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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rome의 도서관

[현대판타지]암월검문 복수기. (77)

작성자Khrome|작성시간22.10.27|조회수36 목록 댓글 4

데이비드와 태원은 각각 다른 곳으로 갈라졌다. 데이비드는 대통령궁으로, 김태원은 쿠데타 현장으로. 그렇기 때문에 김태원이 막 채명설을 발견했을 때 그는 혼자였고, 함부로 그에게 접근할 수 없었다. 만약 검강을 쓸 줄 안다면, 그가 초절정이라 불리는 수준이 아니더라도 위험하며, 암공의 성격이 있다는 걸로 알려진 암월검공은 타인의 기척을 알아채는데 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태원은 쿠데타군과 접촉하고 그들을 돕는 것은 멀리서 확인했으나, 그는 금방 사라져버렸다.

‘암공의 고수.. 내가 기척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건 암공의 수준이 높거나 나보다 한 수 위라는 뜻인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를 발견하자마자 데이비드에게 그의 존재를 알렸다는 것. 태원은 소극적이라 지적 받아도 할 말 없을 정도로 자만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한주창 진인이다. 그를 살해했다면 결코 자신보다 약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그가 보이나?

BID를 통해 전해온 데이비드의 전자전음에 태원은 이미 사라졌고 그의 기척을 느낄 수 없다고 답했다.

데이비드는 잠시 고민한 뒤, 자신에게 합류하라고 지시했다. 어차피 쿠데타 상황에 그들이 개입할 이유도 없거니와 그들이 해야할 일도 아니었다.


태원이 그에게 찾아오는 동안 데이비드는 대통령궁의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만 확신할 수 있었다. 어수선하거나 공포에 빠졌기 때문이 아니라 별 반응이 없었기 때문이다. 마치 무슨 상황인지 모르거나, 어떤 상황이든 그들은 안전할 것이라는 근거가 있다는 것처럼.

‘이들이 고려그룹, 최소한 채명설과 연계되어 있다면 그가 지킬테지.. 그렇다면 이렇게 위기감이 없는 것도 설명이 돼.’

쿠데타군이 전부 몰려온다고 해도, 장갑차나 탱크가 있다 하더라도 채명설 한명을 막을 수 없다. 그가 검강을 쓸 수 없더라도 그 혼자서 모두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데이비드 역시 가능한 일이고, 조금 부담될진 몰라도 김태원에게도 가능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확장주의적 성향이 없을 뿐 핵무기를 지닌 국가만큼 위험하거나, 그보다 위험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그때 대통령궁에서 어떠한 움직임이 잡혔다. 몇몇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느껴졌다.

‘지금이라도 선제대응을 해야하나?’

데이비드는 갈등했다. 대통령궁을 장악한 모종의 세력의 존재를 밝히고 증명하는 것은 그의 명예회복과도 연관이 있다. 그가 틀리지 않았고, 그의 책임을 어느 정도 경감시켜줄 충격적인 폭로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의 임무는 그것이 아니었다. 채명설의 존재를 확인하고 체포하는 것. 그가 먼저 움직인다면 채명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데이비드는 채명설이 어떠한 인간인지 잘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그가 어떻게 판단하고 어떤 행동을 할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었다.

결국 기다리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데이비드는 할 수 있는 최대한 자신의 기척을 지웠다. 거리가 어느 정도 있으니 명설이라 하여도 그를 먼저 찾아낼 순 없을 것이다.

조금 뒤, 몇몇 사람들이 대통령궁 밖으로 비밀리에 나왔고, 한 남자가 그들의 곁에서 나타났다. 데이비드는 그가 나타나기 전까지 그의 존재를 감지할 수 없었다.

***

바실리는 지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뿐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더 이상 이 나라에 있을 이유가 없어진 바실리는 레프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을 호출했고 대통령궁에서 사태를 보고 받는, 실질적으로는 단지 보고만 받을 뿐인 국방부장관에게 통보했다.

“이게 알아서 하시게.”

“예?”

바실리는 그의 물음에 제대로 대답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렸다. 마치 그곳에 사람이 없었던 것처럼.

“무슨 말씀이십니까?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하시는 겁니까?”

“…”

“…이보십시오, 보긴스카야.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거란 말입니까? 말씀을 해야 제가..”

레프가 짜증나는 듯한 기색을 담은 얼굴로 그를 슬쩍 돌아봤고, 국방부장관은 감히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머리를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알아서 하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무슨 뜻인데. 빌어먹을 마피아 새끼가 도대체..’

날 버리겠다는 의미인가?

하지만 그렇다면 직접 죽였거나 누군가를 시켜 죽일 것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죽일 생각이라면 할 수 있는 게 없다. 금제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제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의미인가?’

금제는 있다. 아직도 느껴진다. 그러나 금제를 제외하고 그의 행동에 규약이 없다면…

“이봐! 당장 무당의 늙은이 불러! 그리고 그가 가르치던 놈들도 무장시켜서!!”

그의 고성이 대통령궁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항상 눈치만 보던 비굴한 눈에 이젠 권력에 대한 광기가 엿보였다.

.
.
.

바실리 일행이 대통령궁의 비밀 통로를 따라 나오고 조금 걸었을 때 어둠 속에서 명설이 나타났다. 레프는 잠시 긴장하며 경계했지만 명설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경계를 풀었다. 바실리는 마치 원래 그곳에 있던 사람을 만난 것처럼 대했다.

“따라오게.”

“예.”

레프와 명설은 그의 이동에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았다. 어디 가느냐는 말조차도. 그를 따르는 측근 패밀리들만 다소 혼란스러웠지만, 원래 그런 사람이었기에 그저 따를 뿐이다.

그때 명설이 걸음을 멈췄고, 한쪽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레프는 그에게 슬쩍 눈을 돌렸고, 바실리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걸었다.

“먼저 가시지요.”

“그러지.”

바실리는 산책이라도 가는 것처럼 태연하게 답하며 걸어갔고, 바실리를 모시는 레프는 그저 곁에서 수행했다. 그들을 따르는 패밀리들만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이것을 신뢰라 말해야 하나? 그들의 보스는 도대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보는 것일까? 가끔 그들은 바실리가, 그들의 보스가 대단한 무공의 고수가 아닐까 하는 상상마저 한다. 명설이 손목을 주무르고 있을 때 두 사람이 그의 앞에 착지했다. 온갖 꼴을 다 보고 온갖 일은 다 했던 패밀리의 정예임에도 그들이 등장하자 심장이 옥죄는 느낌을 받았다.

“거기까지다.”

평범한 라틴계 흑발 남자 두명이었다. 그러나 분명 무공을 익힌 고수라는 건 무공을 모르는 사람들조차 단박에 알 수 있었다. 명설은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무슨 삼류 악당처럼 말하나. 나에게만 집중해라.”

명설이 투기를 슬쩍 끌어올리자 패밀리들을 제압하고 있던 기세가 완화되었다. 그제서야 패밀리들 중 한 사람은 숨을 쉬지 않음을 알아채고 얼굴을 찌푸렸다. 그러나 바실리는 아무런 일도 없다는듯 평범하게 걷고 있었고, 레프 정도나 신경쓰이는듯 경계하고 있었다. 걸음이 멈췄던 그들은 빠른 걸음으로 바실리를 따라잡았다.

“흥, 어차피 널 체포하면 저들을 잡는 건 일도 아니다.”

데이비드의 말에는 자신감보단 불쾌감이 더 많이 담겨 있었다. 명설은 그점을 곧바로 파악할 수 있었고, 조금 더 기세를 끌어올렸다.

“그거야 날 잡을 수 있을 때 이야기지.”

“이미 한번 해봤으니 두번 못할 것도 없지. 태원, 백업해라.”

아주 불쾌했다. 단순히 명설이 더 강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 때문에 죽은 자를 마주한다는 것 자체가 그러했다.

“우리 사이에 더 말할 필요는 없지?”

명설은 먼저 고려그룹에서 시술을 받았을 당시 돈주고 산 장비를 이용해 재밍을 걸었다. 이제 데이비드와 태원의 통신은 내공을 이용한 순수한 전음이라 하더라도 방해를 받았다. 전파를 사용하는 제품들은 거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

작동 시간 때문에 데이비드가 먼저 뛰어들었고 태원이 뒤따랐다. 태원은 오면서 민스크의 안가에 들러 무기를 가져왔고, 정사파를 가리지 않고 무인의 표준에 가까운 사양의 검을 들고 있었다.

데이비드의 검에 검기가 맺혔고, 태원은 검에 기를 집어넣었지만 검기를 드러내진 않았다. 단지 그의 그림자에 숨어 사각을 노리거나 방어를 도울 것이다. 이 또한 무당의 2인 표준 전술 중 하나였다.

그러나 명설은 오랫동안 무당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고, 무당의 전투와 검술에 대한 연구를 했다. 언젠가 찾아올 복수의 순간을 위해.

끼릭, 쩡!

검이 붙었다, 튕겨났고 공명하며 울렸다.

“!!”

무당의 무공 중 첫 수를 가져갔을 때 동급의 무인에게 67.8% 확률로 유리함을 가져갈 수 있는 일극첨一隙尖이 완벽하게 파해되었다.

“안 통해. 그런 뻔한 수로는.”

명설은 즉시 전술적 마인드로 전투를 대하기 시작했다. 이제 그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엔 의도가 담겨 있다. 상대가 이것에 휘둘리거나 파악하기 위해 정신을 할애한다면 그만큼 전투력은 집중력만큼 흐려질 것이다.

“흥!”

그러나 데이비드 역시 경지에 이른 고수. 기선을 제압하지 못했더라도 전투에 들어간 이상 집중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고, 그것을 유지하는데 능하다. 선수가 허무하게 막혔다 해서 혼란에 빠지거나 더 복잡한 수를 즉석에서 만들려는 무리한 시도를 하지 않았다.

데이비드의 검이 흔들리며 세가닥의 다른 방향을 베고 들어왔다. 다영섬多映閃. 여러개의 허초를 섞어 그속에 실초를 숨길 때 쓰는 환검이다. 그러나 개발은 오래되지 않았는데 현대 광학기술을 무공에 접목시켜 자연광, 혹은 인공광을 이용해 검의 허상을 만드는 수법이다. 쉽게 속일 수 있지만 빛과 대상의 각도가 중요하다보니 경험 많은 무인은 각 검의 각도만보고 다영섬임을 알아챌 수 있었다.

그러나 실초가 단 하나 뿐이라는 것과 빛의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기에 검을 움직일 때 발생하는 물리적 현상까지 무공 자체로는 재현할 수 없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으나, 흔히 무당의 절초 중 하나인 흔들검과 혼동되기 쉬워 익히기에 비해 위력은 약함에도 불구하고 위협적인 공격이었다. 다영섬인 줄 알고 대응했는데 모든 검영이 진검이나 마찬가지인 흔들검인 경우 치명적인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팅!

명설의 팔과 허벅지를 검이 갈랐다. 그러나 그것은 빛에 의한 거짓. 실초는 그의 손목을 노려 날아왔고 명설은 팔을 잡아당기며 손목을 터는 것만으로도 검을 튕겨냈다. 그러나 검에 담긴 내력이 깔끔하고 심후한 편이었기에 명설은 약간의 통증을 느끼며 뒤로 한발짝 물러났다.

“이미 파해한 검술이다.”

데이비드는 눈가를 찌푸리며 진각을 밟았고, 검을 내려찍으며 사선으로 그었다. 그에 맞춰 명설 역시 진각을 밟고 검을 거꾸로 잡고 손잡이 아랫면으로 데이비드가 휘두른 검이 힘을 발휘하기도 전에 검날의 아랫부분을 쳐냈다. 손잡이에 가까운 부분이었기에 검을 휘두르는 무게중심이 어긋나게 되었고 공격은 그대로 무위로 돌아갔다.

명설은 데이비드의 눈에 침을 뱉었고 데이비드는 그것을 그냥 맞으며 뒤로 물러갔다. 명설의 거북퇴가 그의 배를 차기 위해 날아왔기 때문이다.

데이비드는 명설의 발차기를 피하며 뒤로 물러났고, 눈을 닦았다. 그 사이 공간을 태원이 즉시 교체하며 명설의 위협을 걷어냈다. 명설은 제자리에서 쓰기 좋은 거북퇴를 날렸으나 그것은 제자리 발차기 기술일 뿐 전진에 도움이 되는 기술은 아니었다. 애초에 그는 데이비드를 쫓아갈 생각이 없었고 그탓에 태원의 견제를 마주 흘리며 다시 자세를 잡았다.

“큭..”

명설이 웃음을 흘렸다. 김태원은 그것을 자신에 대한 비웃음이라 여겼지만 감정의 동요는 없었다. 그가 익힌 심공들의 기반이 되는 태극심공을 운용 중이기 때문이다. 전투 중엔 많은 것을 감각적으로 받아들이고 즉시 사고할 줄 알아야 하지만, 동시에 사소한 것을 신경쓰는 것은 좋지 않다. 상대의 의도나 움직임, 주변 환경의 변화를 깨닫는 건 중요하지만 마찬가지로 상대의 도발이나 심리전에 말리면 심리적인 선수를 빼앗긴 것과 다를 바 없다.

“겨우 이 정도였나?”

태원과 데이비드라는 두 강자를 앞에 두고서 명설은 즐거웠다. 그의 노력과 도전들이 무의미했던 것이 아니다. 무당에 대해서는 자신이 천적이 되리라는 심정으로 종일 무당의 무공에 대해서만 생각했고, 분석했다. 그리고 그것들은 실시간으로 증명되고 있었다. 그의 인공안구는 즉각적으로 BID로 정보를 보냈고 재밍 코드를 가졌기에 그 정보를 네트워크를 통해 보낼 수 있었다.

그 정보들은 네트워크를 통해 고려그룹이 비밀리에 관리하는 서버에 접속한 뒤 어디론가 전송되는 동시에 분석되었다. 그러한 A.I 분석 데이터는 다시 명설에게 돌아와 그들의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다음 수를 예측할 수 있었다. 현재로선 20%도 안 되었지만 그마저도 명설에겐 충분했다. 명설은 이제 막 자리를 바꾸기 위해 틈을 만들려는 데이비드를 바라보고 말했다.

“널 죽이지는 않겠다. 무당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봐야하니까. 하지만 두명이나 볼 필요는 없지?”

데이비드는 검강을 염두에 두고 그의 검을 살폈다. 그의 검에서 검강이 치솟는다면 극히 위험하다. 그러나 내공으로 감각이 강화된 데이비드는 위화감을 느꼈다. 그것은 어둡다는 것.

밤이니까 당연히 어두울 것이다. 하지만 그의 경지에서 어둠은 큰 문제가 되지 못한다. 그렇다는 것은 ‘유독’ 어둡다는 것. 잠시 자리를 바꾸고 다른 위치에서, 조금이라도 더 넓은 시야를 두고 여유를 가질 수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데이비드 본인이 타고난 예민함 때문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걸 따지는 건 무의미했다. 그는 즉시 지시를 내려야했다. 전음이 막혔기에 육성으로.

“피해!!”

검강은 아니었다. 그러나 여전히 치명적인 검이었다.

월추검月墜劍.

달의 무게감을 지닌 중검重劒이 검은 검기에 휩쌓인 검에 새하얀 달빛을 비추며 태원의 머리로 떨어졌다.

그것은 이미 공간을 짓누르고 있었고, 태원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무게감에 저항하기 어려움을 느꼈다. 몸을 내공에서 폭발적으로 운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검의 기세에 저항하고 있었음에도. 내려갈 것 같은 팔에 힘을 담아 수비세를 취했다. 상황과 비교하자면 실로 깔끔한 수비의 초식. 태원은 눈앞의 적과 검에 집중하느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했지만 데이비드의 눈엔 똑똑히 보였다.

질척한 그림자가 태원의 몸을 옥죄고 있었다.

그리고 떨어지는 검은 분명한 살초. 한 단계의 차이가 있다지만 경지의 차이는 극명하지 않다. 태원은 방어 자세를 취하는데 성공했고 내상을 입겠지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명설은 분명 태원을 죽일 것이라 말했다. 지금 떨어지는 공격이 검강이라면. 태원은 물론 자신 역시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결국 답은 하나.

“크윽..”

태원이 중검의 압박에 각오하며 최고의 방어를 위해 역량을 집중했고 바로 뒤의 데이비드는 몸의 내력을 폭발시켜 공격 그 자체에만 모든 것을 담았다. 데이비드의 몸이 쏜살같이 움직였고 네 걸음 거리에서 축소된 것처럼 보였다. 너무 빨리 움직인 착시였다.

그 중간에서 한 줄기 빛이 번뜩였다. 태원의 몸을 눈가림 삼아 날린 최고의 찌르기. 광극자光亟刺. 무언가를 맞추기 위한 목적의 찌르기가 아닌 최고로 빠른 찌르기 동작 그 자체를 목적으로 창안한 검술이다. 빠르기는 그 자체로 최고의 무기이고 적의 어느 부분이든 타격이 성공하면 그 자체로 이익이라는 사상은 후대에 붙은 해석이고, 그저 빠른 찌르기 그 자체에 집착하던 검술가의 기술이었다.

“그럴 줄 알았지.”

명설의 입매 사이로 비틀려 나온 목소리였다. 작았지만 데이비드의 귀에는 분명히 들렸다.

‘함정이다!!’

명설은 어깨를 당기듯 더 아래로 내렸다. 중검은 쉽게 경로를 바꿀 수 없지만, 거리는 조절할 수 있었다. 명설의 검이 중검의 묘리에 따라 중력 가속도의 수백배를 받는듯 빛살처럼 떨어졌다. 중간에 자세를 바꾸느라 힘이 일부 집중되지 못했지만 상관없다. 중검의 핵심은 무거움에서 나오는 위력이지 정확도가 아니다. 그리고 그 검은 태원의 코앞을 지나 데이비드의 검면을 때렸다.

꽝!!!

데이비드의 검이 박살나고, 그 충격에 몸이 앞으로 기울어버리자 틈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커다란 허점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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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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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_Arondite_ | 작성시간 22.10.27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막판이군요!!!!!!!!
  • 답댓글 작성자Khrome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10.27 약간 더 진행해야할 핵심들이 남아 있긴 합니다 ㅋ;
  • 답댓글 작성자_Arondite_ | 작성시간 22.10.27 Khrome 그렇기야 하겠지만 애초에 제목이 '복수기'인 소설에서 복수의 순간이 왔으니 막판인거죠 ㅎㅎㅎㅎㅎ 그래서 벨라루스는 러시아에 합병되는 거군요! 러시아한테 받아온 건 뭔지 아직도 모르겠...쿨럭. 그냥 돈은 아니지싶은데
  • 답댓글 작성자Khrome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10.27 _Arondite_ 마지막에 나옵니다 ㅎㅎ 중요한 떡밥이죠. 바실리가 고려그룹에 먹이는 빅엿이 될 예정. 근데 그 빅엿을 고려그룹만 먹는 건 아닙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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