축주 부부가 전하는 <가족과 일상의 균형>

“일과 주거가 가까운 만큼 업무시간과 휴식시간, 그리고 업무공간과 일상공간은 더 명확히 분리해야 할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일의 밀도는 더 떨어지고, 일상의 재충전도 더디게 됩니다. 사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쉬자’고 해서 편히 쉬기는 쉽지 않지요. 그래서 조금 더 엄격하게 공간과 시간을 분리해야 하는 것 같아요. 가게나 업무를 잠깐 하고 말 것은 아니라 오래 롱런 하려면 더욱이요. 그래서 업무 시간 외 방문은 정중히 사양하고, 업무 시간에 더 집중해 서비스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PLAN

안방에서 가족실을 바라보는 둘째 인영과 반려견 메시. / 공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다락도 아이들 생활 공간으로 활용됐다. 다락은 쪽창을 통해 거실과, 맞은편 다락방과 소통할 수 있다.

욕실은 화장실과 샤워실을 벽으로 막아 종종 있을 외부 손님에 전체를 노출하지 않도록 했다.

안방과 중정을 사이에 두고 맞은 편에는 아이들 생활 공간을 두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인천광역시 서구 대지면적 ≫ 298.50m2(90평) 건물규모 ≫지상 1층 + 다락 거주인원 ≫ 5명(부부 + 자녀 3) 건축면적 ≫ 114.66m2(35평) | 연면적 ≫ 135.54m2(41평) 건폐율 ≫ 38.41% | 용적률 ≫ 38.41%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6.35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한식목구조 단열재 ≫ 폴리에스터 단열재 60K 140mm 외부마감재 ≫ 외벽 – 흙미장 위 회벽 마감 / 지붕 –대동기와 한식 토기와 내부마감재 ≫ 벽 – 천양한지 벽지 / 바닥 –구정마루 헤리티지 애쉬 욕실 및 주방 타일 ≫ 울림타일 포세린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 에프라임트리 | 조명 ≫대광조명 계단재·난간 국산소나무 현장제작 현관문 ≫ 한식대문 현장제작 방문 ≫ 목현공예사 제작 한식창호 | 붙박이장 ≫ 현장제작 창호재 ≫ 첨단한옥 시스템창호, 목현공예사 내부 한식창호 에너지원 ≫도시가스 | 조경석 ≫ 문경석 박석 구조설계(내진) ≫ 마루건축구조 설계·시공 ≫ 살림 010-8799-8392 https://blog.naver.com/sallim2015

처마가 깊은 중정 한옥인데다, 넓지 않은 대지에서 가게 면적까지 확보해야 해 수납공간 확보는 쉽지 않은 과제였다. 수납공간은 다락 일부를 활용하면서 생활의 더께를 털어내는, 미니멀리즘 다이어트를 진행해야 했다. 부부는 돌이켜보니 쓰지 않는 물건에 갖는 미련이 많았음을 깨달았다고.

중정에 함께 모인 가족
tech detail

A 한식창호_ 한식 덧창은 단열성을 높이면서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불발기문, 미서기문 등의 한식 문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열리고 닫히는 것에 따라 다양하게 공간이 변하고 실내공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B 이중배관_ 이중배관은 관 안에 배관을 넣어 시공하는 방식이다. 배관 이음부의 누수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예방하고, 수도배관이 노후화되었을 때 그 배관의 교체가 보다 용이해져 관리 편의성을 높였다.
C 인공건조/탈피_ 강원도에서 벌목한 소나무를 탈피, 작업장에서 저온 제습 방식으로 인공건조 후 추가로 자연건조하고 치목했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목재의 부패와 변색을 방지하고 성능을 오래 이어갈 수 있다. 채움목 역시 마찬가지.
D 치받이_ 서까래 사이는 나무판(개판)으로 막거나 흙을 채워 회칠(치받이)하는 두 마감 방식이 있다. 공사가 쉽지 않고 기간도 다소 오래 걸렸지만, 건축주는 한옥 특유의 멋을 즐기기 위해 치받이를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백시멘트를 조금 섞어 진행했다.

 

취재_ 신기영 | 사진_ 변종석

출처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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