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서로 다르다.

작성자아빠나무|작성시간21.02.02|조회수410 목록 댓글 12

이번 휴가 동안 강의도 여러 가지 듣고, 책도 읽으면서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들더군요. 

 

'이렇게 알차게 시간을 보내는 것을 내가 원한다고 느껴진다. 그런데 왜 나는 지금 기쁘지는 않을까?'

 

엄청 뿌듯하고,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즐겁지는 않아요. 

 

열심히 해서 이루어냈는데 그러고 나니까 허망한 느낌?

 

설명하기 조금 애매하지만, 이전에도 느껴봤지만 애써 무시했던 그 느낌이었습니다. 

 

 

 

생각을 하다 보니 '내가 원하는 것'과 '내가 좋아하는 것'은 같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가지고 싶거나 되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의사가 되고 싶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어, 지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

 

삼성전자 주식 만주 가지고 싶어, 200억쯤 가지고 싶어, 넓은 집 가지고 싶어.

 

즉, 내 욕망이었죠. 

 

저는 강의를 듣고 책을 읽어서, 좋은 글을 써가지고 인세로 편하게 먹고사는 삶을 욕망하며 휴가를 보냈던 것이죠.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것은, 그러니까 하면서 기쁜 것은 이런 욕망과는 또 관계가 없는 것이 많더라고요. 

 

저는 소소한 일상이 변함없이 흘러가는 것을 좋아하고, 아내와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하고, 짬 내서 게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멍하니 시간이 가는 것을 좋아하고, 집에서 안 나가고 가만히 있는 것도 좋아요. 

 

이런 내용을 아내와 이야기했더니 아내는 그런 건 별로 안 좋아한다더군요. (크흡 ㅠ)

 

아하! 좋아하는 것은 취향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구나.

 

 

 

생각해보니 욕망하는 것은 얻는다면 싫어할 사람이 없어요.

 

반대로 취향은 그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것이 꼭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죠. 

 

내 욕망과 취향은 다를 수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삶에서 항상 취향보다는 욕망을 우선시하며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욕망을 쟁취하지 못하면 불행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취향은 뒤로 미뤄졌죠. 

 

내 취향이 뒤로 밀리니까, 불행하지는 않은데 행복하지는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이제는 내 취향이 뭔지를 찾아가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지금까지 늘 '나는 다 괜찮아.' 라거나, '나는 이건 싫어.'라고 했어요. 

 

불행을 피하려고 했죠. 

 

'나는 이게 좋아.'라는 말은 못 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내가 행복해지는 것은, 불행하지 않기 위해 관심에서 멀어졌어요.

 

이제 욕망은 조금 미루고 내 취향은 무엇인가? 를 찾아봐야겠어요. 

 

 

 

생각해보니 이건 당장 먹고 살 걱정은 없는 인간이 할 수 있는 배부른 소리인 것 같기도 하네요. 

 

생존은 취향에 우선할 테니까요. 

 

그래도 일단 현대 대한민국 사회에서 촌각을 다투는 생존 문제가 눈 앞에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믿고!

 

본인의 취향을 조금은 더 돌아보면 좋겠어요. 

 

욕망을 해결하는 것으로는 행복해지지 못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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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아빠나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2.03 욕구를 동물에서 보면 대부분이 생존 및 번식과 관련되어 있지요. 이걸 유전자의 욕구로 보는 견해도 있고, 생물이 생존하기 위한 기본 조건으로서 자연선택 되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신이 준 시련... 이라고 하는 분도 있군요. 인간의 경우는 여기에 더해 사회적 동물이 가지는 집단적인 면과 저축과 관련된 내용이 추가되면서 집단의 생존을 위해 개인이 희생되는 내용이 들어가고... 최종적으로 이성이라는 것이 생겨서 사상 등등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정도가 아닐까요?ㅋㅋ 정신의학에서 욕구에 대해서는 '이런게 있으니 해결해라'에 가까워서 기원을 막 생각해보지를 않았네요 ㅋㅋ
  • 작성자Lane | 작성시간 21.02.03 행복이라는것은
    단순한것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욕망이라는것은
    단순하게 볼수없는것같아요
    저도 언젠가 이런 경험을 했죠
    간절히 원한다고 해서
    내가 그것을 이루었을 때
    그것이 나의 욕망을 채워지는 현상은
    항상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듭니다.
    왜냐하면 겪어 보았으니까요
    시간이 갈수록
    가장 시간을 절약하고
    행복하고 욕구를 채우는
    단순한 방법은
    나 자신을 아는것
    가장 어려운 주제이죠
    하지만 이 과제를 어느정도 해결하고 나면
    작은것에도 만족하고?
    필요한것을 효율적으로
    스스로 만족시키는 방법을
    찾아나가게 되지않나 싶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아빠나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2.03 행복이 오히려 단순하다는 말이 또 신기하게도 안정감을 주는군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 작성자Depress | 작성시간 21.02.06 행복은 실시간이고 욕망은 미래지향적인듯 ㅎㅎ
  • 답댓글 작성자아빠나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2.06 이전에는 반대로 생각했는데 또 이런 모습으로 볼 수도 있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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