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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로드]]나르실리온-태양과달의노래#121

작성자エメロ-ド♡|작성시간08.10.05|조회수82 목록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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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 억!”

“로실리아!!"


카인을 부르며 몸을 벌떡 일으킨 나는 순간 배에 몰려오는 엄청난 고통으로 인해 그대로 다시 뒤로 넘어졌다. 아, 그렇지. 단검으로 배를 찔렸었지. 그런데- 내가 누워있는 침대를 둘러싸고 슈렌을 제외한 모두가 모여 있었다. 게다가 모두 울고 있었는데 벌떡 일어나려던 내가 다시 뒤로 쓰러진 채로 그들을 바라보자 그들은 당황스럽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러나 곧 레아가 나에게 달려들어 나의 어깨를 꽉 붙잡고 고래고래 소리쳤다.


"야, 좀 진작 일어나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바보야!!"

"아악, 레, 레아, 나, 환자야, 환자!"

"다행이다, 다행이다. 바보, 로아. 흐아앙!!"

"무, 무슨, 나 안 죽었어!"


마구 소리쳐대던 레아는 이내 나를 꼭 안고 크게 울기 시작했고 나는 당황스러웠으나 일단 내가 걱정을 끼쳐서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하며 그녀의 등을 토닥토닥 쳐 주었다. 그러자 루이엘이 가만히 나에게 다가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행이에요, 언니…. 돌아가신 줄 알고……."

"에엑? 내가 왜 죽어."


루이엘도 울었는지 눈이 붉게 충혈 되어 있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람. 상처부위도 레아가 깔끔하게 붕대로 감싼 뒤 열심히 치료한 듯 보이는데. 왜 이렇게 초상난 분위기지? 내가 어리둥절히 고개를 갸웃 거리자 이안이 다가와 한숨을 푸욱 내쉬며 말했다.


"너 죽었던 거 알아?"

"네에?! 죽어요? 제가요?!"

"그래. 레아가 치료하던 도중에 갑자기 숨을 쉬지 않았다고."

"히익?"


나는 이안의 설명에 너무 놀라 눈을 크게 떴다.

내가 죽었었다고?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잖아. 내가 라곤도 남아있는데 그렇게 허무하게 죽을 것 같아?!


"심장박동도 멈추고, 아주 난리가 났었지. 저승이라도 구경하고 왔어?"

"네? 설마요! 아……?"


이안의 물음에 나는 얼른 대꾸하려다가 아까 봤던 장면이 떠올라 말끝을 흐렸다. 


「살아 있는 자는 이곳에 출입이 불가능하다.」


진혼곡을 부르던 냥 나에게 속삭여주던 목소리. 잠깐, 그곳이 저승이라면, 그 자의 말이 맞아 떨어져. 저승은 살아 있는 자가 출입할 수 없는 곳이니까. 하, 하지만 그곳이 저승이라고? 뭐야, 나, 진짜 죽었었어? 그럼 카인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진짜 죽었단 거잖아?!


「절대로… 이곳에 와선… 안 됩니다, 로실리아…….」


마지막에, 카인이 나에게 말했어. 아주 힘겨운 목소리로. 그는, 알고 있었던 걸까. 내가 나중에 그곳으로 가려 할 것을. 하지만 미안해요, 카인. 당신이 지금 그런 곳에 있다면 나는 더더욱… 가야겠어요, 그곳. 게다가 엄청 컸던 그 나무, 그게 너무 신경 쓰여.


"뭐, 뭐야, 진짜 구경하고 온 거야?"

"네? 아, 아니요. 설마요. 하핫…… 아, 손발이 너무 저려요."


놀란 이안의 물음에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긁적이려던 나는 손이 저리고 무거워 표정을 찡그렸고 레아가 차가운 나의 손을 잡고 주물러주며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죽어있어서 몸이 굳은 거야."

"주, 죽어있었다니, 그런 무서운 말을……."


레아의 말에 나는 옅은 미소를 지었으나 카인의 힘없던 목소리가 계속해서 떠올라 마음속은 무거운 바위를 올려놓은 냥 무거웠다. 그의 모습이 보이진 않았지만 무척 괴로워하고 있었어. 게다가 말로는 조금이라고 하지만, 절대 조금 잘 것 같이 보이진 않았어. 나 때문에, 나를 다시 이곳으로 되돌리는 바람에 그의 힘을 다 쓴 거야. 그럼 설마, 전에… 아마테라스에서 나와 만났던 그것도 그의 힘을 사용해서 겨우 만날 수 있었던 건가? 레이첼씨도 나 때문에 힘을 다 사용하고, 카인도…….


'미안해요, 카인. 당신은 다시 오지 말라고 했지만 난 꼭 갈 거 에요. 이것만큼은 당신의 부탁을 들어줄 수 없어…….'



***



"아악! 레, 레아, 뭐야, 이 엄청난 맛의 약은!! 우에엑!"

"토하면 더 먹어야 돼, 로아! 이걸 먹어야 상처도 쑥쑥 낫고 몸에도 혈색이 돌아온 다고!"

"하, 하지만 이건 너무…… 아, 됐다. 아, 살 것 같아. 다 먹었어!!"


케인과 이안이 방으로 돌아간 뒤, 레아가 건넨 무지막지한 맛의 약을 간신히 다 먹은 난 속이 뒤집어지려는 것을 참고 밝게 소리쳤다. 방금 소리친 덕분에 힘이 빠졌던 몸에 힘이 다시 돌아온 느낌이 든다. 설마- 약효가 하나도 없고 다만 극악무도한 맛으로 소리를 지르게 해서 몸에 힘이 돌아오게 해준다는 약이라는 말은 하지 않겠지.

…… 내가 쓰러졌을 때와 상황이 같다. 창밖에 붉은 달이 보이고, 아직 밤이다. 흐아, 빨리 깨어나지 않았으면 시체가 되어 썩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응, 잘했어~. 어때, 내가 같이 오기 잘했지?"

"크, 그래! 든든하네. 아, 슈렌, 슈렌은? 슈렌은 어떻게 됐어?"

"아, 그 은발 머리 오빠? 되게 잘생겼더라. 자는 모습이 완전 인형 같……."

"그라면 옆방에 있습니다만, 아직 의식이 없는 상태입니다."


레아의 쓸데없는 대답을 자르고 아리스가 얼른 대답해주었다. 그러자 나는 내심 아리스에게 감사하며 다시 물었다.


“펜던트의 힘이 돌아온 건가요?”

“아마도 그럴 겁니다.”

“저, 가 볼래요.”


내가 이를 악 물고 몸을 일으키자 루이엘과 레아가 얼른 나를 부축해 주었고 나는 그대로 부축을 받은 채로 옆방으로 걸어가 문을 두드렸다- 정확히 말하면 레아가 두드려 주었지만. 그러자 케인이 얼른 문을 열어주며 눈을 크게 떴다.


“로실리아, 괜찮은 거야?”

"응. 슈렌은?"

"…… 들어와."


나는 케인을 따라 계속 부축을 받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우리의 방과 별반 차이가 없는 방이었다.


“벌써 걸어도 돼?"

"네, 엄청난 약 덕분에 좀 괜찮아졌어요."


방에 들어가자 이안이 웃으며 나에게 다가왔고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한 뒤 침대에 누운 채 의식이 없는 슈렌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러자 루이엘과 레아는 나를 침대 옆의 의자에 앉혀 주었고 나는 아픈 배를 부여잡은 채로 슈렌을 바라봤다. 그의 펜던트에서 강하게 달의 마력을 느낄 수 있었다. 다행히 그 힘을 봉인하던 힘이 해제된 모양이다.


“저, 잠시 여기 혼자 있고 싶어요.”

“그래, 그래.”


나의 말에 모두는 고개를 끄덕인 뒤 옆방으로 건너갔고 나는 슈렌을 잠시 멍하게 보고 있었다. 이제 붉은 달이 떠도 폭주하지 않을 수 있어, 슈렌. 다행이야, 이번엔 아무도 죽이지 않았잖아.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슈렌이 부스스 눈을 뜨자 멍하게 슈렌을 바라보고만 있던 나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세어 나왔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 카인처럼 두 번 다시 못 볼 사람이 되어 버리면, 그 고통을 어떻게 견디라고. 너무 다행이다, 다행이야.


“잘 잤어, 슈렌?”

“…… 로실리아.”


나의 말에 슈렌은 몸을 일으켜 쓸쓸히 나를 바라봤다. 그의 눈동자는 여전히 붉었지만 피의 욕망에 가득 차 있던 아까와는 달리, 평소처럼 부드럽고 맑은 눈이었다. 다만 평소와는 달리 너무나도 차분하게 가라앉아있는 대다 너무나도 쓸쓸하고 슬퍼보였다.


“미안해, 로실리아….”

“뭐가?”

“나, 다 기억해내 버렸어.”


…… 아까 펜던트의 마력이 다시 돌아오면서 그의 기억이 모두 깨어난 모양이다. 나는 그의 달빛을 받아 차가운 손을 꼭 잡으며 힘차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슈렌 잘못이 아니야. 나쁜 건 그 펜던트의 마력을 봉인한 라곤이잖아. 이제 모두와 평화롭게 지낼 수 있어, 슈렌. 이제, 두 번 다시 라곤이나 아이린에게 보내지 않을게. 그러니까, 함께 있자.”

“로실리아야…… 미안.”


그러나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너무나도 뜻밖이었다. 그러자 나는 눈을 크게 뜨고 슈렌을 바라봤고 슈렌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의 미소는 너무나도 쓸쓸했다…. 대체 왜? 이제 우리랑 함께 있을 수 있는 거잖아. 왜 미안하다는 거야……?


“나는, 사실 라곤이 나를 조종하는 걸 알고 있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에게 대항하기가 너무나도 무서워서… 그에게 감히 대항할 마음을 품지 못했어.”

“그런… 그건 당연한 거잖아. 라곤이 두렵지 않은 자가 어디 있겠어.”

“내가 겁이 많았기 때문이야. 이걸 진작 깨달았어야 했는데. 하지만 나에겐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 없는 것 같아…….”

“그게 무슨 바보 같은 소리야! 네가 말했잖아, 절대 죽지 않을 거라고!”


나는 울며 그에게 소리쳤다. 그러나 그는 괴로운 듯 자신의 가슴을 꽉 쥐며 숨을 거칠게 몰아쉰 뒤 나에게 말했다.


“하아, 미안, 나, 네가 우는 건 절대 보고 싶지 않았는데… 미안해.”

“…….”

“그거 알아? 우리… 옛날에도 만났었다는 거. 그 마을에서 말고… 그보다 훨씬 더 전에.”

“옛날?”


슈렌의 말에 나는 눈을 살짝 크게 떴다. 그런데 그 때, 그는 갑자기 아주 천천히- 부드럽게 나를 안았고 나는 너무 놀라 그대로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 잘 판단이 서질 않았다. 그러자 그는 아주 쓸쓸한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


“당신은 기억 못하지요? 나는, 별의 일치가 있던 밤에 봤던 샤이로렌스, 당신을… 이렇게 기억해냈는데.”

“슈, 슈렌?”


슈렌은 내가 아이린에게, 그리고 라곤에게 샤이로렌스라 불렸던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런데도 어떻게 그 사실을……?


“나는 옛날에 당신을 사랑했지요. 그리고 다시 태어난 지금도 또 사랑해 버렸어요. 진작 깨달았어야 했는데. 미안해요, 로실리아……. 그리고… 안녕. 라라바이.”

“아, 안 돼, 슈렌……!”


나는 무방비하게 그의 마력을 받는 바람에 그 마력을 막을 수 없었고 결국 잠이 몰려오는 것을 느끼며 힘없이 몸을 늘어뜨렸다. 그러자 그는 나를 부드럽게 눕혀준 뒤 나의 이마에 자신의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는 일어서서 나에게 나지막이 말했다.


“라곤이 달의 종족인 나를 부리려 했던 건 나다네델이 달의 신 루이어스에게… 나에게 패할 뻔했던 걸 알았기 때문이에요. 모든 걸, 끝낼게요.”


'안 돼, 슈렌……! 지금 가면, 가면 죽는다고, 안 돼, 이렇게 보낼 순 없어!!'


나는 마음속으론 열심히 그의 마력을 거부하고자 소리쳤으나 결국 원치 않는 깊은 잠의 세계로 빠져들고 말았다.


-가지 말아요, 루이어스…… 당신을 죽게 할 순 없어. 모든 건 나의 업보에요.

 

 

 

 

이번화... 꽤 짧을 수도 - 3-?...

다음 화도 짧기 때문에, 좀 올리기 애매한 분량이라;

오늘 한 번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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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산스]風〃엘 | 작성시간 08.10.06 ................ 그런가?
  • 작성자[레코]은빛카린 | 작성시간 08.10.06 아아....다 간다.ㅠㅠ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0.06 .............
  • 작성자[산스]☆Be | 작성시간 08.10.07 슈레에에엔 ㅠㅠ 다 떠나가네요 ... 로실리아를 위해서 ; [시릴이 누구였더라라는 생각을 했던.... ]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0.07 아아, 당연한 거 에요(..) 카인이 로실리아를 생각할 때, 라곤은 시릴을 생각한다고 보면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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