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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감독 칼럼

K리그, 스플릿 제도 없애고 3라운드 제도 도입해야 한다.

작성자NoMore_Victim|작성시간12.11.15|조회수859 목록 댓글 2


 A그룹과 B그룹으로 나누기 이전이었던 리그 중반 정몽규 프로축구연맹 총재는 이번 시즌 스플릿 제도로 인해 리그가 활기를 띄고 있다며 다음 시즌에도 스플릿 제도를 이어갈 지 고민 중이라는 의중을 드러냈다. 정말 그랬다. B스플릿으로 떨어지기 않기 위한 대구와 경남, 인천, 성남의 불꽃튀는 경쟁은 스플릿이 나누어지기 직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였다. 항상 골치거리였던 중위권 팀들의 동기부여 문제를 해결하는 듯 보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스플릿 제도의 놀라운 효과에 박수를 보냈고 프로축구연맹의 '신의 한 수'라며 칭찬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문제점은 스플릿이 나누어진 이후에 나타났다. 그나마 간간히 K리그를 중계해주던 방송 3사와 TV조선은 완벽히 B그룹을 무시했다. B그룹의 경기는 SPOTV+ 채널과 지역 MBC나 지역 케이블, 구단 자체 방송에서나 볼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시청률을 떠나 전국구 중계 자체가 사라진 것이다. 동기부여 문제도 심각했다. 일찌감치 ACL 티켓과 멀어진 상위 스플릿의 하위권 팀들과 강등은 남의 이야기가 된 하위 스플릿의 상위권 팀들은 열심히 뛸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성남은 선수단 기강 문제가 팬들의 입을 넘어 언론에까지 기사화 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그나마 인천이 선수단을 잘 추스려 B그룹의 강자 체제를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동기부여는 선수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팬들은 '이겨봐야' 혹은 '져봐야' 별 달라질 게 없는 경기를 원하지 않았고 결국 이는 평균 관중수의 감소로 이어졌다. 게다가 지나치게 빡빡한 일정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정몽규 총재의 발언은 당시에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내년에도 스플릿 제도를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제고해봐야 할 것이다. 리그 수를 위해서 혹은 리그 중반의 동기부여를 위해서 억지로 이러한 단점까지 감수해가면서 스플릿 제도를 시행해야 할 필요는 없다. 스플릿 제도보다 더 좋은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팀 당 3라운드를 치르는 제도이다.  물론 연맹에서도 팀 당 3라운드를 치르는 방안을 모르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3라운드 제도 대신 스플릿 제도를 택하는데 3라운드 제도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졌는 지는 의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3라운드 제도의 단점을 극복하고 3라운드 제도를 시행하는 다른 리그의 선례를 언급해보겠다.


 덴마크 슈퍼리그는 현재 12팀으로 이루어져 있다. K리그가 향후 12팀을 이상적인 1부 리그 팀 갯수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덴마크 리그는 3라운드 제도를 택하고 있는데, 방식은 이러하다. 

기본적인 홈 앤 어웨이의 팀 당 2라운드와 잔여 1라운드의 시기를 나누는데, 잔여 1라운드를 1라운드부터 11라운드까지 치른 후 12라운드 부터 33라운드까지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리그를 진행한다.
잔여 1라운드의 홈 경기 개최 팀을 정하는 방식은 전 년도 성적을 기준으로 한다. 상위 6개 팀과 하위 6개 팀을 나누어 상위 6개 팀이 6번의 홈 경기를 개최하고 하위 6개 팀이 5번의 홈 경기를 개최한다. 이는 시즌 막바지까지 순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하여 동기부여를 하는 역할을 하게 만든다.

 핀란드 베이카우스리가의 기본적인 골격은 덴마크 리그와 같다. 하지만 잔여 라운드를 홈 앤 어웨이로 22라운드까지 진행된 다음 23라운드~33라운드에 치른다. 이는 우승 경쟁과 강등 경쟁이 치열한 때에 잔여 라운드를 배치함으로써 잔여 라운드의 중요성을 부각시켜 다음 시즌 잔여 라운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중위권 팀들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게 만드는 효과를 배가시킨다. 

 이외에 마케도니아, 북아일랜드 리그가 3라운드 제도를 택하여 시행하고 있다.

 K리그가 3라운드 제도를 택할 시 14팀을 경우 팀 당 39경기, 12팀일 경우에도 팀 당 33경기를 치르게 되기 때문에 적은 경기 수의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시즌처럼 40경기를 넘게 치르는 지나치게 빡빡한 일정으로 리그 경기가 A매치 다음 날 열리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고 ACL 진출 팀에 대한 배려도 보다 수월해진다. 시즌 성적을 다음 시즌 잔여 라운드 시 홈 경기 배정에 반영한다면 시즌 막판까지 순위를 등한시할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고 강등권에선 벗어났지만 ACL 티켓과는 거리가 먼 중하위권 팀들에게도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 여기에 리그 우승이 아닌 ACL 3번째 티켓을 두고 플레이오프를 벌이는 제도를 신설하는 것도 좋다. 향후 규모와 상금, 위상이 더욱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AFC 챔피언스리그를 생각해 볼 때 구단들이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위해 기꺼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임은 자명하다.(이미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두고 플레이오프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는 유럽에도 많다.) 이렇게 합리적인 방법으로 우승과 강등부터 ACL 티켓과 다음 시즌 잔여 라운드를 두고 리그 상위권부터 하위권까지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이는 리그는 세계적으로 보아도 몇 개 없다.

프로축구연맹은 단점이 두드러지는 스플릿 제도를 내년에도 강행하기 보다는 팀 당 3라운드 제도를 택하여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길 촉구한다.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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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No.무소속 Lee C S | 작성시간 13.01.07 K리그 클래식에 12팀이 남고 승강제가 실시된다면 이젠 더 이상 규칙이 바뀌지 않는 리그규칙이 나와야 되겠죠
    스플릿제도가 장점도 많았지만 단점이 많이 나온 상태에서 12팀일때도 과연 스플릿제도를 해야되는가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된다고 봅니다 저도
    3라운드 제도가 장점도 있지만 홈 경기를 통해 이익이 창출되고 원정 경기를 통해 손실이 많은 시민구단측에게는 안 좋은 방식이 될 수도 있기때문에
    스플릿 제도나 3라운드 제도나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연맹에서 잘 정해서 앞으로 K리그 클래식만에 리그 규칙이 정해지길 기원합니다.
  • 관리자에 의해 규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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