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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rome의 도서관

[SF]미리 준비된 보금자리.

작성자Khrome|작성시간24.01.14|조회수40 목록 댓글 2

운이 좋았다.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었다.

 

***

 

2100년도를 넘어섰을 때 지구는 환경의 파괴와 자원의 고갈을 다룰 수 있을만한 기술 발달 단계에 도달하는데 실패했고, 갈등 조절과 자원 분배에 적절한 합의점을 찾는 것에도 실패했다.

 

역사상 이러한 조절에 실패한 국가들은 그저 그들 혼자 멸망할 따름이었지만 세계화와 금융의 복잡성은 어느 작은 세계의 악재가 전 세계적 영향을 미치는 시대에 어느 한 나라의 경제적, 국가적 붕괴는 범국가적 영향을 미쳤고, 이는 더 큰 불황과 갈등의 확산으로 이어졌다.

 

미래를 염두하고 준비하며 투자하는 것은 여유가 있고 뛰어난 지성을 가진 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당장 가진 게 부족하면 미래에 투자할 자원을 당장의 생존에 소비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인류는 당장의 생존만을 위해 미래의 종말을 앞당기는 선택을 요구했고, 그러한 미래를 알 수 있는 정부와 엘리트의 주도하에 끌어모을 수 있는 마지막 단 한번의 자원을 투자했다.

 

지구는 천천히, 그러나 충분히 빠른 속도로 종말을 향해 갔다. 이제 모두가 인류의 생존에 희망을 갖지 않았고, 물은커녕 산소조차 사고 파는 세상이 찾아오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었다. 조금씩, 바뀐 세상은 그렇게 모두에게 하나하나 찾아왔고, 그것은 가진 게 없고 위험한 곳에 사는 사람들 순서대로였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여전히 사치와 방종에 빠져 살았고, 누군가는 비관적 미래를 받아들이고 책임 없는 악의를 사회와 타인에게 던져댔으며, 당장의 눈앞에 있는 사람을 돕고자 하는 이들도 있었다. 멸망이라는 주제 아래에, 선과 악은 구별되는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어느날, 성탄절이 지나고 해가 한번 바뀌는 역사적 순간에, 말라 비틀어가고, 숨 막히고, 끔찍스러우며, 불타오르고, 갈라져가는 세상의 한 귀퉁이에서 우주비행선이 지구 바깥으로 발사되었다. 사람이 타고 있었으나, 편도선이었다.

 

***

 

"농작물 생산부 콩나물 재배팀에서 물 배급량을 늘려달라고 합니다."

 

마리아 클라비. 영국계 여성이었으며, '방주' 호의 선장 비서였다. 그녀는 지구 이탈 후 3세대가 지난 부모 아래에서 태어난 4세대 중 한 사람이었으며, 플라스틱 표면 아래 잉크로 기록되는 '종이'를 전달했다. 실제 종이가 방주 호에 없는 건 아니지만, 사용은 거의 되지 않으며, 대부분 유물적으로 엄중히 보관된다.

 

엔지니어 출신 NASA의 국장과 미국 정부 부통령 선조를 둔 방주 호의 3대 선장인 아이작 왈렌이 그것을 받아 들여보았다.

 

"흠.. 생산량을 15% 늘려야 한다고? 의학부의 자문도 받아왔네. 어디.. '선 내 구성원들에게 식사 및 포만감을 제공하는 것은 중대한 정신적 만족감을 부여한다. 정신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적은 비용으로 포만감을 늘릴 수 있고 비타민을 제공할 수 있는 작물의 생산성을 높히는 것이..' 참나, 그냥 물 좀 빼돌리고 싶어하는 거면서."

 

그러면서 선장은 7.5%에 한해 제공하는 것에 동의하는 서류를 작성하여 클라비에게 넘겼다.

 

"인구 조절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자원에 대한 부정부패가 커지고 있습니다, 선장님.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클라비는 의자에 앉아 있는 선장의 뒷편 아래, 오래된 술병에 눈길을 던졌다. 왈렌은 요령껏 의자를 슬쩍 움직이며 시선에서 가렸다.

 

"결국 모든 인간은 다 인간적이라는 거지. 멸망한 지구에는 한 사람도 살아있지 않겠지만 그곳의 모든 사람들은 자기만의 사소한 욕심과 이익을 위해 기꺼이 멸종을 위한 선택을 반복했지. 설령 자신의 죽음도, 인류의 멸종도 바란 사람도 없었으면서."

 

왈렌은 그렇게 말했지만 그건 대답이 아니었다. 클라비는 다시 한번 대답을 재촉했다.

 

"그리고 우리 역시 그렇게 되겠지요. 이대로 계속 놔둔다면 똑같은 결말을 맞을 겁니다. 우리가 처음 지구를 벗어날 때 우린 맹세했죠. 14살이 되면 우리의 선조들이 했던 맹세를 재창하고요."

 

"그래, 그래. '오로지 합리와 이성으로 우리의 삶을 이어갈 것이며 이기심과 욕망을 조절하여 인류의 번성과 생존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그러면서도 선장은 말했다.

 

"아직 자원에는 여유가 있어. 무엇보다 물 같은 자원은 거의 완벽하게 재포집 가능하지. 완전 밀폐된 우주선에서 물이 밖으로 나갈 리는 없으니까. 그 정도 부정부패는 용납 가능한 선이야. 이런 식으로 각 구성원의 일탈로 정신적 부담을 줄여주는 거지. 알잖아. 이곳에선 그다지 놀만한 게 없어. 새롭게 생겨날만한 것들이 많지 않은 곳이니까."

 

"하지만 선장님."

 

"무슨 말인지는 아는데, 각 구성원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갈등을 관리하는 게 내 역할이고 부모와 조부모님께 부여 받은 내 임무라고. 그럼 내가 할 일은 그걸 일괄적으로 막으면서 불만을 억누르고 권력을 휘두르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 정도를 조절하고 새롭게 재편되는 '시장' 정보를 지도로 그려 필요한 목적에 맞게 흘러가도록 조작하는 거야."

 

그렇게까지 말하니 클라비는 할 말이 없었다.

 

"술 마신 사람 치고는 그럴듯한 말이군요. 그래서, 잘 되어가고 있습니까?"

 

왈렌은 뜨끔하면서도 티 내지 않고 능청 떨었다.

 

"그럼, 난 친구들이 많거든."

 

부정부패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권력자이다. 그리고 이 우주선에서, 혹은 공간적 단어가 아닌 개념적으로서는, 모든 인류 중 가장 강한 권력자는 바로 선장이었다. 그가 탈권위를 연기하는 성격이라는 점은 그에게 많은 친구를 두게 만들었고, 완만한 인간관계 속에선 다양한 정보를 접하기 마련이다.

 

"그나저나 이것 좀 보게."

 

"항해도군요. 아니, 계획도네요?"

 

왈렌은 눈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웃음은 괴짜들이나 지을 법한 것이었다.

 

"하지만, 왜요?"

 

여행이란 대개 도착지가 있기 마련이다. 적어도 목적이 있기라도 해야 한다. 그러나 인류가 지구를 떠날 때까지 인류는 생존 가능한 행성을 발견하지 못했고, 그 탓에 그저 생존 그 자체를 목적으로 방주를 만들어야 했다. 다시 말해, 그들은 도착지가 없었다. 인류의 생존이 가능할 것이라 여겨지는 모든 곳은 계속된 연구로 인해 그게 불가능하거나 아주 오래전에 그럴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 결론이 났다.

 

그러한 이유로 그들은 어디로 갈 수도 없이 광속에 준하는 속도로 우주를 여행할 수밖에 없었고, 그들의 모성은 별들 사이를 정처 없이 항해하는 방주 호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심지어 자원 채취나 연구를 위해 다른 행성에 접근조차 하지 않았다. 아주 가끔, 작은 소행성 정도를 외부 무인 탐사선을 이용해  채취하는 것이 아주 오랜 세월 몇 차례조차 없었던 시도였다.

 

그런데 갑자기 목적이 부여된 것이다. 선장의 독단으로.

 

"이사회가 인정 하겠습니까?"

 

작은 사회에서 뛰어난 인물에 의한 독재는 효율적인가?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민주적 전통이 있는 국가의 주도 아래에서, 다양한 국가의 이해관계가 중첩된 결과 한명의 절대자를 견제하는 시스템의 등장은 보험적인 이유를 떠나 영향력 확보와 행사라는 실리적인 이유에서도 필연적이다.

 

가령, 프랑스 측 인물이 원탁에서 자리를 잃는다면 프랑스 출신 구성원들의 이권은 누가 대변할 것인가? 하는 것 말이다.

 

"인정하게 될 거야."

 

"어째서...요? 아."

 

클라비는 모니터에 떠오른 다음 자료를 보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성계엔 문명이 존재해. 생명의 증거지."

 

빛, 전파, 열.

 

활동에 따른 에너지와 통신의 증거였다. 그리고 아무런 목적 없이 그런 것이 존재할 리가 없고, 아무런 수혜 없이 작동할 리 없으니 당연히 그것을 사용할 존재가 있어야 했다. 즉, 어떠한 문명을 이룬 생명의 존재. 수백 년간 수십 광년 날아오면서 드디어 관측 가능하게 된 존재와의 조우였다.

 

그럼에도.

 

"프랑스는 반대합니다."

 

"러시아도 반대하오."

 

"중국 역시 반대하겠소."

 

"캐나다도.."

 

"우리 오스트레일리아는.."

 

생존의 권한을 얻은 67개국 중 33개국의 반대. 사유는 그것이 더 안전할 것이란 보장이 없기 때문.

 

함축적인 이 이유는 다양한 이유들이 중첩된 결과이다. 그들이 인류를 적대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나? 인류가 그들에게 어떠한 종류의 '실수'를 하지는 않을까? 그들이 인류를 이해하거나 받아들여줄 수 있는가? 인류의 존재가 그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낳을 것인가? 우리가 그들보다 강한가? 그들이 우리보다 약할까? 애초에, 대화가 가능한 종류인가? 인류의 생존에 도움이 될 것인가?

 

그럼에도, 34개국의 찬성을 얻어 접촉이 실행되었다.

 

수많은 엘리트들과 그들의 후손이 탔기 때문에 전체적인 지적 수준 역시 높은 편이었다. 그리고 그들 중 손에 꼽힐만한 엘리트들과 여러 사람들의 토론 결과 그들에 대한 접근 프로세스가 정해졌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다양한 관측 및 접촉 결과, 아무런 답변이 없었기 때문이다. 행성과 위성들 사이에서 통신은 꾸준하고도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나, 그것에는 일정한 규칙성이 있었다. 결국 사람들은 해당 성계에 생물체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했고, 근접 관측 결과 그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결국 왈렌의 제안에 따라 지원자 몇이 선발대로 방문했고, 완전한 안전을 검증한 뒤 원하는 모든 인류는 해당 행성에 착륙, 혹은 이주하기로 결정했다.

 

"정말 숨쉴 수 있네요."

 

"이게 진짜 중력인가? 우주선 인공 중력보다 조금 무거운 것도 같고.."

 

"아아.. 흙냄새.. 신기하다."

 

"바람이 불어. 진짜 바람이.."

 

행성에서 탄생한 종은 한번도 겪어본 적 없다 해도 그것을 그리워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당연스럽게 그것을 감탄했고, 두려워하지 않았다. 처음 보는 생물들에 대한 관심도 있었고, 연구자들은 곧바로 연구에 착수했다.

 

그리고 당연히, 선장을 비롯한 사람들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모든 곳이 정상 작동해요. 공장 같은 곳도 있는데 생산은 하지 않지만 우리로 절전 모드에 가깝게 언제든 작동 가능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또 거주지나 상점 구역 같은 곳도 있지만 정확한 용도와 목적은 연구해봐야 안다고 합니다. 인간과는 다른 형태의 종이었을테니 추측하는 게 그다지 쉽지만은 않다고 하네요."

 

"흠. 그런가? 그건 천천히 알아보도록 하고.. 난 이 근처에 포도 씨앗을 좀 심어보려고."

 

왈렌의 취미는 농사였다. 정확히는, 그것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있다. 우주선에서는 선장 특권을 이용해서조차 개인적으로 수kg의 흙을 통한 극소규모 재배밖에 불가능했다.

 

"결국 일은 제가 해야하나 보죠?"

 

"난 원래 내부 조율만 하는 사람이야. 그런 일은 내가 하는 게 아니지."

 

클라비는 한숨을 쉬며 물러났다.

 

그들의 기록을 해독해내는데에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인문학자들은 머리가 터질 것처럼 고생했지만, 엔지니어들과 개발자들은 오히려 즐거웠다. 굉장히 다른 체계와 방식이었지만 기본적으로 이들 역시 2진법에 기반한 방식을 사용했다.

 

"적어도 손가락이 2개보단 많았나보군."

 

어느 연구자의 말이었다.

 

그러나 연구자들이 아닌, 혹은 다른 분야인 경우 그들에겐 아주 기이한 행성이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돌아가고, 관리되고, 소비되면 다시 채워지는 이 세계는 그저 존재만할 뿐이었다. 그것을 사용하거나 소비하는 존재가 하나도 없음에도 그것들은 모두 정상 작동하고 있었다.

 

여러 가설이 있어쓴데, 그 중 하나가 증명되었다.

 

"비교적 최근.. 상대적으로 따지자면..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닙니다. 물론 길다면 긴 시간이겠지만.. 우리가 도착하기 500~600여년 전. 원주민들은 멸종했습니다. 네, 완벽하게요. 마치 우리가 떠나온 지구에서처럼."

 

발표자는 거의 모든 인구(라고 해봤자 아직 10만명조차 못 넘었다.)가 보고 있는 앞에서 이야기했다.

 

"그들도 너무 늦어버린 거죠. 우리가 지구를 다시 살리기에 충분한 기술적 지점에 도달하지 못했던 것처럼, 그들 역시 그러했습니다. 아니, 이들은 조금 달랐죠. 그들은 이 행성을 다시 복원한 기술에 도달했습니다. 그러한 기술을 완성했고, 실제로 설치했으며, 가동했고, 매우 성공적으로 작동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환경이 만들어진 것처럼요. 문제가 있다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그들에겐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들은 모든 것은 완성했고, 단지 시간만이 필요했을 따름이지만, 그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들은 행성이 원래대로 돌아가기도 전에 멸종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인스타시오 지구에서 발견된 발굴된 흔적들이 그것을 근거하는 사례 중 하나지요."

 

수많은 원주민들이, 세대와 나이, 성별(로 추정되는 표현형)과 무관하게 죽어 묻혀 있었다. 무덤이었지만 그곳에서 떨어진 곳에서도 짧은 기간 동안 무작위하게 죽어 있는 흔적이 발견되었다. 일종의 집단 고독사라고 추정되었다.

 

"그들은 자동화 기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뛰어난 엔지니어였고, 개발자들이었지요. 그들의 지적 능력은 인류와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았고, 문명의 단계는 지구를 떠날 당시의 우리보다 더 나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들은, 이 행성의 원주민.. 아니, 행성간 개발과 이주가 가능했던 그들은 결국 시간이 부족하여, 악화되는 환경이 생존 가능한  수준으로 복구되기도 전에 멸종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도망갈 곳이 없었지요. 어디든 비슷하게 오염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발전 방식은 매우 심각한 오염을 발생시키는 것이었죠."

 

희토류를 얻기 위해서 엄청난 오염이 발생하는 것처럼, 그들은 단순 발전을 위해 그만한 오염을 감수해야 했다. 그것을 포기하기엔 너무나도 대단한 생산력을 보장했다.

 

"결국 그들은 이 땅에 묻혔고, 아주 처절하고 절망적이었을 멸종의 시간을 보낸 뒤, 자동화된 시스템은 천천히.. 아니, 시간에 비해서는 매우 빠르게 이 세계를 원래대로 돌려놓았습니다. 공기 중에서, 땅에서, 물속에서 오염 물질을 채집하고, 분해하고 밀폐 했습니다. 그렇게 다시금 원래 색채를 되찾을 수 있었죠. 하지만 그걸을 명령해낸 자들은 모두 죽어 없어졌기 때문에 더 이상 그 혜택을 볼 자들이 없게 되었습니다. 만들어낸 시스템은 언제든 자신들의 창조자를 위해 봉사할 준비가 되었지만, 사라져버렸죠."

 

그리고.

 

"그 상태로 수백년이 지나버렸습니다. 환경이 복구된 것은 아직 100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모습이 된 것도 50~60년 전이라고 하더군요."

 

그는 화면에 탄소, 질소, 황 등의 비율을 그래프로 보여줬다. 연구진은 지층이나 얼음층, 유물 등에 함유된 성분을 분석하여 시기별로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검증했다.

 

"그리고 우리가 도착했습니다. 네, 주인은 죽고 사라졌는데 그들이 남긴 집과 유산을 우리가 찾아 쓰는 격입니다. 마치 바다민족 이전 문명이 만들어놓은 흔적을 수백년 뒤 이주한 집단이 그 터를 활용한 것과 비슷하지요. 아니, 오히려 그보다 뻔뻔한 격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따듯한 집과, 멀쩡한 가구와, 깔끔한 침실을 그냥 가져버리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주인이 죽어 사라졌으니, 우리 그들의 유산을 물려 받은 셈이라고 할 수밖에요. 비록 그들의 의지도, 선택도 없이 이루어진 상속이지만요."

 

발표자는 유감스럽다는 듯 말을 이었다.

 

"그러니, 이번에는 그와 같은 일을 두번 반복하지 않읍시다. 정말로, 우린 그러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일은 한번이면 족합니다. 해결할 방법이 있다고 우리의 욕심과 이기심에 중독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이미 한번 멸종을 경험했고, 오늘로 두번째를 확인한 것입니다. 세번째 기회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이것을 본 어느 한 사람이 읊조렸다.

 

"행성 간 이동이 가능했는데, 그들 역시 고향을 떠났던 거 아닐까? 언젠가 돌아올지도 모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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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_Arondite_ 작성시간 24.01.14 흠, 크라이시스 시리즈의 외계인이 문득 떠오르는군요.
  • 작성자커넬 샌더스 작성시간 24.01.15 사실 지구였다 는 결말일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네요 ㅋㅋㅋ. 우리 우주의 지구는 당장이라도 ㅈ되게 생겼는데 위의 우주의 지구는 2100년이나 견뎠네요 부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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