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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감독 칼럼

Ryan Giggs☆ says " 대한민국은 총제적 난국에 빠진 것인가 ? "

작성자Ryan Giggs☆|작성시간08.06.25|조회수298 목록 댓글 10

오랜만에 쓰는거 같네요..편의상 존칭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__)(--)

 

 

 

 

 

대한민국은 무패의 성적으로 월드컵 최종 예선 행을 확정지었다. 답답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어찌되었건 결과만 놓고 봤을때 무패로 최종예선 행을 확정지었다는 것은 썩 나쁜 결과물은 아닌 것이다. 이러한 '썩 나쁜 결과물이 아닌 결과물'을 내 놓은 허정무호에 대해서 극히 팬의 입장에서 보자면 국가대표팀의 경기력에 매우 실망했다.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상암경기를 제외하고는 단 한경기도 속시원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선수선발이나 전술의 문제, 감독의 발언 등 어느하나 만족할만한 부분이 없었다. 팬들은 물론 한국축구는 현재 딜레마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

 

 

○ 무링요 식 축구와 웽거 식 축구.

 

- 한국축구와는 결코 어울리지 않으며 비교하기조차 조금은 민망한 무링요 감독과 웽거 감독. 하지만 어쩌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팬들은 이 딜레마에 빠진것 처럼 보인다. 결과를 중시하는냐, 내용을 중시하느냐.

 

무링요 감독은 첼시감독시절 끈끈한 조직력과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화려한 축구보다는 어쩌면 지키는 축구를 추구했다. 첼시 감독 부임 초기 팬들이나 언론으로부터 "무링요의 축구는 재미없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그는 "현재 리그테이블의 최상단에는 어느 팀이 자리잡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이들의 불만을 일축했다.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막대한 자금력을 등에 업고 자신의 전술에 적합한 선수들로 스쿼드를 구성하면서 이들을 잘 통제했고, 화려함은 떨어지지만 안정된 경기력을 바탕으로 그는 프리미어리그의 양강 맨유와 아스날(리버풀은 우승권에서는 다소 멀어져서 제외했습니다..)을 무너뜨리며 첼시에 수차례 우승컵을 안겼다. 재미없는 축구라고 비꼬던 팬들이나 언론들은 이러한 그의 업적에 대해 아무말 할 수 없게 되었고 그는 자신의 신조가 옳았음을 입증했다.

 

웽거 감독의 축구철학은 "단 5분이라도 경기장에서 완벽한 플레이를 펼치는 것을 보고싶다."(<- 맞나요..?;;)

물론 그가 결과를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피치위에서의 완벽함을 늘 강조하였고, 지난시즌에도 봤듯이 아스날의 축구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구를 하는 팀이 되었다. 철저하게 이루어지는 패스게임과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내는 이들의 축구를 보고 있노라면 과연 이들이 프리미어리그의 팀인가, 라 리가의 팀인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과연 현재 한국축구의 팬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결과인가 내용인가.

비록 그 비교가 쉽지 않더라도 위의 두 감독 성향과 비교했을때, 만족스럽지못한 경기력이었다손 치더라도 결국 대한민국은 "일단은" 무패의 성적과 함께 조 1위로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결과를 중시한다면 쌍수를 들고 반기진 못할지라도 꽤 괜찮은 편 아닌가?

 

 

○ 경기력과 결과, 두 가지 모두를 잡아라.

 

- 이것이 일반적인 우리 팬들의 요구사항이다. 수차례 반복되는 말 "2002년 월드컵때는 안 이랬는데..."

이 말은 이미 지겹도록 했던 말이고 이제는 현실적으로 어쩌면 재연 불가능한 신화가 되어버리기도 했다. 소위 말하는 FC코리아의 탄생이 이제는 힘들다고 판단되며 지금의 상황에서 굳이 2002년 월드컵 당시의 국가대표팀과 비교를 하며 비난을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옳지 않다고 본다.

 

각설하고, 경기력과 결과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완벽에 가까운 축구를 펼쳐야한다. 과거 필자는 월드컵 혹은 올림픽 예선은 우리나라가 다른 아시아 약팀을 상대로 5-0이상의 승리를 했던 기억들이 많다. 그 기억들은 벌써 10년이 넘은 기억들이다. 팬들은 간혹 되묻곤 한다. 왜 그당시와 같이 시원하게 경기를 이길 수 없느냐고.

 

지난 10여년 간 축구는 많은 발전을 했다. 물론 한국축구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최하위권 국가들을 제외하고서는 서서히 그 수준의 격차가 줄어드는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과거 우리나라에게 대 여섯골씩 허용하며 패했던 국가들의 수준도 발전했고, 우리와의 경기에서 더욱 강력한 수비축구와 침대축구의 접목으로 인해 지지않겠다는 의지도 남다른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10명의 필드플레이어 전원이 수비축구를 하는 상대를 맞이해서 경기를 이기려면 힘든 것이 분명하다. 그 수준차이가 아무리 상당하더라도 전원이 수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라면 골을 만들어내기 쉽지 않지 않은가.

 

세계에서 가장 축구를 잘한다는 브라질이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항상 1위로 통과했던가? 아르헨티나가 있으니 2위라도 했겠지, 그럼 항상 1-2위로 통과했던가? 물론 아니다. 가까스로 통과한 경우도 있었고 3위로 통과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어땠는가. 2002년 월드컵 자동진출을 제외하고 매번 똥줄타는 축구와 경우의수를 따져가면서도 항상 꽤 괜찮은 성적으로 본선행을 확정짓지 않았던가. (물론 남미는 예선 조가 1개밖에 없긴 하다.)

 

말인즉슨, 세계최고인 브라질 역시도 경기력과 결과를 동시에 잡은 경우는 드물다. 하물며 한국이야 오죽하겠는가. 지금은 분명 10여년 전과 그 상황이 다를진데, 아직도 그때 당시의 잣대로 비교를 하며 세계랭킹 100위권 팀과 무승부 혹은 간신히 이겼다고 분노하고 비난하는것은 어쩌면 한국팬들의 이기심은 아닐까?

 

 

○ 박지성 딜레마에 빠진 한국축구.

 

- 박지성은 누가뭐래도 현재 한국축구의 희망이자 에이스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구단 중 한 곳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당당히 주전급 활약을 펼치는 중이고 마치 예전 프랑스의 지단과 같은 위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미 몇몇 팬들에게는 대한민국이 어느나라와 경기를 하느냐보다 박지성이 출전하느냐 안하느냐가 관심사가 된 분들도 많으니까. 어느순간부터 일정수준 이상의 큰 경기 전 언론들을 보면 '박지성 시프트'라는 얘기가 자주 나온다. 박지성이 어느 위치에서 뛰느냐에 따라 선수기용과 전술적 움직임이 달라진다는 얘기. 그만큼 대한민국에 있어서 박지성의 위상은 실로 대단하다.

이런 박지성을 빼고 경기를 했다가 만약 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박지성만 있었어도...'라는 얘기를 듣게 되기도 한다.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몸상태가 어찌되었건간에 박지성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까지 될 수 있다. 물론 부상만 아니라면.

 

한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그 선수가 빠진 상황에서 대처하는 방법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이번 유로2008을 통해서도 잘 드러나지 않던가. 지단빠진 프랑스, 토티빠진 이탈리아.. 박지성의 출전 유무에 따른 경기력이나 결과의 극심한 변화를 얼마나 줄이느냐 역시도 감독 및 코칭 스태프들이 할 일이며 팬들 역시도 이러한 부분을 인지하고 후에 올 문제점에 대해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 선수선발 및 전술의 변화는 전혀 없는 것인가.

 

- 필자 역시도 어쨌든 최종예선에 진출한 결과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지만 답답한 경기력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물론 필자 역시도 축구팬들 중 한명에 불과하고 소시민[......]에 지나지 않기에 앞서 얘기했던 '한국축구팬의 이기심'을 가지고 있는것 역시 사실이고..

 

필자의 가장 큰 불만은 선수선발보다는 전술의 변화이다. 선수선발 역시도 조재진 대신 고기구의 발탁, 정해성 코치와 허정무 감독의 사견이 들어간 선수선발이 아닌가 하는 등 불만이 있지만 우선은 제쳐두고, 전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과연 허정무 감독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가장 궁금하다. 물론 그는 수많은 축구팬 중 한명에 불과한 필자보다 훨씬 더 많은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그는 프로다.

 

하지만 어째서 전술적 변화는 이뤄지지 않는것인가? 쓰리백과 포백을 혼용한 경우는 있었지만, 문제는 왜 원톱을 선호하며 투보란치를 선호하냐는 것이다. 공격에 자신이 없는 것인가, 수비에 자신이 없는것인가. 조별예선 상대는 누가봐도 한국보다 한수 아래의 전력이며 이들은 공격보단 수비에 치중할 것이라 예상되는것이 자명한 사실인데 굳이 원톱과 투보란치 카드를 꺼내드는 건 무슨 경우인가..

 

만약 감독의 입장에서 박주영의 원톱이 사실상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되었기때문에 고기구를 원톱으로 세운 것이라면 차라리 박주영을 그의 최적 포지션인 처진스트라이커로 기용을 하고 김두현-김남일(혹은 김정우나 오장은, 조원희라던가..)로 중원을 꾸리기엔 두려웠던 것인가? 이미 북한전을 앞두고 한국은 최종예선진출을 확정지었다. 원정경기에서는 승리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지지 않는 축구를 했다손 치더라도 이미 최종예선진출을 확정 지었다면 좀 더 실험을 해봤어야 하는것 아닌가? 투톱이 안될 것이라고, 중원에 한명의 수비형미드필더만 놓기엔 한국축구의 수준이 미약하다고 할지라도 실험정도는 해 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는가. 그러한 실험도 아닌마당에 북한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답답한 경기력으로 0-0무승부라니..어찌 팬들이 실소를 머금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 개인적으로 국대에 바라는 점.

 

- 현재 한국축구의 상황은 그다지 좋은 상황이 아니다. 물론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 생각된다. 앞서 수차례 언급했듯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조1위 무패의 성적으로 최종예선에 진출했으니까.

귀네슈 감독은 엊그제 인터뷰에서 박주영에 대해 이런말을 했다. 대한민국 축구 선수들 중 몇손가락에 꼽히는 재능을 가지고 있으나 그 재능을 아직 발휘하지 못했고 박주영 선수본인 역시도 그렇지 않은 듯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어느정도 있다고..

 

허정무 감독도, 한국축구도 마찬가지 아닌가. 언제부턴가 한국은 월드컵에는 당연히 나가야하는 것이고, 아시아 권 국가와의 경기에서는 져서는 안되고, 하물며 전 세계 어느팀과 경기를 가져도 쉽게 져서는 안되는...팬들의 기대치는 높아져만 가는데 한국축구 전체는 그것을 따라가지 못한다. 따라가려는 노력보다는 오히려 우선 지는 경기는 하지 말아야지 하는 현실에 안주하려는 기색이 보이기 까지 한다. 그것이 개인적으로는 쉽게 전술실험을 하기 힘들고 선수선발에 대해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감독이라는 자리는 눈치를 보기보다는 소신을 발휘해야하는 자리가 아닌가.

 

반 바스텐 현 네덜란드 감독이나 아라고네스 현 스페인 감독 역시도 부임초 상당히 비난을 많이 받지 않았던가. 전술에 관한 부분이었든 선수선발에 관한 부분이었든 (물론 아라고네스 감독은 여전히..R모 선수의 선발문제에 대해 욕먹지만;;)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들 감독 스스로의 변화로 인해 현재의 네덜란드와 스페인이 있지 않은가. 도메네크와 같이 현실안주로 인한 쓴맛을 보겠는가, 반 바스텐과 같이 변화로 인한 단맛을 보겠는가. 어차피 칼자루는 허정무 감독 본인이 쥐고 있는것이다.

 

 

 

 

 

 

 

 

 

 

 

 

 

 

 

요즘 개인적인 문제로 이래저래 정신이 없네요..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_)(--)

 

 

 

일방통행사고로 인한 비난은 사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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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Iris™ | 작성시간 08.06.26 " 나의 목적은 트로피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그라운드 위에서 단 5분 만이라도 완벽한 축구를 보는 것이다" 였던가..?흐음;
  • 답댓글 작성자Ryan Giggs☆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06.27 아. 감사.ㅋ
  • 답댓글 작성자Bigger Bergie | 작성시간 08.07.01 요즘은 많이 바뀌셨어요. 최근 인터뷰에서도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고도 하셨고...그말이 재미없는 축구를 하겠다는 말은 전혀 아니겠지만;; 1~2번의 기회만으로도 골을 넣을수 있어야 한다고도 하셨는데 일맥상통 하는 말씀인듯..
  • 작성자Bigger Bergie | 작성시간 08.07.01 허정무 감독은 국가대표랑 클럽을 혼동하고 계신듯...전술의 정확한 정의가 무엇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도 충분히 의의가 있다고 보는데 말이죠...허정무감독이 무슨 요한 크루이프도 아니고...
  • 답댓글 작성자Bigger Bergie | 작성시간 08.07.01 제생각엔 지금 우리나라는 요한 크루이프 vs 반 바스텐 의 상황과 유사한듯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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