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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감독 칼럼

NoMore_Victim's VIEW - #1. 무엇을 위한 권위인가

작성자NoMore_Victim|작성시간09.11.30|조회수237 목록 댓글 3

 

 

 11월 22일 성남종합운동장. K리그 플레이오프 성남과 인천의 경기가 열렸던 그 곳에선 경기가 성남의 똥줄 승리로 끝난 이후에도 두 가지의 이야깃 거리를 남겼다. 필드 플레이어로 운동장을 누빈 정성룡의 모습과 고금복 주심의 석연치 않은 퇴장 판정이 그것이었다. 정성룡을 승부차기 키커로 기용하고 승부차기를 잘막는 김용대를 승부차기에서 골키퍼로 쓰려는 신태용 감독의 깜짝 용병술은 결과적으로 성공했고 성남의 필드플레이어 유니폼인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정성룡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이 이야기는 꽤나 유쾌한 이야기이지만 고금복 주심에 대한 이야기는 그다지 기분 좋게 들을 수 없는 이야기이다. 전반 44분, 성남의 사샤가 인천의 공격수 유병수와 뒤엉켜 넘어지는 과정에서 유병수를 고의적으로 밟았다는 이유로 퇴장을 명받은 것인데, 리플레이 상황을 보면 (비록 모든 장면이 제대로 잡히진 않았지만) 고개를 갸우뚱 할 만한 판정이었다.

 

 비단 이 장면 뿐만 아니라 K리그에서 심판 판정 문제는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켰다. 물론 심판만의 문제는 아니다. 툭하면 심판을 붙잡고 항의하는 선수들과 심판을 지나치게 탓하는 구단 관계자와 감독에게도 책임은 있다. 그러나 분명한건 K리그의 실력은 진보하고 있지만 심판의 질은 그에 걸맞게 향상되고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있겠지만 이 글에선 그 복합적인 문제들 중 하나를 다뤄보고자 한다. 바로 연맹과 심판위윈회 등에서 지나치게 심판의 권위만을 추켜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이던 지나치게 권위적인 것은 반감을 불러일으키게 마련이다. 프로축구연맹과 심판위원회, 상벌위원회등은 지금까지 논란이 되어왔던 수많은 판정 논란들에 대해서 일관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지금까지의 오심 논란 중 실제로 올바른 판정이었던 것도 있겠지만 분명 심판의 잘못된 판정이었던 것들도 있었다. 심판도 사람이기에 지금까지 오심이 하나도 없었다고 하는 것이야 말로 비현실적인 주장이다. 하지만 어떠한 상황이던 그들은 항상 "판정은 정확했다." 라는 말을 할 뿐이다. 이러한 태도는 심판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심판의 권위를 높여주고 심판들에게 판정에 대한 자신감을 고취시켜준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이런 태도는 심판들이 자신의 판정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막아 장기적인 판정의 질의 발전을 저해하고,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에게 심판에 대한 불신감을 키워주는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 무조건 입으로는 "판정에는 문제가 없었다." 라고 말하며 귀를 닫아버리는 태도는 오히려 심판들 스스로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이며 한국 축구의 발전을 더디게 하는 행위이다.

 

 해외에선 지나친 항의에 대해 감독이나 선수에게 징계를 내리는 경우도 볼 수 있지만, 경기 후에 판정에 대해 구단의 이의제기가 들어오면 해당 판정에 대해 비디오 등을 통해 재검토한 후 스트레이트 퇴장 등으로 인한 출장 정지 처분을 철회해 주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첼시의 수비수 존 테리의 퇴장이 경기 후 잉글랜드 축구협회의 판독에 의해 경고로 바뀌어 출장 정지가 모두 철회된 경우가 그 예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지금까지의 수많은 오심 논란들 중 차후 검토 후 정말로 오심이었던 장면에 대해서 출장 정지를 철회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아니, 출장 정지를 철회하기는 커녕 심판의 잘못을 인정한 경우조차 없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무조건적으로 심판이 옳았다며 심판 판정을 옹호하는 태도는 심판 판정의 발전, 나아가서 한국 축구의 발전을 더디게 할 뿐이다. 구단의 공식 이의 제기가 들어오면 이를 검토한 후 오심에 대해서는 오심을 인정하고, 오심으로 인한 출장 정지에 대해서는 출장 정지 처분을 취소해주거나 감면해주어야 한다. 이런 일들이 심판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심판들의 판정에 대한 자신감을 떨어뜨린다고 생각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것은 단편적이고 일차원적인 생각이다. 지금 심판 판정의 발전이 K리그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심판에게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하는 생각이다.

 

 최근 K리그 챔피언십에는 선수 평점제가 도입되었다. 하지만 연맹은 평점 기준에 '경기 매너'를 포함시키고, 평점 평가단에 해당 경기 심판과 심판위원장을 포함시키는 등 어떤 측면에선 위험한 발상으로 논란거리를 불러일으켰다. 연맹의 지나친 심판 권위 존중과 연관이 없어보이지 않는다. 연맹과 심판위원회는 지나친 심판 옹호는 심판들 자신에게 득이 아니라 독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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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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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치우폐인 | 작성시간 09.11.30 고금복은 FM이나 실축이나 답이 없다...
  • 답댓글 작성자띵크군(옹이아니다)♡MayBee | 작성시간 09.12.01 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
  • 작성자맨유를위하여 | 작성시간 09.12.01 경기 운영을 원활이 하기 위한 심판에 대한 존중을 너무 추구하다 보니 지나치게 귄위 쪽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죠 정말 어떨 때는 답답하다는 심판들이 선수 욕한다는 기사도 꾸준히 나오고 오심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는 없고 상황적 논리로 무마시키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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