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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gif) 뮌헨 정우영 유벤투스전 플레이 분석 - 공간창출능력, 그리고 유틸리티 2선 플레이어로서의 가능성

작성자신객|작성시간18.07.26|조회수6,933 목록 댓글 76


1. 동료에 대한 이해


패스가 오른쪽 측면의 로벤에게 향하는 중.


전방의 정우영은 로벤이 안쪽으로 접고 들어오는 스타일임을 알기에 전방에 머물러 다음 상황을 기다립니다.


코망이 볼을 끌다 엔드라인 방향으로 순간적으로 치고들어가는 스타일임을 알기에 정우영은 코망의 돌파 타이밍에 맞춰 골대를 향해 대각으로 움직입니다. 늦지 않게 전방을 향해 들어간 덕분에 코망의 크로스를 받아 슈팅 기회까지 잡습니다.


동료의 플레이 특성을 염두하면서 본인의 위치를 가져간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2. 오프더볼 - 볼 받아주는 움직임


정우영의 위치와 볼을 받아주기 위한 예상 동선(붉은선)을 확인해 주세요. 이런 경우 많은 선수들이 무의식 중에 ⓐ동선(본인을 마크하는 선수의 앞쪽)을 따라 움직입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상대선수가 등뒤에서 압박을 가해올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의 동선(본인을 마크하는 선수의 배후)쪽으로 움직일 경우,


특히 설렁설렁 받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마크맨 시야 뒤에서 순간적으로 속도를 높여 볼을 받으러 가는 경우 상대 선수(상대 미드필더)의 압박을 일시적으로 피할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유벤투스는 수비수가 대신 압박을 해왔고, 정우영은 로벤에게 원터치패스하며 압박상황을 피합니다.


다른 장면입니다.

하피냐에게 패스가 가는 순간 정우영이 측면쪽으로 볼을 받아주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측면공간을 향해 직선으로 뛰지 않고 정우영은 전방으로 침투할 듯한 속임동작을 살짝 취한 뒤 측면쪽으로 곡선을 그리며 볼을 받으러 갑니다.


이 또한 상대 수비수를 역동작에 걸리게 한 후 방향을 바꿔 움직임으로서 그 수비수의 압박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더 여유를 벌기 위한 사전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그 곡선움직임을 반대로 수행하는 장면입니다.

같은 원리지만 이번에는 하피냐쪽으로 내려오면서 볼을 받아주는 척 하다가 측면공간으로 곡선움직임을 그리며 침투해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로벤도 침투하는 움직임을 가져가려고 했으나 정우영이 움직이는 걸 인식하고 다시 내려와 볼을 받습니다. 하피냐의 패스를 직접 받지는 못했지만 폭넓게 측면공간까지 움직여 준 덕분에 로벤의 패스를 받습니다. 볼을 한번 쳐놓고 무언가 해볼 생각이었지만 유벤투스 수비수의 반응과 순간스피드가 생각보다 빨랐습니다. 아직 높은 수준의 선수들과 실전경험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장면입니다.


3. 빅리그 레벨에서의 적응 필요


이 장면에서도 상대에게 드리블 선수를 빼앗기고 있습니다.


위 영상에 이어 아직 적응이 더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장면입니다. 정우영이 패인팅을 주고 뒤로 볼을 빼려는 터치타이밍에 그것을 읽고 유벤투스 수비수가 순간적으로 틔어나와 정우영을 제압합니다.


앞으로 영리하고 빠르고 강한 빅리그 수비수들에 대한 경험을 통해 극복해 나갈 수 있겠지만 B팀 경기에서도 빅리그 수준을 염두해 두면서 앞으로 플레이템포나 기술을 연마해 나가야할 겁니다.



4. 크로스


 하피냐의 침투움직임 덕분에 정우영이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릴 타이밍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감도 높은 크로스 킥을 선보였습니다.


적극적으로 침투해 로벤의 패스를 이끌어냈고, 상대 태클 각도를 피해 크로스를 시도합니다. 아쉽게도 골키퍼의 사정권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5. 오프더볼2 - 공간창출과 선침투


위 장면에 이어서 정우영이 중앙에서부터 측면까지 폭넓게 움직이며 패스공간을 만들어 가는 모습입니다.


이번에는 사이드백 하피냐의 오버래핑 침투공간을 창출해 주는 모습을 보시겠습니다. 

로벤이 패스를 받으려는 타이밍에 정우영은 움직임을 시작합니다.


상대 중앙미드필더를 끌고 측면까지 이동해 들어갑니다. 여기서 정우영의 모습을 자세히 보시면 로벤을 보고 하피냐에게 패스하라는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때로는 부지런한 움직임만으로 이런 공간창출이 우연히 발행하기도 하지만 이 장면은 정우영이 본인 의도로 동료에게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선수라는 걸 증명해 줍니다.


유벤투스의 센터백이 이런 상황을 읽고 미리 하피냐의 침투공간을 선점하는 바람에 부분전술이 무산됐지만 정우영의 의도대로 정확히 흘러갔고 하피냐와 로벤 역시 그 의도에 맞춰 호응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정우영은 직접 볼을 받는 움직임 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선수를 한번 거쳐서 볼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염두하며 움직입니다.

정우영이 코망에게 전방스트라이커에게 패스하라는 제스쳐를 취하고 있습니다. 노란선은 정우영이 원했던 공격루트이고 그대로 패스가 이동했다면 전방을 향해 들어가면서 볼을 받아 슈팅까지 한번 가져가 볼 생각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뮌헨의 스트라이커는 정우영을 시야에 두지 못했고 플레이가 읽혀 차단 당합니다. 만약 계획대로 됐자면 그 다음 장면에서 정우영이 과연 어떤 플레이를 시도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정우영에게서 아주 좋은 오프더볼 습관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로벤의 패스가 뮌헨의 스트라이커에게 향하는 중입니다. 이 때 많은 선수들이 스트라이커가 패스를 받는 것까지 확인한 후에야 다음 움직임을 가져가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정우영의 경우 패스가 로벤의 발을 떠나는 순간 스타트해서 침투해 들어가려 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유의미한 움직임이 되지는 못했지만 이런 습관을 몸에 익히고 있다는 건 중용하게 작용할 겁니다. 후에 그 움직임이 더 날카롭게 다듬어질 경우 이 한끗 차이의 타이밍이 전혀 다른 차이를 만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월드컵에서 경험부족의 한계를 드러내며 저조한 평가를 받았지만 발렌시아의 공격을 이끌었던 포르투갈 게데스의 움직임을 보시겠습니다. 게데스는 이런 선 침투움직임에 매우 능한 선수입니다.

중앙의 게데스 등진 상태에서 전방 동료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후방에서 전방의 선수에게 패스가 시도되려는 찰나 게데스가 전방을 향해 달려나갈 준비를 합니다.


전방 선수에게 패스가 도달할 때쯤 이미 게데스는 최전방까지 이동해서 전진패스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게데스가 패스가 시작되는 시점에 이미 상대 선수들보다 먼저 스프린트를 끊은 덕분에 팀의 공격속도를 급격히 높아지고 이후 상대의 역동작을 이용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마무리까지 일품입니다.


게데스의 이런 움직임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건 또 다른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후반 85분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게데스는 이런 선침투움직임으로 승부를 봅니다. 팀의 공격스피드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론 게데스의 경우 근지구력이 출중한 선수기 때문에 이렇게 경기 막바지까지 본인의 장점을 살려나갈 수 있지만 일단 이런 움직임의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건 공격을 만들어 가는 데 있어 이점으로 작용할 겁니다. 최근 한국의 유망주 중에는 이승우 또한 이런 선침투 움직임에 능합니다. 중원에서 이승우에게 패스가 연결되면 일시적으로 속도가 높아지고 저돌적인 느낌이 드는 것도 이 움직임에 비밀이 있습니다.


볼이 없을 때 정우영이 계속 집중하고 있다는 좋은 신호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코망이 안으로 접고 들어오면서 슈팅을 시도하는 장면입니다. 이때 전방의 정우영의 모습을 보시면 코망에게 1차적으로 슈팅공간이 났을 때 골키퍼 세컨볼을 노리고 전방을 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망이 한번 더 치는 바람에 오프사이드 상태에 빠졌지만 칭찬받을 만한 모습입니다.


6. 수비의식


정우영이 독일로 넘어간 후 또 하나 좋아진 부분은 바로 수비의식입니다.

유벤투스의 빌드업 장면입니다. 유벤투스의 미드필더ⓐ가 ⓑ의 위치를 전방쪽으로 조정해 주고 있습니다. 이를 정우영이 인식했습니다.


뭔가 깨름칙하다고 느꼈는지 정우영은 유벤투스 ⓑ선수를 체크합니다. 실제로 ⓑ가 넓은 중원공간에 프리하게 서있습니다. 


정우영은 이날 쳐진스트라이커로 출장했지만 아무래도 뭔가 쎄하다고 느꼈는지 계속해서 ⓑ를 주시하며 후방 미드필더 진영까지 수비에 가담합니다.


자세히 보시면 유벤투스가 전방쪽에서 리턴패스가 나올 수 있는 타이밍에 정우영에게 ⓑ에게 향할 수 있는 패스공간을 선점해 내려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벤투스의 미드필더는 정우영의 수비위치를 확인하고 바로 옆의 선수에게 패스를 했고, 정우영이 압박해 보려 했으나 이미 ⓑ에게 치우친 탓에 상대 전진패스를 저지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공격수로 출장한 정우영이 상대의 빌드업 저지와 팀의 전체적인 수비상황에 관여하려 한다는 건 좋은 태도라 할 수 있을 겁니다.


팀의 전방압박 상황에서도 정우영이 팀의 수비밸런스를 위해 기꺼히 후방까지 내려간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뮌헨의 다른 선수들에게는 견제해야될 선수들이 이미 정해진 상태고 유벤투스의 ⓐ선수는 프리하게 놓여있습니다.


정우영은 공격수로서 단순히 전방에만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팀의 미드필더가 전방으로 치우쳤음을 인지하고 본인이 미드필더 후방까지 기꺼히 커버해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아쉬웠던 득점기회..


호박이 굴러들어 왔고 나름 침착하게 유벤투스 선수들 사이공간으로 슈팅을 시도했지만 아쉽게 빗나갔습니다. 자세히 보니 골대를 맞고 볼이 꺾이는 것 같기도 하군요.


마무리..

이강인이 프로무대 준비를 위해 본인의 기술과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가다듬고 날카롭게 갈고 있다고 한다면,

정우영은 공격수로서 스타일과 장점의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중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보통 고교시절 에이스 역할을 하던 선수들은 프로에 와서도 본인이 가진 몇 가지 장점에 의존하고 볼을 받아주는 움직임과 수비가담에는 소홀한 모습을 많이 노출합니다. 그 틀을 깨기까지 최소 2~3년 정도가 소요되기도 하고 때로는 선수 경력을 끝마칠 때까지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우영은 팀이 뮌헨이라는 빅클럽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본인의 기술과 스피드에만 의존하지 않고 더 다양한 장점을 취하며 팀에 헌신하고 필요한 선수가 되기 위해 정진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특히 공간을 창출하는 움직임은 영리함, 헌신성, 연구와 분석, 실전에서 시도해 보고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기까지의 실험정신과 인내를 가져야 가능한 것입니다. 현재 K리그의 전세진과 더불어 정우영도 볼이 없을 때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빠른 습득을 보이고 있습니다.


슈팅도 계속 훈련하고 있는 걸로 보이고 크로스에 공간창출능력까지 가능하다면

수비가담능력을 갖추고 왼쪽에서는 손흥민처럼, 오른쪽에서는 이청용처럼, 중앙에서는 박지성이나 이재성처럼 플레이할 수 있는 양발의 유틸리티한 2선 공격수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시간이 더 지나야겠고 뮌헨 레귤러 진입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되겠지만 정우영의 현재 성장방향으로 봤을 때 상상해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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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AZURE 작성시간 18.07.27 잘 읽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신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07.28 감사합니다!
  • 작성자HeungMin 작성시간 18.07.28 진짜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신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07.28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작성자드웨인 존슨 작성시간 18.07.28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우영 선수 훌륭하게 성장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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