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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성인 야화

작성자주막 아찌|작성시간21.01.18|조회수2,584 목록 댓글 1

성인 이야기..ㅋㅋ


보행(步行)이 신약(神藥)

만석지기 밀양 조 참봉은 요즘 거시기가 영 맥이 없다.
얼굴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떠벌리던 말수도 부쩍 줄었다.

추월관에서 술을 마시고 수기생이
붙여주는 제일 예쁜 기생과 뒷방에 깔아놓은 금침으로 들어갔건만...
식은땀만 흘리다가 얼굴도 못 들고
나와버렸다.

가끔씩 안방에서 부인도 안아줘야 집안이 편할텐데,
어린 기생한테도
안 서는 놈이 부인한테
도리가 있을소냐.

“내 나이 이제 마흔줄에 이렇게 인생이 끝나서는 안되지.”
조 참봉은
황 의원한테만 매달렸다.

백년 묵은 산삼,우황,
사향,해구신에다
청나라에서 들어온
경면주사까지 사 먹느라 문전옥답이
열두마지기나 날아갔으나
별 효험은 없었다.

이 기생 저 기생,
그리고 마음 편히
느긋하게 하겠다고
안방마님 치마도 들쳐 봤지만 결과는 효과
별무였다.

황 의원은 이번에
다른 처방을 내렸다.
“조 참봉, 아무리 명약이라도
가슴속에서 불꽃이 타오르지 않으면 허사야.

어부인, 기생들 모두
닳고 닳은 헌것들이잖아.
전인미답의 새것을
품어봐요.”

조 참봉은 황 의원의 권고대로 논 다섯마지기를 주고
소작농의 딸인 열다섯 숫처녀를 첩실로
맞아들였다.
잔뜩 기대를 했건만 역시,자라목마냥 움츠린 양물은
기어 나올 줄 몰랐다.

조참봉은 울화통이
치밀어 팔을 걷어 붙이고 황 의원을 찾아갔다.

“야 이 돌팔아.네놈은 오늘 내 손에 죽었다.
네놈의 처방을 따르느라
문전옥답 몇마지기가
날아간 줄 알아?”

황 의원에게 주먹질을 하고도 분이 안 풀려 주막에 가서 술을 퍼마셨지만 취하지도 않았다.

삼경이 돼서 뒤뚱뒤뚱 집으로 돌아와
대문을 두드리려니
문간방에서 터져 나오는 간드러진 신음소리에 조참봉은 돌처럼 굳었다.

황소가 진흙 뻘밭을
걸어가는 것 같은 소리...커다란 파도처럼 끊임없이 살과 살이 부딪히며 내는 찰싹거리는 울림...숨이 넘어갈 것 같은 여인의 감창...

조 참봉은 이튿날 행랑아범을
사랑방으로 불러
술 한잔 따라주며 물었다.

“자네가 나보다
두살인가 많지 아마?”

꿇어앉아 조 참봉의 술잔을 받은
행랑아범은

“그러한 줄
알고 있습니다.”

조참봉은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
“자네는 며칠에 한번씩 밤일을 치르는고?”

“부끄럽습니다.
이틀,사흘 터울로….”

조 참봉이 깜짝 놀랐다.

“비결이 뭔가?”

" 저만 따라 하시면 됩니다"

이튿날 행랑아범은
단봇짐에 여비를 잔뜩 메고, 조참봉은 맨몸으로 그의 뒤를 따라 집을 나섰다.
첫날은 이십리도 못 걸었다.

턱과 목이 구분이
안되는 데다 배는 산더미처럼 솟았고 걸음걸이는
뒤뚱뒤뚱하며,
평지를 걷는 데도
헉헉 숨이 차고 땀은 비오듯 쏟아졌다.

어둠살이 내릴 때
주막에 들어간 조 참봉은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쓰러져 잠이 들었다.

이튿날 아침을 먹고
또 걸으니 조참봉 왈.

“오랜만에 잠을 푹 잤네.”

다음날도 이십리,
그 다음날은 고개를 넘느라 시오리를 걸었다.

“자네 혼자 걸으면 하루에.”

조 참봉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행랑아범이 답했다.

“고개가 있으면 팔십리,평지는 백리쯤
거뜬히 걷지요.”

조 참봉은
헉헉거리며 물었다.

“그 음양수를
마시러 가는데 왜 말을
타면 안되는 건가?”

“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마는,
말을 타거나
가마를 타고 가서 그걸
마시면 말짱 허사가
됩니다요.”

조 참봉은 한숨을 푹 쉬었다.

“얼마나 가야
그 약을 먹고 약수를
마실 수 있나?”

“참봉 어르신
걸음으로는 석달 넘게
걸립니다.”

바위에 털썩
주저앉은 조 참봉이 탄식을 하더니만 두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

“거짓말이 아니지?”

행랑아범이
단호히 말했다.

“거짓이면 삼년치
소인의 새경을 받지
않겠습니다. 그 대신 효험이 있다면 삼천냥을 주십시오”

어느 날,소피를 보고 난 조 참봉이
고함을 쳤다.

“보인다, 보여!
내 양물이 보이네!”

행랑아범이 씩 웃었다.
올챙이처럼 배가 튀어나와 자신의 양물을 보지
못했는데,이제 그걸 보게 됐으니 배가 좀 들어갔다는 소리다.
걸음도 점점 빨라져
하루에 오십리는 거뜬했다.

먼 걸음에 지쳐 주막에
들어가면 술 한잔
마시지 못하고 쓰러져
코를 골았다.

두달이 돼갈 때쯤,
함경도 땅으로 들어가자 조 참봉의 걸음은 더욱 빨라져
하루에 칠,팔십리나 걸었다.

집 떠난 지 두달 스무닷새째.조 참봉이
산속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있자 행랑아범이 환약세알과 표주박에 담긴 물을 건넸다.
조참봉은 환약을 털어 넣고 음양수를 벌컥벌컥 마셨다.

그날 조 참봉은 온정리
기생집에 들어갔다.
그는 참으로 오랜만에
기생을 기절시켰다.
조참봉은 희색이 만면했다.

“그 명약을 한번 더
먹고 음양수를….”

행랑아범은 고개를
저었다.

함경도 끝자락에서
밀양 집으로 돌아올 땐
번개처럼 내달렸다.
돌아와서 약속대로
조참봉은 행랑아범에게
삼천냥을 줬다.

사실, 조참봉이 마신 물은 개울물이었고,
환약은 토끼 똥이었다.
행랑아범은 조참봉 집을 떠나며
이런 글귀를 남겼다.

‘步行(보행)이 神藥(신약)이다

아셨지예 ! 많이 걸으세요. 보약이 따로 없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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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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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주막 아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1.19 빙신 조참봉
    진즉 나처럼 매일 매일 걷기 했으면
    그많은 뇨자들캉
    좋왔을까
    에~잇~ 말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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