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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동☕️시인

숨바꼭질 외1편

작성자박유동|작성시간22.01.09|조회수490 목록 댓글 0

숨바꼭질 외1편

고로 박유동

 

깊은 산중에 들어서니

풀이 길길이 자랐고

아름찬 나무들이 하늘을 덮었는데

여기저기서 새들이 찌르륵 찍찍

사랑을 찾느라 숨바꼭질하고 있었네

 

내가 새소리에 주춤하고 귀가울이는 사이

아내는 숲에 가려 보이지 않았는데

여보당신 날 찾아봐요 메롱 메롱

아내가 새처럼 숨바꼭질 놀자는 것이어서

내가 되레 풀숲에 숨어 버렸네

 

내가 한참을 입을 다물고 숨었으니

갑자기 아내가 풀숲을 헤치며 쫓아 나왔는데

나는 그의 뒷덜미를 꼭 잡았다네

숨바꼭질 놀려다 날 잃어버린 줄 알고

그는 놀란 토끼 눈으로 쳐다보고만 있었네.

-20220108

 

방아깨비

고로 박유동

 

아내와 풀밭을 거닐고 있으니

큰 방아깨비 한 마리가 풀 가지에 앉았는데

그 놈의 눈은 뭘 보고 있는지

내가 잡아도 멍청이 모르고 있었네

내가 두발을 꼼짝 못하게 모아 쥐고서

어릴 때 네놈을 잡아 구워 먹었었다며

입김을 머리에 확 불어 주니

그제야 살려 달러 꾸벅꾸벅 절을 하였네

 

아내가 자기도 한번 만져 보자기에

두 다리를 모아 쥔 채 주었더니

그 놈은 아내에게도 절을 꾸벅꾸벅

아내는 그것이 고마웠는지

그 놈을 풀밭에 던져 주었는데

날개를 펼쳐 날아가 풀숲에 숨어 버렸네

아마 그놈은 나의 아내를 고운 천사로 알거고

나는 흉측한 날강도라 생각할 걸세.

-20220108

......청작노트......

이 시를 써 놓고 보니 창작연대를 보면 동지섣달 한 겨울철인데 시의 내용을 보면 완판 초목이 무성한 여름철 아닌가. 완전한 창조적 상상에서 온 것이다. 물론 지금 썼지만 오백년 전 조선시대의 소설도 쓰는 것과 같다하겠다. 오히려 문학의 허구가 더 전형적이고 진실한 것은 사실인 것이다. 매번 나의 짧은 시에 연대를 표하는 원인은 시집을 출간 할 적에 중복 되거나 시 제목 이름이 같을 때 쉽게 구분하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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