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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로드]]나르실리온-태양과달의노래#130

작성자エメロ-ド♡|작성시간08.11.28|조회수105 목록 댓글 16

 

 

 

"흐응- 역시 이스피리아의 힘만으론 나의 힘을 막아낼 수가 없는 거로군. 결국, 카인 그 놈은 헛수고를 한 건가?"

"……."


물론 이스피리아로는 막아낼 수 없어, 라곤의 힘을. 하지만 이스피리아가 없으면 나르실리온의 마력을 지탱할 수가 없어. 카인은 나름대로 당신을 쓰러뜨리기 위한 노력을 한 거라고. 그런 카인을 욕할 자격이 없어, 당신은!

나는 일어나 라곤을 바라봤다. …… 누가 진짜인지 알 수가 없어. 아니, 진짜라고 해도 나의 공격이 통할 가능성은 적어. 하지만 룬-크리스는 일단 검이니까. 벨 기회만 있다면…!


"자아, 샤이로렌스. 어떻게 할 건가?"

"…… 큭?!"


순간 왼쪽 어깨가 타는 것처럼 아파 어깨를 움켜쥐었다. 어깨를 쥔 손에 뜨듯하고 왠지 촉감이 좋지 않은 액체가 느껴졌다.


"인간의 육체는 너무나도 나약해. 작은 상처에도 괴로워하고, 또 두려움을 느끼지. 그렇지 않나, 샤이로렌스?"

"큭!"


오른쪽 무릎이 날카롭게 베여 힘없이 꺾어지는 바람에 균형을 잡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그 고귀하신 신의 몸을 버리시고 인간의 몸을 쓰게 된 소감이 어떤가?"


무릎 역시 교묘하게 날카로운 상처가 나 있었다.

언제 이렇게 상처를 낸 거지? 바람 인가? 아냐, 바람이라면 내가 못 느꼈을 리가 없어. 칼로 베인 것 같은데. 아, 칼이라면 설마……!


"큭!"


오른쪽 어깨가 타는 듯 뜨겁다. 라곤의 환영들은 모두 나를 비웃듯 바라보고 있다. 환영은 그대로 열 명. 큭, 이대로 당할 순 없으니까, 방법이 없으니깐 이렇게라도 도박을 할 수밖에 없나!

나는 눈을 감았다. 나를 바람으로 벤 것이 아니라면 나와 케인이 분신들에게 당하는 사이, 본체는 한명 더 만들어 몸을 숨기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즉, 몸을 숨긴 진짜 본체가 나를 베고 있을 수도 있단 것. 적어도 바람에서라면 내가 라곤보다 위야. 느껴야 해, 바람의, 공간의 변화를. 그리고! 그대로 베는 거야!


"흠? 알아 챈 건가. 과연."

"?!"


분명 공기의 흐름이 미묘한 부분을 있는 룬-크리스로 있는 힘껏 내리쳤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 베여야할 그 무언가에 룬-크리스가, 닿자마자 강한 무언가에 꽉 붙잡힌 듯 꼼짝도 하질 않았고 나는 놀라 눈을 번쩍 떴다.

분명 나의 검은 어느새 나의 앞으로 이동한 라곤의 어깨를 내리치고 있었다. 그런데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아니 정확히 말하면 보이지 않는 결계에 의해 나의 검은 막혀 움직이지 않고 있었고 내 표정이 창백해지자 라곤은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팔짱을 꼈다.


"아무리 룬-크리스가 검이라고 해도 따지고 보면 너의 마력 덩어리에 불과하지."

"그런… 크윽!!"


몸이 붕 뜨는 듯 하더니 복부를 강하게 가격당해 그대로 뒤로 쭈욱 날아갔다.

적어도 검이니깐 상처를 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 예전 나다네델에겐 그게 가능했는데……!

나는 떨어지기 직전, 몸을 바람에 둘러 확 넘어지는 건 방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뒤이은 라곤의 검을 피하기엔 시간이 너무나도 촉박했다.


"끄윽!!"

"그래, 그래. 살기 위해 발버둥 쳐라, 살려달라고 빌어봐. 크하하핫!"


나는 코앞으로 이동한 라곤을 바람으로 온 힘을 다해 밀어낸 후 뒤로 물러나다 뒤로 넘어졌다. 어느새 나의 옷은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일어나야 하는데… 아까 베인 상처와 방금 베인 어깨의 상처로부터 흘러나온 출혈이 상당한 듯했다. 어지러워. 힘이 빠져… 추워. 상처가 저리게 아파. 움직이면 더 아프니까, 그냥 이대로 죽을 순 없을까.


"벌써 끝? 신이란 것도 싱겁군."


목에 싸늘하고 날카로운 것이 닿았다. 지친 입가에서 입김이 새어나왔다.

포기하고만 싶어. 이제 아픈 건 싫어……. 그냥 자고 싶어, 영원히. 이렇게 눈 감으면, 이렇게 죽으면 이제 괴롭지 않겠지? 그냥 편안히 계속 쉴 수 있겠지? 죽으면 다시 어머니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다시 옛날처럼 천계에서 편안히 살 수 있을까……?


"편하게 죽여줄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 기대 말라고. 서서히 고통스러워하며 죽어. 그녀가 느꼈을 고통을, 느껴."

"큿…!!"


불에 직접 닿는 듯 온 몸이 뜨거워졌다. 아무리 괴로움에 몸을 굴려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즐거운 듯 웃는 라곤의 비웃음소리가 들렸다.


"더 이상… 그녀를 괴롭히면 곤란합니다!!"


순간 새하얗고 부드러운, 시원한 기운이 내 몸을 감싸며 순식간에 고통을 흡수해갔다. 환하고 부드럽고 편안한 이 기운… 익숙해.


"흐응. 한계인 주제 큰 소리인가?"

"슈… 렌. 너……."


아, 어느새 집중력이 흐트러져 힐 배리어가 깨져 버린 모양이다. 제발, 슈렌. 몸을 움직이면 안 된다고, 지금 무리하면 너 진짜 죽을지도 몰라……. 도망가. 어차피 라곤이 노리는 건 나야. 지금 도망가면 어쩌면 살지도 모른다고. 나로썬 라곤을 이길 수 없어. 실력 차이가 너무나도 나는데… 차라리 내가 아니라 카인이 있었더라면. 슈렌, 루이엘, 케인을, 아래층에 있는 자들을 데리고 숨어. 숨죽이고 있다 보면 기회가 올 지도 모르니까…….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힘이 없어 제대로 나오지가 않는다.


“부탁합니다, 케인.”

“…… 젠장.”


슈렌의 말이 끝나자마자 어느새 정신을 차린 케인이 뭔가 씁쓸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루이엘을 안아들어 나의 곁으로 다가왔고 곧 은은한 은빛의 장막이 우리를 중심으로 펼쳐졌다. 그리고 슈렌은 쓰러져 있는 나에게 다가와 가만히 나의 머리카락을 쓸어주었다.

손이 차다…….


“슈렌…….” 


손이 차갑게, 미약하지만 떨리고 있어. 많이… 아프지…….

나의 힘겹게 뜨인 눈에서 흘러나온 한 가닥의 눈물을 닦아 준 슈렌은 새하얀 미소를 지었다.


“항상 웃어줘. 정말이야-. 로실리아는 웃는 게 훨~씬 예쁘거든!”

“난…….” 


큭, 힘이 없어 말을 이을 수가 없어. 슈렌, 지금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거야!

흐릿한 시야로 나의 흰 룬-크리스에 어느새 걸쳐져 있는 검은 창, 룬-세피라가 보인다.

그리고 아련히 루이엘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온다. 슈렌의 차가운 손이 나에게서부터 벗어나 겹쳐 있는 두 개의 무기 위로 향한다.


"나는 알고 있었을 지도 몰라. 내가 항상 라곤에게 조종당했단 사실을. 하지만 무서웠어. 그에게 대항했다간 더 큰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 항상 혼자라고 생각했거든. 나만의 기억이 없이 허공을 떠도는 기분이었으니까."

"……."


저렇게 밝았던 슈렌 역시 쓸쓸함을 느끼고 있었구나. 그래, 세릴이 말했었잖아. 기억이 없다는 것, 정말 무서운 거라고. 그런데도 너는 항상 자신보다 남을 생각해 줬잖아……. 그건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아.

눈물이 흘러나왔다. 제발, 제발, 슈렌…….

그리고.

그는 누구보다도 환하고 맑은, 새하얀 미소를 지었다.


"전과 같네요. 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당신은… 내게 주었습니다. 그에게 감히 대항할 수 있는 용기를, 그리고 저만의 소중한 기억을. 행복해야 해요, 로실리아."

"안 돼……!!"


파아앗―!!



*** 



그 때와 같잖아, 이런 건…….


「…… 방법이 없습니다. 이대로 있다간 모두가 죽어요!」

「저의 달의 힘으로 둘을 연결시켜보겠습니다.」


당신, 지금 부상입었다고…, 섣불리 크게 마력을 사용했다간!


「알고 있어요.」

「샤이로렌스.」 

「로실리아.」 


아아…. 

루이어스의 슬픔이라곤 전혀 묻지 않은 새하얀 미소가, 슈렌의 미소와 겹쳐보였다.


「항상 미소 지어주세요. 당신은 웃으면 정말 환한 빛처럼 보이니까.」

「당신은 살아남아 주세요.」


당신은 왜, 왜 그렇게 나를 위해주는 거야? 당신의 목숨을 바쳐서까지. 난 당신과 달라. 당신은 누구보다도 선하잖아. 항상 자신보다 남을 위해주잖아. 죽어도 내가 죽어야지, 왜 항상 당신이 죽는 거야…, 왜 아무 죄도 없는 당신이.


파아앗―!!


일어섰다. 

슈렌의 마력에 의해서인지, 흐릿했던 정신이 맑아졌다. 힘없이 축 쳐졌던 몸에 다시 힘이 돌아왔다. 나는 다리를 다쳤는지 서질 못하는 루이엘을 부드럽게 바람으로 휘감아 좀 떨어진 곳에 놓아 주었다.


“언니….” 

“괜찮아, 루이엘. 슈렌의 희생을… 결코 헛되이 하지 않을 테니까.”


나는 나를 걱정스레 바라보는 루이엘을 보며 나지막이 중얼 거린 뒤 흰 색과 검은 색, 그리고 달빛을 은빛이 조화롭게 합쳐져 빛나는, 날개가 활짝 돋친 형상의 검, 나르실리온을 들어 올렸다. 슈렌의 마력으로 이루어진 은빛 장막이 점점 옅어져가고 있다. 나는 어느새 나의 손에 쥐어져 있는 슈렌의 펜던트를 목에 걸고 서둘러 케인을 돌아봤다.

―이제 이스피리아의 빛을 나르실리온에 더해 줄 때야.

나의 마음을 알아 챈 케인은 나르실리온에 이스피리아를 댔다.


“부탁한다, 로실리아….”


슈렌 때문인지 케인의 목소리는 매우 쓸쓸하게 떨리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화아앗―. 

이스피리아에서 두 가지의 빛이 뿜어졌다. 타오르는 듯한 빛, 차갑게 얼어 있는 듯한 빛. 혼합되지 못할 것만 같은 두 빛이 서로 혼합되듯 엉키어 은빛의 나르실리온에 스며들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우리를 감싸고 있던 은은한 은빛의 장막이 잿빛의 검에 의해 커튼처럼 거두어져 버렸다. 나는 놀란 듯 크게 뜨인 붉은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는 라곤을 보며 나르실리온을 꽉 쥐었다.

슈렌. 결국 그 때와 똑같이 된 모양이야. 하지만 이제 돌이킬 순 없어. 너와 카인의 희생이 들어 있는 이 검으로, 반드시 끝을 낼게.

 

 

 

 

 

 

 

 

아아,

엄-청 오랜만에 딸랑 2페이지 분량 올리는 에메로드입니다/...

 [이자식, 한 주에 한 페이지씩 썼냐!!]

아마 다다음 화가 완결이겠군요! 보나마나~. [정말?]

아이고 ;ㅁ;

그럼, 오타 지적 감사히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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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1.28 누구누구~?
  • 작성자[레코]은빛카린 | 작성시간 08.11.28 유난히 나르실리온에서는 사상자가 많은...[...] 으음. 전 엑스트라빼고 잘 안 죽이는데 말이죠.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1.28 저도 죽일생각이 아니었는데 죽네요/먼산
  • 작성자두르]산새 | 작성시간 08.11.28 헉 나르실리온이 .. 이제 정말 마지막을향해가고있어요 ㅠㅠ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1.28 ㅇㅅㅇ! 리메이크도 나올거니깐요~! 감사해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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