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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rome의 도서관

[SF]잿빛 클로버 (13)

작성자Khrome|작성시간24.04.17|조회수11 목록 댓글 0

상식적으로 경쟁집단과의 분열이 발생하는데 외부의 강대한 세력이 공격해온다면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가?

첫번째로는, 당장의 분열을 멈추고 단결하는 것이다. 외부의 적을 통해 내부적 이해관계를 초월한 연대의 경험을 안겨주는 것이다. 좋든 나쁘든 당장 문제가 된 분열의 원인은 부차적인 것이 된다.

그러나 이 경우 내부분열이 아니라 다른 집단, 그것도 평소 경쟁하던 반적대집단과의 연계에서 발생한 분열이다. 따라서 결집보다는 뒤통수를 맞지 않을까 극심한 경계를 하게 되고, 사고의 흐름에 따라 먼저 공격하는 게 올바른 선택이라는 결론까지 이어질 수 있다.

두번째로는, 어떤 것이 걸려 있든 손해를 최소화하고 후퇴하는 것이다. 도망자, 비겁자라는 비난은 받을 수 있겠지만 가장 적은 피해를 입은 자가 이후 헤게모니를 확보한다. 싸웠다는 용기의 명예와 흘린 피의 가치는 그걸 인정해주는 다수가 있어야만 몸을 지킬 갑옷이 되는 법이다.

세번째로는, 힘으로 다 때려부수고 싸그리 다 장악하는 것이다. 최소한, 그럴 정도의 살벌한 공격성과 성과를 일궈내야 피해를 입어도 함부로 건드리지는 않는다. 벌집을 건드리지 않는 이유는 벌을 다 죽일 수 있다 하더라도 위험하고 번거롭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벌집이 있는 곳을 피해서 그들을 자극하지 않는 공간을 내어주는 것이다. 즉, 힘으로 얻은 성과를 통해 이권을 보장받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괜히 건드렸다 얼마전 보여준 잔혹한 위력이 자신들을 향한다면 골치 아플 테니까.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건, 바로 상식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루스키 패거리들의 지도부는 잔혹하고 거칠지언정, 그런 합리성이 작동하는 이들이다. 그렇지 않다면 조금이라도 더 합리적인 쪽에게 잡아먹히거나 도태되었을테니까. 그럼에도 상식에 방점을 찍는 이유는, 현장의 행동대장들이 중세 기병대장 수준으로 돌격만 할 줄 아는, 명령한다면 말을 잘 듣는 폭력적인 바보들이거나, 지나치게 신중해서 스리슬쩍 도망가려는 놈들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직의 헤드급은 모두 서로를 경계하느라 밖에 있었기 때문에 믿을 수 있을만한 능력 있고 머리가 돌아가는 녀석을 함부로 벙커 안에 대기시켜놓을 수 없었고, 그럴 바에 서로 이름과 얼굴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백정들로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게 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폭력적이고 생각 없는 놈들끼리 좁은 구석에 몰아놓으면 필연적으로 목숨을 건 서열정리를 하려고 하고, 외부적 요인까지 끼어들어 총성과 폭음이 터지는 상황에서 그들의 총구는 앞이 아니라 옆, 혹은 뒤로 향하기 너무 쉬워졌다.

-’안톤. 신호주면 저새끼 대가리를 날려버려.’

안톤이라는 남자가 정말 그래도 되느냐는 식으로 쳐다보자 블라소프 패거리의 키 196cm에 110kg이 넘는, 이 시대에 보기 어려운 거구의 사내, 콜코스는 헬멧으로 박치기를 하며 까라면 까라며 위압했다. 안톤은 손에 쥔 Vz.61 스코르피온을 내려다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비슷한 대화는 저쪽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저놈들이 우리를 뒤통수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친다. 저놈들을 죽이고 우리는 뒤쪽 입구 막은 채 가져갈 수 있는 모든 물자 다 집어서 튀는 거야. 어이, 카디로프. 넌 슬쩍 나가서 보스께 알려.’

-’이 기회에 저새끼들 죄다 쏴죽이고 우리가 놈들 다 집어삼키자고. 왜 물자를 나눠야 하는데. 다 죽이면 다 우리 건데. 안 그래? 흐흐..’

그러나 행동대장 아래의, 이를테면 조장급은 조금씩 생각이 달랐다.

‘미친, 이대로 싸우면 다 죽어나갈텐데 그게 무슨 개죽음이야. 난 먹고 살려고 온 거라고.’

‘이딴 곳에서 병신 같이 뒤질 순 없지. 죽은 척해봐야 대가리가 구멍이나 뚫릴테니 방해하는 놈들은 싸그리 쏴죽이고 도망가겠어. 어디 구석에 숨어 있다 아예 멀리 떠나든가 해야지 시발..’

그 시각, 쇤 경정이 경찰 병력 다음으로 공동체 전투원들을 중기관총의 입구에 집어 넣었다. 평균적인 전투력과 전술능력이 대원들보다 더 뛰어난 편이라고는 하지만 피할 구석 없는 통로에, 시체와 망가진 방탄방패를 엄폐물로 살아서 공격하긴 어렵다. 심지어 멍청하게 연막탄까지 터뜨린 관계로 신들린 조준 사격 역시 기대할 수는 없었으니..

-비켜, 내가 해보지.

콘라트가 나섰다.

-호오.. 용감한 젊은이군. 만약 살아서 돌아온다면 베를린 경찰청의 계급을 부여해주고 귀하게 써주지. 어떤가?

-더 세게 불러봐.

어차피 거절할 생각이었지만 콘라트는 괜히 뒤통수 가렵게 만들지 않았다.

-리히터, 새총.

리히터는 등에 맨 가방 옆에 붙어 있는 파우치에서 새총을 꺼냈다. 말이 새총이지 수류탄도 날릴 수 있을만한 크기와 장력을 자랑했다. 새총은 일반적으로 꽤 쓰이는 편이지만 잘 다루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건 실전이 잦고 물자의 이동이 소규모로만 이루어지며, 대규모 상단이나 이동보다는 소규모인 경우가 많은 동부 지역에서 총 대신 쓰이는, 더 조용하고 적절한 살상력을 지닌데다 탄을 소모하지 않는 것으로 선택된 물건이다.

베를린 경찰청은 그러한 경험과 필요가 적었기 때문에 이런 단순한 물건은 사용되지도 않았고, 지식도 거의 없었다.

-괜찮겠어?

리히터가 새총을 건네며 콘라트에게 물었다.

-안 괜찮으면 어쩌는데. 나 지킬 생각이나 해.

콘라트는 품에서 RGD-5 수류탄을 꺼냈다. 적당히 동그랗기 때문에 선호되는 물건이었다. 그들이 사용하는 새총은 주로 수류탄을 던지기 위한 간이 유탄발사기 개념으로 제작된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장력을 자랑하기 때문에 완력이 필요한 물건이었다.

그는 새총에 걸고 온 힘을 다해 새총을 당겼다. 먼저 당긴 이후 조준을 필요로 했는데, 그의 머리 위 천장을 기반으로 각도를 계산했다. 콘라트가 입구 옆에서 새총을 당긴 채 벽에 조준한 뒤 리히터에게 말했다.

-뽑아.

리히터는 옆에 있다 빠르게 핀을 뽑았고, 콘라트는 몸을 노출한다는 위험을 감수하고 발을 내밀고 상체를 기울인 뒤 손을 놓았다.

탕! 신관이 뽑히는 소리가 들라자 반대편에서 그라나다! 하는 외침이 들렸지만 발소리까지 들리지는 않았다. 그들은 수류탄을 손으로 던졌고, 이 위치까지 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러나 수류탄은 새총의 힘을 입고 위쪽으로 완만한 곡선을 그리고 날아갔고, 수십m를 날아서 그들 머리 위에서 정확히 폭파되었다.

뻐엉!!

콘라트는 리히터를 뒤에 대기시킨 채 소총을 꺼내 총만 복도를 바라보게 한 채 몇발씩 끊어서 쏘았다. 연막 때문에 정확히 보이는 건 없지만 그렇게 반 탄창을 쏴대자 그들이 죽었다는 확신이 들었다. 정확히는 확신에 가까운 믿음이었다. 그는 정확한 복도의 구조와 거리를 보지 못했기에 그저 감에 의존했을 뿐이다. 그러나 복도의 구조와 천장 높이상 반대편 벽에 맞고 그들 뒤통수에서 터졌으면 터졌지 살진 못했을 것이다.

-죽은 거 같군.

콘라트의 냉담한 말에 쇤 경정은 비릿하게 웃으며 명령했다.

-그럼 들어가서 확인해보도록.

콘라트는 그가 처음부터 자신을 영입할 생각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가 그러겠다고 했다면 다른 놈들을 집어넣었겠지만 그가 명확히 동의하지 않은 한 이런 일이야 있을 수 있을 법한 일이었다.

-이봐! 우린 놈들을 죽이겠다고 했지 선봉에 설 생각은 없어! 애초에 선봉은 네놈들 역할이잖아!

가른이 그렇게 외쳤지만 경찰청에서는 쉽게 꺼낼 수 없었던 권력과 고압적 명령의 쾌감에 취한 쇤이 들어먹을 상태는 아니었다.

-흥! 그럼 우리가 다 떠먹여줘야 하나? 너희도 싸울 생각으로 왔을텐데? 싸울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마침 이 젊은 친구가 길까지 열어주지 않았나. 우린 병력 피해가 너무 커서 좀 정비를 해야하거든.

쇤 경정은 권총을 어깨까지 올린 채 흔들거린 채 대답했다. 입씨름 해봐야 나아질 게 전혀 없었기에 그들은 통로로 진입했다. 다행스럽게도, 중기관총 사수는 폭발과 파편에 맞아 죽어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그들이 복도 끝 계단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계단 위쪽에서 총소리가 울려퍼졌다. 꽤 격렬한.

그리고 직후 뒤쪽에서도 울렸다. 로켓음과 함께 아직 빠지지 않은 연막을 뚫고 날아오는 대전차 미사일과 함께.

.
.
.

한스 일행이 멈췄을 때 전방을 밀고 있던 병력이 재정비 중이었다. 말로는 재정비라고 했지만 실상은 부상자를 처치하기 위해 멈출 수밖에 없었다.

-룀 경장님.

한 대원이 룀 경정을 알아보고 보고했다.

-갑자기 나타난 루스키들과 교전이 치열했습니다. 우리쪽에서 3명이 죽고 3명 부상입었습니다. 이대로 타격 임무를 지속하기엔 무리가 따릅니다.

룀은 바닥에 쓰러져 피를 쏟아내는 대원을 바라보았다. 부상자는 산소 소모량이 급증한다. 게다가 앞으로 작전을 지속하기 위해 가진 공기통 용량은 1시간이 채 안 된다. 이대로 후방으로 보내야 할텐데 그때까지 응급처치 수준으로 버틸 수 있을지 부정적이다.

-갑자기 나타났다고?

-예.

-다 사살했나?

-아닙니다. 몇명을 눕히긴 했지만 나머지를 길이 뚫리자 그대로 이동했습니다. 아마 다음 지점에서 방어를 굳히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룀은 놈들의 생각을 읽으려 했지만 결정권자는 그가 아니었기에 여기에서 판단을 멈추고 팔켄하인에게 그대로 보고했다.

-그런가. 그럼 전방 지휘는 자네가 해야겠군.

-놈들이 방어를 굳히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뚫는 게 임무이니 룀의 말은 주의해야한다 이상이 되지는 못한다. 그리고 팔켄하인 역시 그런 의미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아마 그렇지 않을 거야. 놈들은 중앙에 밀려서 도주하는 것같군.

-도주 말입니까? …아, 그렇군요. 그럼 우리는..

-그냥 쭉 따라가기만 해도 되는 거지. 전방보다는 후방을 주의하면서.

그렇게 말하며 팔켄하인은 한스 일행을 뒤쪽으로 보낼만한 명분을 떠올렸다.

한스는 조심스럽게 복도로 접근했다. 몇 구의 시신과 피탄흔이 지저분했지만 흔적이 보여주는 바는 명확했다. 천장이나 머리 위쪽으로 튄 건 없는걸 보니 근거리에서 쏜 것일테고, 시신이 누워있는 위치를 고려한다면 정말 가까운 위치였을 것이다. T자형 복도에서 갑작스러운 공격은 위협적이지만 그런 것치고 피해 규모는 적다는 게 한스의 판단이었다.

‘짧은 교전? 아니면 공격자의 숫자가 적었나? 그렇다면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공격을 펼칠 필요가 있었나?’

한스가 뒤를 돌아보니 빅커스가 부상자에게 다가가 지혈제를 다른 대원에게 건네주며 말을 걸고 있었다.

-여기.

-아.. 감사..

-무슨 일이 있었죠?

-여기 꽉 잡아. 놈들이 갑자기 튀어나왔습니다. 그리고 빠르게 도망치더군요. 히트앤런 아시죠? 놈들이 치고 빠지는 전술을 구사하는 겁니다.

빅커스는 그 말에서 위화감을 느꼈다. 히트앤런은 이런 좁은 실내 공간에서 하기엔 부적절한 전술이다. 공간이 한정적이고 청각적 정보 때문에 대기 후 공격, 이탈 전술이 아닌 한 들키는 것도 어렵지 않다. 게다가 복도가 충분히 짧지 않는 한 도망가려다 등짝에 총알이나 박힐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실내에서의 히트앤런은 상대방의 발을 묶을 수 있을 정도의 타격을 줘야 하고 훨씬 밀도 높은 화력과 더 짧은 교전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런 것치고는 피해가 적은 거 같은데.. 아닌가? 3명 사망에 3명 부상이면 충분한 피해이긴 한데..’

하지만 세상엔 이상한 일도 있고 오판도 많다. 모든 사람이 완벽하게 합리적일 수도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는다. 그들이 전문적인 전술 훈련을 받는 것도 아니니 있을 수는 있는 일이다.

-잠깐 이야기 좀 합시다.

팔켄하인이 빅커스에게 다가와 대화를 요구했다.

-왜요?

-…상황이 변해서 포메이션을 바꿔야 합니다.

-우린 교전 안 하는 거 알죠?

팔켄하인이 짜증을 참고 건방진 청년에게 답했다.

-압니다. 그러니 후방으로 가시죠. 이쪽 병력을 앞쪽에 배치시키고 부상자를 데리고 베이스까지 쭉 빠져야 해서 인원이 많이 빕니다. 그런 이유로 중앙있기보다는 우리 뒤쪽에 있으시죠.

빅커스는 잠시 생각해보다 한스를 바라보았다. 근처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한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빅커스 역시 미심쩍긴 해도 무슨 일이 있을까 싶어 답했다.

-좋습니다.

-그럼 우리 후방을 부탁하죠.

-걱정 마시고요.

싸가지 없다고 생각하면서 팔켄하인은 대원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대열의 중앙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얼마간 걷기 시작하자 한스는 이 벙커가 보통 규모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다.

-너무 커.

-뭐가.

-여기 벙커. 너무 커.

빅커스 역시 곰곰히 생각해보더니 그렇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네. 보통 이렇게 크게 만드나? 복잡하기까지 해. 무슨 목적으로 만든 거지?

바로 뒤에서 걷고 있는 헤르만이 드물게 입을 열었다.

-어쩌면 우리 생각보다 대단한 게 있을지도 모르겠군.

-대단한 거요?

빅커스는 미국인답게 핵폭탄을 떠올렸고, 한스는 더 큰 지하 군사시설의 탱크, 장갑차, 항공기 따위를 떠올렸다.

-만약 그걸 알고 하는 거라면 지나치게 불리한 분배가 설명이 돼. 식료품, 의약품 같은 건 부차적인 물자인 거지. 진짜는 따로 있으니까. 장갑차 같은 것만 구해서 굴릴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화력으로 밀고 빼앗을 수 있어.

조금 더 작아진 한스의 말에 빅커스는 머리를 굴렸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저 녀석들.. 이곳 지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했지? 그걸 기반으로 이런 작전을 실행하는 걸까?

브람스가 말을 받았다.

-하지만 쟤넨 경찰이잖아. 아무리 수도에 연고지가 있다지만 경찰이 어떻게 그런 정보를 가지고 있지?

-어렵지 않지. 경찰 권한에 무력을 통해 대통령궁이고 뭐고 철처히 뒤져댔겠지. 어쩌면 정보기관이나 군부대에서 그런 정보를 습득했을 수도 있고.

그러나 이런 대화들이 늘 그렇듯, 증거가 있지 않는 한 결코 증명될 수 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그러한 대화가 습관화되어 있어야 한다. 최악의 상황과 가정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염두해두는 것은 그렇지 않은 것과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가령, 죽고 사는 것이라던가.

타닥탁탁..

-뒤쪽..

-응? 뭐라고?

볼커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브람스가 뒤를 돌아보았고, 볼커는 이전보다 확연히 커진 발소리에 아예 몸을 돌려 방탄방패를 세웠다.

-누군가 온다. …루스키놈들이군.

한스의 말은 정확했다. 멀리서 러시아어로 뭐라고 소리치는 게 들렸다.

-’뛰어! 씨발놈들아 뛰라고!’

-’빌어먹을 개새끼들이 우리 뒤통수를 쳐!?’

-’입다물고 뛰라고!!’

팔켄하인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곧바로 미소를 지울 수밖에 없었다.

-볼커, 뒤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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