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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rome의 도서관

[SF]잿빛 클로버 (10)

작성자Khrome|작성시간24.02.20|조회수39 목록 댓글 1

-모두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베를린 경찰청의 파렌하이트 경정입니다. 이제부터 루스키 연합의 벙커 물자 독점에 대한 대응 작전에 관해 브리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일방적인 통보에 상당한 불만이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베를린 경찰청이 주관하는 작전에 있어 여러분들은 지나치게 위험하지 않을 것이고, 사전에 약속한대로 베를린 경찰청은 30%의 물자만 받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작전에서 경찰청 병력은 총 81명이 전투 임무에 참여할 것이고 전방과 후방을 담당하여 최선두와 최후미의 위험을 사전에 담당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백업과 지원에 전념해주시길 바라며 필요한 경우 우회 타격 등 특정한 현장 임무에 돌입해주시면 됩니다. 그럼..

베를린 경찰청 측 남자는 멀끔한 경찰 제복을 입고 있었는데 유독 부츠만 낡았다. 주변에는 소총과 경기관총, 유탄발사기와 심지어 어디서 구했을지 모를 판저파우스트까지 들고 있었다. 즉, 그들은 상당한 위압감을 발휘하며 예의 바른 말로 이래라 저래라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조차도 적절한 판단력과 깡다구가 있는 사람 앞에서는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잠깐, 여기에서 우리 베른하르트 공동체의 공을 요구하오.

베론 영감이 앞서 나오며 큰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경찰청의 파렌하이트 경정은 잠시 말을 잃고 그를 쳐다보았다 물었다.

-아직 작전 시작하지도 않았습니다만?

-우린 이미 그 이전에 루스키에 대한 독립적인 공격을 감행하여 그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입힌 바 있소. 게다가 그 공격은 그들 간의 분열을 유도하기 위함이기도 하는 바, 그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으니 이번 작전에 있어서도 위험은 상당히 줄어 들었다 말할 수 있지. 당장 놈들 병력 중 20명 쯤은 죽었거나 병신이 되었거나 할텐데, 그만큼 우리가 싸워야할 적을 줄였으니 이게 공이 아니고 뭐겠소.

파렌하이트 경정은 등과 어깨를 쭉 피고 턱을 슬쩍 들며 말했다. 권위적으로 보이면서 위압감을 주려는 모양이었지만 베론은 그런 태도가 통할 사람은 아니었다.

-증거는 있습니까? 말만으로는 누구도 믿어줄 수 없..

-증거도 있고 증인도 있소. 이미 확인 받은 사실이니 지지할 사람들도 있지.

파렌하이트는 이들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줬다는 것을 자책했다. 본청의 지시를 받으며 움직이는 명령형 구조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다. 물론 그들로서도 새롭게 진출한 지역에서 여러 집단들에 대한 정보 수집에 필요한 시간과 인력이 있고 그것을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변명은 할 수 있었겠지만 말이다.

‘병력으로 기를 죽이고 물자로 고분고분하게 만들려 했는데, 일이 틀어졌군.’

-제시할 수 있습니까?

파렌하이트의 말에 베른은 고개를 슬쩍 돌려고, 글라우버가 루스키의 방탄방패를 들고 나왔다.

-그것만으로는..

-할베르트의 보증이 있소. 할베르트가 누군지는 알겠지?

베론 영감의 말에 그를 지지하는 공동체의 수장들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그렇다고 지지를 표했다. 파렌하이트는 한꺼번에 꺼내지 않고 말을 할 때마다 바로 반박이 나오는 것을 보며 의도를 느꼈다. 그를 바보로 만들며 할 말을 잃게 만들려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건 당신들이 개별적으로 실행한 것이지 우리의 작전을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인 것이 아니며 어떠한 명령이나 합의 없이 움직인 것이기 때문에 우리 측에서 공을 인정할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도리어 당신들의 공격에 의해 루스키들이 경계 태세를 높혔다면 위험해질 뿐인데 선두에 선 경찰 병력의 피해가 커질 우려도 있지 않겠습니까?

-루스키놈들이 의리가 있소? 어느 한쪽이 약해지면 집어먹으려는 놈들인데, 세력 균형이 무너진 이상 먼저 먹는 쪽이 임자지. 놈들은 이제 벙커의 물자만큼이나 볼코프 놈들을 어떻게 잡아 먹을지 눈치 싸움이 클 거요. 이미 시작 됐을 수도  있고. 분열을 만들었으면 만들었지 경계에 돌릴 병력과 역량이 있겠나?

거기에 동조하는 이들이 있었고, 나머지는 중립의 자세를 견지했다. 누구도 경찰청의 편을 들 정도로 친분과 관계가 깊은 게 아니었고, 경찰청의 움직임이나 목적에 크게 동의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건 일이다.

-맞지. 놈들이 경계 태세를 올린다 해도 이미 피해를 본 입장이고 서로 약속해놓은 경계 지역이 있을텐데 한쪽이 뚫렸다는 소리 아니겠소. 그걸 어떻게 커버할 거냐는 걸로 싸움이나 날 테지.

파렌하이트 경정은 곧바로 반박했다.

-하지만 아직 검증된 사실도 아니지 않습니까. 섣불리 판단할 게 아닌듯 싶습니다만. 어떤 식으로든 들쑤셨으니 반응이 나오기 마련이고 피를 본 이상 더 사나워질 것이 뻔한데 전위에 선 경찰 병력의 피해가 더 커지지 않겠습니까. 이럴 줄 알았으면 초기 전략을 다르게 짰겠지요. 왜 이제서야 말합니까?

베론은 파렌하이트가 차라리 뻔뻔하게 나오기로 한 이상 조금 물러서기로 했다.

-그럼 일이 끝나고 봅시다. 만약 내 말이 사실이고 일을 더 쉽게 해준 사실이 인정된다면 당신들의 몫에서 10%를 더 주시오.

-10%는 너무 많군. 우리는 겨우 30%를 받아가는데 20%라, 통조림 1000개가 있으면 300개에서 200개만 가져가라는 소리 아니오. 우리 측 병력 먹일 밥도 모자라겠군! 공이라 쳐도 이건 지나칩니다.

경정은 베론이 원하는 수치를 직감했지만 당장 뱉지는 않았다. 이건 하나의 절차에 가깝다.

-7.5%

-5%.

-6%

-5%. 이 이상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소.

파렌하이트 경정의 마지막 통보에 베론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계약서를 쓰지.

파렌하이트 경정은 짜증나는 눈빛으로, 물론 헬멧 덕에 보이진 않았지만 다소 신경질적인 몸짓으로 주변을 둘러보고는 베론에게 다가오라고 손짓하며 사람을 불렀다.

-미하일 경위, 계약서 작성하게.

-예, 경정님.

그렇게 베론과 함께 막사로 들어갔지만 파렌하이트 경정은 이대로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자.. 좋습니다. 그럼 다시 돌아가서.. 

병력과 팀 구성에 관해서는 이미 한 차례 조정한 바가 있었다. 늦게 온 몇 팀은 불만이 있었지만 안면이 있거나 거래, 동맹을 맺은 쪽에서 함께 하는 식으로 자리가 분배되었다. 베른하르트 공동체 역시 그렇게 상업지구의 뮬러 팀과 함께 움직이게 되었다.

-흠. 예감이 좋지 않아.

한스의 말에 브람스가 조금 다가와 물었다.

-별 일이 있으려고. 이 정도 전력이면 충분히 해볼만 해. 걱정할 거 없을 걸? 오히려 우리는 편하지. 이미 공을 세웠으니 뒤에서 미적대도 불만은 있어도 대놓고 뭐라고 할 놈들은 없을테니.

-그래, 한스. 난 별로 걱정 안 돼. 싸워서 지거나 위험할 일은 없을 거라고.

빅커스 역시 거들었지만 한스의 감은 오히려 다른 부분에 있었다.

-아니, 내 말은.. 음.. 아니. 아니다. 괜히 이런 말 해봐야 좋을 게 없긴 하지.

-뭔데.

-아니야. 됐어. 기우일 거야.

-싱겁긴.

빅커스는 별 생각 없이 모이고 흩어지는 팀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스는 그런 움직임 속에서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꼈다. 루스키와의 싸움은 생각할 것이 별로 없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움직이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었고, 잘 돌아갈 턱도 없었다. 이미 베론이 한 차례 찔러본 것처럼 중립의 형식으로 누구 편을 들었는지는 명약관화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변수도 없으리라 생각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나 싶었다.

‘어쩐지 뒤통수가 간질간질하군.. 볼커가 이번에도 잘 지켜줬으면 좋겠는데.’

뒤통수를 노릴 상대가 지역 공동체일지, 굴어들어온 경찰청이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한스는 강렬한 불안감을 느꼈다.

-젠장, 모두 모여봐.

-우리도 움직여야 돼, 한스. 가면서 이야기 하든가.

-아니. 지금이어야 해. 베론 영감은? 아직도 계약서 작성 중인가?

-저기 오는군.

리하르트의 손짓에 한스는 계약서를 품안에 갈무리 하며 걸어오는 베론을 보았다.

-왜 그러는데. 저쪽에서 우리 부르잖아.

한스는 시간이 없다는 걸 알고 당장 짧게 답했다.

-경찰청 놈들이 세력을 확장하는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건 사분오열 되어 있는 복잡한 공동체 네트워크다. 각각을 별개 집단으로 다뤄야 하고 여차하면 뭉치기까지 하지. 그런 형상에서 놈들이 세력을 확장하기 가장 좋은 방법이 뭐지? 아니, 답하지 마. 답은 한꺼번에 모아서 한 차례 쓸어버리는 거다.

지각변동. 그것도 크고 거대한.

-그건 너무 말이 안 되지 않..

-아니, 일단 그것도 염두에 두자고. 놈들의 포진이 앞뒤를 이루고 있어. 수틀리면 언제든 포위할 수 있지. 적들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고 아는 얼굴이라고 믿을 수 없는 세상인데 우리 숫자가 비등하고 만만치 않다는 자만에 방심하면 한꺼번에 당한다. 언제든 경계하자고.

리하르트는 다소 염세적인 태도로 상황을 그렇게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그 이해가 한스의 이해와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으며, 이런 세상을 살아가기에 정석적인 형식을 띄고 있기도 했다.

-다들 안 오고 뭐 하는가. 어서 가지.

마침 베론과 헤르만이 다가왔고, 그들을 이끌었다. 한스가 빅커스를 바라보자, 빅커스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회가 되면 조용히 그에게 한스의 생각을 전할 터였다. 강한 세력을 맞딱드렸을 때, 비슷한 집단끼리 연합을 구성하면 스스로 저들과 맞먹는 무시하지 못할 덩치와 세력을 가지고 있다 착각하지만 중앙집권적으로 통제된 집단과 여러 세력의 연합체는 그 역량에서 큰 차이가 난다. 이걸 인식하지 못하면 급하게 대응하기 위해 뭉친 이들의 허장성세와 실력을 구분하지 못하고 무너지게 된다.

한스는 신중한 생각 속에서 있을 법한 가능성을 직시했다. 누군가는 자존심 때문에, 집단과 개인을 구분하지 못하는 소속감 때문에 인식하지 못하는 현실의 여러 갈래 중 하나였다. 그탓에 한스 일행은 다시 몸에 긴장이 돌았다.

-무슨 이야기들을 그렇게 하시나. 다들 모였군. 근데 너무 긴장한 거 아닌가? 긴장 풀게, 친구들. 오리 사냥하는 거야. 아, 물론 오리를 한번도 못 적 있는 사람도 없겠지만. 푸흐흐흐..

뮬러는 그렇게 베른하르트 공동체를 반겼다. 

.
.
.
.
.

모두들 공기통을 한 차례 교체했다. 밀폐된 공간이 없었기에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시기는 어려웠다. 일부 슈트에 물통이 연결된 경우 입에 연결된 관을 통해 마실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다. 그리고 광장 밖, 그들은 도로를 걸어가고 있었다. 베른하르트 공동체 중 베론과 미하일은 본진에 남기로 했다. 현장에서 뛰기를 선호하는, 젊고 혈기 있는 지도자를 제외하면 모두 막사에 남았다. 물론 그들을 경호할 자들 역시.

본래 헤르만이 폭탄조끼를 몰래 입고 베론을 근접경호해야 했지만 한스는 떠나기 전 강력하게 요구했다. 설명할 시간은 부족하고 위협은 중대했다. 그런 이유로 이야기를 들은 미하일과 헤르만을 바꾸는 악수를 두고서라도 베론에게 자신의 추측을 넘겨야 했다. 그럴만한 필요가 있느냐, 얼마나 가능성 있느냐, 만약 아니라면이라는 것만으로는 생존 문제는 너무 크다.

전투력과 팀워크, 심지어 요인 경호라는 면에서 좋지 않겠지만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위협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점에서 있을 수 있는 유연성이다.

-이제부터 작전에 돌입합니다.

팔켄하인 경위와 그의 지휘하에 있는 경찰 병력 11명이 한 팀이 되었다. 그 뒤를 따르는 건 한스, 빅커스, 리하르트, 브람스, 헤르만, 그리고 볼커였다. 전위에 6명, 후방에 6명씩 그들의 앞뒤에 포진해 있었고, 경위는 뒤쪽에서 무전기로 지휘를 했다. 전방 지휘는 룀 경장이라는 남자가 맡았다.

빅커스는 고개를 끄덕였고, 볼커는 등에 방탄방패를 메고 팀을 최소 한명 이상은 지킬 수 있을만한 위치를 고집했다. 슬쩍 돌아보자 팔켄하인 경위는 자연스럽게 왼쪽 어깨 앞에 매어둔 무전기를 잡고 한손에는 총을 파지한 채 걷고 있었다. 빅커스에겐 그 모습이 언제든지 뒤를 칠 것처럼 타이밍을 잡는 것처럼 보였다.

-긴장 풀지 말고.

흔히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스 일행은 모두 알고 있었다.

-진입로는 3곳. 우리는 이쪽 파이프가 진행하는 지하공동구 루트로 들어갈 겁니다. 그리고 중간 쯤에서 지하철 구간에서 합류할 계획이죠.

-왜 그렇게 움직이죠?

-혹시 모를 기습에 대비해서 팀들을 분리시켜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보가 흘러나가거나 예측 당하는 걸 고려하는 거죠.

-이런 루트에 관한 정보는 어디서 구했죠?

-기밀입니다.

빅커스는 일부러 그들의 신경을 조금씩 긁기 시작했다. 만약 이들이 정말 그들을 급습할 생각이라면 그전에 조금이라도 노골적인 신호를 포착하기 위함이었다.

-같이 일하는 사이에 그런 것도 기밀입니까?

-같이 일한다고 모든 정보가 공유되는 것도 아니죠. 저 자는 왜 다른 인원과 교체가 됐죠?

룀 경장은 그렇게 말하며 헤르만을 턱짓했다.

-중요한 일인데 경험과 전투력이 뛰어난 사람을 집어넣고 싶어하신 결정입니다. 이곳 지리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게 어떤 의미죠?

빅커스가 넘겨짚기 시작하니 룀 경장은 슬슬 짜증나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성향을 잘 아는 팔켄하인 경위는 무전으로 간략히 답했다.

-’우리 쪽에서 자료를 뒤지면서 지하 지도를 발견했습니다. 거기서 지리 정보를 획득했죠. 이제 불만 없겠지요?’

-불만은 없는데 신기하군요. 소식이 퍼진 지 며칠 되지도 않았을텐데 딱 나오다니.

-’평소에 정보 관리를 잘한 덕이죠. 문서정보과에게 공을 돌려야겠군요.’

뭐, 그렇다니 딱히 할 말이 나오진 않았다.

-’이제 집중해주시죠.’

한스는 지금 당장 이들이 공격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한편으로는 기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언제나 대비하고 주의를 기울여서 이득을 보지 못하는 일은 있어도 손해보는 일은 없다.

어느덧 통로를 통과 한 뒤 지하철의 한 구간으로 나왔다. 열차가 지나가는 중간 지점이었는데, 밖으로 나와보니 망가지고 녹슨 열차가 버려져 있었다. 브람스가 손전등을 비추니 바퀴가 없는 등 여러 목적으로 부품이 약탈 당한 것으로 보였다. 엄밀히 말하자면 주인 없는 것을 가져갔다고도 볼 수 있고, 세금을 내던 시민이 자신의 권리에 따라 선점하여 회수해 갔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들 공기통 시간 확인하고 보고해주십시오.

룀 경장이 그렇게 말했다. 빅커스는 한번 튕겨볼까 하다가 경찰들이 곧바로 잔량을 보고하는 것을 보고 대충 대답해주기로 했다.

-20분 정도.

대부분 사정은 비슷했고 후방의 팔켄하인 경위는 10분 이내로 본대와 접촉할 수 있을 것이며 그들에게 보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물론 그 보급은 절대 공짜가 아니니 작전 끝나고 정산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이미 본진에서 한 차례 그렇게 거래 했던 사람들이 있었으니 이상할 건 없었지만 괜히 띠꺼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어느덧 저 멀리서 말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도착했다는 걸 알았다. 그곳에서 다른 루트로 들어온 사람들과 합류했고, 그들이 이렇게 움직인 의도를 알게 되었다.

-의도적으로 이렇게 도착한 거군.

-뭐?

한스는 주변을 슥 둘러본 뒤 말했다. 빅커스 역시 주변을 둘러보자 같은 걸 찾아낼 수 있었다.

-제대로 앞뒤로 포진하고 있네. 이미 어떨 것이다 말은 해놨지만 변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부러 쪼개서 도착시킨 거야. 루트로 3개라곤 하지만 세부 루트는 또 달랐을 거고. 몇몇 팀들이 산발적으로 도착하고 있어. 아마 각 그룹마다 어떤 성향인지, 관찰도 했겠지.

팔켄하인의 묘한 시선이 문득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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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_Arondite_ 작성시간 24.02.20 낄낄 역시나 저눔들의 목적은 지역장악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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