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인연
고로 박유동
갑자기 쏟아지는 소낙비 피하려
나는 한 집 담 벽에 붙어 섰는데
한 천녀도 같이 뛰어들었네
담 벽은 비바람을 막았고
지붕마루가 튀어 나와서
비를 피하기가 좋았었네
내가 보니 처녀가 하도 아름다워서
자꾸만 눈길에 그리로 가고
처음에는 처녀인줄 알고 말도 걸어 보려 했는데
처녀가 손으로 젖은 머리를 쓰다듬을 때
금빛 손목걸이가 보였으니
적어도 임자 있는 여자라 말 한마디 못했네
3년이 지나 내가 장가가려고
중매할미 따라 색시 섬 보러 갔는데
바로 그 처녀일 줄 꿈엔들 생각했으랴
내가 그 처녀와 단둘이 손목걸이 이야기 했더니
돌 때 돌 반지를 모아 만들은 손목걸이라 하네
아 사랑의 인연이 이렇게 빗나갈 때 있더냐.
-202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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