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정신과 이야기> 한 번은 써먹을 정신과 지식 - 수면 무호흡

작성자아빠나무|작성시간20.11.24|조회수607 목록 댓글 20

이번 주는 의료와 관계가 없는 분들도 살면서 한 번은 써먹을 정신과 지식입니다. 

 

대한민국 수많은 아버지들이 걸려 있는 질환. 모두가 알고 있지만 치료는 받지 않는 그 질환.

 

수면 무호흡-저호흡 증후군 (Obstructive sleep apnea-hypopnea syndrome, OSAS)입니다. 

 

 

 

비만이십니까? 잘 때 코를 곤다고 각방을 쓰고 있으십니까? (잠을 얕게 자서) TV 채널을 바꾸는 아들에게 "아빠 안 잔다"를 해서 아들을 당황시킨 적이 있습니까? 낮에 피곤해서 자주 조시나요?

 

어서 오세요. 당신은 수면무호흡 증후군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아버지입니다. 

 

 

 

중년의 배 나오고 술 마시면 코를 고는 전형적인 우리나라 아버지 상이 바로 수면무호흡 증후군이 있으신 대표적인 분들입니다.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낮에 졸음이 자주 와서 낮잠도 자주 잡니다. 

 

어떤 때에는 잘 자서 그런지 매우 머리도 맑고 편한데, 안 그런 날이 더 많지요. 

 

젊었을 때에 비해서 몸에 에너지가 너무 적다고 느껴지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러는데 어쩌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그런데 약간만 도움을 받으면 상당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수면무호흡은 말 그대로 잠을 잘 때 숨을 쉬지 않는 상태를 이야기합니다. 

 

뇌에서 명령을 해서 숨을 안 쉴리는 없겠죠?

 

뇌는 쉬라고 하는데 숨 쉬는 길이 막혀버려서 숨을 못 쉬게 되는 것입니다. 

 

아주 깊게 호흡을 한 번 해 보세요. 코를 통해 시원한 공기가 폐까지 들어가는 느낌이 들지요?

 

그 길 어딘가에 우리의 살덩어리가 막고 들어가서 숨길을 막아버립니다. 

 

낮에도 그러면 우리가 바로 알아차리고 뭔가 조치를 취하겠지만, 자는 동안만 그러니 우리가 알 길이 없지요.

 

보통은 주로 혀가 중력의 영향을 받는 누운 자세에서 길을 막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완전히 막히기 전에는 길이 좁아져 있기만 한 상태가 되겠죠?

 

그때 공기가 지나가면 주변의 살이 떨리면서 푸드덕푸드덕 소리가 나고, 그게 바로 코골이입니다. 

 

그래서 사실 정확하게는 입골이나 목골이가 맞습니다만, 이미 대중에게는 너무 익숙해져서 바꾸기 어려운 상태이지요. (이래서 미국에서 인치법을 못 바꾸나?)

 

 

 

여하튼 여러분이 수면 무호흡이 있는지 없는지는 병원에서 기계를 온몸에 붙이고 자는 '수면 다원검사'라는 것을 하기 전 까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저런 전형적인 아버지상이라면, 그리고 정말 낮에 졸음이 많이 오고 온 몸에 에너지가 없다면 이 검사를 신청하러 가보시면 좋습니다. 

 

요즘은 수면 전문 클리닉도 많고, 대학병원에서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게 최근에 건강보험 적용이 되면서 검사가 싸졌거든요. 

 

그렇지만 무조건 내가 해보고 싶다! 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요.

 

주간 졸림증, 빈번한 코골이, 수면무호흡·피로감, 수면 중 숨 막힘, 잦은 뒤척임, 수면 중 잦은 각성 中 하나가 있고 + 고혈압·심장질환·뇌혈관질환 또는 당뇨가 있거나 BMI 지수가 30kg/㎡이상인 경우

 

이면 100% 확률로 아주 싸게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뒤에 + 이후의 질환이 없는 분이면 의사 선생님이 '아~'해보라고 해서 목을 본 다음에 싸게 할 수 있는지 아닌지를 알려주실 겁니다.

 

이런게 없는 분들은... 상당히 비싸게 검사를 받으셔야죠. 

 

 

 

이렇게 검사를 해서 수면 무호흡이 있고, 치료를 해야 한다는 판정을 받았다면?!

 

아마 이비인후과적인 수술을 하거나 '양압기'라는 것을 쓸 것입니다. 

 

요즘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불편한 물건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익숙해지셨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소리가 나는 마스크를 쓰고 자는 것이니까요...

 

불편하겠죠? 

 

그래도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조용해져서 좋다고 합니다. 

 

여기서 또 직접적인 팁을 하나 드리자면, 이것을 쓰면서 자주 병원에 가셔서 세팅을 맞춰달라고 하세요. 

 

아니면 양압기 관리해주는 업자가 따로 있는 경우도 있는데, 최대한 편해질 때까지 세팅을 조절해달라고 하세요.

 

불편한 점을 계속해서 이야기해줘야 그 사람들이 들어주고 편하게 만들어줍니다.

 

 

 

저의 경우 수면 전문 클리닉이 아니어서 많은 환자를 본 것은 아닌데, 어떤 한 분은 이 양압기를 사용하고 몸에 에너지가 갑자기 많아져서 6개월에 걸쳐 살을 20kg을 빼버리시더라고요. 

 

이게 양압기를 쓴다 -> 낮에 활동할 에너지가 많아진다. -> 운동을 하거나 신체 활동이 늘어난다. -> 살이 빠진다. -> (살이 빠지니까) 수면 무호흡 자체가 좋아진다. 의 선순환이 돌아가버리더군요. 

 

그래서 저는 별생각 없이 처방했다가 명의 소리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여하튼 수면무호흡은 주변에 워낙 많지만 다들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낮에 피곤함이 많아 보이고, 살도 있어 보이는 분에게는 한 번 적극 권유드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검사해보고 좋아지면 평생 은인이 될 수도 있겠죠? ㅎㅎ

 

 

 

이상, 수면무호흡에 대한 간단한 지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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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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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아빠나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11.25 실제로 가벼운 수면무호흡은 옆으로 자는 것만도 도움이 됩니다. 이불이랑 베개를 잘 토닥토닥해서 쏙 들어가고 어깨가 안 아프게 세팅해 놓고 주무셔보세요 ㅎ
  • 작성자Dirus | 작성시간 20.11.26 저는 코고느게 심한편이라 고민하다가 경추베개로 바꾼 다음부터는 좀 괜찮더군요.
    그런데 요즘 날씨가 추워지니 목구멍이 좀 좁아져서;;그것만으로 코골이를 멈추지 못함 ㅜ
  • 답댓글 작성자아빠나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11.26 뒤통수에 베개의 가장 높은 점이 오도록 하면 고개가 꺽이니까 더 심해져서 경추베개 좋죠 ㅎㅎ 가습기 틀어놓으시면 조금 더 좋습니다 ㅎ
  • 작성자루드비히 베크 | 작성시간 20.12.01 그렇군요..목골이!!
  • 답댓글 작성자아빠나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12.01 다들 목골이를 좋아하시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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