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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동☕️시인

봄바람

작성자박유동|작성시간23.06.04|조회수379 목록 댓글 0

봄바람

고로 박유동

 

언젠가 뒷동산 바위 밑에서

앞집 처녀와 남 몰래 만났었네

한창 이팔청춘 열정에 불타던 시절

우리의 뜨거운 키스의 입김으로

찬 공기를 달구었다네

 

그 때 그 바람이더냐

따뜻한 봄바람은

내 목을 간지럽히고

내 팔소매 옷자락도 부여잡고

나와 훨훨 춤추며 놀자하네

 

아 우리의 뜨거운 키스로 달군 봄바람아

너는 어찌하여 이모구비 형체도 없느냐

너는 이 세상을 날아다니면서

나와 수없이 부딪혔으련만

너를 한 번도 못 알아본단 말이냐

 

그녀를 먼 이국으로 떠나 보네고

여적 소식 한 장 없느냐

오늘 같이 따뜻한 봄바람에

뒷동산 바위 밑이 올라 와서

애타는 이 늙은이 가슴에 눈물이 흐르네.

-20230519

창작노트

매일 같이 투석으로 생명을 연명하는 처지라 시를 안 쓴지도 오래다. 더러는 날 죽은 줄 알 것이다. 하기야 시인이 시를 못 쓰면 죽은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오랜만에 시를 한번 써 보니 귀감이 새롭다.

몇 년 전 내가 교통사고로 3M 높이서 땅에 거꾸로 처박혔을 때 구급차로 병원에 실려 가면서 나의 두뇌가 아직 시를 쓸 수 있겠는지 뇌진탕에 걸리지 않았는지 자기진단오로 내가 암송했던 시를 낭송 헤 보니 낭송 할 수 있어 안심하였는데 지금은 기억에 남지 않아 낭송을 못 하는 형편이다.

앞으로 또 시를 몇 편 더 쓰게 될는지 모르나 오늘의 이 시 한편은 아직 이 시인이 살아 있음을 알리는 샘이다.

문우 여러분 모두 건강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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