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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로드]]나르실리온-태양과달의노래#122

작성자エメロ-ド♡|작성시간08.10.05|조회수85 목록 댓글 20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샤이로렌스, 일어나요. 이제 아침이에요.」

「아음, 조금만 더요. 5분만, 5분만.」

「하핫. 빛의 신이 이래도 되는 거 에요?」

「우웅, 괜찮아요, 아마도…….」


행복한 두 남녀의 목소리. 눈앞에 한 장면이 보였다. 흰 대리석으로 만든 건물, 그 곳에서 눈부시게 흰 은발을 한 남자- 슈렌과 매우 닮은 남자가 촉촉하게 햇살을 머금고 있는 듯한 금발을 아름답게 늘어뜨린 여자를… 나를 깨우고 있다. 나는 저 둘을 알고 있다. 저 둘은 달의 신 루이어스와 빛의 신 샤이로렌스. 저 둘은 남매였지만, 서로를 사랑하는 연인이었다…….


「왜 항상 당신만이 모든 걸 다 갖는 거야? 이번만큼은 절대 용서하지 않아…….」


그리고 그런 그 둘을 항상 뒤에서 지켜보던 긴 흑발의 여자, 어둠의 신 아르케렌스. 모든 것은 그로부터 시작되었다…….


「사랑해요, 루이어스.」

「우리는 함께 할 수 없어요. 남매니까…….」


장면이 바뀌었다. 금발을 아름답게 늘어뜨린 샤이로렌스가 슬픈 듯 눈물을 흘리며 가만히 루이어스를 뒤에서 안았다. 그러자 잠시 머뭇거리던 루이어스는 뒤돌아 샤이로렌스를 끌어안으며 입을 맞추었고 그것을 지켜보던 아르케렌스는 분노로 몸을 떨었다.


「샤, 샤이로렌스님, 어째서…….」

「!! 누구냐?!」


멀리서 그것을 본 한 금발의 소녀가 떨며 바구니를 떨어뜨렸다. 바구니에선 방금 구운 듯한 노릇노릇한 쿠키가 흘러 나왔다. 샤이로렌스는 당황한 표정으로 황급히 그녀를 자신의 마력으로 속박했고 루이어스는 그녀를 막았다.


「그만 둬요, 샤이로렌스!」

「감히 신을 몰래 엿보았단 건가? 건방진 계집, 죽어라!」


샤이로렌스는 룬-크리스를 들어 포박되어 쓰러진 그 소녀를 가차 없이 베려 했다. 하지만 루이어스는 빠르게 소녀를 막아서며 소리쳤다.


「이 아이는 아무런 잘못도 없어요. …… 우리의 죄에요.」

「그냥 둘 순 없어요! 이 아이는 봤단 말이에요. 우리는 신입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천족, 악마족, 인간족 모두 우리 신들을 우습게 볼 거 에요!」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에요. 이건 어디까지나 우리의 죄니까…….」

「흐음, 그럼 좋아요. 일어나라, 천족.」


샤이로렌스가 속박을 풀자 속박당해 넘어졌던 그 금발머리의 천족 소녀는 덜덜 떨며 일어났다. 그녀의 푸른 눈동자는 배신감으로, 그리고 두려움으로 떨리고 있었다. 그러자 샤이로렌스는 그녀에게 다가와 그녀의 목을 잡으며 차갑게 말했다.


「달의 신, 루이어스의 부탁으로 너의 목숨은 살려주겠다. 하지만, 신을 몰래 본 죄는 커. 너는 두 번 다시 말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샤이로렌스!」

「사라져!」


샤이로렌스의 말이 끝나자 소녀는 울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 가버렸고 루이어스는 괴로운 듯 표정을 굳히며 그 소녀의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아르케렌스는 가만히 사악한, 음흉한 미소를 짓더니 사라졌다.


「미안해요. 하지만 이 세계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선 어쩔 수 없어요. 우리는 신. 한명 쯤 없어도 되는 저들과는 달리 없어선 안 될 존재니까.」

「아니, 틀립니다. 샤이로렌스. 우리는 저들과 함께 존재하고 있습니다. 저들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생명이 있단 겁니다. 아무리 우리가 신일지언정 저들을 농락할 순 없습니다!」

「루이어스!」


말을 마친 루이어스는 그 소녀가 달려간 쪽으로 그 역시 달려가 버렸고 샤이로렌스는 다급히 그를 불렀다.



***



“디스펠 매직…!”

“!”


그런데 그때, 나는 나를 속박했던 슈렌의 마력이 확 사라져 눈을 떴다. 꿈이기 보단 나의… 과거. 나의 기억. 그 목소리를 봉인당한 소녀는 분명, 라곤의 글에 쓰여 있던 시릴……. 마음이 무겁다. 나의 위선 때문에, 그 소녀가, 그리고 라곤이……. 배의 상처가 저릴 정도로 아파온다.


“루이엘…?”


나를 깨운 건 다름 아닌 루이엘이었다. 그녀는 울고 있었다. 슈렌의 말을 다 듣고 있던 걸까.


“루이엘, 저기, 나는…….”

“…… 그 분이 가신 후 언니에게 마법을 걸려고 언니의 이마를 짚었어요. 제 모습이 보이더군요. 저는, 옛날 아르케렌스였을 때 언니를 너무나도 질투했어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마저 언니, 샤이로렌스가 차지하자 언니를 죽이고 싶었죠.”

“!”

“그래서 저는 시릴이란 그 아이를 데려갔어요. 그리고 끔찍한 실험을 거듭했죠. 결국 그 아이는 정신적으로 미쳐버려 폭주했어요."


이렇게 말한 뒤 루이엘은 괴로운 듯 표정을 더욱 굳히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 그게 나다네델이에요."


순간 번개가 치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나는 멍하게 루이엘을 바라보고 있었다. 막 깨어났을 때만해도 저릴 정도로 아프게 느껴졌던 배의 상처조차 느껴지질 않았다. 루이엘의 푸른 눈동자가 눈물로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아마, 루이엘 역시 나의 눈을 보면서 같은 생각을 하고 있겠지.


"가야해, 슈렌을 막아야 해. 옛날처럼 단신으로 나다네델, 라곤을 상대할 생각이야. 옛날이라면 가능했겠지만 지금은 달라…. 그의 몸이 버텨내질 못해. 가야해…… 윽."

"언니!"


무리하게 일어나려던 나는 결국 배에 가해지는 통증으로 다시 뒤로 누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루이엘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 혼자 갈게요, 그 분을 막을게요. 언니는 쉬고 계세요."

"무슨 말도 안 돼는 소리야!"

"그 몸으로 가실 순 없어요. 그리고 언니도 아실지도 모르지만, 저는…… 그 분을 아직 마음에 두고 있어요."

"!"


알고 있었던 거지만, 이렇게 직접 들으니까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냥 눈이 크게 떠졌다. 그리고 루이엘은 내가 뭐라고 대꾸하기도 전, 황급하게 방을 나가버렸다.


"루이엘… 나는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해 버렸어. 그렇지만 그를 친오빠처럼 생각하고 있어. 나 역시 그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렇게 말하며 나는 복부에 손을 올리고 최대한 마력을 집중해 디바인 힐을 외웠다.


[파앗-]


밝은 빛이 나를 휘감고, 나는 배의 통증을 느끼며 최대한 정신을 집중했다. 자기 자신의 상처를 치유한다니… 솔직히 디바인 힐이라도 그건 엄청 어려웠다. 마력이 빠져나가는 것과 동시에 배의 상처가 더욱 아파서 정신을 집중하기가 힘들었으니까, 상처가 제대로 아물지 않았다.


"로아야! 무리하면 안 돼!"


나의 불안정한 마력을 느낀 것일까. 레아와 아리스가 방으로 들어왔고, 그 위에 케인과 이안도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레아가 나에게 다가와 나의 상처 부위에 자신이 회복마법을 사용해주었고 나는 힘없이 눈을 감았다. 확실히 회복마법은 남이 사용해주는 게 제일 좋다니까.


"로실리아, 슈렌은?"

"…… 루이엘이 뒤쫓고 있어. 빨리, 그에게 가야해. 라곤을 혼자서 상대할 생각이야."

"그런 바보 같은!"

"가야해, 빨리 가야해……."

"안 돼, 이 상태로 뭘 걷겠단 거야!"


몸을 일으키려던 나는 레아에 의해 행동을 저지당했다. 마음은 급한데 몸이 따라주질 않아……. 가야하는데, 또 그가 나의 업보 때문에 죽게 할 순 없는데. 그런데 루이어스가 왜 죽었었지? 그는 나다네델과의 전투에서 패했었어. …… 나를 지키려다가. 하지만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을 뿐이지 죽진 않았었어. 답답해. 기억이 돌아왔는데도 정작 나르실리온에 관해서 기억해내려고 하면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거려. 하지만 그가 나 때문에 죽었다는 건 분명해. 그러니까 이번만큼은 절대로 안 돼.


"힉?"


그런데 그 때, 케인이 나에게 성큼성큼 걸어와 나를 휙 안아 올렸고 나는 너무 놀라 케인을 바라봤다.


"케, 케인?"

"시간이 없잖아. 너도 슈렌에게 가고 싶지. 그럼 주저할 시간이 없다. 자체적으로 회복에 집중해라."

"응? 그, 그렇지만 나 무거운데……."

"안 무겁다. 그리고… 형이라면 이렇게 했을 거다."

"……."


슬픈 듯, 쓸쓸히 중얼거리듯 말하는 케인에게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순간 케인의 모습이 카인의 모습과 겹쳐보였다. 머리색이나 눈동자색이 다를 뿐이지, 엄청 닮은 둘이니까. 나는 그냥 케인에게 들린 체 복부에 손을 올리려 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약을 만들어 볼게. 그 때까지 이 잎을 물고 있어!"

"…… 우욱."


그런데 그 때, 레아가 나에게 어떤 잎을 물려주었다. …… 산에서 막 캔 싱싱한 약제를 물고 있는 느낌. 엄청 쓰다. 나의 표정은 순식간에 일그러뜨렸다. 아니, 뭐 레아가 물려줬으니까 상처 회복에 좋은 풀이겠지만…… 어째 왜 약들이 하나같이 맛이 이러냐고.


"자, 출발! 가자!"


나는 케인에게 들린 채로 계속 회복에 집중했다. 잎이 엄청 쓰긴 했지만 뭐랄까, 정신이 아까보다 집중이 잘 된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출발하는 케인의 표정은 굉장히 굳어 있었다. 아마 슈렌이 걱정 되서 그럴 것이다. …… 다른 생각은 하지 말자. 회복에만 전념하자. 라곤과 싸우려면 상처가 치유되어야만 하니까.






첨부파일 샤이로렌스의기억.MP3

 

 

짧아서 같이 올렸습니다. 원래 한개 분량이지만- 3-

아무튼 다음 화는 드디어 최종장입니다!

후우, 드디어 최종장이야 ㅠ.ㅠ(감격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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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0.06 으흠- 어떨까나.
  • 작성자[레코]은빛카린 | 작성시간 08.10.06 와, 부럽습니다. 전 언제 최종장 가나요... 아직 2개의 밤이 남았어요.ㅠ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0.06 .......... 간밧떼!
  • 작성자[산스]☆Be | 작성시간 08.10.07 드디어 최종장이군요 ! 뭔가 케인이 카인이랑 겹쳐졌다는거에 찡 - ; 항상 잘 보고 있어요오~ [쪽지온거 보고 감격했다는 말을 한바가지 써놨는데 날아갔군요ㅠ]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0.07 리플 달아주시는 분꼔 항상 쪽지 드린답니다!+_+(보낼 떈 마냥 행복하죠 ㅠㅠ) 으흐,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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