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에메로드]]나르실리온-태양과달의노래#119

작성자エメロ-ド♡|작성시간08.09.28|조회수69 목록 댓글 16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산까지 걸어가는 데 벌써 날이 저물었다. 멀리서도 보였기 때문에 꽤 가까운 거리라 생각했었는데 아직 좀 더 걸어야 했다. 그 만큼 산이 엄청 높다는 뜻이겠지. 저 꼭대기까지 어떻게 올라갈지, 좀 막막하다. 라곤과 싸우려면 힘을 최대한 아껴야 하는데 저기서 다 써버릴 것 같다.


"저기 마을이 있네요! 저기서 머물죠."


우리가 발걸음을 멈춘 곳은 부락 같은 곳이었다. 빈민촌을 지나 부락으로 들어온 기분이다. 필리오네 산은 라밀의 정중앙, 그 옆에 라밀의 성이 있다. 이곳은 수도가 나라이기도 하지만 그렇다보니 성 중심부와 성과 떨어진 곳으로 나눠진 모양이다. 중심부는 그나마 먹고 사는 사람들, 그리고 성에서부터 떨어진 곳은 저렇게 못 사는 빈민들.


"로실리아, 위를."

"응?"


나는 갑자기 케인이 다가와 나의 어깨를 살짝 잡으며 말을 걸자 의아함에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리고는 경직했다.


"저, 저, 저건!!"


붉은 보름달.

예전과 같은, 마치 울고 있는 것 같은 붉은 보름달. 왜, 왜 저게 지금 떠 있는 거야. 가뜩이나 라곤과 싸울 걸 생각하니 너무 떨려 미치겠는데. 슈렌. 슈렌은 괜찮을까? 그 펜던트의 힘이 무사히 나오고 있을까?


"세상에, 달이 붉어…. 조금 무섭네요."

"으음, 가끔 이런 날이 있긴 하지. 괜찮아, 괜찮아. 아무 일도 없어! 핫핫!"


붉은 달을 처음 본 걸까, 레아는 붉은 보름달을 보자마자 두려운 듯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고 이안은 그녀를 위로했다. 부럽다니까, 정말…….

만~약에 내가 카인에게 무섭다고 했으면 카인은 내게 뭐라고 했을까? 풉, 그냥 아무 말도 없이 나를 바라봤을까?

…… 나는 뭘 상상하고 있는 거야. 이제 그런 날 따윈 오지 않는데.


"흠흠, 저쪽에 여관 간판이 보이는군요. 갑시다."


레아와 이안을 보고 있던 아리스가 다시 헛기침을 하며 말하자 이안은 좋은데 분위기 깼다고 말하는 듯, 입을 살짝 삐쭉 내밀었고 레아는 그런 이안을 보고 그저 웃으며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우리는 아리스를 따라 걸었다. 이곳의 집들은 대개 천막들이나 나무판자를 모아 붙여 임시적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뭐 간혹 건물들도 보였긴 했지만, 굉장히 오래되어 보였다. 그래도 이런 부락 같은 곳에선 오히려 오래된 건물이라도, 건물이 반갑게 보이는 법이다.


"아아, 어서 오세요."


여관에 들어가자 어떤 노파가 웃으며 우리를 반겼다.


"어떻게 이런 곳에 여관은 있군?"

"예예, 가끔 필리오네 산을 등산하러 오는 여행객들이나 연구자들이 오니까요."


기가 차단 이안의 말에 노파는 살짝 미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라밀은 원래 이렇게 조용한가요?"


이왕 대화를 할 수 있는 라밀 사람을 만났으니 정보를 좀 알아봐야겠다. 나는 불안한 마음을 가리려는 듯 애써 밝게 미소를 지으며 물었고 노파는 다행히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아, 원래 이렇게까지는 아니었지요. 하지만 얼마 전부터 사람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 하면서 두려움에 집 밖으로 출입을 하지 않게 되었죠. 모두가 주신께서 라밀을 버리셔서 심판하고 있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결국 이렇게 되었답니다……."


사람이 사라진다고? 틀림없이 라곤과 관계있는 일일 것이다. 그 때문에 이렇게나 나라의 분위기가 어두워지다니. 아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작은 나라니까 조금만 무슨 일이 생겨도 좌절해버리기 십상이야. 신의 재앙이라 생각하며. 하지만 아닌데, 주신 엘리아나님은… 알 수 있어. 절대 인간에게 재앙을 내리거나 할 분이 아냐. 정말 인간을 사랑하시는 분이라고.


"으음, 오랜만의 손님이니까 차라도 대접하게 해주세요. 잠시 앉아 있으세요, 따뜻한 코코아라도 가져 올 테니."

"감사합니다!"


정말 인상 좋은 노파였다. 우리는 노파가 들어가자 테이블에 앉았다.


"분명 사람이 사라지는 건 라곤 때문일 거 에요."


가장 먼저 입을 연 건 레아였고 우리는 그 말에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모두 짐작하고 있었으리라.


“나쁜 놈, 대체 어느 정도 까지 해야 직성이 풀리는 거야?”


그러자 이안은 분한 듯 주먹을 꽉 쥐며 중얼 거렸고 아리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내일이면 저 산에 도착할 수 있을 거 에요. 레아가 만든 반지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산에 올라가기까지 마력을 엄청 소비해야 하니까 모두 오늘 밤은 푹 쉬세요."


나의 말에 모두는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은 곧 나에게도 하는 소리였다. 오늘 왠지 불안함으로 잠을 못 이룰 것만 같다. 잠을 굉장히 좋아하고 많이 자는 편이긴 하지만 어떤 불안한 일이 있거나 하면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게다가- 오늘은 가뜩이나 불안한데 붉은 달까지 떴으니…….


“자자, 따뜻할 때 드세요.”


그리고 잠시 후 그 노파가 나와 우리에게 코코아를 주었고 우리는 감사하다고 인사 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코코아를 한 모금 마셨다.


“우와, 진짜 맛있네요?”

“원래 라밀은 옛날엔 코코아 열매가 많이 자랐었지요.”


맞아, 페릴 때 라밀에서 코코아 열매 농장이 많은 걸 본 적이 있어. 나는 그 때를 떠올리며 코코아를 한 모금 더 마셨다. 그런데 가만히 있던 케인이 노파에게 물었다.


“실례합니다만 필리오네 산에 대해 뭐 도는 소문이 없습니까.”


케인은 왠지 나와 처음 만났을 때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너무 차갑다고 해야 하나……. 그나마 예전에 대천사의 돌을 찾고자 여행 다녔을 때엔 그나마 좀 얼음이 녹아내린 것 같았는데… 카인의 죽음 이후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것 같다. 아니, 그 때 보다 더 차가워진 것 같다. 아마 옛날의 나 같은 사람들은 케인 앞에선 숨도 쉬기 힘들 거야. 옛날엔 정말 케인이 무서웠는데, 친해지고 나니까 이젠 그 분위기가 너무 케인답게 보여 자연스럽다. 아무튼 케인의 물음에 노파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곧 손뼉을 치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요새 필리오네 산에 신께서 나타나셨다더군요.”

“신?”

“네. 얼마 전부터인가 필리오네 산꼭대기에 탑이 생겼다더라고요. 그곳에 신께서 강림하셔서 꼭대기에 계신대나……. 왕께선 그 신께서 재앙을 내리신다고 생각하셔서 곧 제사를 지내러 가실 거란 소문도 있어요."


틀림없이 그 신이란 라곤을 뜻하는 것일 것이다. 아무래도 흰 날개와 검은 날개를 양쪽에 갖고 있으니 인간들이 신으로 오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데 탑이라니……. 노파의 말에 나는 루이엘을 바라봤고 루이엘 역시 나를 바라보며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루미르 탑이 다시 생긴 건가? 누가 세운 거지? 라곤이?


“감사합니다. 그 외에 또 정보는 없나요?”


예상외의 정보를 얻은 나는 꽤나 흡족한 기분이 들어 다시 노파에게 물었고, 노파는 또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 그 외엔 들은 적이 없군요.”

“아아, 괜찮습니다. 코코아 잘 먹었어요! 방을 두 개 쓰고 싶은데 얼마인가요?”



***



방은 굉장히 허름했지만 청소가 잘 되어 있어 어딘가가 안락했다. 우리는 그냥 공짜로 쓰라던 노파에게 기어코 돈을 쥐어주고 올라왔다. 남자 방, 여자 방, 이렇게 두 방을 잡았다. 나는 가만히 침대에 누웠다.


“내일이면 이제 저 산에 도착하겠네?”


나에게 다가와 조용히 말을 거는 레아에게 나는 아무 말 없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리스는 의자에 앉아 저주 도구 이것저것을 꺼내 살펴보고 있었다. 아마 내일 전투에 대비하려는 것이겠지. 도구들이 굉장히 많았다. 검은 박쥐의 날개 장식이 살짝 감싸고 있는 듯 달려있는- 뱀 문양이 그려진 이상한 거울이라든가 손바닥만 한 크기의, 작은 검은 통이 달려 있는 사람 형상의 지푸라기 인형이라든가 용도를 알 수 없는, 물레 돌릴 때 쓸 것 같은 꽤나 굵은 털실타레 등등…….


“언니, 왠지 붉은 보름달이요… 뭔가 불안해요.”


그런데 잠시 창가를 바라보던 루이엘이 나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고 나는 일어나 그녀의 옆으로 가 나 역시 창가를 바라봤다. 붉은 눈물. 붉은 보름달. 뭔가 관련이 있을까? 왠지 붉은 보름달, 우는 것 같아서 그 울음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아. 마음이 아프다. 아마 루이엘 역시 나와 같은 것을 느끼고 있을 것 같다.


“!!”


순간 등골이 싸늘해질 정도의 순수 살기가 느껴졌다. 나는 눈을 크게 뜨고는 그대로 굳었고 도구를 손질하던 아리스, 옆에 서 있던 루이엘 역시 놀람에 눈을 크게 떴다.


“에? 왜 그래요, 모두?”


이 살기를 눈치 채지 못한 건 레아뿐인 듯했다. 그리고 잠시 후 이안과 케인이 방문을 노크한 뒤 급하게 뛰어 들어왔다.


“너희도 느꼈지?! 빨리 나가보자!”

“네!”


우리는 서둘러 밖으로 뛰어 나갔다. 대체 이 살기는, 온 몸의 감각이 뚜렷하게 전율할 정도의 순수한 살기야. 불안해진다. 이 기운은 분명히…….


 

첨부파일 라밀.MP3

 

 

 

 

 

 

.... 오늘이 일요일이란 사실을

망각하고있었습니다. 아이고;;;

요부분은 수정이 그리 이루저지 못했군요;ㅅ; 킁,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09.30 으흠, 그렇기도 하네요. 뒤에 로실리아가 아는 듯한 사람인 듯이 말했으니.
  • 작성자[트라]비상、 | 작성시간 08.09.30 좀 늦게 확인하게 됐네요. 잘 읽었습니다. 네타 덕분에 이미 내용을 꿰뚫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09.3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엑, 근데 이부분도 했던가요 음음음;
  • 작성자[레코]은빛카린 | 작성시간 08.09.30 제 소설에도 붉은 달이 등장하긴 해요. 조만간 그에 관한 설정집도 올려야겠군요.... 그나저나 리플 수가 현저하게 줄어 우울합니다.ㅠ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09.30 크, 연재속도에 문제가 있는걸지도 몰라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