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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센스 퀴즈 (유머)

품바 연극대본..

작성자tommy.Lim|작성시간11.03.10|조회수100 목록 댓글 0

어둠속에서 번개를 동반한 천둥과 비 바람소리가 점점 무대와 객석을 감쌀때 소리 1이 우렁차게 울려온다.)

[소리] 문! 하느님은 천지창조의 문을 열었고 인간은 그 외의 모든 문을 연다

(천둥소리가 멀어져 가며 줄기차게 내리는 비사이로 느리고 구슬프게 품바타령 1.

객석이 밝아오자 타령이 빠르고 흥겨웁게 변하며 객석 뒷쪽 한 곳에서 인물(걸인)이 춤을 추며 관중석으로 나온다.)


품바타령 1

[노래-1]

허어! 품바가 잘도 헌다.

허어! 품바가 잘도 논다.

1. 천재 한님 신시열고 이나라를 세우실적

배달이라 이름하여 홍익인간을 세우니

에헤라 품바 잘도 헌다.

2. 중국대륙 만주벌판 말달리던 한민족아

높은기강 그크신뜻을 언제다시 피워볼까나

에헤라 품바 잘도 헌다.

3. 5천년에 이연단이 비상을 위한 봉새처럼

오는 세상을 누가 말을거나 한민족밖에는 더있겠는가

에헤라 품바 잘도 헌다.

4. 배달겨레 그정신이 후천세계를 꽃피우니

동방의 빛 한반도가 지축임을 알아나 두소.

후렴: 에헤라 품바 잘도 헌다.

[노래끝]


(타령과 춤으로 객석에서 흥겨운 한마당을 이루는 인물(걸인)과 관객들

무대가 밝아오자 갑자기 동작을 멈추고 무대위 한곳을 응시하는 인물. 관중을 헤치고 무대에 허둥지둥 올라가 두리번 거리다가 무엇을 주워서 게걸스레 먹는다. 갑자기 무대가 훤히 밝아지자 먹던 물건을 재빠르게 뒤로 감춘 후 - 무안한듯 어색한 말투로 훈계하듯)

[천장근] 예! 사람이 생각허기 때문에 위대한 것은 올바른 행동을 허기 위해서 생각하기 때문임을 자각치 못한 이 세상의 많은 인간들 틈에서 헐벗고 가난한 사람들. 어렵고 고통 받은 사람들. 병들고 버림받은 사람들. 고독한 사람들. 절망한 사람들. 기진맥진한 사람들.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내가 ---

[북소리] 꽝 다다다

( --- 하다말고 쑥스러운듯 머리를 긁적거리며) (관중에게 겸면쩍은듯)

[천장근] 예?, 여그 서 있는 사람이 대체 뭘 허는 사람이라구우 (웃으며) 글씨라우! 앗따! 이

시상에는 천자에 사람과 만별의 직업이 있지 않습디여? (이야기하듯) 예를 들자면 하두 심심헌께 백제의 후예처럼 일본으로나 건너가 신황조나 세워볼까!

아니면 광개토 대왕마냥 천리마를 타고 만주 벌판이나 달려 볼끄나! 흐흥! 이랴! (말타는 동작을 하며 무대를 한바퀴 돈다)

워워! 기왕이면 이놈의 지구를 새끼 손가락에 올려 놓고 닐리리야나 한번 뽑아 볼까나!

닐리리야!! 기왕이면 집현전에 들어가 세종대왕님과 장기나 한판 둘까! 장이야 멍이야!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봤다가도 이 사람이 농사를 짓지 않으면 어느 누가 5천만 국민의 입에 풀칠이라도 해주남.

이렇게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농사꾼으로부터 (관중 한사람씩 세고 가다가 사기꾼에 멈춘다) 바위로 천년을 보낼 것인가? 꽃으로 한 철을 보낼 것인가?

유엔기에 지구대신 한송이 백합화를 그려넣을 것인가?

순결하고 자존심 강한 아가씨를 아내로 맞이할 것인가?

이여자! 저남자! 이놈! 저놈! 왜놈! 떼놈! 죽일놈! 살릴놈! 뗏끼 경칠놈! (관중을 한사람 한사람 가리키며 가다가 경칠놈!에 웃으며 멈춘다)

(분위기를 바꿔서) 옆동네 마실 갔다가 밤늦게 양도 섬을 돌아 오는디, 온섬이 온통 또깨비불이여! 여기도불! 저기도불! 불! 불! 불! 불! 동네방네 불났네! (무대가 붉은 빛으로 가득하자 - 머리를 감싸며 무서워 우는듯한 괴성을 지르며 머리를 감싸고 안절부절 못하다가 - 무대가 다시 밝아오자 서서히 눈을 뜨고 일어나며 이상하다는듯)

헌디 지금은 그 불들이 모두 도회지로 나가부렀다야? 았다!

서울 밤거리에 저놈에 또깨비불!!! (강조한다)

또깨비불! 봉화불, 횃불, 등대불, 귀신불, 귀신?

음! 철귀신! 마당귀신! 왜정때 죽은 귀신! 6.25때 죽은 귀신! 그밖에 한 못풀고 죽은 귀신들 (노래가락으로)


[노래-2]

부디 극락왕생 하시옵소서

코 터지고 등 터지고 한이 서려 못가겠네.

가자 가자 그만 가자. 극락이나 찾아가자.

구멍난 솥이나 부서진 우산 고쳐 하고 외치는 뗌장이,

뚜쟁이, 석수쟁이, 난쟁이, 중매쟁이, 오입쟁이, 환쟁이, 굿쟁이

비단이 장수 왕서방 명월이 헌테 반해서

돈이가 없어서 띵오와 ---

(노래를 하며 관중석으로 다가와 여자 관객에게 앙탈하듯(여자 관객 손을 잡아 당기며)

나비단 장수! 밍월(명월)이 좋아해서 같이 살자

나좀 안아줘! 으응! 나좀 안아 주랑께! 으응!!!

[노래끝]


(끌어당기다가 고수의 북소리에 놀라 --- 무대로 급히 올라 --- 분위기를 일신하며) (관중에게)

얘들아! 얘들아! (명월이라 수작을 한 그 여자 관객쪽을 가리키며) 이런 구정물에서 놀면 몸에 해롭다.

저그 맑은 샘물을 찾아 놀아라 어르신네들도 놀던 곳인데 어쩔랍디여 안돼! 이 철부지들 같으니라구


[노래-3]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허어 품바가 잘도 논다.

어얼 씨구씨구 들어간다

저얼 씨구씨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오

어얼 씨구씨구 들어간다

[노래끝]


(노래를 부르다 말고 화난듯)

나는 죽으라고 가르쳐 준께 이 자식들은 의젓이 폄만 파악 잡고 앉아 있네요.

뉘 놈들이 돌부처야! 생각하는 사람이야! (어이 없다는 듯이)

허헛! 느그놈들이 뭣이 그리 잘났어! 잘허든지, 못하든지 한번 따라서 불러봐야 할것 아니여

(다시 부드럽게 달래듯 웃으며)

앗따! 자! 그러지들 말고 한번 불러보란께 아니 돈주고 들어왔으면 뭣이라도 한가지 배워가야 쓸것 아니여! 한번 불러보드라고이. (달래듯)

한번 불러보면 재미 있어야 이거 (이노래) (선창을 하자 다시 관중과 함께 노래를 합창한다 --- 노래가 끝나자 몹시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관중들을 둘러보며, 그래! 잘 불렀다. 아쉬운 데론 불렀어. 옛끼이 자식들아! 느그들 그래갖고 어디 밥 빌어먹고(얻어먹고) 살것냐 쯧쯔! 어째 찝찝허야! 거령뱅이가 가르쳐 준께 챙피해!

(다시 달래듯) 그럼, 내가 이번에는 빠질텐께 느그들 끼리 한번 멋들어지게 불러봐. 천지가 진동하도록 한번 크게 마음 푹놓고 불러보란 말이여! (측은하게) 그려! 이해가 간다. 느그놈들이 언제 신명나게 놀 일이 있어야제! 놀찌를 알제 쯧쯔! 좌우지간 오늘은 특별한 날인께 신명을 내서 놀아보자. 자!

복창으로 한꺼번에 들어간다 아 --- !

(선창을 하자 다시 관중과 함께 노래를 합창한다 --- 노래가 끝나자) 앗따데! 생각보단 훨씬 잘 부르네거 그럼으로써 여러분께서도 거렁뱅이로써의 손색이 없음이 증명된 셈이네 친애하는 각설이 동지가 되었다 이 말씀이여 자 그럼 여러분이 천사가 된것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박수 --- ! (박수

소리와 무대가 어두워 온다)






























품바 - 2막


(무대 중앙이 밝아오며) (무대중앙에 거렁뱅이가 몹시 추운듯 움출거리며 누워 있다. 심한 기침을 하면서 서서히 일어나 앉으며)

[걸인] 앗따! (기침하고 손으로 가슴을 쥐고) 오늘 아침은 별나게도 춥구먼이. 우리같이 얻어먹는 거렁뱅이놈들에겐 시성이 항상 춥제 햇빛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여름날도 춥고, 꽃피는 새우는 춘삼월도 춥기는 매한가지고 목화송이 훈훈히 달빛타고 내리는 시한은 말할것도 없고 옛날보다 시방이 더욱 추워이 이놈의 시상이 거꾸로 돌아가는가 비어 언제나 우리 거렁뱅이들도 땃땃할때가 있을랑가 모르겠네 징한놈의 날씨!

(걸망에서 때묻은 수건을 꺼내어 냄새를 맡은 수)

앗따! 무슨 날씨라도 땃땃해야 빨래라도 할것이 아니여 (수건을 목에 감으며)

징할놈의 세상 (목에다 수건을 너무 세게 동여매 기침을 한다)

가만있자! 내가 시방 이렇게 태평할 때가 아내지 (서두르며 - 걸통을 보더니)

일찍 서둘러야 식은 밥 한덩어리라도 얻어묵제이 (일어서려다 말고 무릎을 꿇은채)

어저깨는 서당골 초상집에 가서 배가 째지도록 얻어 묵었는디 --- 가만 있드라고 (허리춤에서 치부 장부를 꺼내어 자세히 살피며)

오늘은 어디 혼사집이라도 없는가 보자! (천천히) 내일은 오서기 아비 탈상이고! 오냐! 오지다 오져! (한장 넘기고) 글피는 들창코 영감태기 환갑이라 히히! 환갑이여!

요것은 날만 새면 내것이다 요때는 양판떼기 큰 놈을 가지고 가야제 (다시 넘기고) 여기 있다. 여깃어!

오늘은 (큰소리로) 맨탕! 맨탕이여! (서운한듯) 오늘같은 날은 누가 시집 장가나 가부렀으면

좋것다마는! (서서히 일어서며) 그나저나 암디라도 나가봐야 쓰것제) (일어나며) 아이고 삭신이야!

(침을 손바닥에 뱉어 방향을 정하다가 시원치 않자 깡통을 던지며) 오늘은 어디로 나가볼끄나! 내가 한번 맞춰 보거라! 이쪽으로 나가불자고, 그러자 그러믄 (타령을 흥얼대며 무대를 돈다)



[노래-4]

제사집 초상집 댕길때는

투구 철갑만 쓰구요.

혼인집 경사집 댕길때는

한말 차두를 찬다오.

[노래끝]


(바람 소리에 움츠리며 무대를 돌다가) 한곳에 멈춰 선채 - 집안을 기웃거리며) 오늘 아침은 이 집에서 신세를 져볼까? 헌디 이 집 여편네는 영판 고약스럽단 말이야 (딱딱 문두드리는 소리 혹은 안채가 들리도록 크게 기침을 한다)

[여자목소리] (안채에서 여자 목소리로- 부드럽게) 누구요, 누가 왔소?

[걸인] 예! 오라는 사람은 없어도 갈길은 바쁜 구름같은 나그네요. 이 불쌍한 거렁뱅이에게 먹다남은 밥 한덩어리만 적선합쇼

[여자목소리] (여자 목소리로 앙칼지게) 엇따배! 무신 놈의 거렁뱅이가 식전부터 오두방정이여! 아무리 빌어 처먹은 거렁뱅이라지만 염치가 있어야제! 아침부터 재수에 옴붙여부렸네 퉤! (침을 뱉는다)

[걸인] (얼굴에 침을 닦으며) 앗따! 그러지 마시고 째금만 보태주있오! 다 복 받을 일인께라우

[여자목소리] (여자 목소리로 몹시 화난듯) 뭣? 복 받어, 복 좋아하시네 그렇게 유식허면 서당 훈장이나 헐것이지 거렁뱅이 주제에 운까지 붙어

[걸인] (아낙의 말이 끝나자 마자 걸인 아랑곳 없다는 듯이 노래 3을 부른다)


[노래-5]

이러고 저러고 생겼어도 대문 안집에서 나왔고

이러고 저러고 댕겨도 진수성찬만 맛봤오

어얼씨구나 잘도헌다.

[노래끝]


[여자목소리] (노래 3이 끝나자 비웃는 듯한 여자 목소리로) 잘허기는 뭣이 잘해 얻어 쳐묵는 것이나 잘혀제

[걸인] (불만스러운 표정과 협박하는 말투로) 정말 너무허네 거 너무 그러지 맙시다

낼모레 장날 나오시면 만날 것인데 사람 너무 허네, 정말! (걸망과 모자를 땅에 팽게친다)

[여자목소리] (여인 - 몹시 놀란듯 황급하게 몇걸음 물러서며 안채로 향하여) 여보오 --- ! 당신 훗딱 나와보싯오이 저놈의 거렁뱅이가 나헌테 협박을 헌당께라우

[남편] (뛰어나오는 남편) (컬컬한 목소리로) 뭣이여! 어떤 털빠진 돼야지 같은 놈이 감히 대추알 같은 내 여편네에게 수작을 혀, 음! 이놈의 자식이여!

(포옴을 잡으며) 워메! 이런 걸뱅이가 감히 목단꽃 같은 내 임자 손목을 잡았어? (때리는 남편) 이런 자식이! (넘어지는 걸인)

[걸인] (걸인 깜짝놀라 - 고개를 조아리며) 헤! 헤! 선상님 옥체 금안이 여전허시구만이라우 참말로 큰 사람은 적선허는데 용감허신 분이라는디 선상님은 소문 대로 큰 인물 갖구먼이라우 아이구 선상님!

아이구 인물님! (하며 남편의 옷에 먼지를 터는 걸인 남편 뿌리치며)

[남편] 이것이 왜이려? (사이 - 기분이 좋아진 남편) 응! 그려! 내가 인물 같여

거렁뱅이도 사람 하나는 거 제대로 불락허네 (걸인을 손가락으로 부르며) 이리와봐 겁먹지 말고 이리와 이 사람아! 우리 여편네가 말이여 맘씨는 좋은데 입술이 쪼금 매운것이 숭이라면 숭인께, 자네가 이해 허것제이

[걸인] 아먼이라우 인물님 별 말씀 다 하시오 나는 이미 다 이해를 핸단께라우

[남편] (의젓이) 좋았어! 오늘 아침은 이어르신 기분이 오뉴월에 목련 향내여! 자네께서는 나를 알아본 첫 인물인께 우리 인물끼리의 역사적인 만남을 축하하는 의미로 자네께서 품바타령 한 곡조 쭉 뽑아봐 잘만허믄 뜨슨 밥 한그릇 뱃장 좋게 베풀것인께

[걸인] (반가워서) 오매! 그 말씀이 참말이라우 뜨슨밥이 --- ?

[남편] (거드름을 피우며) 허엇! 이것이 인물님을 못 믿네이 이래봐도 이 선상님은 옳은 일이라면 산 신령님도 두려워 하지 않은 그러한 인물이다. 이런 말씀이여 그래도 못 믿어, 어서 해봐 이 사람아 자네는 나같은 인물님과 마주보고 서있는 것도 영광무지여 이 영광을 그냥 보낼거여!

[걸인] 야 --- 인물님!

한번이 아니라 골백번이라도 불러야지라우 잘 부를텐께 뜨슨밥이나 많이 주쇼이 (혼자말로) --- 내가 잘 불러야제! 끝내주게 잘 불러 불어야제! 자! 타령들어 갑니다요


[노래-6]

얼씨구나 들어간다 절씨구나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강남 제비가 올봄에도 또 왔네

어얼씨구 들어간다

일자나 한장을 들고나 봐라

일로라 내 고향은 천사들에 천국일세

두이비자 들고나 봐라

이화도화 만발헌디 두견새만 슬피우네

서이삼자 들고나 봐라

삼월달에 산불피고 마누라 오기만 기다린다

너이사자 들고나봐라

사주사자 사자문에 우리 인생이 죽어 간다.

다시오자 들고나 봐라.

오지가지 별가지에 만고풍상을 다 재켰네

여섯육자 들고나 봐라

유월달엔 목단꽃, 목단꽃이 피어날때 사랑꽃도 피어난다.

일곱칠자 들고나 봐라

칠칠맞은 여편네가 품바타령을 잘도헌다

여덟팔자 들고나 봐라

이내팔자 기박하여 주걱조리 들쳐메고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아홉구자 들고나 봐라

구월달엔 배가 고파 시월 풍년에 죽어가네

남았네 남았네 장자 한장이 남았구나

장장추야 깊은 밤에 각설이 신세가 처량하구나

어허! 품바 잘도 헌다.

[노래끝]


(노래가 끝나고 한쪽에서 음식을 먹는다) - (혹은 무대뒤로 들어갔다 나오며 --- 길게 트림을 한다)

[걸인] 아이구! 이 냄새! 으! 잘 묵었다, 인제 살것 같에 이제 시상이 조금 똑바로 보이는구먼 (무대뒤로 향하여 고개를 숙이며) 신신령님 보다도 더 높으신 인물님 부디 짧은 인생 가난구제 마다말고 영원복락 누리소서 백골난망이 감사허요 이 (다시 고개를 숙이며) 또, 감사허요. 자꾸자꾸

부탁허요 (몇발자욱 걸어가다 뒤돌아서서 손을 흔들며)

나 낼모레 또 올라이(뒤돌아 가면서 하품을 한 후) 인자 묵을 만치 묵었는께 어디가서 낮잠이나 뻐드러지게 때려야 쓰겄다 (흥겹게 어깨춤을 추며 노래 5를 부르며 무대를 돈다)


[노래-7]

새내기 넥타이를 목에다 걸고

짚신구두 신고가는 뺑돌아 유리없는 안경에다

사팔뜨기가 돼지같은 목소리로 육자배기를

닐리리야 부르며 가잔다

막걸리도 한잔 쇠주도 한잔

소구루마 타고가는 뺑돌이 요놈아!

[노래끝]


(효과음 - 돌에 맞은 소리) (노래를 부르다 말고 날아오는 돌에 맞아 넘어진다) 아이구매 나 죽네 (머리를 감싸며) 아이구 내 지구! 내 지구 깨진다. 내 지구 깨져! (넘어졌다 서서히 일어나며) -

한쪽을 바라보며 요런 쥐새끼 불알만한 자식들이 나만보믄 돌팍을 핑기네이 느그놈들은 애비 엄씨도 없냐! 싹아지라고는 서푼어치도 없는 놈들이여 (관객에게 다가서며 - 독백을 하며 푸념하듯) 이놈들아! 사람이란 누구에게나 서로 얻어묵으며 사는 법이여


거렁뱅이들이 있은께 너희들이 우쭐되고 모자란 놈들이 있은께 너희들이 웃을 여유라도 있어야 이것만을 우리들이 너희들에게 적선하는 것이다. 이눔들아! (무대중앙으로 오르면서) 불쌍한 것은 매한가진께 흉보든가 미워하든가 알아서들 혀 흉보는 것처럼 뒤찔리는 일도 없고 미워하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것도 없는 법이니께 (무대가 어두워 온다)



































품바 - 3막


(무대가 어두워 오며 -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리랑을 배경음악으로) (판소리로 - 고수 혹은 소리로)

[소리] 옛날은 옛날인디 그리 머지 않은 옛날 전라도라 무안군 일로면 걸인마을(천사촌)에, 날개없는 천사들이 떼거리로 모여 살았다는디, 모든 거강들의 발자취가 항상 맨발이었듯이 그 중에서도 천가라는 맨발의 천사가 있었더라. 일제치하에서 태어나 해방과 6.25 자유당과 공화당 시절을 천사처럼 살다간 어느 거렁뱅이의 개한 일생을 오늘밤은 달도 유난히 밝고 마을사람들도 이렇게 많이 모였으니 어디 한번 들어 보드라고! (무대가 약간 밝아오며) - 아리랑 노래를 부르며 가는 삿갓과 두 루마기를 입은 나그네 차림의 인물 (천장근) (무대 중앙이 밝아오며 - 아리랑이 울려 퍼진다. 한복을 입고 삿갓을 쓴 사내가 한스레이 아리랑을 부른다. 또는 한복을 입은 고수가 함께 조명을 받으며 아리랑을 부른다. - 조명이 인물을 잡는다 - 천장근 자기흥에 춤을 춘다) (김시라 개사)


[노래-8]

후렴 : 아리롱 아리룡 아라리요 아리롱 고개를 넘어간다

1. 청국 양국 상선은 다 오는데

정도령의 상선은 왜 못오나

2. 천지연에 놀던 학은 어디서 날고

가기구게고 까마귀만 지저귄다

3. 말깨나 하는 놈은 감옥소로 가고

힘께나 쓰는 놈은 징용이나 간다네

4. 백두산 호랑이가 낮잠을 자니

휴지산에 암고양이가 니나노를 춘다네

[노래끝]


(노래를 부르다 말고 행진곡 소리가 들려오자) - 행진곡에 놀라 무대뒤로 숨는 천장근 (행진곡에 맞춰

춤을 추듯이 행진하며 나오는 일본 순사 - 행진곡이 끝나자 차렷 자세로 멈춰선채)

[순사] 데라우찌 각하! 밖에는 바람끝이 매우 차갑쓰무니다

[데라우찌] 오! 그래야 꽃들이노 못핀다

[순사] 그럼! 설한품에 피어난 설매화나 동백꽃은 어떻으무니까!

[데라우찌] 음! 그 꽃들이노 반역자다

[순사] 하이!

[데라우찌] 천장근이라 조센징이노놈을 반드시 잡아, 그 날개를 꺾어버려, 그 뿌리를 잘라버려 (등)

이또이 히로부미 같이 교활하고 간사한 놈 (사이) 가만있자! 이또오 히로부미가 누구더라! (깜작놀라 돌아서면서 아부하듯) 하이! 자비로우신 이또오 히로부미 각하! 죽을 죄를 졌으므니다. 각하의 자비로움만이 세계를하나, 즉 대 일본제국으로 만드는게 평화를 사랑하신 각하의 사명임과 동시에 각하께서 폭군이라면, 사랑의 폭군임을 감지하지 못한 몽매하고 어리석은 천가놈이 선동을 하여 대 일본 회사의 조센징이노 일꾼들이 동맹휴업을 단행했으므니다. 흐흑!! (데라우찌 서서히 일어나 독백하듯) 이런 버러지 같은 조센징 놈, 떡 될라고 생각허면 코끼리 발밑에는 못들어가!

뛰어봐야 코끼리 발밑에 벼룩이라는 놈! 재주 몇바퀴 넘어보는 겪인줄 모르는 병신이노 새끼 [순사] (이상하다는듯) 각하! 무엇이 코끼리고 누가 벼룩이무니까!

[데라우찌] (몹시 화난듯 모자를 집어 던지며) 고노 빠가야로! 코끼리는 조센이고 벼룩이노 대일본이 아닌가! 하하핫핫

[천장근] (비웃는듯 노래한다)



[노래-9 ]

병아리 잡는데는 토끼가 대빡

고래를 잡는데는 바늘이 대빡

기고난 놈은 장똘로 찍어라

어허 품바 잘도헌다

홀어머니 동네에는 홀엄씨가 대빡

처녀 동내에는 총각이 대빡

기는 놈에겐 뛴놈을 보내라

어허 품바 잘도헌다.

범없는 산중에는 살꽹이가 대빡

상어없는 바다엔 갈치가 대빡

뛰는 놈에겐 난놈을 보내라

어허 품바 잘도헌다

[노래끝]


여러분! 나 천장근이오. 일본인이 경영하는 모든 직종에서 손을 뗍시다. 굶어 죽는 한이 있드래도 왜놈의 노예가 될순 없오, 명령 과 복종만 먹고사는 개가 될수는 없단 말이오. (관객에게 한발자국 다가서며) 여러분! 시를 쓰는자는 시를 쓰지 않는자나 조국에 대한 사랑은 경쟁을 초월해야 하오. (대사가 끝남과 동시에 효과음으로 들려오는 빠른 발자욱소리와 긴장감도는 호르라기 소리, 무대가 어두워 오며 좇기듯 허둥대는 천장근, 조명이 서서히 무겁고 음산하게 바뀌며 무대중앙에 무릎을 꿇고 앉아 째찍소리에 고문당하고 있는 천장근, 신음하듯 하늘을 바라보며 절규나 기도하듯) 여보시오 하느님! 인간들은 존재하는 모든것을

정복하려 든단 말이요. 당신의 의지인 사랑과 평화마저 무기와 완력으로 정복하려 들어라우, 이 어리석음을 깨우쳐줄 지혜를 우리민족에게 베푸시옵소서! (신음하듯 노래한다)


[노래-10]

바다같은 민족에 혼이 칼로 친다고 갈라지며

하늘같은 조국애가 나 잡었다고 다 잡힐까,

허허! 품바 잘도 헌다.

[노래끝]


(무대가 어두워오며 긴박한 호르라기 소리와 소란한 발자욱소리)

[소리] (혹은 고수가) 천가놈이 탈옥이다. 천가놈이 --- 호르륵!!!

[천장근] (허둥대는 천장근) 어디로 가야 왜놈들의 눈을 피할수 있는가! 그렇제 일로, 일로에 가면 거렁뱅이 마을이 있어 그려! 가드라고 거렁뱅이라도 내 민족과 함께 살자, 나라와 대의 가 사라진 이마당에 나의 호의 호식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미친척 타령을 흥얼댄다)



[노래-11]

이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니 이등방문이 북을 치니 배정자가

춤을 춘다. 허어 품바 잘도헌다.

팔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니 파랑파랑 녹두새야 녹두꽃이

떨어지면 창포장수 울고간다.

[노래끝]


(노래를 부르다 말고 어느집앞에 멈춰 슨체 울분어린 표정으로) 음! 데라우찌 이놈 허천나게 잘 살아부네요. 이놈 어디 두고보자 예! 망국의 거렁뱅이가 신민 나리댁에 적선 왔읍니다요!

[순사] (문을 열고 방정맞은 발걸음으로 나오는 순사) 누군가? (깜짝놀라 허겁지겁 돌아서는 순사) 뎁! 뎁! 데라우지 각하 천장군이가 제발로 찾아 왔으므니다

[데라우찌] (데라우찌 허리춤을 추기며 나오며) 뭐야! 천가놈이 대일본 제국인 대한 반도를 쳐들어 와! (허겁지겁 나오다 걸인을 보고는 화난듯) 고노 빠가야로! (발로찬다 - 넘어지는 천장근)

[천장근] (엎드리며 - 천장근) 허! 허! 지가 장근이는 장근인디 천장근이가 아니고 김장근인 것이 소인놈도 쬐께 서운허요 그나저나 하늘 같은신 각하께서 손수 나와 적선을 허신당께

천장근보다 더 영광이 무지합니다요. 히히히! 한푼 보내줍소! (의젓하게 걸통을 내밀자 동시에 발로 채이는 천장근 쓰러져 일어나며 미친듯 절을 하며 타령을 부른다) (구전임. 김시라 개사)


[노래-12]

오늘 아침 얻은 한푼 나리한테 바치구요

오늘저녁 얻은 쉰 밥 나리님 개헌테 바칠라요

어허 품바 잘도 헌다

천지연에 물을 빌어 부소산에 불을 끄고

계룡산에 산신더러 황제폐하 알현할까

어활씨구씨구 잘도헌다

공자님같은 우리나라 살구꽃 같은 우리나리

곱디고운 우리 나리 나리 나리 개나리

나리 나리 개나리 으차 으차! 으짜짜!

[노래끝]


(조명이 약간 어두워온다 - 비통하게 - 독백하듯) 그려! 우리는 모두 바보들이여! 이세상에서 가장 적절한 시기에 바보들이여! 하느님! 바보가 되여야 하는게 이 민족의 지혜입니까? (가벼운 징소리와 함께 조명이 바뀌며 한 곳에 허탈이 멈춰선체 허공을 바라보며) (독백하듯이) 새들은 노래없이 지정된 하늘만 날으고, 들판의 짐승들은 나무에 매어있소.

등불은 꺼진채 사립은 닫혀있고, 이웃들의 입가엔 웃음이 없소. 농부들의 곡괭이는 너무 무겁고, 우체부의 가방은 항상 비어있소.


















품바 - 4막


[천장근] (흥겨운 농악소리와 만세소리가 아련히 들려온다) 해방이다! 해방이여! (천장근 담담하게 이야기하듯) 휘오리 바람이 산을 움직일순 없는 법! 드디어 36년의 치욕의 눈물이 반성의 역사로 승화되는 8.15! 나에겐 유독 기막힌 환희인것 같았읍니다! (농악소리와 만세소리가 온 무대와 객석을 감싸자 춤을 추는 천장근 상의를 벗어 던진다. 혹은 관객이나 사물놀이패가 한데 어울려 신명나게 한마당을 이룬다 - 농악소리가 멀어져 가자 - 뛰어 나가는 천장근)


[소리1] (혹은 고수) 성님 이 불쌍한 놈들만 놔두고 떠나불라요, 무정허요(그소리에 멈침하다 다시 나가려는데 소리 2가 들려온다)

[소리2] (혹은 고수) 여보게 장근이, 이 오갈데없는 동냥치들은 누굴 믿고 살란말인가! (소리2에 어쩔 수 없이 주저앉고 마는 천장근)

[천장근] 시냇물은 흘러흘러 바다로 나 가지마는 해방이 됐음에도

나의 세월은 갈곳이 없어 천사촌에만 맴돌았습니다. 가엾은 세월이었지요 아직도 오갈데 없는 거렁뱅이들을 두고 떠나기에는 내 인정이 너무 깊었으며 이 시각이 나의 거렁뱅이 일생으로서의 하느님의 점지였던 것입니다. (다시 깡통을 들고 옷을 주워 입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면서 노래 10을 부른다) (구전)



[노래-13]

호전문전 다보내고 온갖 춘절 들어온다

각설문전 나온다

천지는 적막헌디 황지는 무상허다 우매열반 하는천

적시는 생출헌디 만물에 청산 따진(지)가 춘풍 삼월에

호시절 헌준한량 검을 현은 은옥서 구양순가 두보행을

맞섯네

도리춘삼 누루황은 삼라천도

압록강가 두만강가 고대광실 높은집이 살기좋다 집주

하얀옥수 꺼칠헐가 하호청산 넒은홍에 세상만사 변들마

황달허다 거칠황은 죽어간다 삼백섬아 번쩍에 들어라 날일

일락하고 주무신디 원출에 둥둥달월 주야 공산에 주무신 달

미색이 들어와 술부어라 춘향이 들어와 잔 돌려라

넘쳐나 나간다 기울 축

하도 낙서 장판봐라 일월이 성성 별진

정든님을 품에 안고 갑진(개해) 징판이 웬말이냐

허어 품바 잘도 헌다

허어 품바 잘더 헌다

[노래끝]


(노래가 끝나고 - 차분하나 - 처량하게) 사람이란 동물과 신의 중간쯤이라 말했다지만 우리 거렁뱅이는 이라우 동물과 인간이 중간치쯤이라면 여러분의 이해를 돕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리라 믿읍니다.

허나 우리들의 어려움은 천시나 학대 굶주림보다는 인간들의 의구심과 몰이 했었어라우 자기집 수저 하나만 없어져도 우리를 의심했으며 연행구타 감금하는 것은 차라리 우리칸의 송아지나 돼지가 더 부러웠읍니다.

허지만 군자는 어디를 가나 좋은 것을 먼저보고 먼저 이야기 하며 먼저 행동 한다는 지론 때문에 더욱 서럽고 듣기 거북한 또 다른 여러 이야기는 삼가도록 하겠읍니다. (조명이 바뀌거나 - 적절한 효과음으로 분위기를 바꾼다. 관중들을 무겁게 바라보며 - 천천히) 염라대왕도 인간들의 두뇌만큼은 두려워하네 천당이나 지옥은 (천천히 어느 한 관중에게 다가서서 수저로 관중을 가리키며) 자네 허기에 달려있네

그런디 (갑자기 무서운 표정으로 다른 관중을 바라보며 - 다가가며) 요새와서는 염라대왕이 인간들을 보는 눈이 심상치 않다는 소문이여! 흐! 흐! (쿵 --- ) (분위기를 부드럽게) 허나 자네의 그 풍부한 화술과 연기력엔 당해내질 못할걸세 자! 용기를 내게 그럼 눈을 지긋이 감고 잔잔한 미소를 머금어 보게 연습일세! (빠른 노래 11로 들어간다)


[노래-14]

들어간다 들어간다 천국문을 들어간다

옥황상제 뵈올적에 부끄럼이 없을손가

악한일은 허들 말고 착한일에 힘을 쓰게

어허 품바 잘도 헌다

앉은 고리 문고리

선고리 문고리

뛰는고리 개고리

나는고리 꾀꼬리

업은고리 저고리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노래끝]


(천천히 이야기하듯) 해방이후 네차례의 겨울이 다가왔던

어느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섣달 거렁뱅이 신세였지만 (좀 쑥스러운듯 한참 망설이다가) 결, 결, 결혼(결)을 했어라우 (노래 12로 들어간다 - 음악을 담당한 사물패가 무대로 나와 한판 어울려 흥을 돋군다)


[노래-15]

(남여가 주고 받으며 흥겹게 - 노래 13은 우리 민요중 - 흥겨운 민요선택도 무방)

1. 봄이로구나 봄이로구나

종달이 별나비야 언제 왔느냐

밭가는 노총각에 콧노래소리 에라 콧노래 소리

여름이로다 여름이로다

창포물에 씻은 머리 목화단 꺾고

김을 메는 처녀들의 저 노래소리에 에헤라 저노래 소리

가을이로다 가을이로다

황금벼 파도치는 만경들가에

황소의 울음소리 풍년강소리 에헤라 풍년가 소리

겨울이로다 겨울이로다

창문앞 설매화는 향기도 좋아

골골마다 들려오는 글읽는 소리 에헤라 시절이 좋다

2. 봄이로구나 봄이로구나

흐르는 시냇물에 꽃잎을 띄워

연분홍 꽃사연을 님께 전하리 에헤라 님께 전하리

여름이로다 여름이로다

영산강 푸른물에 돛단배 띄워

다정한 여인들에 사랑에 노래에타 사랑에 노래

가을이로다 가을이로다

단풍골 이쁜이가 시집을 가는데

신랑이 싱글벙글 경사가 났네 에헤라 경사가 났네

겨울이로다 겨울이로다

함박눈이 내리는 청호산길에 다정히 걸어가는 두 그림자야 에라 사랑이 좋다

[노래끝]


(중배장이의 수다스런 말씨로 - 여자 관중에 다가가서) 우메! 우리성님! 낮바닥 보기 힘도오이, 다름이 아니고라우. 쩌기 월암리 촌장댁 막내딸인데 여간 좋단 말이오. 얼굴은 민경(면경) 이렇게 (여자관객 얼굴을 가리키며) 훤히 비치진 않혀도 시시남이 짝짝 흐르고 때깔 있것다. 맘씨 곱것다. 그 근방에서는 울린 갑니다. 말할것도 없이 그곳만 이루어지믄 이 집 복덩어린께 안그러요 셩님! 놓치고 짠한 생각 마시고 잘 생각해 보시오. 나 가요이! (무대중앙으로 오르며 - 느린 걸음으로 거드름을 피우며) 오 ---

야 --- !! 신랑 재배 --- ! 신부 사배 --- ! 신랑 신부 흥 --- !

[소리1] (고수) 신부가 웃어불믄 올보리 농사는 파농이여

[소리2] 신랑이 웃으면 첫딸이랑께 --- (판소리로)


[노래-16]

인의산을 넘어오는 댓바람에 천사촌의 첫눈이

내리고 신랑의 행차를 알리는 중매장이의

거드름에 웃음꽃이 봄 언덕에 피어나듯 천사촌에

가득했습니다.

[노래끝]


(분위기를 일신하며) 자! 다음 순서는 우리 삐죽새 성님께서 예배당 목사님처럼 짜---악! 을으실 차린께 박수를 치드라고 박수!

[삐죽새] (두손이 침을 벼어 머리에 바르고 바지에 주름을 세운 후 의젓하게 뽐내며 목청을 돗구어) 지가 이번에 주례 선생으로 소개받은 삐죽새 올시다 --- (박수 소리가 작자 - 더큰소리로) 삐죽새 올씨다! (박수를 받자 거들먹 거리며) 헤헴! 에! 백설 방창하고 기분이 화창한 오날! 천생배필 신랑 천장근 군과 신부 정수재비양에 거 뭣이냐? 응! 결혼! 결혼을 삼라만상을 대표해 갖고 축하해 부렀다. 이 말씀이여 삼라만상! 삼라만상! 이런 어려운 말씀은 함불로 내뱉는 것이 아닌디 허! 허! 한번 해 불었은께 끝까지 해볼드라고 인생이란 두번의 인생이 있는 법이여 즉슨

신랑 신부는 첫번째 인생은 끝나불고 두번째 인상이 시작된거다 이 말씀이여 (빠른 속도로) 앞에 인생이 배우고 받고 생각하는 인생이라믄 뒤에 오는 인생은 가르치고 배풀고 행동하는 인생이라 (바로 앞의 관중을 바라보며) 알것지야! 이상으로 예배당 목사당 같은 목소리는 딱 끝내불것다

[소리] (무대뒤로 돌아가려는데 관중석에서나 - 혹은 고수가) 성님 주례사 다 끝나불었오 뭔놈에 주례가 그래 짧으요 너무 서운헌께 한 말씀만 더 허고 들어 가시소이

[삐죽새] (뒤돌아 서며 관중에게) 뭣이 서운해야 서운하면 무슨 표시라도 있어야 신이나제, 박박 ---

그런 것이라도 쫌! (박수치자 거들먹거리며) 나는 맴이 약한게 흠이라면 흠이여! 해서! 열흘 굶고 밥보듯 서로 없으면 한시도 못살듯 허천나게 사랑들 혀 이게 내 마지막 당부인께 이상 땡! (쾡가리나 징으로 "땡" 소리를 내준다)

[소리] (동네 아낙네의 목소리로) 앗따메! 계집이 너무 반반하믄 살이 끼었다고 옛어른들은 복스런 얼굴을 시지 안협디여 이렇게 (얼굴 넓히며) 그런데 우리 신부가 쬐께 손해 본것 같은디

[삐죽새] (건달의 동작으로 - 아낙에게) 음마! 음마! 저것이 웃기고 자빠졌네 우리 신랑은 용가리 통뼈에다가 거 뭣이냐 음! 평양기생들이 우리 신랑 얼굴만 봐도 오줌을 질질 쐈어야 그저 환장을 했당께 (관중석으로 다가서며) 자! 만장하신 여러 객석님네들 고요히 고요히 들혀! 다음 순서는 우리 신랑 신부의 첫출발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천사촌의 명가수 빠가살이와 쪼간애를 소개합니다. (혹은 빠가살이와 쪼간애 합창단을 소개허겄습니다) (무대중앙으로 오르려다말고 박수치지 않는 관중쪽을 바라보며) 소개허것습니다. (다시 반대쪽을 향하여) 또 소개허겄습니다. (박수소리가 신통치 않아 버티고 선 채로) 저그 느그 뒷쪽 두사람은 손잡고 뭣하고 있야 요새것들은 즈그들만 좋으면 어른 앞이고 뭣이고 시도 때도 없어. 만고강산이여! 죽으면 썩어질 삭신 뭐 손바닥에 종기났어? 박수 좀 치면 손에 덫나야! (돌아서서 - 부드럽게) 앗따! 이 식 끝나고 나면 막걸리 한잔씩 쭉! 쭉! 돌려줄텐께 자! 박수한번 신나게 쳐 보드라고 박수! (박수치는 도중에 두 손을 벌려 박수를 중단시킨후 - 가락을

넣어)

[노래-17]

경계좋다 호시절에 명창노래 들어보세

사흘 열끼만 굶어보소 코딱지도 양념되네

[노래끝]


(사이 - 노래가 끝나고 관중석의 가상의 인물을 가리키며 - 왼쪽 방향에서) 너 멜라콩 이리 좀 나와바라이 (사이) 응! 나왔어 너는 너 잘하는 곱사춤을 딩가댕! 딩가댕! 딩거라 (오른쪽에서) 너! 때까치도 좀 나온나 (사이) 이자석아 너는 말안해도 나와야지) 너는, 너 잘하는 코기타를 만장하신 선상님들 앞에서 딩! 팅! 팅기부려 자! 시작헌다이


[노래-18]

(남녀가 주고받으며 혹은 관객을 남녀로 나눠 노래시킨다)

1. (여) 당신이 쫑간애를 사랑해 주실양이면

핸드백구 사줄라요

(남) 핸드백구 형편없다 살망태가 어떠냐

(여) 싫어 싫어라우 나는 싫당께 실망태는 싫어라우

2. (여) 당신이 쪼간애를 사랑해 주실양이면

삐각구두 사줄라요

(남) 삐각구두 형편없다 나막신이 어떠냐

(여) 싫어싫어 싫어라우 나는 싫단께 나막신은 싫어라우

[노래끝]


자! 박수 --- (박수를 유도한다. 박수 소리가 나오거나 앵콜 소리가 나오면)

(다시 관중석에서 멜라콩과 때까치를 불러내거나 - 혹은 관중들에게 인물이 박수를 치며) 야야! 도로 나와봐, 선상님들이 안고라랴 앙콜! 느그들이 노래를 잘했는갑다, 나는 더 잘혀고, 다시 한번만 맞춰주라이 자! 공자라 작작 어절씨구 궁자타작작 어절씨구


[노래-19]

(여) 당신이 쪼간애를 사랑해 주실양이믄

분 한갑 사줄라요

(남) 분 한갑 형편없다. 밀가루가 어떠냐

(여) 싫어싫어라우 나는 싫단께 밀가루는 싫어라우

[노래끝]


[소리] (고수나 관중) 앗따! 그노래 사람 죽이겄네이

[삐죽새] (사이) 죽것어, 아이 죽을려면 말허고 죽어라이 나는 죽으면 좋아( 호주머니에서 치부장을 꺼내면서) 여기 이곳이 비었을께 좀 채워주라이 헌디 겹치기 말고 죽어라이 나 곤란헌께 이것 하나만 부탁헌다이 (노래가 끝나자 - 관중석을 바라보며) 우리 뽀구리 아재! 어디 계시야? 이런날엔 우리 춤이나 춰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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