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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토론

[기타]설득은 논리로 하는게 아니라는 것

작성자삼한일통|작성시간22.04.06|조회수101 목록 댓글 9

예전에 울산에서 직장다닐 때 토론수업 강사와 만난적이 있었다.

토론을 잘하는 방법을 강연하던 강사였는데 같이 밥을 먹던 중 나는 문뜩 논리적인 말하기로 설득어려운 경우는 어떤건지 궁금해서 질문했다.

강사의 설명을 나 나름대로 각색하면 아래와 같다.

첫번째, 광적인 믿음에는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종교를 예로 들 수 있겠지만 종교가 아니라도

스포츠, 아이돌 팬에게

"당신 팀은 10위에도 못드니 1위인 ㅁㅁ팀으로 갈아타십시오."

라고 해도 절대로 그들은 자신의 믿음을 갈아타지 않는다.

두번째, 해당 논리의 결론에 편견을 갖고 있다면 설득이 어렵다

이런 경우는 일단 대화는 가능합니다. 어느정도 과정에는 그럴듯하다고 생각하는데 결론까지 도달하면 그때부터 했던 대화의 반복을 하게 됩니다.

세번째, 알지만 스스로 절제 못하는 사람은 설득하기 어렵다

흡연이 나쁘다는걸 설명하는 영상을 만들고,

도박이 나쁘다는걸 설명하는 영상을 만들고,

폭력이 나쁘다는걸 설명하는 영상을 만들었지만

그걸 하는 사람이 그걸 전혀 모를까요? 초등학교부터! 직장활동 할 때도 1년에 몇번 윤리교육 시켜도 저는 제가 1시간동안 설명해도 그 자리에 있는 모두를 바꾸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네번째, 자신보다 아랫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의 말은 듣지 않는다

군대에서 선임이나 간부가 말도 안되는 명령 내린적 있죠? 그걸 아랫 사람이 논리적으로 "보급관님 이런 이러저러해서 하니 저는 요런 방식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하면 윗사람이 "오 너 똑똑하다. 그렇게 하자." 라고 말할까요? 아니죠!

"이 미친새끼가!" 라면서 귓방망이를 확!

이게 군대 뿐만 아니라 직장이나 가정에서도 그래요.

윗 사람 입장에서는 아랫사람(하급자가 될 수도 혹은 나이가 어린 사람이거나 심지어 가족일 경우도)이 자기 말에 토를 달거나 반박하는거 진짜 싫어한단 말이죠.

그게 논리적이거나 정답이라고 해도 귀에 하나도 안들어옵니다.

다섯번째, 그 논리를 인정하면 내가 지는것 같아서 인정하지 않는다

토론방송에서 보면 시청하는 반대편 토론자, 방청석에 있는 시민, 시청자, 그리고 주장하는 본인까지도 갸웃하는 주장 펼치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래도 계속 우기는 이유는 간단하죠. 그거 인정하면 자기는 끝장나거든요. ㅁㅁ협회 회장의 자격으로 참석했는데 자기가 생각해도 말도 안되는 소리라도 상대편 주장 긍정해버리면 끝장이잖아요?

여섯번째, 사기꾼의 주장은 논리적으로 싸워도 소용없다

전문가가 사기꾼의 주장을 반박한다고 해보죠.

사기꾼은 "그럴리가요? 유명배우 ㅁㅁㅁ도 이걸 복용하고 효과를 얻었으며 우리 기업에서 체험 후기를 보면 이런저런 효험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제가 전문가도 못한걸 해낸겁니다."

라던가 사기꾼은 보통

- 자신의 사업을 크게 포장함

- 사업가로서의 자신을 과장함

- 미디어에 자신을 노출하며 전문성을 과시함

- 대중들에게 유사 인플루언서로서 전문가 노릇을 함

- 내 주장은 정의로움, 반대파는 이기적인 악당으로 연출함

- 반대논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단순 트집으로 몰아감

이렇게 되는데 이런 사기꾼과 싸우려면 자기 직장 잃을 각오하고 덤벼야합니다.

..........

라고 했는데

 

2022년 다시 생각해보니 전제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물론 위에 언급된 사례인

- 광적인 믿음(일종의 신앙)
- 어떤 결론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을 경우
- 스스로 절제를 못하는 경우
- 말하는 이를 깔보는 경우(경우에 따라 위계상 아랫사람)
- 인정하기 싫다는 이유
- 전문적 사기꾼

의 경우도 살면서 개개인이 이 중 하나라도 해당 안 될 수 없을것이다.

 

예를 들어서 심리치료사, 범죄자를 갱생시키고자 교도소로 찾아가는 신부님이나 스님 같은 사람들이

상대방에게 엄청난 논리와 팩트를 갖고 접근하는 경우를 본적 없다.

 

종교인들에게 상담하는 프로그램(유튜브나 팟캐스트 포함)에서도 마찬가지로 답변하는 종교인들은 그들을 공감하는게 대부분이고

꾸짖고, 엄청난 논리로 설교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왜냐면 이미 가족, 스승, 친구에게 그런 소리를 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설득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논리로 이겨먹지 않는다.

 

슬픔을 유발하는 것, 분노를 유발하는 것 조차도 논리보다 감정을 자극하는 것이고

권력자나 미디어가 대중들의 심리를 조종하는 방법 역시 논리보다 감정적 요소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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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Khrome | 작성시간 22.04.07 의외로, 사람들은 이성적이지 않고, 합리적인 선택을 추종하지 않습니다. 감정과 인상, 분위기에 따라 가는 경향이 더 강하죠. 그래서 제가 현상이나 사건은 이성적으로 분석하려 하지만 정작 그 상황 속 사람에 대해선 그 사람들의 감정 쪽에 더 집중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 답댓글 작성자삼한일통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4.07 게다가 삶에서 감성자극이 더 도움이 되거나 듣기 좋은 경우가 많으니까요.
    사랑이나 우정 같은 걸로 마음을 움직이는 사례 또한 마찬가지겠고요.
  • 작성자TheTankMaster | 작성시간 22.04.07 정치 관련해서는 달리 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면, 정치적 선택을 할 때 가장 크게 작용하는 요소는 '목적성'이거든요.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른 요소는 그보다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죠.
  • 답댓글 작성자삼한일통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4.07 목적성과 팬덤이 섞이긴 했을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 발언을 했지만 그 당을 지지한다"
    "사람을 때린건 문제가 맞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 그 사람 뽑을거다."
    라는 논리가 목적성만이 요소라 보진 않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삼한일통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5.06 과연... 이때의 이 발언의 의미를 더욱 잘 알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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