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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감독 칼럼

[초의 망상동산]#4. Miner (1)

작성자게임초[알레부천]|작성시간09.01.12|조회수370 목록 댓글 11

'뉴캐슬이 바쏭을 입단 테스트 후 영입했을 때, 바쏭에게 큰 기대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우리는 콜로치니의 선전을 바랬고, 바쏭은 그 백업이 될 것이라 믿었지. 반 년이 지나고, 결과는 어땠냐고? Look how he works!' - 현지 뉴캐슬 팬들

 

 

 세계의 어떤 리그던지, 그 리그가 재미있는건 팀이 이변을 일으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선수가 득세하기때문이기도 하다.

 

 자유계약으로 주워왔거나, 다른 팀에서 버리다시피 방출한 선수를 데려왔는데, 이것이 예상 이상으로 효율적으로 먹혀 들어가거나, 또는 올 시즌 들어 말 그대로 - '포텐셜이 터졌다' 라고 할 수 있는 활약을 하는 선수들이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러한 선수들과, 이들을 제법 노련하게 조련하는 조련사들에 대해 말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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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보석을 발굴해 내는 탐험가 -

 

 선수의 발굴은 비단 감독 혼자의 역할이라기보단, 스카우팅 부서와 감독의 협동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하지만 그 선수들을 데려와서, 어느 정도로 그들의 잠재성을 이끌어낼 것인지는 감독의 역할이 된다.

 

지금 프리미어리그에서 감독을 역임하지 않는 감독 중에도 선수들을 알아보고 그들의 능력을 키우던 감독들은 많다.

 

 하지만 이번 시간에는, 프리미어리그 감독들 중 특히 이런 방면에 뛰어난 사람들을 꼽아보고자 한다. (정보력의 부족과 끈기의 부족이 한 몫 했다는 점은 크게 상관하지 않으셔도 된다.)

 

 

1. Martin O'neil - Aston Villa

 

(good as it was)

 

 

스코틀랜드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아스톤 빌라에 진출한 마틴 오닐 감독은, 05-06시즌부터 자신의 스코틀랜드시절 애재자들을

 

현지에서 잔뜩 공수해왔다. 사실 당시에 데려온 선수들 중 몇몇은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말로니를 위시한  몇몇은 썩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로 다른 리그나 하위 팀으로 이적해야만 했다.

 

오닐의 역량이 발휘된 것은 05-06시즌 이후부터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아스톤 빌라의 구단주 랜디 러너의 야심과 지원에 맞물러 그는 빌라의 취약한 포지션을 차근차근 보강해 나간다. 또한, 유스에서 대성할 기미를 보이는 선수들을 대폭 기용하여 선수단의 융화를 꾀하기도 한다.

 

이번 시즌 그의 작품으로는 특별히 가브리엘 아그본라허와 애쉴리 영을 꼽을 수 있겠다.

 

이 둘은 실로 '월드 클래스' 라고 부를 수 있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데, 장기인 준족과 양발 (공교롭게도 이 두 선수는 모두 양발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한다)으로 상대 진영을 휘젔는 장면은 가히 탄성을 자아낸다.

 

 애쉴리 영이 AV로 이적할 때의 이적료는 9m이었는데, 사실 중소 구단으로서는 유망주에게 이 정도 이적료를 책정하는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 투자가 어떤 효과를 거둬들였는지는, 이번 시즌 AV의 경기를 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여실히 알고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오닐의 영입은 정말로 필요한 곳에 집중되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시즌 노장 프리델을 영입하여 좋은 효과를 보고 있는것이 그렇다. 이미 검증된 프리델이고, 자기 관리가 철저한만큼 어느 정도는 '보증 수표' 라 할 수 있었는데, 역시 그 대답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1.5m이라는 이적료 치고는 사치스러운 활약이라 보인다.

 

마틴 라우르센, '전혀 기대도 안한' 루크 영의 활약도 오닐의 마음을 기쁘게 만들고 있다.

 

라우르센은 프리미어 리그에 오자마자 정착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것이 왜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북부 유럽(스칸디나비아, 독일) 부근의 선수들을 선호하는지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기후가 비슷하여 적응이 빠르기 때문이다. (다만 퍼 크롤드럽의 경우는 이상하긴 하다. 피쉬 앤 칩스가 입에 안 맞았나...?) 적응 문제를 빼 놓고도, 이런 선수를 찾아서 영입한 오닐의 안목은 칭찬받아야 마땅하다.

 

AV의 프렌차이즈 스타, 'Bazza' 가레스 베리는 이번 시즌 어쩌면 오닐에게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리버풀로 갔다면 지금 1위 자리의 팀에서 주전 미드필더가 됬을지도 모르지만, 유스 시절부터의 팬과 동료들을 잃을 뻔 했기 때문이다.

 

 오닐은 선수단의 기강을 잡는데에 있어선 매우 엄격한데, 베리도 이때문에 저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큰 고충을 겪었을 것이다. 심적으로 안정된 베리는 이번 시즌에도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으로 아스톤 빌라를 이끌고 있다.

 

마틴 오닐은 선수를 키워서 비싸게 파는 스타일이라고 하기 보다는, 필요한 선수가 있다면 자금의 허용빈도 내에서 산 후 가치있게 쓰는 스타일이다.

 

이적료는 그에게 있어 선수들을 보내는 데 대한 부대수입이고, 따라서 선수단의 출입도 그리 빈번하지는 않다. 그의 이런 전략이 어느 정도로 좋은지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최근 빌라의 호성적에 비추어 보면 나쁘지 않은 방향이라고 할 수 있겠다.

 

 

 

 

2.Arsene Wenger - Arsenal

 

 (내가 없을것 같아쪄? 'ㅅ')

 

... 뭐라 더 설명할 것이 있는가?

 

아스날 팬들은 언제나 이적 시장이 시작되면 설레인다. 이는 주로 '어떤 선수를 데려올까' 보다는 '이번엔 또 누가 빠져나가나' 라는 우려 때문이긴 하다만.

 

다만 그들이 그러면서도 아스날을 믿고, 다른 팀들의 팬들도 아스날을 우승 후보로 뽑는것은, 이 감독이 선수 영입과 조련에 너무나도 특출났기 때문이리라.

 

벵거가 발굴한 유망주, 그리고 95/96시즌부터 시작된 벵거 재임 이후 유스에서 올라온 선수들... 오늘도 유망주 배양소 아스날은, 더 이상 유망주라 하기 힘든 젊은 선수들과 유망주를 모아 아름다운 패스워크로 상대를 공략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유망주를 양성하는 정책은 절대로 '우승을 위한' 영입정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전처럼 앙리, 피레스, '내지는' 질베르투 실바등이 있었을 때는, 귀감이 되는 선수가 바로 옆에 있었고 이들을 따라 젊은 선수들이 추진력을 얻었다.

 

 하지만 일관된 유망주 영입 정책으로 대들보들이 하나 둘 팀을 떠나고, 결과 리더십의 부재로 팀 기강이 흔들리는 결과가 나타났다. 유망주의 육성은 확실히 보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지만, 슬슬 우승을 향해 공격적인 투자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구장 다 지었잖아?!!!'

 

 

3. David Moyes - Everton

 

 

 

 (My.... Precious....!!!)

 

 

 사실, 이 칼럼에서 '감독' 부분을 추가하려 한 이유는 이 사람 때문이기도 하다.

 

세비야가 멋진 '스카우팅 시스템' 과 호아킨 카파로스의 유스 길러내기로 그 강력한 전력을 구축했었다면, 에버튼은 '이 사람' 과 '이 사람'의 스카우터들로 현재의 성적을 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現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감식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는, David Moyes.

 

 

 아르테타, 피에나르, 케이힐, 하워드등 유럽 리그에서 그 능력을 알아보고 저렴하게 영입하는 데도 능하며,

 

 

자야테, 세군도 카스티요 등을 먼 해외나 변방 리그에서 데려와 끊임없이 시험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은 물론,

 

조세 벡스터, 덴 고슬링, 아니체베, 본등 유스의 유망주를 키우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는 사람이다.

 

 

따지고 보면 선수 조련에 있어서 오히려 수석 코치에 가깝지 않을까 하지만, 수석 코치 없이도 혼자 짜임세 있는 축구를 운영하는것을 보면 그 감독 능력이 매우 아깝긴 하다.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감독을 선정할 때 언제나 물망에 오르며, 아마도 지금 감독 인생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지 않나 한다. (에버튼이 챔스 우승 할 때가 전성기가 될지도 모르지만,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일이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이라면 챔피언쉽에서 선수를 데려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밀월에 있던 카힐의 경우에도 챔피언쉽에서 데려왔는데, 1.5m이라는 저렴한 이적료에 비하면 너무나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레스캇, 자기엘카등도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쉽을 넘나드는 팀에서 영입해온 자원들로, 모예스의 감식안이 절대로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좋은 사례가 되는 선수들이다.

 

빌리 켄라이트가 조금 더 전폭적인 지원을 해 준다면, 에버튼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사실 모예스는 '잘 알려진' 선수의 영입에서 승리한 감독은 아니다. 크롤드럽, 반 데 메이데 등 여러 선수들은 당시 유럽에서 대성할 유망주들로 평가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실패하였다.

 

올 시즌 비싼 이적료를 치르고 데려온 마로우네 펠라이니는 제 역할을 다 해주고 있지만, 이전 영입에 비춰 보았을때 다른 방면의 영입루트보다는 조금 효과가 떨어지는것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빅네임을 영입해서 그들을 올바르게 쓰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아마 아스날의 아르센 뱅거의 후계자로 가장 적합한 감독이 아닐까 싶다. 지금으로선 떠나려고 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4. Steve Bruce - Wigan

 

 

(F..... F**k!)

 

 

 

아직 발전중인 감독이자, 맨유 출신 감독중 현재 가장 호성적을 거두는 사람이기도 하다.

 

사실 브루스의 감식안이 어떻다고 평하기에 아직 무리가 있긴 하다. 전 감독 폴 쥬얼이 이룩해놓은 위건의 유산이 너무나 많고, 그 영향력이 지대했기 때문이다.

 

다만 올 시즌 영입한 두 선수, 리 카터몰과 아므르 자키 때문에 그를 감독 목록에 넣고자 한다.

 

'이집트' 에서 데려 온 선수가, 곧바로 영국에서 클래스를 보여주리라 생각한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아므르 자키는, 비평가들과 위건 팬들의 조마조마한 마음을 순식간에 그에 대한 호의로 바꿔버렸다.

 

카터몰의 경우는 어떤가? '미들스보로' 에서 마저 버려진 유망주가, 올 시즌 박스 - 투 - 박스에서 투쟁심 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비단 위건의 이적이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적어도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브루스의 능력은, '믿는다'는 것에 있다고 본다. 지금 자키가 골을 넣고 있지 못하지만, 아마 브루스는 기다릴 것이다. 자기가 영입한 선수들이 목표한 기량을 충족시킬때까지, 그는 대화하고, 고민하며, 그들을 기다려 주는 감독이다.

 

 

 

 

 

 

5. Phil Brown - Hull City

 

(Gentle with flower)

 

 

처음 헐 시티가 승격에 성공했을 때, 우리 중 몇 명이나 그들의 성공을 예상했을까?

 

조금 심하게 말한다면, 헐 시티의 감독은 수석코치 출신, 선수들은 버려진 선수들이었다. 거기다 승격팀.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전무하다시피 했고, 아마 프리미어리그에서 1시즌을 보낸 뒤 20m의 위로금을 챙길 것이라 생각한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기적처럼 호성적을 냈다. 거기에 필 브라운 감독이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것에 이견을 제기할 사람은 아마도 없을것이다.

 

마이클 터너, 말론 킹, 제오반니, 미힐, 자야테, 맥쉐인... 모두 팀에서 버려지거나, 잘 알려져 있거나, 하부리그에서나 통할 것이라 생각하는 선수였지만, 필 브라운은 이들을 제빨리 조련하여 의욕적이고, 패기에 찬, 프리미어리그에 적합한 선수들로 탈바꿈시켰다.

 

사실 승격팀의 감독에 대한 이른 평가는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다. 지금 막 21R이 지난 시점에서, 그들이 강등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며, 다음 시즌에 그들이 이번 시즌만큼 호성적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남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반 헐시티의 기세는 굉장했고, 그들은 UEFA컵을 충분히 노릴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게다가 그들은 지금도 UEFA컵을 노릴 수 있는 위치이다! 4경기에서 무승을 기록중임에도 말이다.

 

헐 시티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까? 그 답을 내리는 것은 아직 이르지만, 헐 시티의 주축이 되고 있는 선수들에게 있어서, 필 브라운은 좋은 은사로 남을 것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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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Cahill | 작성시간 09.01.13 브루스는 온두라스에서 피게로아랑 팔라시오스 데리고 온 것으로 선수영입에 일가견이 있다는 걸 제대로 증명 =_=; 브루스도 몇년전엔 그닥..이었는데 이젠 꽤나 훌륭한 감독이 된듯.
  • 답댓글 작성자게임초[알레부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1.13 아... 피게로아랑 팔라시오스를 완전히 잊고있었네요; 이번 시즌 자키랑 카터몰에 너무 빠져있었음..
  • 작성자Paul Sernine | 작성시간 09.01.13 벵거 포텐셜 보는 눈이 탁월하면 뭐합니까. 세스크 대박낸 이후로 "팀의 안정된 성적"을 유지하면서 "선수를 조금 느리지만 제대로 키우는 방법"을 까먹었는데..ㅜㅜㅜ
  • 작성자가토 | 작성시간 09.02.26 잘바써요
  • 작성자LEGEND GIGGS | 작성시간 09.06.09 누가봐도 잘함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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