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추억여행 떠나볼까?
들에 핀 노란 배추꽃을 보니
우리들의 어린 시절이 문득 생각난다.
학교에서 돌아오던 길에
튼실한 유채꽃대를 꺾어먹곤 했었지
밭주인의 마음이 어떠할지
그때는 미처 알지 못할 때였으니까.
불태운 논둑에 삐죽이 올라오던
삐비를 한 움큼 뽑아 들고
조심스레 껍질을 벗겨 먹으면
부드럽고 달착지근한 맛이 그만이었지
가끔 뱀이라도 만나면
혼비백산 했지만 맛있는 주전부리였잖아
통통하게 올라오는 찔레새순을
꺾어 먹으면 떫은맛과 어우러진 풋내음
소나무에 달려있는 솔 꽃도
송진 향과 어우러진 달콤함이 좋았었지
그때는 떫은맛에도 익숙해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너도 그랬지?
목화 열매 따먹던 것도 기억나니?
연노랑의 꽃이 지고 나면
어린 열매인 다래가 열리는데
하얀 속살이 어찌나 부드럽고 달콤했던지..
먹을 것이 귀하던 때였기에
산과 들에서 먹을 것을 찾던 시절이잖아.
파랗게 일렁이는 보리밭 길을 걷다가
보릿대 하나 꺾어 줄기를 자르고
입에 넣고 이빨로 자근자근 ♪~
풀피리소리는 어느
새 바람을 타고 훨훨
소리가 난다는 것이 신기했고
두툼한 그 소리가 마냥 좋았었지
물이 있는 논에는 우렁이도 많았지
그때는 거머리가 무섭지 않았었을까?
미끄러지듯 들어가 하나씩 주워
검정 고무신에 담아들고 좋아라 웃던 우리였지
물젖은 고무신을 신고 걷노라면
뿌적뿌적 나는 소리에 또 재미있다 까르르
필통소리 짤랑짤랑
책보를 머리에 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흐드러지게 핀
아카시아 꽃잎을 따먹으며 우린 행복했었지
가위, 바위, 보를 하며 한 잎 두 잎
아카시아 이파리를 떼어내며 게임도 했었고.
흙먼지 풀풀 나는 신작로를
하하호호 재미나게 거닐던 우리였는데...
이제는 머리에 하얀 눈발이 성성하니
세월 참 무심히도 흘러갔다 싶구나.
친구야~ 그래도 좋지?
우리들에게 그런 추억이 있다는 것이~~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오아시스 작성시간 17.06.11 아아 그시절 60대이상은 다기억하고 있겠지요 아련한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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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로방초 작성시간 17.07.07 추억이 서린 전경을 보여줘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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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등산길 작성시간 18.03.15 참 정겨운 예기들 입니다.
발꿈치 조금들고 넘어다보면
보일듯한 추억들인데
벌써 오랜세월이 흘렀네요.
추억여행 잘 하고갑니다. -
작성자추억의동산 작성시간 19.11.10 좋은영상 고맙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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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소나기 작성시간 21.02.05 옛날 생각나게합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