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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카린]]-피의 노래- Three Night. 움직이는 운명의 수레바퀴 ~가면 속 숨겨진 진의~ [10]

작성자은빛카린|작성시간08.12.26|조회수80 목록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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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끌벅적한 성의 소리. 들려오는 말발굽 소리와 들어서는 귀족들의 소리. 1년 중 가장 화려한 성의 연희, 붉은 장미의 연회가 펼쳐지는 날.

 모든 귀족이라면 참석할 자격을 갖춘 화려한 유희. 하지만 그는, 왕가의 존재하는 어두운 일면의 한 조각인 그는 참석할 자격조차 없다. 그의 운명은 평생을 이 새장 속에서 보내야하는 것.

 어두운 어둠만이 존재하는 방. 다른 성 안의 방에 비해 초라하고 그 방에는 매캐한 냄새 또한 나는 것도 같았다. 한 마디로 이곳에 있어서 그리 좋은 대접을 받고 있는 것 같지 않은 그런 방이었다.

 그런 곳에서 소년은, 저 편의 세계를 동경이라도 하듯이 커튼을 들춰 저편의 바깥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은 손조차 뻗을 수도 없는 꿈의 저편과도 같은 곳. 원래 태어났어야할 존재가 아닌 자신은 허락도 받을 수 없는 곳.

 달빛에 그의 금발 머리카락이 은빛으로 물들어 빛나고 소년의 눈동자는 이곳에 존재하는 다른 이들과는 전혀 다른 보랏빛으로 빛났다. 하지만 소년의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론 뾰족한 ‘그것’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인간이 아닌 그들이라면 가지고 있을 ‘그것’이.

 “예쁘다.”

 반짝반짝 빛나는 아름다운 빛의 물결. 성만이 아닌 성 밖의 마을에 빛나는 빛의 물결을 그는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닿고 싶은 지 유리창에 손을 대고는.

 그 세계가 행복하지 않아도 좋다. 다만 닿을 수만 있다면―.

 “콜록. 콜록.”

 늘 당연한 듯이 찾아오는 기침과 발작. 원래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대가, 그것은 건강하지 못한 육체와 어둠 속의 은폐된 삶.

 “세인님?”

 들려오는 목소리. 흐릿해지는 시야 사이로 보이는 모래빛 머리카락. 자신을 부축하는 따스한 손길.

 “엘레인.”

 이곳을 찾아주는 몇 안 되는 존재. 오랜만에 보는 그 얼굴에 좋지 않은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세인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지만 그 미소를 보더니 금세 엘레인은 안 좋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런 표정 하지 마. 그리고 말했잖아. 존댓말은 안 해도 상관없다고. 난 어차피 아버지만 아니면 원래 혼혈 귀족이었어야 하니까 너보다 아래야.”

 지금 ‘주군’ 아래 직계왕족은 단 세 명. 제 1왕자인 루인 폰 크로스, 그리고 제 2왕자인 카인 폰 크로스. 그리고 직계왕족이지만, 순수한 혈통이 아니라 혼혈의 혈통인 반쪽의 자신. 비록 제 1왕자인 루인은 후계자는 되지 못할 힘을 가졌지만, 명백한 순수혈통이었다.

 “그래도 당신은 왕자님이에요.”

 모든 귀족들이 왕족이라 인정하지 않아도 왕족이라 말해주는 단 한 존재. 애써 기를 쓰며 나약한 자신을 향해 화를 내는 엘레인을 보며 세인은 엘레인의 부축으로 침대에 누웠다.

 “혈통도, 몸도 무엇 하나 온전하지 못해. 형님들과는 달리.”

 비록 후계자가 되지 못할 힘을 가졌지만 명백한 순수혈통인 루인과 다음 ‘주군’이 될 후계자가 된 카인. 이 둘은 어떤 의미로 강하다. 하지만 자신은 몸도, 마음도 나약하기 그지없다. 강한 힘과 강한 의지를 가진 두 왕자와 다르게―.

 “하지만, 세인님. 당신은 두 분과 다르게 할 수 있는 것이 있어요. 당신이기에 볼 수 있는 것이 있고, 볼 수 있는 세계가 있는 법이에요. 더 이상 약한 소리 하면 용납 못해요!”

 쀼루퉁하게 볼을 부풀리고 말하는 엘레인의 표정에 세인은 무심결에 풉 하고 웃어버리고 말았다. 그러자 조금은 밝아진 그의 표정에 만족한 듯 엘레인은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왕자님이 아는 것처럼 저도, 카인님도 그렇게 강하지 않아요. 비록 혈통도 무엇도 다 가졌지만, 각자 원하는 바가 다르고 당신처럼 약점이 있는 법이에요. 카인님도 이젠 귀족들에겐 약점이 되긴 하지만 소중한 분을 찾으신 것 같고요.”

 침대에 누운 세인과 시선을 맞추며 오늘 일을 떠올리며 엘레인은 그에게 다시 충고했다.

 「그만 일어나세요. 잠시 다른 곳으로 좀 가주시겠습니까?」

 감정의 변화도 전혀 없이 항상 냉정한 시선과 표정만을 유지하던 제 2왕자님. 그러나 자신 옆의 노엘이라는 존재를 바라보는 그 눈길은 평소와 같은 것 같으면서도 달랐다.

 어딘가 흔들리고 그녀를 바라보는, 그런 눈이었다. 평소에 아무래도 좋다는 감정을 감춘 눈이 아니었다. 왕자로서 감정을 감추고 행동해야했기에, 익숙해진 행동도 무너뜨리게 할 만큼의 감정 변화.

 “형님이?”

 “이번에 함께 성에 오신 분이었어요.”

 언제나 냉정을 잊지 않던 유능한 제 2왕자. 자신이 언제나 동경하고 부러워했던 형님. 그런 형님이 유일하게 마음을 연 소중한 존재.

 “엘레인은 만났어?”

 “네, 카인님께 어울리는 분이셨어요. 노엘씨는 카인님처럼 강한 의지를 가진 분이었죠. 아마, 노엘씨가 저와 같은 신분이었으면 왕세자비가 되셨을 거예요.”

 생각에 잠겨 부러워하는 듯한 표정을 한 엘레인을 보며 세인은 장난기를 살짝 머금은 미소를 지었다.

 “엘레인이 그렇다면 나도 만나보고 싶은데? 이 성 내에 있을 테니까 그리 만나는 게 어렵지는 않을 테고.”

 노엘에 대한 궁금증을 품으며 기대하는 세인을 보다가 엘레인은 다시 얼굴 표정이 어두워져갔다.

 “하지만 안 되겠죠. 그 두 분도……. 세인님과 저처럼.”

 결코 넘을 수 없는 차이. 순혈과 인간의 피가 섞인 혼혈. 뱀파이어 사회에서 결코 불가능한 신분과 혈통. 순혈인 자신과 왕자이긴 하지만 혼혈이라는 이유로 만남조차 성립되지 않는 자신과 왕자님. 하물며 본디 인간출신의 노엘과 왕족, 그것도 후계자인 카인이 성립될 리 없다.

 ‘순수혈통이었다면 나도 강해질 수 있었을까? 네 곁에 있을 자격은 있을 텐데…….’

 몇 번이고 들고 또 들었던 생각. 온전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책망. 손에 넣은 것은 다 모래알처럼 허망하게 빠져나가 슬퍼하는 이조차 되지 못해 뻗지 조차 못하는 자신.

 “조만간 다시 찾아뵐게요. 세인님. 이제 곧 가야될 시간이니까요.”

 애써 웃음을 지으며 연회가 끝나는 시간이 다되어 떠나가는 엘레인을 세인은 잡을 수 없었다. 그저 억지로 함께 웃으며 기다릴 뿐이다. 그녀가 오기를―.

조소의 달빛 아래서―.

 

안녕하세요? 은빛카린입니다!

 

교보문고에서 만화책하고 소설책 사고 돌아왔습니다.

 

죽화 추천으로 미씽 3~4권도 샀는데... 3권부터 재밌다는 소리 믿을께...[아니면 왕빠직. 농담!]

 

음악이 재생이 안 되길래 어쩌다가 글부분이 날라가서 다시 잡담 씁니다.-_-

 

뒤에 쓴 5페이지분량 더 있으니까 다음주 금요일날 뵈요!!!

 

ps. 즐거운 새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상평, 오타지적, 그밖에 지적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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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레코]은빛카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2.28 아버님인 주군도 카르인 인자 돌림입니다.'ㅅ'! 크로스 왕가의 직계왕자에게는 인자 돌림으로 이름을 짓습니다.'ㅅ' 이쪽은 엘레인이 리드하는 커플이죠...[...] 하긴, 카인도 노엘에게 잡혀사나...[...]
  • 작성자[렘므]Joyce★ | 작성시간 09.01.01 이번편도 잘 읽고 갑니다 ! 자주 보지 못했던 인물들의 대화가 나와서 그 인물들의 성격을 잘 알수있었던 편인것 같아요 !!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
  • 답댓글 작성자[레코]은빛카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1.01 이번엔 몇몇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습니다. 적도 있고, 아군 비슷한 등장인물도 있습니다. 다음편 빨리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작성자[아노마라드]진일진문자 | 작성시간 09.01.05 오옷 'ㅅ ' 다음편도 기대됩니다!! ㅇㅅ ㅇ 홧팅요!!!
  • 답댓글 작성자[레코]은빛카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1.05 감사합니다. 열심히 소설쓰고 있으니까 빨리 올리도록 할께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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