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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로드]]나르실리온-태양과달의노래#131

작성자エメロ-ド♡|작성시간08.12.22|조회수146 목록 댓글 18

 

 

 

 

 

"엘 크라비스카!"


나는 은빛 칼날의 나르실리온을 높이 들었다. 그러자 은빛 칼날에서 마치 갈 곳을 잃은 듯- 구슬프게 우는 듯한 희고도 검은 빛이 어두운 밤하늘에 가득 퍼졌다. 그리고 그 빛으로 형성된 번개는 흐르는 눈물만큼이나 빠르고도 날카롭게 라곤의 환영들을 가격했다.


"큿-!"


번개를 미처 피하지 못한 라곤의 환영들은 짧은 소리-그것마저 번개소리에 묻혔지만-를 내며 흔적도 없이 깨끗이 사라졌다.


"…… 이 따위 마법을."


순식간에 나누어진 마법이 증발되자 나의 앞에 있던 라곤이 괴로운 듯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뭐, 그토록 강대한 마력으로 이루어진 그의 환영을 깬다는 것, 나로써도 상당히 무리가 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아무 내색 없이 그대로 검을 고쳐 잡아 살짝 자세가 무너진 라곤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그는 몸을 돌려 나의 검을 피한 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검을 들지 않은 손으로 나의 복부를 가격했다.


"!"


후, 혹시나 해서 둘렀던 바람 갑옷이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


"대지여. 나의 부름에 응답하라. 저주의 숨결을―."


쿠와아아앙―!

대지가 진동하기 시작하자 나는 뭔가 불길한 느낌에 등 뒤에 바람을 날개처럼 휘감아 허공으로 떠올랐다. 그러자 잠시 후 대지 위로 솟구친, 용암이 흐르고 있는 듯한 거대한 바위 덩어리들이 합쳐져 거대한 호랑이의 형상이 되었다.

일종의 골렘인가? 보통 사람들은 소환한 골렘에 마력을 대 주고 그 움직임을 주관하느라 본체는 움직이지 못하고 묶이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듯 양 날개를 크게 펼쳐 나와 같은 높이로 날아오르는 라곤을 보자니 꼭 그런 건 아닌 모양이다.

…… 이 상황은 2:1 상황. 나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해. 그렇다고 나 역시 골렘을 소환한다 해도 내 마력으론 그를 이길 수 없어. 그녀의 도움을 받는 수밖에 없나?


"폭풍의 눈을 가진 주신의 대변자, 윈더프여. 그대의 날개를 펼쳐 지금 내 앞에 나타나라."


화아아아―.

하늘을 향해 들어 올린 나르실리온에서 환한 은색의 빛이 반짝거림과 동시에 나의 주변엔 광풍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이건……."


정신을 잃은 루이엘을 검은 망토로 감싸고 있던 케인이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라곤 역시 바람 때문에 쉽게 움직일 수가 없는지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자신의 앞에 큰 바위 장벽을 쌓아 그 뒤에 몸을 감춰 경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윽고, 어느새 동이 트기 시작해 밝아진 하늘의 구름 사이로 연한 연둣빛이 나는 한 줄기 빛이 별똥별처럼 내 앞에 떨어졌다.


"오랜만이네요. 불러주어 감사합니다, 샤이로렌스."


빛이 거두어지고 나타난, 따엥 닿을 듯이 길고 차분한 옥색 머리카락의 작은 소녀가 은빛이 은은히 풍기는, 맑은 물빛 눈동자로 나를 응시하며 말했다. …… 내가 윈더프와 만났던 적이 있었던가? 내가 천계에 있었을 땐 윈더프가 존재하지 않았었는데. 아무튼 그녀는 곧 다시 쓸쓸한 눈빛으로 라곤이 있는 쪽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 물리쳐야겠지요."

"네?"


너무나도 쓸쓸한 목소리. 그녀의 눈빛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을 정도로 쓸쓸하고도 슬펐다. 그러나 그녀는 나의 물음에 언제 그랬냐는 듯 싱긋 웃으며 말했다.


"내가 지상에서 실체화를 하려면 그 담보로 마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마력이 다하면 다시 천계로 돌아가게 되죠. 정령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음, 확실히 윈더프의 거대한 힘을 유지시켜주려면 그에 상응할 정도의 마력이 필요할 테니까. 하지만 달리 다른 방법이 없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로실리아, 뒤에!!"

"큭?!"


잠시의 고민 끝에 윈더프에게 고개를 끄덕이려던 나는 거친 케인의 목소리에 놀라 몸을 뒤로 빼려 했으나 어느새 대지로부터 길게 뻗어 나온 대지의 창은 나의 옆을 꿰뚫고 있었고 나는 이를 악 물며 주위에 배리어를 두르고 황급히 옷자락으로 옆을 감쌌다.

제길, 돌풍이 라곤의 움직임을 막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저 뒤에 숨어서 땅 밑을 통해 나를 노리고 있었던 건가!!


"나의 마력의 반을 드리겠습니다. 골렘을 막아주세요……!!"

"…… 알겠습니다."


나는 다시 솟아오르는 대지의 창을 피하며 윈더프를 향해 힘껏 소리쳤다. 그러자 곧 그녀의 몸에서 환한 빛이 뿜어지더니 이내 돌풍이 거두어지고 빛이 눈 녹듯 녹아내리며 아침 이슬에 촉촉하게 젖은 듯한, 거대한 두 쌍의 연녹색의 새가 모습을 드러냈다.


"윈더프라. 재미있군."


주위의 돌풍이 사라지자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윈더프의 크기와 맞먹는 라곤의 호랑이 형상의 골렘은 마치 새하얀 윈더프를 불태우려는 듯 검붉은 불꽃을 내뿜으며 윈더프에게 달려들었고 윈더프는 큰 몸집에 맞지 않은 속도로 재빨리 날아올라 그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나는 라곤이 잠시 윈더프를 보는 사이 피가 흐르는 허리를 망토로 꽉 감싼 뒤 칼을 꽉 쥐고 이를 악 물었다.

슈렌, 카인. 둘은 나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웠겠지. 이 따위 고통 따윈……!!


"?!"


그 때였다. 분명 멀리서 윈더프와 골렘을 바라보고 있었던 라곤이 마치 바람에 흩날리듯 사라졌다.

분신이다!!


채엥―!!

필사적으로 검을 들어 위에서 떨어지는 검을 막아냈다. 그리고는 땅으로 떨어졌다.


"크으…!!"


땅으로 떨어져 등으로부터 온 몸으로 퍼지는 고통에 속이 울렁거리고 정신이 하나도 없는 와중에 몸을 굴려 떨어지는 라곤의 검을 피했다.

버텨야 해!! 윈더프에게 준 마력이 사라지기 전 까지 이 싸움을 끝내야 한다고……!


"어리석구나, 샤이로렌스여. 이 나에게 검을 맞대려 하는 것이냐?"


필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세워 검을 들어 자세를 잡은 나를 보며 라곤이 비웃듯 말했다. 이젠 대답할 힘도 없다. 차라리 대답할 바엔 그 힘을 아끼는 게 나을 것 같다.


"감히 인간의 몸으로 대 악마인 나에게 덤빈 네 패배다."

"!!"


아. 라곤의 모습이 아슬하게 사라졌다. 아니, 사라진 게 아니다. 눈으로 쫓기 힘들 정도로, 아니. 지금의 나로썬 도저히 쫓기 힘들 정도의 빠르기로 나의 측면으로 이동한 것이다!


파앗―.


순간 날카롭게 타오르는 흰 빛의 검기가 측면으로 이동한 라곤을 향해 날아갔다. 그러자 라곤은 그 검기를 쳐내어 없애버렸다. 나르실리온에 힘을 보태준 바람에 아직 이스피리아의 힘이 모이지 않아 약해진 모양이다.


-언니.

'루이엘……?'


힘겹게 루이엘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눈앞엔 라곤과 검을 맞대고 있는 검은 머리카락의 케인과 떠오르기 시작한 붉은 태양을 등지고 격렬하게 싸우고 있는 윈더프와 라곤의 골렘이 어지러운 시야 너머로 보인다.

나는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루이엘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데카님의 별의 힘을… 뽑아 주세요. 시아님이 오실 거…….

'루이엘?!'


다시 의식을 잃었는지 루이엘은 대답이 없었다.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 마력을 써서 나의 마음에 말할 정도로 무리를 했으니……. 나는 서둘러 데카의 반지를 들어 별의 힘을 높이 방출했다. 그러자 얼마 안 있어 은빛의 경 갑옷을 입은 시아가 달려왔다. 그리고 그는 살짝 쓰러지듯 나의 앞에 앉으며 나에게 무언가를 건넸다.


"레아님께 받아온 겁니다. 이것을… 5초 동안, 라곤의 이마에 댈 수 있다면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이건…?"


연두색과 노란색이 섞인 색의 잎사귀. 손바닥에 딱 들어갈 크기의 작은 잎사귀였다. 처음 보는 건데…. 이게 무슨 효능이 있기에 이길 수도 있단 거지?


"루이엘님의 목소리를 듣고 받아왔지만… 정확한 용도는 저도… 큭."

"시아님!"


시아 역시 상처가 상당히 깊었다. 그 마물을 상대하느라 다친 건가……? 시아와 아리스가 함께 싸웠는데도 이 정도라니. S급 마물이란….


"수고하셨어요, 쉬고 계세요!"


나는 서둘러 일어나 라곤이 보지 못하도록 잎사귀를 손에 쥐었다. 그리고는 라곤의 검에 밀려난 케인의 앞으로 달려 케인을 베려던 라곤의 검을 쳐냈다.


"고마워, 케인."

"…… 미안, 이제 한계다."

"아냐, 정말 잘했어. …… 내가 해 볼게."

"응."


마력이 상당히 줄었다. 윈더프가 사라지면 저 골렘은 날 공격할 것이다. 하지만 대체 무슨 수로 이걸 5초 동안 라곤의 이마에 대고 있지……? 게다가 대고 있으면 무슨 일이 생기는 건데? 음, 일단 방법이 없으니까 할 수 밖에 없나…….

 

 

 

 

첨부파일 최종장.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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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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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2.24 님들이랑 안놀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산새님 안녕하세요! ㅠㅠ]
  • 작성자[하칸]미나에 | 작성시간 08.12.26 잘 읽었습니당. 으응, 좀 읽은 날짜가 심하게 늦었군요 ;ㅅ; 호오, 그나저나 곧 엔딩인가. 과연 결말은?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2.27 ㅇㅅㅇ; [결말은 대충 정해두었지만서도!!]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2.28 ㅇㅅㅇ, 라스 오랜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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