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크루세이더 킹즈 3 스트레스 시스템에 대한 정신건강의학과적 견해

작성자아빠나무|작성시간21.01.20|조회수1,294 목록 댓글 16

크루세이더 킹즈 3에는 스트레스 시스템이 추가되었습니다. 

 

이게 겁나게 잘 만든 것 같아서, 크킹 하시면서 한 번 유심히 보면서 현실과 비교해보시라고 한 번 써봅니다. 

 

 

 

이전 게임에도 다양한 스트레스 시스템이 있었습니다. 

 

프린세스 메이커를 할 때도 이 스트레스 시스템이 있기는 했는데, 약간 조잡했죠. 

 

숫자를 부여하고, 일하면 오르고 쉬면 내리고. 너무 오르면 가출하고. 끝.

 

다른 게임도 대부분 수치만 부여하고, 높아지면 이상한 이벤트가 일어나고, 쉬면 좋아지는 정도만 있었습니다. 

 

이게 깊게 만들면 복잡해지니까 게임성을 잃어버릴 수 있거든요. 

 

 

 

그렇지만 한 사람의 생을 살아가는 크킹에서는 이 스트레스 시스템을 현실과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 게임성을 높이는 길이 었겠죠?

 

크킹 3의 스트레스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면에서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1. 0~100, 101~200, 201~300, 301~400으로 스트레스 레벨을 구별하였다. 

 

2. 여러 가지 이벤트를 통해 스트레스가 오르고 내리는데, 캐릭터가 가진 특성이 이벤트에 반영되어 같은 이벤트여도 증감이 반전되거나 숫자가 달라진다. 

 

3. 스트레스 단계가 1단계만 되어도 상당한 페널티가 있다. 

 

4. 스트레스 단계가 오를 때 경감시킬 수 있는 이벤트가 발생한다. 

 

5.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대처 기제가 활성화되어서 스트레스를 감소하게 만들고, 그 대처 기제는 성격의 영향을 받는다. 

 

 

 

이 정도면 크킹 3 제작진이 정신과 의사나 스트레스 관련 연구자를 초대해서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구현해 놓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이지요. 

 

 

 

먼저 스트레스 증감에 캐릭터의 성격적 특성이 반영된다는 부분이 매우 잘 구현된 부분입니다. 

 

스트레스는 같은 내용이어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여집니다. 

 

저에게 수술을 하라고 하면 스트레스로 죽음을 택할 수 있지만, 환자와 면담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과의사에게 환자와 면담 50분 정도만 해보라고 하면 끝나고 저와 면담을 해야 할 수 있지만, 수술은 아주 가볍게 할 수 있겠죠. 

 

크킹 3에서도 이것을 아주 잘 구현해 놓았습니다. 

 

잔인한 것을 즐기는 사람은 포로를 죽이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너그러운 사람은 포로를 죽이면 스트레스가 쌓이겠죠. 

 

프린세스 메이커에서는 바캉스를 가면 무조건 스트레스가 풀리지만, 크킹 3에서는 쉰다고 꼭 스트레스가 풀리기만 하는 것은 아니죠. 

 

실제 현실에서도 쉬면 오히려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현실 반영이 잘 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또한 스트레스 레벨 구현은 아주 적절하게 인간의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설명하는 과정으로 보입니다. 

 

스트레스 레벨 0은 정상 구간, 레벨 1은 적응의 어려움 구간, 레벨 2는 신체 증상으로 나오는 구간, 레벨 3는 붕괴 구간 정도로 생각이 돼요. 

 

정확하게 이렇게 나눈 것은 아니겠지만, 여하튼 이렇게 레벨로 나눠 놓으면서 레벨이 올라갈 때 페널티를 감수하고 스트레스 레벨을 낮추는 선택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정말 현실적입니다. 

 

현실에서도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면 자신의 변화를 눈치채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뭔가를 포기할 것이냐, 이대로 갈 것이냐. 

 

예를 들면 심한 직장 스트레스로 인해 힘들어하는 분이 있다고 해 봅시다. 

 

직장을 그만두면 스트레스는 해소되겠지만, 엄청난 페널티가 있겠죠. 

 

게임에서는 이걸 명확한 수치로 보여주지만, 현실에서는 수치로 볼 수 없거니와 엄청나게 거대해 보여서 대부분의 사람이 포기를 못 하기는 합니다. 

 

심지어 이게 선택이 가능한 것인지조차 모르고 무조건 참는 경우가 많죠. 

 

여하튼 현실과 정말 비슷하다. 

 

 

 

대처 기제는 정말 현실을 그대로 붙여 놓았습니다.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방법은 그 성격에 영향을 받겠죠. 

 

누구는 술로 풀고, 누구는 게임으로 풀고, 심지어는 공부로 푸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좋게는 못 풀죠.

 

크킹도 wiki에서 copping mechanism을 보시면 대부분 건강에 안 좋아 보이는 전략들 뿐입니다. 

게임에 이런 것을 구현할 생각을 하다니, 굉장한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보기에 크킹 3 스트레스 시스템은 게임적 요소로 증감이 너무 확확 일어난다는 점을 제외하면 현실을 아주 잘 반영한 시스템이다~ 가 제 의견입니다. 

 

다만 게임에서 현실처럼 돼버리니 귀찮기는 합니다ㅋㅋ

 

여러분도 크킹 선택지를 고르듯이, 인생에서의 선택지를 잘 골라보시기 바랍니다. 

 

아빠나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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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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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아빠나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1.20 300두캇이면 상당히 고급이군요 ㅋㅋ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ㅋ
  • 답댓글 작성자멸치로이드 | 작성시간 21.01.20 ㅋㅋㅋㅋㅋㅋㅋㄱㅋㅋㅋㅋ
  • 작성자☆ 간↗년↘삼☆ | 작성시간 21.01.21 게임과 주제과 잘용합되었군요 wa!
  • 작성자두메 | 작성시간 21.01.21 '외과의사에게 환자와 면담 50분 정도만 해보라고 하면 끝나고 저와 면담을 해야 할 수 있지만' ㅋㅋㅋㅋㅋㅋ
  • 작성자de Bretagne | 작성시간 21.01.21 진리!
    VERITAS!

    착하게 살면 스트레스받아서 빨리가고
    제멋대로 악하게살면 스트레스관리 잘돼는것도 비슷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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