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물: 주인공의 영혼이 다른 이세계의 특정 인물에게 깃드는 것, 환생물: 주인공이 이세계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것)
보통 이세계 빙의물은 다들 괴상한 일이라고들 생각합니다. 멀쩡히 살던 사람에게 갑자기 깃들어 버린다는 점과 더불어서 그 사람이 죽었다고 하더라도 죽은 사람 몸에 이상한 영혼이 붙어서 마치 죽었던 사람인 것 마냥 행동하는 것 아닙니까? 이거 완전 호러스릴러가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보통 이런 거북함을 피하기 위해서 환생물(혹은 전생물)이 등장합니다. 이세계로 날아가지만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해서 시작하는 것이니 누군가의 인격을 뺏는다거나 그런 느낌은 안들죠.
그런데...그래도 저는 환생물도 빙의물과 같은 거북함이 듭니다.
가령 나라는 존재가 갑자기 죽어서 환생한다고 치면 제가 이세계의 부모를 부모라고 생각할까요? 이세계에서 사람들이 저를 콘스탄티누스라고 부른다고 저를 정말 콘스탄티누스라고 생각할까요?
아 저는 그렇게 생각할 자신이 없습니다....
거기다가 이렇게 태어나게 한 부모 입장에서도 내 자식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다 큰 또 다른 인격이 들어있다고 한다면. 과연 내자식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개인이라는 존재는 태어나면서부터 쌓여오는 역사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알츠하이머 같은 병이 더더욱 마음 아프게 다가오는 것이겠죠. )
그런데 그러한 역사성을 한방에 대체해버리고 정체성 자체가 이미 확립된 무언가가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새롭게 정체성을 쌓을 수 있었던 하나의 생명을 앗아가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막연하게 듭니다.
어음...잘 모르겠네요 ㅎㅎ.
P.s 친구들하고 판소 주제로 얘기하다가 나온 얘기입니다. 친구들은 환생물은 괜찮다고 하는데 저는 환생물들 조차 남의 인격을 뺏었다고 생각했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