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산야의 향긋함 품은 취나물

작성자초익공|작성시간24.04.15|조회수36 목록 댓글 0

산야의 향긋함 품은 취나물

 

봄이 왔건만 아직도 몸은 봄 맞을 준비가 덜 됐는지. 왠지 무기력하고 춘곤증으로 고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비타민·무기질 등이 풍부한 봄나물은 나른함과 춘곤증을 이겨내는 데 특효약이다. 이번 달엔 봄나물 중에서도 향긋하고 쌉싸름한 맛이 특징인 취나물을 소개한다. 취나물로 잠든 몸을 깨워보자!

아흔아홉 가지 나물 노래를 부를 줄 알면 삼 년 가뭄도 이겨낸다는 속담이 있다. 3년 가뭄에 먹을 게 없어도 나물 종류를 많이 알면 이겨낼 수 있다는 뜻이다. 먹거리가 귀하던 시절, 산나물은 보릿고개를 넘도록 도와준 소중한 먹거리였다.

취나물은 쑥 두릅 등과 함께 대표적인 봄나물 중 하나다. 봄이오면 조상들은 망태기를 짊어지고 산에 올라 취나물을 뜯었다.

채취한 나물은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됐다. 민간에선 생채 나물 국 등의 요리 재료로 쓰였으며, 사찰에서는 취나물을 삭혀 김치로도 담가 먹었다. 취나물은 한약재로도 자주 쓰였다. 야생의 산나물은 자기 보호를 위해 여러 가지 특수 성분을 내포하는데, 이 성분이 산나물만의 약리 효과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전해진다. 예부터 취나물은 감기 인후염 두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화과에 속하는 취나물은 그 종류가 다양하다. 국내에만 60여종이 자생하고 있다. 그중 참취 곰취 미역취 등 24종을 식용으로 활용한다. 취 가 냄새를 뜻하는 취 에서 유래됐다는 설? 있을 만큼 취나물은 향기가 뛰어난 게 특징이며 맛은 쌉싸름하다. 취나물은 종류에 따라 형태가 약간씩 다른데, 참취 곰취 등은 모두 잎이 넓은 편이다. 참취는 물방울 모양으로 끝이 뾰족하고, 곰취는 하트 모양에 가깝다. 미역취는 곰취 참취에 비해 잎이 작고 쐐기 모양이다.

참취는 취나물 중에서도 가장 향과 맛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취라는 이름에도 취 가운데 으뜸(참) 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재배하는 산채 중 더덕 고사리 도라지 다음으로 재배면적이 넓다. 3~5월이 제철이며 토심이 깊고 물 빠짐이 잘 되는 산기슭 또는 산 중턱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 전국에서 재배되며 주로 경상남도와 전라남도에서 많이 재배한다.

[맑은 공기 깨끗한 물 먹고 자란 취나물]
박태우 씨(69)는 전북 완주군 운주면에서 참취를 재배한다. 아내와 함께 30년 넘게 농사를 지었다. 재배 규모는 시설하우스 약 3000평(9917제곱미터)이다. 현재 운주면에선 박씨를 포함해 40여 농가가 취나물농사를 짓는다.

이곳 주민들이 취나물농사를 짓기 시작한 데는 현실적인 이유가 한몫했다. 운주면은 지리적으로 대둔산도립공원 천등산 남당산 등에 둘러싸인 협곡이어서 넓은 평지가 드물다. 이런 지형 특성상 논농사를 짓기가 어려웠다. 주민들은 대신 들깨 참깨 콩등을 재배했는데, 이들 작목은 높은 소득을 보장하지 못했다. 주민들은 협곡에서도 재배 가능한 고소득 작물을 찾았고, 그러다 만난 품목이 취나물이다. 박씨를 포함한 마을 주민들은 작목반을 구성해 취나물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처음엔 강원도에서 곰취를 가져와 5년간 재배했어요. 그런데 이곳은 강원도에 비해 온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곰취 재배는 안 맞더라고요. 이후 참취를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다행히 여기 지형이나 기후 조건과 잘 ?았어요.
반음지에서 자생하는 참취의 특성을 보면 운주면과 같은 협곡이 재배에 적지였던 것. 특히 운주면은 다른 지역에 비해 고도가 높고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청정한 물이 풍부해 이곳에서 생산 되는 취나물은 쌉쌀한 맛과 향이 더욱 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취나물은 감과 함께 운주면의 대표적인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

참취의 파종 시기는 가을부터 이른 봄이나, 현재 박씨는 따로 파종 작업을 하진 않는다. 참취는 여러해살이풀로 9월쯤 종자가 성숙한다. 그 종자가 땅에 떨어지며 다시 자라는 식이라, 박씨는 종자가 안 죽고 싹을 틔울 수 있도록 제초 작업에만 신경 쓴다.
재배할 때 중요한 건 온도 빛 관리다. 박씨는 시설하우스 온도를 참취가 잘 자라는 25도 정도로 유지한다. 시설하우스 온도가 올라갈 경우 문을 열어 환기하고, 기온이 떨어질 때는 비닐하우스 겉면에 지하수를 뿌려 냉해를 입지 않도록 한다. 특히 참취는 햇빛을 많이 쬐면 잎과 줄기가 딱딱하게 굳어 상품성이 떨어지는 만큼 해의 위치에 따라 가림막을 치며 관리하고 있다.

수확은 3~7월에 이뤄진다. 자연산은 단 한 번으로 수확이 끝나지만, 시설하우스 재배를 통해 생육환경을 조?하면 이른 봄부터 여름 초까지 꽤 오래 수확할 수 있다. 수확은 어린잎을 대상으로하며 이때 자란 지 얼마 안 된 것, 빛을 너무 받아 탄 것, 습기로 시들해진 것, 단풍 물 든 것은 제외한다. 수확할 땐 아래 1.5~2센티미터 정도의 줄기를 남기고 칼로 벤다. 박씨는 취나물은 1년에 세 번까지 수확할 수 있어 줄기를 남겨두는 것 이라 귀띔했다.

수확한 취나물을 4kg들이 상자에 넣어 포장한다. 포장한 상자는 서울 가락시장 공판장으로 출하된다.

박씨는 3~5월에 수확한 취나물의 맛이 제일 좋지만 6~7월에 수확한 취나물도 식감이 약간 억세긴 해도 향이 더 강해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갈린다 며 취나물은 구입 후 5일 이내 먹어야 싱싱하게 즐길 수 있다 고 말했다.

[무기질 비타민 풍부한 제철 보약]
취나물은 칼슘과 칼륨 함량이 높아 뼈 건강과 나트륨 배출에 좋다고 한다. 또한 비타민A가 다량 함유돼 있어 항암, 항콜레스테롤, 해독, 눈 건강에도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심혈관계 질환, 골다공증 예방 등에 좋다고 알려진 비타민K를 100g 기준 280마이크로그램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1일 영양 성분 기준치 400퍼센트에 해당하는 양이다.

취나물을 고를 땐 잎 줄기를 잘 살펴봐야 한다. 잎이 밝은 연녹색이면서 시든 것 없이 생생해야 하며, 잎 뒷면엔 윤기가 흐르는 것이 좋다. 줄기 끝은 붉은색을 띠어야 싱싱한 것이다. 취나물은 봄을 대표하는 식재료인 만큼 봄에 출하된 상품이 가장 맛과 향이 뛰어나다. 말린 취나물을 살 때는 이물질이 섞여 있지는 않은지 부서진 것이 없는지를 살펴야 한다. 중국산이 국내산으로 둔갑해 팔리는 사례도 종종 있는데, 국내산은 중국산에 비해 줄기가 가늘고 잎이 펴진 상태로 건조돼 모양이 뚜렷한 게 특징이다.
취나물 손질법은 간단하다. 흐?는 물에 깨끗이 씻어 불순물을 제거한 후 채반에 받쳐 물기를 털어 말린다. 취나물에는 수산(Oxalic acid)이 많아 몸속 칼슘과 결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되도록 생으로 먹지 말고 데쳐 먹는 것이 좋다. 데칠땐 물이 끓으면 한 번 뒤집어주고, 대가 물렁물렁해질 때까지 데치면 된다. 데치기 전 소금을 약간 넣으면 비타민C가 파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장기 보관 시에는 취나물을 살짝 데친 후 물기를 꾹 짜서 냉동실에 넣어 보관하거나, 햇볕과 바람이 잘 드는 곳에서 널어 말린 후 묵나물로 보관한다.

[취나물버터]
<준비하기(2인분)>
삶은 후 물기를 짠 취나물 50g, 가염버터 200g, 소금 2꼬집, 후추 1꼬집

<만들기>
1 버터는 실온에서 1시간 정도 두어 녹인 후 볼에 담아 으깬다.
2 취나물은 0.2센티미터 간격으로 잘게 자른 후 1과 섞는다.
3 소금 후추를 2와 잘 섞는다.
4 종이 포일 위에 3을 올리고 돌돌 말아 원통 모양으로 만든 후 냉동실에서 굳혀 완성한다. 먹기 좋게 잘라 소분해도 좋다.
5 4는 냉동 보관하며 2달 이내 섭취한다.

[취나물오일파스타]
<준비하기(2인분)>
취나물 50g, 리가토니(작은 튜브 형태로 생긴 파스타 면) 300g, 올리브유 5큰술, 마늘 7개, 페페론치노 3개, 소금 26g(5작은술), 물 2리터

<만들기>
1 깨끗이 씻은 취나물은 6센티미터 길이로 썰고, 마늘은 0.3센티미터 간격으로 편 썰어 준비한다.
2 냄비에 물 소금을 넣은 후, 물이 끓으면 면을 넣고 12분간 삶는다.
3 2에서 면을 건져내고 면수는 1국자 남긴다.

4 중불로 예열한 팬에 올리브유를 두른 후 편 썬 마늘과 페페론치노를 넣고 5분간 볶는다.
5 4에 물기를 제거한 취나물을 넣고 한 번 섞은 후, 삶은 면을 넣고 2분간 볶는다.
6 5에 면수 2분의 1국자를 넣은 후 빠르게 면을 섞어준다. 간을 보고 싱거우면 면수를 조금씩 추가한다.
7 올리브유와 면수가 잘 섞이면 접시에 6을 담아 완성한다.


[취나물크림 리소토]
<준비하기(2인분)>
취나물 50g, 즉석밥 400g, 쿠킹 크림 250밀리리터, 양송이버섯 4개, 샬롯(미니 양파로 작지만 단맛이 강함) 1개, 다진 마늘 1큰술, 소금 1작은술, 후추 2분의 1작은술, 올리브 오일 4큰술, 고명용 통후추(적후추) 2분의 1작은술

<만들기>
1 즉석밥은 조리 방법에 맞게 데운 후 준비한다.
2 깨끗이 씻은 취나물은 6센티미터 길이로, 양송이버섯 샬롯은 0.5센티미터 길이? 썬다.
3 중불로 예열한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른 후 다진 마늘과 샬롯을 넣고 2분간 볶는다.
4 3에 취나물 양송이버섯을 넣고 2분간 볶은 뒤, 쿠킹 크림을 넣는다.
5 4가 끓기 시작하면 즉석밥 소금 후추를 넣고 3분간 저어준다.
6 5를 접시에 담은 후 손으로 비빈 적후추를 위에 뿌려 완성한다

[취나물플랫브레드]
<준비하기(2인분)>
취나물 40g, 모닝빵 생지(반죽) 200g, 잣 1큰술, 리코타 치즈 70g, 올리브오일 5큰술, 말돈 소금 1꼬집(일반 소금 2분의 1꼬집으로 대체 가능), 후추 1꼬집, 밀가루 1큰술

<만들기>
1 취?물은 깨끗이 씻은 후 두꺼운 줄기를 제거한다.
2 해동한 모닝빵 생지는 동그랗게 성형 후, 랩을 씌워 30분간 실온 발효한다.
3 2에 밀가루를 뿌린 후 밀대로 밀어 타원형으로 만든다.
4 3에 리코타 치즈를 듬성듬성 올리고, 잣과 올리브오일 3큰술을 뿌린다.
5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 4를 10분간 굽고, 취나물을 올린 후 5분간 굽는다.
6 오븐에서 5를 꺼낸 후 위에 소금, 후추, 올리브오일 2큰술을 뿌려 완성한다.

 

글 윤혜준 기자 사진 박진주 기자 요리&스타일링 김나민·장선우(핀테이블)

출처 농민신문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