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의사의 자살율이 높은 이유

작성자아빠나무|작성시간21.03.11|조회수774 목록 댓글 18

안녕하세요 아빠나무입니다. 

 

의사의 자살율은 전세계적으로 일반 인구에 비해서 높은 편입니다. 

 

연구에 따라 다르지만 2배에서 5배에 이르지요. 

 

그 중에서 정신과 의사가 자살율이 높지요... (눈물)

 

 

 

의사의 자살율이 높은 이유로는...

 

첫번째로는 의사는 정신질환, 즉 우울증이나 적응장애 등이 발생해도 치료를 잘 받지 않습니다. 

 

낙인을 없애야 한다고 그렇게 이야기하지만, 스스로 가장 잘 알기에 치료를 받지 않나봐요. 

 

두번째로는 표현이 좀 그렇지만, 자살을 '잘'하는 방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요. 

 

정말 자신을 완전히 죽일 수 있는 방법을 너무 잘 알기에 첫번째 시도가 마지막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이런 학문적인 내용 말고, 직접 해보니 그 아래에 깔려있는 심리적인 부분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대학병원에 있을 때는 전혀 이해가 안 갔습니다. 

 

전문의따서 나가기만 하면 월 1천만원을 넘게 번다던데, 왜 자살을 할까...

 

물론 일이 많고 그러지만 그만한 대우를 받으면 쌤쌤인 것 아닌가? 싶었죠. 

 

 

 

그런데 의사의 큰 문제가... 발전의 가능성이 0인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신의 미래가 부원장이 된 첫달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여요. 

 

대학병원에서는 '내가 발전하고 있다.'라는 강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고양감은 내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었고, 스스로가 뭔가를 이것저것하게 만들었어요. 

 

 

 

그런데 지역사회에 있는 병원에서 일해보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주 명확하게 한정적이고, 그것은 '나'라는 자원을 천천히 갈아서 돈으로 환전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처럼 느껴져요.

 

더 이상 발전할 것은 없고, 나는 이대로 똑같은 일만 계속해서 돈을 버는 것 뿐인 삶만 남은 것이죠. 

 

이것이 싫어서 다른 삶을 찾자니... 이미 이것 아니면 바보인 상태입니다. 

 

의사한테 의사면허가 없으면 뭐 이건 근로 능력은 장애가 있는 수준이죠. 

 

대부분 사회성은 떨어지는데다가 체력은 부족하고, 의료계열이 아니면 할 줄 아는 것은 거의 없으니...

 

 

 

자신의 남은 미래가 완전히 눈에 보이면, 남은 것은 자살이죠.

 

완전히 똑같은 삶이 반복된다... 지루함이 사람을 집어삼키고 무력감을 만들어내죠.

 

그래서 의사들이 술에 빠지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실제로 의사들이 물질사용장애(중독)도 많습니다.

 

이것도 접근이 쉬우니 더 많은 것도 있지만, 자신의 삶에 변주를 주려다보니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자식 교육에도 그렇게 집착하고, 다른 짓을 그렇게 하려고 하나봐요. 

 

 

 

에휴. 뭔가 나와보니 생각한 것과는 상당히 달라서 약간 우울해서 중얼중얼해봤습니다. 

 

뭔가 벌써 의욕이 떨어지네요.

 

'어차피 남은 인생이 고통일텐데요.'라고 말하던 환자가 이해가 안 되었는데, 이제는 이해가 되어버리면... 저도 치료를 받아야하는지 고민을 해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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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아빠나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3.12 약간은 있습니다. 보통은 술, 담배, 골프, 여행 정도인데, 의사도 십만명이 넘으니 특이한 일정 비율은 있겠죠 ㅋㅋ 제가 아는 분 중에 정기적으로 굿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 작성자눈사람no.2 | 작성시간 21.03.12 진짜 돈이고 뭐고 때려치우고 국경없는의사회로 가는 분들이 있는 것도 연관이 있으려나요
  • 답댓글 작성자아빠나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3.12 그렇겠죠? 밖에 딱 나오니까 크킹에서 제국 만들고 땅 어느 정도 넓히기 하다가 '아... 이거 반복인가.'라는 생각 들면서 딱 현타오는 느낌을 저의 인생에 느껴버렸어요 ㅋㅋ 인생을 새 지구에서 시작할 수 없으니 뭔가 확 바꿔보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 작성자뭉게뭉 | 작성시간 21.03.13 어찌보면 넌 돈이라도 벌자나 소리를 들으며 배부른 투장한다고 욕도 먹을수 있으니 함부로 힘들다 말하기도 힘들겠네요.
  • 답댓글 작성자아빠나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3.13 벌이가 비슷하지 않으면 오히려 말하면 혼나는 분위기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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