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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24일, 성수연의 집
“이후!!!!! 네 놈 때문에 이 파비오님의 데뷔 기사는 지하까지 파 묻혔다!!!!!”
“큭큭큭, 열 골 정도는 넣지 그랬냐.”
“이 후라질럼이!!!”
“꼬맹이 시절 그대로구만?”
“당연하지. 너 혼자 튀게 둘 순 없다고. 큭큭.”
“바보들. 밥이나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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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밀란을 침몰시킨 나의 데뷔전과, 화답이라도 하듯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5골을 터트린
이후의 경기가 있은 지 3주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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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는 마로타 단장이 직접 나서서 이후의 5년 재계약을 채결했다.
주급 8천3백만원의 5년 계약….
유벤투스는 18세의 이후에게서 델피에로 이상의 전설이 될 잠재성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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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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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18일 칼리아리의 산트엘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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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안준!!!! 하프라인 아래에서부터 혼자 달리기 시작하더니, 수비수 두 명을 순식간에 제치며
선제골을 성공시킵니다!!!!
유소년 팀 시절 최전방에서, 1군에 합류한 이후 왼쪽 날개로 출장시간을 늘려가고 있는 안준!
전반 10분만에 미친듯한 돌파력을 선보이며 로마에 새로운 스타탄생을 확실히 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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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이후의 5골에 자극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녀석의 재계약 소식에 자극을 받은 것인지….
덩달아 경기력이 오르고 있었다….
….역시 우린 아직 꼬맹이 시절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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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밀란전 데뷔 이후 리그 5연승을 달리기 시작한 로마는
칼리아리전 후 3주간의 브레이크타임에 들어갔다.
그 와중에 리그컵은 깔끔하게 탈락, 챔피언스리그는 조 3위로 마무리하게 되어
2월부터 재개되는 유로파 32강에 자동 진출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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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스다! 다 같이 밥이나 먹을까? 이 이후님이 재계약 턱을 아직 안 쐈으니 오늘 화끈하게….”
“엄마!!!! 갑자기 그렇게 일방적으로 계획을 짜면 어떡해요!!!”
“아빠가 짠 거여, 얼른 프로시노네 가서 아빠 모시고 출발하자.”
“하아….”
“???”
“미안, 후야. 엄마 아빠가 가족여행을 잡아서…. 아오 정말 왜 하필 이런 날 갑작스럽게….”
“시끄럿! 얼른 나와!”
“알았어요!! 암튼, 난 먼저 나간다! 다녀올게~!”
“잠깐만! 수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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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또 뭐냐?? 설마….”
“카포네 집에 간다.”
“????”
“카포네 어머님이 우릴 초대하셨어.”
“읭??”
“동생들 취직시켜준 거, 너무 고맙다며 칠면조를 잡으셨댄다….”
“벌써 준비 다 해놓으셨다니 안 갈 수도 없고, 아무튼 우리 다녀올 테니 밥은 알아서 먹어~”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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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누구세….”
“메리 크리스마스!!”
“류해인??”
“안녕~ 다른 애들은?? 어디 나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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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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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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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럼 전 이만 돌아가보겠습니….”
“잠깐만.”
“응?”
“모처럼 그래도 크리스마스인데 밥이나 같이 먹을까? 괜찮은데 아는 곳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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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어….!”
“수연이도 제일 좋아하는 곳이야.”
“자주 둘이서 왔어??”
“뭐 그런 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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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만 있는 건 처음이지.”
“그러네? 그러고 보니….”
“하하, 이거 되게 어색하네. 보통 토리노에 있다 보니 자주 볼 수도 없어서.”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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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물어봐도 돼?”
“응?”
“준이…. 어떻게 그렇게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거야?”
“응??”
“처음 축구를 권할 때, 로마 입단테스트를 권유할 때, 그리고 지금까지도.
넌 준이에게 흔들림이 없어. 그거…. 쉬운 거 아니거든.”
“멋지잖아.”
“뭐?”
“반 대항 경기 때…. 자기가 이겨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 자신감,
수많은 좌절을 겪은 후 찾아온 입단테스트에 포기할 만도 한데 나타난 근성,
말 뿐이 아닌…. 보란 듯이 팀 에이스가 되어 1군까지 올라오는 실력.
그런 남자, 멋지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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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 확실히, 준이는 멋진 놈이지. 그리고 해인이 너 역시 정말 멋진 여자야.
안준 그 녀석 복도 많아.”
“아냐…. 마음에 둔 남자의, 심중에 있는 다른 여자 때문에…. 말 한 마디 못 하는 바보 같은 여자일 뿐.
아직은 내 순번이 아니니까.”
“아니, 그 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모든 교통정리는 내가 끝낼 테니까.”
“응?”
“아직 우린 어리니까…. 어린 마음에 자신의 마음이 향하는 방향을 착각하기도 쉽고,
다른 곳을 바라보기도 쉬워. 하지만…. 스무 살, 그 때 모든 것을 정리할 생각이야.”
“그 말은…. 이미 서로의 마음을….”
“나를 포함해 현재 우리 마음이 향하는 방향은 다들 알고 있어. 그 누구도 입 밖으로 못 꺼내는 것일 뿐.
….과정은 험난하겠지만…. 이미 엔딩은 정해져 있어.”
“….그런데도 꼭 준이와 승부를….”
“….그 녀석은 내 동경의 대상이자 목표이니까. 그 녀석을 넘기 전에 나는 그 무엇도 시작할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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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다들 엄청난 바보들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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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동료의 집 방문,
그리고…. 방향의 확인.
저마다의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새해가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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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우리는 열아홉이 되었고, 고등학교 5학년 졸업반이 되어 진로에 대한 선택을 고민하는 시기가 되었다.
성수연과 류해인은 둘 다 대학진학을 목표로 졸업시험 준비를 시작했고,
이후와 최우진은 학업을 병행하지 않기에 더욱 더 축구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는 나는 조만간 선택을 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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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1월은 각 리그의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는 기간.
이적시장이 열림과 동시에 먼저 움직인 쪽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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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로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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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7일 AS로마 감독 집무실
“그 동안 출장기회도 들쭉날쭉했고, 말은 안 해도 포지션 변경한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겠지.”
“….네.”
“이게 그 대답이 되었으면 좋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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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AS로마 주전 중앙미드필더 한 자리를 부탁하네.”
“충성을 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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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좀 아까운 자원들이긴 합니다.”
“하하, 맞습니다. 하지만 스트루트먼은 최근 부상을 달고 살았으니 조금이라도 이적료를 받을 수 있을 때
넘기는 것이 최선이죠. 그리고 나잉골란은….”
“파비오로 인한 불만.”
“네, 팀은 갈수록 파비오와 데 로시를 중심으로 꾸려질 텐데 어차피 나잉골란은 출장기회 부족으로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죠. 그리고 파비오 같이 뇌가 깔끔한 녀석들은 이렇게 액션 한 번 취해주면
상상 이상의 힘을 발휘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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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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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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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죽을 상을 하고 다니냐?”
“깜짝이야!”
“얼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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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축하한다 야!”
“아냐…. 미칠 것 같다.”
“부담 돼?”
“당연하지…. 주전이라구, 주전. ….토티에, 데 로시에, 플로렌치에, 그리고….”
“준이의?”
“….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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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 그리고 이후. 그 녀석들이랑 진짜로 같은 선에 서버렸어.”
“항상 같은 선에 있었잖아.”
“그건 어릴 때지…. 그 땐 멋모르고 그 녀석들과 어울려 난리를 쳤지만…. 크면서 점점 알 것 같아.
….그 둘은 진짜로 천재야.”
“우진아….”
“내가 과연 같은 무대에서 그 녀석들에게 비빌 수 있을까…. 그 둘이 유명해지면 유명해질수록
과거 이야기들도 나올텐데…. 프로시노네의 세 악동….
나만 혼자 뒤쳐져서 오히려 그 둘에게 민폐가 되는 건 아닐….”
“멍청아.”
“응?”
“바보야!”
“바보가 아니라 파비오다!”
“회복했네?”
“윽….”
“멍청아, 너 역시 충분한 천재야.”
“응??”
“네 어머님의 나라, 한국 나이로는 열 아홉…. 여기 나이로 열 일곱에 90년의 역사를 가진 AS로마의
주전 미드필더가 되었어. 그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
“그건….”
“당당히 어깨 펴. 너 역시 후와 준이와 같은 수준의 리그에서 싸울 충분한 능력을 가진 천재라는 걸
콩테 감독에게 인정받은 거야. 그리고 너의 앞에는 모든 로마팬의 사랑을 받는 데 로시라는 선배가 있고,
너의 옆에는 평생을 나란히 달릴 안준이라는 친구가 있고,
너의 뒤에는 너의 등을 따라 1군으로 올라오려고 노력하는 카포네라는 후배가 있어.
너만큼 큰 복을 가진 선수도, 너만큼 큰 재능을 가진 선수도 몇 없어.
너 역시 천재이니 평소처럼 자신만만한 표정 지으면 돼.”
“….”
“아, 한 가지. 네 복 중에 친구 복은 넘치지만 여자 복은 없는….”
“알았어! 거기까지!”
“땡큐! 역시 수여이!! 넌 최고야!!! 사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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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딴 고백은 미래의 네 여친한테나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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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AS로마의 겨울 이적시장은 마무리되었고,
파비오는 잡생각을 떨쳐버리고 콩테감독의 신뢰에 보답한다는 일념으로 미친 듯 그라운드를 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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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간은 흘러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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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로마는 유로파리그에 2군 출전, 컵 대회 탈락이라는 상황에 오롯이 리그에만 집중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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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탈란타 원정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하긴 했지만 리그에서 승리를 계속해서 쌓아갔다.
아울러 유로파 32강에서도 탈락했기에 남은 일정은 오직 세리에A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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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유벤투스는 컵대회 8강과 4강,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포함,
1월3일부터 3월8일까지 두 달간 14경기라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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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에서 네 번이나 무승부를 기록하며 AS로마에 맹추격 당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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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3월 11일, 리그를 11경기 남겨두고 유벤투스와 AS로마의 승점은
4점차까지 좁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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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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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2일
“뭐?!?!”
“자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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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결정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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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 게시판 지분은 다시 제가 다 가져가는 중이네요 ㅠㅠㅠㅠ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빨강머리샹크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9.08.16 고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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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나초 몬레알 작성시간 19.08.16 선댓글(몰아서 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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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빨강머리샹크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9.08.16 주말드라마보다 연재텀이 긴데 몰아서 보시려면 오래 걸리실거에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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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눈물콧물 작성시간 19.08.17 안준 골 미쳤네요ㅋㅋㅋㅋ
콩테는 다 팔아제끼고, 영입은 없었나요?ㅋㅋㄱ -
답댓글 작성자빨강머리샹크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9.08.22 겨울시장은 영입은 없었습니다 ㅋㅋ
2군에서 안준이랑 파비오, 백업수비수 하나 올렸구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