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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토론

[기타]매춘은 근절되야하는가?

작성자메가스콤네노스|작성시간21.08.26|조회수180 목록 댓글 5

그동안 저는 매춘에 대해 별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할 생각도 의지도 없었지만 애초에 관심이 없어서인지 그리 깊게 생각해보지도 않았으니까요. 그냥 가끔 이것저것 누가 뭘 말하면 듣고 그런가? 하던게 전부였습니다. 매춘은 인류의 가장 오래 된 직종 중 하나다라는 말도 들었고, 불법으로 규정하고 제재하면 오히려 음성화 될 뿐이니 차라리 양지로 끌어내는게 더 낫다는 말도 들었고, 남성이 성욕을 해소할 수 있게 해주어 성범죄를 예방한다는 말도 들었고 뭐 그랬습니다. 매춘으로 쉽게 돈 번 여자들이 흥청망청 낭비한다는 식의 썰도 종종 들었던거 같네요.

 

그런데 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매춘을 하는 당사자들은 그 행위로 인해 어떠한 심리적 영향을 받을까? 결국 뭐라 말하던간에 매춘을 통해 그 행위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면 그건 딱히 정의롭지는 않을 것 같아서요.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연애관계였습니다. 정상적이고 건강한 연애(혹은 그 부재)가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준다는 점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번식은 어느 생물에게나 핵심적이며,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그 번식은 개인이 집단 내에서 맺는 관계 및 지위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으니까요. 따라서 매춘이 개인의 연애경험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141575 

 

호주 멜버른의 55명 매춘부의 연애생활을 조사한 이 연구에 의하면 그 중 78%가 매춘이 자신의 연애생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답했다고 합니다. 주로 거짓말, 불신, 죄책감과 질투등이 그 이유였다고 하네요. 사실 생각해보면 그럴법도 합니다. 자기 여자친구가 매춘하고 있다는데 그냥 별 생각 없이 넘길 남자가 어딨겠어요? 남자는 질투심 많은 생물입니다. 파트너의 자식이 자신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기에 그 불신은 유전자 레벨에 새겨져 있지요.

 

그 다음으로 궁금해진 것은, 매춘하는 삶에 만족하는 여성은 그렇다면 어째서 그런 것일까? 였습니다. 마침 원 화두가 '매춘의 심리적 영향' 이기도 했으니 한번 Psychology Today에 검색을 좀 해봤습니다. 이 사이트에서는 심리학 전문가들이 자기 전문분야에 대해 남긴 포스트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 글을 발견했습니다.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look-around-and-look-within/201504/getting-enlightened-about-prostitution

 

이 글에서 아래로 내리면 관련 단체에서 일하는 Vednita Carter 라는 분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여담이지만 따로 검색해보니 이런 강연도 하신 분이더군요.

 

https://www.youtube.com/watch?v=LlXleNxaVzA 

 

여하튼, 그 부분을 긁어와 아래 번역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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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dnita는 그녀의 조직을 찾아오는 여러 성매매 종사자들과 만나보았습니다. 여인들은 법원의 명령 때문에 오기도, 혹은 다른 여러 다양한 이유들 때문에 방문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종종 그녀에게 그들이 얼마나 "이 삶을 사랑하는지", 그리고 따라서 얼마나 이 삶을 떠나고 싶지 않은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녀가 그들에게 무엇이 그리 마음에 드는지를 물어보면, 그들은 "옷이 좋아" 라던지, "남자친구(포주)가 좋아" 라던지, 혹은 "돈이 좀 있는게 좋아" 라던지 등의 대답을 합니다. 그러면 그녀는 그들을 멈추고 다시 묻습니다. "아니 잠깐만, 나는 네가 매춘, 그 좋아하는 것들을 얻고자 하는 행위의 무엇이 그리 마음에 드는거냐 물었던거야. 나는 10~15명의 사내들이 매일 언제나 네 몸 원하는 곳 어디에던 싸지르는 행위의 어느 점이 그리 마음에 드는지 알고 싶어.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성행위야-그것의 어떤 점이 그리 마음에 들어?" 대답은 언제나 같습니다. 깊은 침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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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짧게나마 알아 본 바에 의하면 매춘이란 행위가 그 종사자들에게 그리 심리적으로 긍정적이진 않은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렇다면 그러한 행위가 도덕적으로 합당하지 않다 말하는데 큰 무리가 없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도덕적으로 합당하지 않다면 그 구체적인 방법론과는 별개로 일단 근절이 바람직하긴 할거다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고요. 매춘이 무슨 군인처럼 필수불가결한 직종인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저는 한 명의 사람일 뿐이고 제가 아는 것도 알 수 있는 것도 제한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다른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다른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만약 이견을 남겨주신다면 매우 감사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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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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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Khrome | 작성시간 21.08.26 저도 매춘에 대해 그 당사자들의 심리에 대해 궁금했던 기억이 좀 나네요. 저야 당연히 매춘 경험이 없으니(...) 잘 상상되지 않았으니 그저 피상적으로 이입해보는 게 다인데, 그럴 때마다 언제나 겉으론 아니어도 심리적으론 항상 부정적이게만 연상되더군요. 매춘이 양성이든 음성이든 똑같이 말입니다. 단순 거래라는 점에 대해서는 도덕적인 문제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실제 살을 비비고 관계를 맺는 분명히 일반적인 관계보다 더 개인적이고 깊은 관계는 일반적인 거래나 노동보다 훨씬 큰 영향을 주겠죠. 불법인 한국에서 매춘을 하는 여성의 경우에도 순진했던 여자도 매춘에 발을 들이밀면 남자들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고 하죠. 적당히 끼부리면서 남자를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하거나, 어떤 심리나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보인다나.. 거기가 남자를 볼 때마다 의심하게되고 깊은 곳의 어두움을 상상하게 된다고도 하고요. 결국 인간을 보는 시야 자체가 왜곡되는 셈이라고 봐야하지 싶습니다.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간다고나 할까요.

    반대로 매춘을 하는 남자에게도 부정적인 심리적 영향이 발생하긴 할 거라고 봅니다. 여자보단 덜 하겠지만요.
  • 답댓글 작성자메가스콤네노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8.27 매춘종사자들이 남성과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이 뒤틀릴 수 있을 수도 있겠네요 확실히. 그리고 그렇게 파트너를 보며 같이 살게 된다면 그건 참 불행한 일일 것 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메가스콤네노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8.27 어머니가 과거 집창촌 쉼터에서 상담가로 일하신 적이 있으셨는데, 낮에 어머니 오셨을 때 이 주제로 얘기를 나눠보니 어머니는 '벗어나기 어렵다' 라는 점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보시던게 문득 떠오릅니다. 큰 돈을 그렇게 손에 쥐게 되는 경험을 하고나면 사람이 그걸 벗어나기 어렵다고 하시더군요. 우선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벌만한 기술이 없는 경우도 많고, 매춘에 비하면 자극이 덜한 업무를 규칙적으로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도 기존 삶의 방식과 다르기에 적응이 필요하고, 그렇게 일해서 손에 쥐는 액수가 매춘할 때에 비하면 조촐하기도 하답니다. 아무리 개인이 의지를 내어서 그걸 계속 하려 한다하더라도 그러다보면 지칠 수 밖에 없을텐데, 여기서 가장 결정적인 문제점이 나옵니다. 사람이 힘들 때는 주변인이 지탱해줘야합니다. 그런데 매춘을 하다보면 주변 인간관계가 다 그쪽 사람들로 채워지게 된다네요. 그러면 개인이 힘들어할 때 지인들에게 의지할 수 있긴 커녕 오히려 그 지인들이 그냥 매춘으로 큰 돈 만지는 모습만 보게 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의지가 꺾이는 경우가 빈번하다네요.
  • 작성자大明宮 | 작성시간 21.08.27 매매춘이 문제가 아니라 매춘이 현실적인 족쇄로 변해 벗어나지 못하는 환경에 대한 압박감이 아닐까요.. 매매춘을 옹호 할 생각은 없지만 매매춘은 인류가 역사적으로 무수히 척결 하고자 오랫동안 투쟁을 했지만 현재도 그렇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대부분 매매춘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부의 불균형과 빈곤과 계층의 차이이기에 근본적 해결이 없으면 단속만으로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매매춘 글쎄 보통 사람들은 경험하기 힘든 주제이죠.. 만남으로 이뤄지는 성교와 돈으로 성을 구매하는 것은 실제 당사자에겐 큰 굴레이자 족쇄겠죠.. 인성적으로 얼마나 망가질찐 안봐도 미뤄 짐작은 가능 합니다. 솔직히 돈을 매개로 하지만 거진 원치하는 성교를 강요 하는 것인데 남성이든 여성이든 자신의 결정권을 넘어선 불합리한 구조에 처한 행태는 정신적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고 그로 인해 인성의 변화도 있을 것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大明宮 | 작성시간 21.08.28 성적 자기결정을 존중 하기 하지만 분명 매매춘의 형태는 정상적인 성교나 성적 자기절경이 아닌 불공정하고 때론 원치 않는 폭력이나 가학적 행위에 노출되기 개인적으로 반대합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그녀들 혹은 그들을 구제 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죠. 이것은 단순히 구조나 구제의 문제도 아닌 사회적 문제이기에 더더욱 어렵다고 봅니다. 빈부와 계층단절의 한 현상이기도 하기에 마냥 비난 하기도 힘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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