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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부활 제5주일 -포도나무이신 주님께 머무르다

작성자본당신부|작성시간24.04.27|조회수25 목록 댓글 2

더 밝게 더 기쁘게

 

주님께 머무르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함께 머무르는 친교의 기쁨 가득하시길 빕니다.

 

오늘 제 강론의 제목은 주님께 머무르다입니다. 이 단어가 오늘 2독서에서는 세 번, 복음에서는 여덟 번이나 나옵니다. 복음환호송 두 번, 영성체송 두 번까지 합치면 총 15번이나 쓰였습니다. 중요하니 반복되는 것입니다. 그만큼 주님께 머무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말처럼 부정 + 부정 = 강한 긍정이 됩니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 말씀에서 부정을 반복하여 긍정을 강조하려는 예수님의 마음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와 우리를 이어주시는 것처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참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추상적이지도 않고 형이상학적이지도 않습니다. 아주 쉬운 비유로 설명을 하셔서 못 알아듣는 사람이 없게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똑똑하다는 사람들, 지혜롭다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감추어진 말씀으로 전해지는 비유의 말씀이니 참 신비롭기 그지 없습니다.

 

포도나무 가지는 포도나무에 붙어만 있으면 열매를 맺습니다. 열매를 맺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맺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주님께 붙어있기만 하면 그 결실은 어떻게든 맺어지게 됩니다. 그러니 조급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끈기와 인내입니다.

 

우리 인생이 긍정적인 것만 있지는 않습니다. 때론 맘 상하고 때론 우울하고 또 때론 화도 나고 시기 질투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아무것도 하기 싫고 떨어져 있고 싶고 혼자 자기만의 동굴 속으로 들어가곤 합니다.

 

어쩌면 이럴 때가 십자가의 성요한 성인이 말하는 어둔 밤의 체험일 수 있습니다. 내 마음, 내 영혼이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영혼의 내적 기쁨은 전혀 느껴지지 않으니 하느님께 대한 믿음도 시련을 겪게 됩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우울증과 비슷할 수 있습니다.

 

이런 때에 주님을 놓쳐버리면 진짜 우울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울증과 달리 어둔 밤의 체험은 빛이신 주님을 갈망하고 주님과 함께 머무르는 강한 욕구에 의해서 은총이 될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우리는 주님께 붙어 있어야 합니다.

 

머무르다 라는 말은 사전적인 의미로 도중에 멈추거나 일시적으로 어떤 곳에 묵다라는 뜻입니다. 안주하는 것이 아닌 어떤 곳을 향해 나아갈 방향성이 감추어져 있는 동사입니다. 열매 - 포도나무 가지 포도나무 농부 로 향해 가도록 이끌어줍니다. 아버지께로 가는 이 지상 여정, 주님 말씀에 머물고 성사의 은총에 머물면서 주님을 꼭 붙들어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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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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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상민미카엘 | 작성시간 24.04.28 아버지께로 가는 이 지상 여정, 주님 말씀에 머물고 성사의 은총에 머물면서 주님을 꼭 붙들어 놓치지 않겠습니다... 아멘...
  • 작성자신혜원 글라라 | 작성시간 24.04.29 주님께서 머무르시는 한주간을 살게하소서...
    또한 머무름으로 내적기쁨도 누리게되길 소망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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