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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부활 제3주간 화요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까

작성자본당신부|작성시간24.04.16|조회수22 목록 댓글 2

더 밝게 더 기쁘게

 

오늘 세월호 참사 10주년이니 미사예물이 있건 없건, 당연히 이 미사 중에 기억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동안 세월호 시민단체인 “4.16연대와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 위원회가 20226월까지 8년에 걸쳐 54개 조처를 권고했지만 우리 한국정부가 이행한 것은 겨우 단 1개라고 합니다. 1개는 해양재난 수색구조 체계 개선입니다. 이거 빼놓고는 전부다 묵살하고 거부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에 대해 국정원들이 불법사찰한 것 다들 알고 계시지요. 그리고 조사하는데 방해했던 각종 정부부처에 대한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권고했지만 대통령실은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추가적인 독립조사, 국정원 자료의 국가기록원 이관, 의료지원급 지급 기간 개정 등등 모조리 외면당했습니다. 저는 정말 어이없는 것이 단원고 근처 화랑유원지가 있는데 거기다가 공식 추모시설을 만들기로 합의했는데, 10년이 된 지금도 정부가 이런저런 이유로 착공을 미룬다는 겁니다.

 

미국에서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고 미 국방부 청사가 공격을 받은 911 테러 때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해 미국 연방정부는 뉴욕 한복판에 9.11 메모리얼 파크를 만듭니다. 기억해서 이러한 비극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지요. 그런데 저는 한국 정부의 행태를 보면 기억하기 보다는 기억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하는 것은 시민들이고 여타의 조치한 것 없이 왜 이걸 여태까지 따져 묻냐는 식이지요.

 

제가 몇 년 전에 보령지구 신부님들과 태국을 가게 되었을 때 가이드 하시던 한국 분이 세월호 때에 친구를 잃은 분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의 조치를 개탄해 하고 실망하면서 한국을 떠난 분이었습니다. 이렇게 헬조선을 외치면서 한국을 떠난 분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이들도 저는 피해자로 보입니다.

 

대구시가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설치하려고 오늘 16일 예산 145000만원을 편성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근거 조례도 없이 제정도 없이 예산안부터 마련한 겁니다. 무엇을 기억하려 하고 무엇을 잊으려 하는 건지 앞뒤 구분 못하는 모습이 참 한심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우리는 미사를 통하여 기억하고 기념합니다. 주님의 죽으심을 기억하고 오늘 독서에서처럼 주님을 닮은 죽음으로 순교한 스테파노와 많은 순교성인들의 죽음을 기억합니다. 그렇게 죽음을 기억해야 내가 살아있는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잊지않고 기억하고 기도해야 내가 값진 구원공로, 그 희생의 의미를 살아갈 수 있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습니다. 우리가 오늘 4.16을 기억해야 하는 의미는 진리와 정의가 실현되어야 하는 세상을 살고자 하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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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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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상민미카엘 작성시간 24.04.17 진리와 정의가 실현되어야 하는 세상을 ... 아멘...
  • 작성자신혜원 글라라 작성시간 24.04.17 세월호의 아이들
    이태원의 아이들
    주님
    이영혼들을 돌보아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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