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시험기간 특집 - 왜 그놈은 공부도 안 하는데 성적이 좋은가

작성자아빠나무|작성시간20.12.18|조회수418 목록 댓글 16

안녕하세요 아빠나무입니다. 

 

코로나 선별 진료하느라 늦었습니다.

 

오늘 시험기간 특집은 '왜 그놈은 공부도 안 하는데 성적이 좋은가?'입니다. 

 

 

 

먼저 저런 생각이 들었다는 것에는 여러 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1. 나는 쉬지도 않고 공부를 열심히 했다. 

 

2. 나는 저 아이의 노는 모습을 보았다. 

 

3. 그런데 저 아이의 결과가 더 좋다. 

 

이런 전제가 없다면 저런 생각이 안 들겠죠. 

 

 

 

자 그래도 먼저 우리는 당연한 사실을 하나 받아들여야 합니다. 

 

시험 성적이 좋은 아이는 일단 공부를 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상당히 쌔빠지게 했을 것입니다. 

 

2 표준편차... 그러니까 상위 2.25%에 해당하는 아이들은 제외합시다. 

 

IQ는 그 정의상 하위 2.25%에 해당하면 70입니다. 

 

70이면 경도 지적장애입니다.

 

장애라는 이야기죠. 

 

그럼 상위 2.25%는?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개들도 장애죠. 

 

뭔가 뒤틀린 아이들입니다. 

 

저도 성적으로 저 안에 들어갔으니 의사를 하고 있지만, 가끔 느껴요. 제 안에 뒤틀린 부분을... (흑염룡이!)

 

이 부분은 추후에 다른 글로 말씀드리기로 하고...

 

 

 

여하튼 저런 상위, 하위 2.25%의 특수 경우를 제외하면, 성적은 대부분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 비례합니다. 

 

자 중요 부분입니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앉아 있는 시간이 물론 중요합니다만, 결론적으로 성적은 집중이 가능한 시간을 얼마나 투자했느냐입니다. 

 

위쪽으로든 아래쪽으로든 장애가 아닌 사람이 하루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중요한 것은 집중하지 않을 때 스트레스를 얼마나 풀어낼 수 있느냐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신나게 놀 아재 끼는 것이죠. 

 

스트레스의 누적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엄청나게 깎아 먹습니다. 

 

그래서 공부만 계속한 사람은 억울하게도 공부에 집중한 시간은 조금 논 아이보다 작아집니다. 

 

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때문에 약간은 노는 아이가 성적이 잘 나옵니다.

 

능력이 같다는 가정하에요. 

 

 

 

여기에 인식 측면에서 하나가 더해지면 주제에 대한 의문이 해결됩니다. 

 

자 여기 완전히 능력이 똑같은 아이가 2명이 있다고 해 봅시다. 

 

고3이라고 치고... 24시간 중 8시간을 자고 4시간은 식사, 위생, 이동에 쓴다고 해 봅시다. 

 

한 아이는 남은 12시간을 모두 공부한다고 해 봅시다. 

 

다른 아이는 2시간은 놀고 10시간을 공부한다고 해 봅시다. 

 

이때 더 성적이 좋은 아이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 2시간은 논 아이입니다. 

 

공부하기 위해 앉아 있는 시간 중, 집중 시간은 2시간 논 아이가 더 많을 확률이 매우 높으니까요. 

 

여기까지는 위에서 나온 내용이죠. 

 

성적이 발표되었습니다. 2시간 논 아이가 성적이 더 잘 나왔습니다. 

 

여기서 12시간을 공부하는 아이가 보기에, 저 아이가 2시간 논 것이 보일까요 10시간 공부한 것이 보일까요?

 

당연히 2시간 논 것이 보이겠지요. 

 

10시간 공부했던 것은 잊히고, 2시간 논 것이 부각되어 보입니다. 

 

 

 

인간은 원인과 결과가 맞지 않는 이상한 상황을 인식했을 때 그것에 대해 더 긴 시간 생각하고 기억하게 됩니다. 

 

여러분이 댓글을 달기 위해 키보드를 친다고 해 봅시다. 

 

키보드를 누르는 대로 입력이 딱딱되는 상황이 기억이 잘 날까요 아니면 키보드를 누르면 이상한 글자가 써지는 상황이 기억이 잘 날까요??

 

당연히 일상적이지 않은 내용이 기억이 많이 나겠죠.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것, 원인과 결과가 사맞지 않은 것이 기억이 남습니다. 신기하잖아요. 

 

그래서 '저 아이는 2시간을 놀았는데 나보다 성적이 좋았다!'라는 기억이 강하게 생깁니다. 특이하니까.

 

'저 아이는 10시간을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이 좋았다!'라고는 기억을 잘 안 해요. 이건 당연하니까.

 

거기에 더해서 공부하는 시간은 사실 눈에 잘 안 띄는데, 놀면 겁나 눈에 들어오잖아요. 시끄럽기도 하고. 

 

그래서 성적이 뒤쳐진 아이의 기억에는 '저 아이는 놀았는데 나보다 성적이 좋다!'만 남아버리죠. 

 

이런 두 가지 이유가 복합되어서, '저 놈은 공부도 안 하는데 성적이 좋네!'라는 기억이 형성되지요. 

 

 

 

참고로 정말 놀기만 하는데 성적이 좋은 아이는 뒤틀린 아이입니다.

 

같은 교실의 학생이 관찰 가능한 모든 시간에 실제로 놀기만 하는데 성적이 좋은 아이가 있다면 그 가능성은,

 

1. 한 번 보고 모두 기억할 정도로 머리가 좋다. 

 

2. 안 보이는 곳에서 잠 안 자고 공부한다. 

 

정도로 봐야 하는데, 1. 은 지능이 뒤틀린 아이고, 2. 는 성격이 뒤틀린 아이겠지요. 

 

우리가 이야기해야 하는 '정상'의 범주는 아닙니다. 

 

그러니 무시하시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원래 특집은 2편으로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아내의 요청으로 3편 '왜 시험 전날 애들이 시험에 나온다고 이야기하는 것들은 나만 모르고 있는가'에 대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빠나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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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아빠나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12.19 가끔 만화보면 고위층이 겁나 변태 같은 성적 취향 가지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ㅋㅋ
  • 작성자deathscythe | 작성시간 20.12.18 학교 다닐 때 많이 들었었네요 난 엄청 빡세게 공부했는데... 뭘해도 티나게 하는 사람하고 티안나게 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아빠나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12.19 노는 아이들은 꼭 티 내면서 놀아요 ㅋㅋ 이전에 어떤 분이 이야기한 '자기 불구화 전략'이 더 들어가는 것 같기도 하구요.
  • 작성자눈사람no.2 | 작성시간 20.12.20 사실 어떻게보면 정보를 받아들일 때 글자 통으로 받아들이느냐, 핵심으로 골라잡고 응용하면서 흡수하느냐의 차이같아요... 글자 통으로만 받아들이면 당연히 아무리 머리에 때려박아도 잘 안되죠... 특히 잘 안되는 과목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아이들이 자주 그러더군요. 제가 처음 과외할 때는 '왜 이걸 이해 못하지?' 라는 생각이 강했는데 여러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니 그 차이가 느껴지던... 문제는 이런 학습법을 아이가 유도할 수 있게 가르치거나 영향을 주는 사람이 많지가 않으니 습득의 차이를 단순히 '놀면서도 잘하는 머리 좋은 애'로 치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아빠나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12.20 공부 요령은 상당히 중요한 것 같아요. 삶 자체가 요령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공부 요령이 있는 아이들은 효율이 확실히 몇 배는 나오는 것 같기는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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