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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로드]]나르실리온-태양과달의노래#134

작성자エメロ-ド♡|작성시간09.01.10|조회수125 목록 댓글 12

 

 

 

 

탑에서 내려온 우리는 아스트반으로 귀환했다.

아스트반을 공격했던 키메라 역시 각지에서 각각 격퇴 당했다고 한다. 아마 조만간 프벨린, 브루누를 공격한 키메라도 모두 소탕될 거라고. 신기하게도 라곤이 사라지자 그 힘이 약해졌다고 한다. 그 키메라들, 라곤의 마력을 받아 더욱 강해진 형태였던 모양이다. 그러니 마력을 보태준 라곤이 사라지자 힘이 사라져 약해진 것이겠지. 그 많은 키메라에게 마력을 보태줬으면서도 그 정도의 마력이었다니. 정말 무서운 악마다.

로인은 라밀의 가족들에게 보내 주었다. 그 뒤에 어떻게 살고 있는 진 모르겠지만… 가족의 곁에 있으니까 분명 행복할 거라 믿고 있다.

그리고 케인은 세릴과 함께 프벨린으로 돌아가려다가 나의 요청에 따라 일단 우리 집에 머물고 있다. 내가 카인을 살리면, 케인과 둘이 만나야 하니까. 카인, 케인, 세릴. 셋은 프벨린으로 함께 돌아가겠지. 셋이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상상 만해도 기쁘다.

루이엘이 의식을 차린 후 나는 그 잎사귀에 대해 물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그냥 알 수 없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더 묻기 이상할 정도로. 결국 나는 레아에게 그 잎사귀에 대해 물었었으나 레아 역시 떠나기 전에 세뉴렌이 챙겨줘서 갖고 있던 거지, 다른 건 모르겠다고 했다. 자신도 처음 보는 거라고. 그런데 어느 날 나는 아버지를 따라 성으로 갔다가 우연히 그 잎사귀를 알게 되었다. 그 잎사귀. 옛날 성의 정원에서 봤었던 그 푸른색의 신비스런 꽃, '아일라나'의 잎사귀였다. 대체 그 잎사귀가 무슨 효능이 있었던 걸까? 지금으로썬 아무 것도 알 수가 없다. 레아의 어머니가 살아계셨더라면 뭔가 알아낼 수 있었을 텐데.

그리고 레아는 결국 이안과 아리스, 시아를 따라 아마테라스로 갔다. '아마테라스엔 대륙에 없는 약초들도 꽤 있어~.' 라는 이안의 말에 넘어가서. 어째 약초란 단어가 사탕이란 단어처럼 보이지만…….

그러나 세뉴렌은 그 이후로 보이질 않았다. 대체 어떻게 된 걸까. 설마 아이린에게 정말? 말도 안 돼, 세뉴렌이 쉽게 당할 사람도 아니고. 그러고 보니 아이린은 어떻게 된 거지? 헬에게 죽은 걸까? 뭐 나타나지 않는다면야 다행이겠지만. 하지만 정말 세뉴렌은 어떻게 된 걸까. 나도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세뉴렌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 중인데다 여왕 역시 세뉴렌을 찾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으니 금방 찾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지금은 우선 믿고 기다리는 수밖엔 없나…. 세뉴렌, 정말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 따지고 보면 나를 성으로 데리고 와 줘서 여기까지 있게 도와준 건 세뉴렌이잖아. 내 은인인걸.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어머니도 이제 제법 루이엘을 딸처럼 잘 대해주고 있다. 그만큼 루이엘이 많이 노력도 했지만.

슬슬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이제, 카인을 살리는 일만 남은 것 같아.

나는 방의 창가에 기대어 크고 밝은 흰 보름달을 바라봤다.

슈렌……. 나도, 이제 너의 곁으로 가게 될 것 같아. 아니, 내 영혼이 네 곁에 갈 수나 있을까? 너처럼 맑고 깨끗한 영혼이라니…. 아래로 보이는, 달빛에 흠뻑 젖은 윈드폴트의 정경. 너무나도 새하얗고 아름다워. 슈렌, 너는 다시 천계로 돌아간 걸까? 그래서 이 달빛이 너의 미소만큼이나 새하얗고 밝게 느껴지는 걸까? 그래, 너의 달빛이 비춰졌기 때문에 이 윈드폴트의 정경이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걸지도 몰라.


똑똑―.


"누구세요?"

"저에요, 언니."


루이엘의 목소리다. 처음엔 숫기가 없고 조용조용했는데 이젠 제법 당당해진 목소리다. 언니로써 얼마나 뿌듯한지!


"아직 안 잤어?"

"…… 네."


루이엘, 뭔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 걸까? 그녀는 깊은 푸른 눈동자를 살짝 흐리며 나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음, 내가 먼저 물어보는 게 나으려나?


"뭔가 할 말이라도 있는 거야?"


나의 말에 루이엘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레 말했다.


"요새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으신 거 에요?"

"응?"

"금방이라도 사라져버릴 것 같아요, 언니가."


루이엘… 뭔가 눈치 채고 있는 걸까? 아니지, 그 때 데카에게 이 반지에 대해 들었을 때 루이엘도 함께 들었었잖아. 다행히 까맣게 잊어버린 것 같지만. 나는 루이엘의 마음이 고맙게 느껴져 그냥 밝게 웃었다.


"아니야. 단지 하고 싶은 일이 남았을 뿐이야."

"하고 싶은 일?"


루이엘은 여전히 불안하단 눈빛이다. 나는 시선을 하늘의 달로 옮겼다.


"달, 엄청 밝지?"


나의 말에 루이엘 역시 나의 옆으로 다가와 하늘의 달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요즘 들어 제 착각인진 모르겠지만 달빛이 더 아름답게 보여요. 슈렌님이 미소 짓고 있는 것처럼."

"그렇지? 슈렌은 천계로 돌아간 걸지도 몰라. 잘은 모르겠지만 무척이나 행복한가봐."

"네. 분명 그럴 거 에요."


나의 말에 루이엘은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루이엘도 정말 여성스러운데다 예쁘고 착한 아이야. 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혹시나 내가 죽으면 슈렌이랑 같은 곳으로 갈 수 있을까?"

"네?!"


나는 루이엘이 놀란 듯 눈을 크게 뜨자 별 일 아니라는 듯 그냥 웃었다.


"그냥 궁금해서~. 나도 이제 자야겠다. 너도 가서 자. 밤이 늦었어!"

"…… 네. 좋은 꿈꾸세요."


나는 루이엘의 뒷모습을 보며 그녀가 듣지 못하도록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안녕, 루이엘."



***



똑똑―.

이 밤에 실례가 되진 않을까? 벌써 자고 있으려나.

나는 케인과 세릴이 머물고 있는 흰 방문을 조심스레 노크했다.


"누구?"

"나야. 로실리아."


케인은 나의 방문에 놀랐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문을 열어주었다.


"아직 안 잤어?"

"응. 잠시 들어가도 될까?"

"응."


나는 침대에 누워 잠이 든 세릴의 검은 머리카락을 쓸어주었다. 세릴의 요구에 따라 케인이랑 같은 방을 쓰게 해 줬었는데. 세릴과 케인을 보면 정말 친 남매 같단 생각이 든다. 이런 작은 아이가 마스터라니. 실제로 봐 놓고서도 믿기 어려울 정도다.


"무슨 일 있어?"


그리고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며 케인 역시 루이엘처럼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조용히 나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 있겠어~. 이제 평화가 왔는데."

"…… 그래."


나의 말에 케인은 뭔가 더 묻고 싶은 표정이었으나 더 이상 아무 말도 없이 그냥 입을 다물었다.


"케인이랑 세릴을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나. 풉, 정말 재밌었지."

"쿡, 그래. 재미있는 여자라고 생각했어."

"에엑?!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뭐야, 그 때 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잖아! 게다가 표정도 딱딱하게 굳은 채였다고. 케인은 그 때를 회상하는 듯 옅은 미소를 지었다.


"세릴과 성격이 비슷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 아무튼 괜찮은 녀석 같단 생각이 들었으니까."

"뭐야아. 난 처음에 네가 무서워서 말도 못 걸었다고."

"흐음. 내 인상이 좀 무서운가."

"당연하지! 얼굴 좀 펴고 다녀. 물론 지금은 처음보다 괜찮긴 하지만. 그리고 미소를 좀 지어봐. 넌 생긴 것도 잘 생겨서 미소만 좀 지으면 진짜 여자들한테 인기 많을 걸?"

"그, 그런 거에 관심 없어."


나의 말에 케인은 부끄러운 듯 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케인, 이미 알고 있는 걸? 넌 표현 방법이 서툴러서 그러는 것뿐이란 걸. 실제론 무척이나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이잖아. 슈렌과 세릴 역시 그걸 알고 있는 거야.


"아마 내일이면 프벨린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돌아가면 뭐하고 살 거야?"

"…… 검에서 손을 때고 싶어. 나 역시 과거에 수많은 사람들의 피를 이 손에 묻혔으니까. 평생 속죄하면서 그냥 부모님의 무덤을 모시고 농사나 지으면서 살고 싶어."


케인은 매우 쓸쓸하지만 굳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만큼 그의 결심이 확고하다는 것. 안 그런 척 했지만 형과 라곤에 대한 복수의 한 편으로는 자신이 죽인 자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던 거구나. 케인이 라곤의 명령으로 인해 죽였던 자들은 어떤 자들이었을까. 라곤에게 해가 되는 자들? 미르카엘에게 해가 되는 인물이었을까. 미르카엘, 그는 아직도 떳떳하다는 듯 다니고 있다. 라곤에게 직접 결탁된 증거가 없다나……. 쳇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라곤이 사라지니 좀 조용해진 느낌이다. 음, 어쨌든 케인이 농사를 짓는다니. 뭔가 좀 어울리지 않는… 아냐, 풉 우리 아빠 같아질지도. 엑, 잠깐!


"자, 잠깐, 그럼 결혼은 안 하는 거야? 거기 사람 아무도 없을 거 아냐."

"그런 거에 관심 없……."

"안하긴 왜 안 해? 내가 있는데!"

"에엥?!"


그런데 그 때였다. 세릴이 벌떡 일어나 케인의 말을 끊고 소리치는 게 아닌가! 순간 나와 케인은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세릴을 바라봤다. 뭐, 뭐야 세릴?!


"계속 이어야지. 이으면 이긴다고, 나 그 카드 있다고. 이겨……."

"……."


그러나 곧 세릴은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다시 잠들어 버렸다.

뭐야, 놀랬잖아! 그런 아슬아슬한 순간에 잠꼬대 하지 말라고!!


"풉!"

"푸하하!"


결국 케인과 나는 서로를 보고는 풉 웃어버리고 말았다. 정말이지, 조용한 케인과 카인 사이에 저런 세릴이 있다면 늘 재밌는 일상일 거야. 상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진다니까. 케인이나 카인 역시 행복하겠지? 이제 더 이상 그들을 갈라놓고 그들의 행복을 찢어버릴 자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그럼 난 이만 일어날게."

"응. 좋은 꿈꿔."


나는 케인의 방을 나와 문을 닫았다.


…… 왜일까. 기쁜데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모두와 이제 볼 수 없어. 모두와 쭉 함께 있고 싶은데. 모두와 전부 다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나 역시 죽고 싶지 않아. 나의 목숨을 잃지 않고서도 카인을 살려 그와 행복하게 살고 싶어. 이제 라곤도 없고 그 역시 자유로워졌잖아. 카인, 왜 죽은 거 에요…. 카인의 마음을, 카인이 죽은 이유를 알면서도 어린아이가 떼쓰듯 속으로 울먹이며 고개를 숙였다.



***



카인이 있는 방. 이 저택의 모든 재질과 마찬가지로 흰 대리석으로 지어져 있고  촛불이 켜져 있어 마치 성당과 비슷한 분위기가 나는 방이다. 나는 그 앞에 있는 카인의 관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가만히 관을 열었다.

신물이란 참 신기하다. 저 심장에 신물이 박혀있단 것만으로도 몸이 썩지 않고 보존된다니. 카인, 마치 자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몸이 너무나도 차가워. 하긴 뭐 그는 평소에도 몸이 차가웠으니까. 늘 마성의 씨앗의 어둠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 그는 잠도 제대로 못 잤었지. 카인. 이제 돌아올 시간이에요. 이제 행복해질 시간이에요.

나는 데카의 반지를 든 손을 앞으로 뻗으며 조용히 중얼 거렸다.


"투시자의 별빛이여. 그 빛을 이어 나를 상반된 다른 세계로 인도해라."


파아앗―.

나의 말에 답하는 듯 데카의 반지에서 빛이 뿜어져 이내 그 빛은 큰 문을 만들어냈다. 문 안은 환한 빛에 의해 보이질 않는다. 저 안으로 가면 이제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다. 이미 각오했던 일이잖아. 머뭇거릴 시간이 없어. 누가 오면 큰일 나. 가자…….


"안 돼, 로실리아!!"

"언니!!"


문 안으로 들어가는데 뒤에서 케인과 루이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눈을 꼭 감고 몸을 안으로 던져 넣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이제 볼 수 없어. 케인, 루이엘. 그리고 모두들. 안녕, 부디 행복하게 살아야 줘…….

 

 

 

 

 

첨부파일 달이 뜬 날 - 회상.mp3

 

앞으로 두 편 더 올리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음악이 맞질 않아서 한편도 채 되지 않을 분량을 두 편으로 끊어서 올린단 거죠!

뒤에 두 편은 엄청나게 초 초 짧으므로 그냥 대충 읽고 휙 넘기셔도 될 듯합니다요...;ㅁ; 

오타 및 기타지적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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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1.11 ㅇㅅㅇ; 쟤가 날 닮아서 똥고집이지...[어엉?!]
  • 작성자두르]산새 | 작성시간 09.01.11 나뭇잎정체가뭔가여.....?정말 삼겹살먹을때싸먹는거아닐까여.......ㅋㅋ...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1.11 하악, 산새님도 전염됐어!!
  • 작성자[아노마라드]진일진문자 | 작성시간 09.01.12 오오옷! 로실리아가 드디어 지하로가는군요!! 로맨스의 시작?ㅇㅅ ㅇ;;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1.12 에헤헷, 이세상엔 쉬운일이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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