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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동☕️시인

축구공

작성자박유동|작성시간22.03.03|조회수330 목록 댓글 2

축구공

고로 박유동

 

내가 시골 초등학교 시절

아마 어느 여름방학 때였을까

동네 길가에서 축구공을 차고 노는데

내가 날아오는 공을 받아 찼더니

공교롭게도 한 계집아이가 맞아 넘어졌다

 

낮선 처녀아이는 시내서 왔는지

어깨가 으슥하도록 곱게 차려입었는데

공을 안고 주지 않으며

일부러 자기를 보고 찼다며

나와 맞서 싸우려 대들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달려들어

축구공을 빼앗아 공중에 높이 차고서

매롱! 어쩔래하고 놀려주니

날 나쁜 놈이라 욕하고 가버렸는데

그 이튼 날 부터는 다시는 보이지 않았다

 

내가 초등학교 졸업하고

시내 중학교로 입학했는데

그 처녀애와 한반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그는 옛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겼고

나도 언뜻 손을 내 밀고 같이 웃었다

 

그녀가 부모 따라 서울 가자 연락이 두절 되었고

내가 대학재학중 군에 가 있을 때

그녀가 듯 밖에 찾아 왔으니

우리는 두 말할 것 없이 사랑의 만남이었는데

생각하면 축구공이 사랑의 인연이었다.

-2022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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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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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효진 | 작성시간 22.03.04 아! 그랬군요 축구공이 사랑의 정표 이군요 연이 다니까 또 만나고 다시 만나고 하다고 사랑의 동반자 멋져요
  • 답댓글 작성자박유동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3.04 효진님, 찾아 주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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