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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 엔진이 고효율이 된 시대

작성자동호인|작성시간24.02.17|조회수31 목록 댓글 0

 

지금은 터보차저가 있는 엔진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는 시대다. 그러나 한 때 터보차저 엔진은 고성능의 상징과도 같았다. 그리고 그만큼 출력이 높았으니 연비가 안 좋은 것은 덤이었다. 그렇다면 그 터보차저 엔진이 이렇게 진화한 계기가 있을까?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지만, 필자가 기억하는 한에서는 폭스바겐이 제창한 '다운사이징 터보'가 시작이다. 2006년에 폭스바겐 골프 5세대 모델에 탑재하는 2.0ℓ 자연흡기 엔진을 대신해 1.4ℓ 다운사이징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이 도입된 것이다.

출력을 올리는 터보차저

터보차저를 부착한 엔진은 어떻게 성능을 낼 수 있을까?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공기를 더 많이 엔진에 집어넣기 때문'이다. 만약 자연흡기 엔진 중 배기량 1.6ℓ와 3.0ℓ 엔진이 있다면, 당연히 3.0ℓ 엔진이 출력이 높다. 1회 연소로 휘발유와 공기를 혼합한 그 무언가를 3.0ℓ를 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배기량이 낮으면 그만큼 혼합한 그 무언가를 적게 태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공기 대신 휘발유만 더 넣어서 태울 수는 없을까? 그것은 불가능하다. 이른바 공연비라고 하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혼합 비율(14.7:1)이 있기 때문이다. 휘발유를 더 넣고 싶다면 그만큼 공기도 더 넣어야 한다. 여기서 배기가스의 압력을 이용해 터빈을 돌려 공기를 강제로 밀어 넣는 터보차저가 나왔고, 엔진 배기량 변경 없이 출력 상승이 가능해졌다.

대신 당시의 터보차저는 문제가 있었다. 일단 저회전 영역에서는 배기압이 낮아서 터빈이 화전하지 않았고, 그만큼 출력도 얻을 수 없었다. 그리고 당시에는 공기를 불어넣는 것 때문에 압축비를 일부러 낮추어야 했다. 당시 튜닝카들의 자료를 살펴보면, 자연흡기 엔진에 터보차저를 부착하면서 압축비를 11 정도에서 8 정도로 낮추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만큼 연비에는 좋지 않았다.

다운사이징 터보가 다른 점

그렇다면 다운사이징 터보는 무엇이 다를까?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저회전 영역에서 풀 부스트가 걸리는 구조'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시동을 건 후 아이들링 영역보다는 조금 높은, 대략 1500~2000 회전 정도에서 터보차저에 금방 압력이 차오른다. 이렇게 만들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이 도입됐는데,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터빈을 작게 만드는 것'이다.

터빈을 작게 만들면 배기가스의 압력이 낮아도 제대로 작동한다. 예전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저회전 영역에서는 소형 터빈을, 고회전 영역에서는 대형 터빈을 돌리는 이른바 '시퀸셜 터보'라는 것이 있었고, 지금은 하나의 터빈에 저회전 영역 경로와 고회전 영역 경로를 모두 확보하는 이른바 '트윈스크롤 터보'도 등장했다. 지금은 트윈스크롤이 대세가 된 것 같다.

그리고 옛날과는 달리 엔진 제작 기술이 발전하면서 터보차저가 작동하지 않아도 높은 압축비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직분사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에 그런데, 이제는 터보차저 엔진에서 압축비를 높게 설정해도 이상 연소로 인한 노킹은 일어나지 않는다. 옛날과는 달리 '강제로 저압축으로 돌아가 효율을 낼 수 없는 범위'는 사라진 것이다.

다운사이징 터보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단 연비 향상이 주가 된다. 그리고 낮은 배기량으로 한 단계 높은 자연흡기 엔진의 성능을 낼 수 있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중형 세단은 보통 2.0ℓ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하는데, 이를 1.6ℓ 터보차저 엔진으로 대체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하면 배기량으로 인해 내야 하는 세금도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다운사이징 터보와 하이브리드는 양립할 수 없다?

예전에만 해도 '다운사이징 터보와 하이브리드는 양립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에서 1.6ℓ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조합한 하이브리드가 등장할 즈음에 이런 의견이 나왔지만, 실은 이를 먼저 실현한 것이 바로 벤츠다. 벤츠가 S 클래스에 직렬 6기통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조합한 하이브리드(엄격하게 이야기하면 PHEV)를 출시했었다.

그러나 이것도 어느 새 옛 이야기가 되어서, 하이브리드로 유명한 토요타도 2.4ℓ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에 전기 모터를 조합하는 시대가 되었다. 뭐 결국 시간의 문제이고 기술의 발전이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앞으로는 전기차의 시대가 된다고 하니, 그 다운사이징 엔진을 언제까지 즐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출처 모터매거진  글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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