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 슈퍼는 초반 상당히 답 없는 스케줄로 인해 고생을 많이 했죠. 그런 와중에도 팬들은 수준 높은 전투씬을 보게 된 적이 있었는데요. 그건 바로 26화의 한 장면으로 이 장면을 그려낸 이는 토에이 최고의 애니메이터 중 하나인 ‘타테 나오키’였습니다.
우선 저 동영상이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장면으로 프리저가 오공의 목을 꼬리로 감싼 다음 구타를 날리는 씬입니다. 주먹 한 방, 한 방을 잘 보시면 임팩트를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연필로 세세한 선들을 그려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다음은 0:03 부분으로 오공이 프리저의 꼬리를 물자 나타나는 장면입니다. 타테는 극단적이고 과장된 액션하면 빠지지 않는 인물이며 그건 여기서도 볼 수 있는데요. 꼬리를 물려 고통스러워 하며 길어지는 듯해 보이는 목과 리얼하게 망가지는 표정 묘사는 프리저의 고통을 제대로 알려줍니다. 사실 이는 다른 개그성 만화에서 많이 나오는 장면으로 타테는 이것을 액션으로 연결시키는 데에 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이번엔 0:06초로 프리저의 뒷쪽으로 움직이는 중간, 오공의 하체 부분이 흐릿하다는 것을 확인 가능합니다. 이것은 애니메이터들이 빠른 액션을 전개시킬 때 자주 사용하는 기법으로 영어권에선 ‘스미어(smear)’라고 표현하는데요. (한국에선 어떠한 전문용어로 불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스미어는 캐릭터의 빠른 움직임이 직접 눈으로 제대로 담아내기 힘들 정도라는 것을 알려주는 하나의 도구로 이것을 잘만 활용한다면 엄청난 역동성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가. 이 씬에서의 구도 설정은 아주 흥미롭고 재밌습니다. 카메라의 줌 인과 아웃이 전투를 보다 더 다채롭게 만들어내는 모습인데요. 또한 프리저가 처음 발차기를 맞을 때 순간적으로 색감이 조금 변했다가 다시 돌아오는데 이것은 오공의 킥이 주는 충격이 그만큼 컸다는 것을 보는 사람들에게 전해주죠.
그 다음은 오공의 순간이동 후 벌어지는 0:12초대의 일들인데요.
위에서 언급된 멋진 기법들이 다 나옵니다. 첫번째 사진에서의 채찍을 보는 듯한 팔 부분의 스미어와 두번째 사진에서의 연필 선은 이 장면의 역동성을 책임지며 오공에게 내려쳐짐에 따라 같이 밑으로 꺼지는 프리저의 오른쪽 어깨도 이에 한 몫하죠.
이번엔 오공의 계속되는 공격을 프리저가 막아내는 모습으로 여기에도 놓칠 수 없는 디테일이 담겨져 있는데요. 0:16-0:17 부분을 보시면 오공이 엘보우 공격을 가할 때, 이 공격에 임팩트를 더하기 위해 두번째 사진과도 같은 임팩트 프레임이 순간적으로 나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오공의 공격을 막아낸 다음엔 프리저가 다시 공격을 시작합니다. 0:25초를 주의 깊게 보시면 프리저의 팔이 순간적으로 늘어나는 모습을 목격하실 수 있는데요. 이것은 타테의 가장 큰 특기 중 하나입니다. 캐릭터가 주먹을 쓸 때 일부러 팔을 늘리며 씬을 더더욱 다이나믹하게 만들어내죠.
마지막으로 0:29초, 프리저가 오공의 몸에 대고 기탄을 터트리는 장면입니다.
이 기탄이 터지기 직전엔 첫번째와 두번째 사진처럼 기탄이 폭발하는 과정을 빠르지만 세세히 보여주며 강렬한 이펙트를 선사합니다. 이 이펙트는 타테가 과거 드래곤볼 Z에 몸 담을 때 그의 선배였던 ‘시마누키 마사히로’로부터 어깨 너머로 배운 타테의 강점이기도 합니다.
아쉽게도 슈퍼의 비상식적인 프로덕션 스케줄 문제로 슈퍼의 초반 작화는 퀄리티가 상당히 낮은 모습이었고 그건 이 훌륭한 전투씬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영상을 보시면 액션을 떠나 급하게 마무리를 하다보니 작화의 선이 전체적으로 거친 편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죠. 하지만 저는 이 씬은 정말 슈퍼의 최고 장면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 전투씬의 주인공인 타테 나오키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http://m.cafe.daum.net/FoReVerDB/RD49/5
슈퍼의 스케줄 문제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http://m.cafe.daum.net/FoReVerDB/RD49/4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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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메가 블랙 작성시간 18.07.02 슈파의작화는 이야기가많았고 오해도있었지만... 이젠 이실수도 경험도했으니 제대로 준비만되었다면 지금보다더 잘그릴슈있을거라믿어요 글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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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마구워리어 작성시간 18.07.02 결론 : 스케줄이 잘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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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제노격전 작성시간 18.07.02 개인적으로 타테 나오키의 작화를 원피스 극장판 6기로 처음 접했을 때 액션의 표현력이 상당히 다양함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단조롭다 느껴져서 개인적으로는 불호더군요... 그나마 원피스는 좀 단조로워도 볼만 하지만 드래곤볼의 장점은 굵은 선과 디테일에 있다고 보는 입장으로서 썩 좋지만은 않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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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XeRoS 작성시간 18.07.03 돈다이가 돈에 눈멀어서 ㅠㅠ 일정조절 실패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