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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동☕️시인

전쟁속에 사랑

작성자박유동|작성시간24.01.07|조회수341 목록 댓글 2

전쟁 속에 사랑

고로 박유동

 

강기슭에 휘늘어진 수양버들

버들가지가 물에 닿을 듯 말듯

흘러가는 세월을 멈추려 하지만

버들강아지 물에 동동 떠내려가고

강바람에 버들잎 훨훨 날아가는데

속삭이는 두 남녀의 사랑소리만 들리네

 

갑자기 동편하늘 불게 타오르고

대포소리 폭탄소리 쿵쿵 울라는데

마을 확성기에선 다급한 전쟁소식

북한군이 동두천으로 건너왔다고

재향군인들은 본부대로 떠나라하니

전사는 꽃반지 손에 끼워주고 떠났네

 

꼭 승리하고 돌아 올 터이니

너도 무사히 살아남아 다시 만나자고

군대식으로 충성 거수 경내까지 하며

울먹이며 목에 매달리는 꽃반지를 떼놓고

전사는 38선 전쟁터로 달려갔는데

폭탄에 중상을 입고도 그리운 꽃반지여

 

가열한 전쟁은 승리로 끝나고

전사는 피난 간 가족을 찾아 부산에 갔는데

거기서 뜻밖에 꽃반지를 만날 줄이야

전쟁승리의 감격에 서로 가슴을 끌어안고

한동안 울음을 멈추지 못하던 그들은

고향 가서 결혼하자며 새 언약을 했다네.

-202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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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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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윤 세영 | 작성시간 24.01.07 전쟁속을 지나온
    아름다운 로맨스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행복한 러브스토리에
    박수를 보냅니다
    시인님 좋은글
    감사 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박서연(수필 작가) | 작성시간 24.01.07 하늘하늘
    수양버들 나뭇가지는
    시골 어디서든 볼수 있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전경이지요

    한 쌍의 남녀가
    소곤소곤 정겹게 데이트하고
    있는 모습,

    그 와중에 무서운 전쟁의 극치에서
    폭탄 총소리등등...

    박유동 선배님이나
    옛 선조들의
    노고의 생각이
    문득문득 들때는
    감사한 마음이 생길때 이겠지요

    무척
    인상적인 글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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