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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로드]]나르실리온-태양과달의노래#139

작성자エメロ-ド♡|작성시간09.02.10|조회수117 목록 댓글 15

 

 

 

 

 

 

"카인!"

 

심장이 얼어붙은 것만 같다. 커다란 검은 색의 날개. 시체처럼 창백해 보이는 투명한 흰 피부. 부드러워 보이는 흰 생머리. 피곤하게 감겨 있는 눈. 그 안에 있는 건 분명 카인이었다. 하지만 그는 의식이 없는 상태인 듯했다. 

그 때 나에게 잔다고 했던 건 이런 의미였던 거 에요, 카인……? 내가 지금 당장 꺼내 줄게요.

나는 가만히 구에 손을 댔다. 이 구, 마력으로 이루어져 있어. 매우 단단해. 하데스의 힘인가? 제길, 하데스의 힘이건 누구의 힘이건 난 카인을 꺼낼 뿐이야! 나는 룬-크리스를 무기로 바꿨다. 어라, 아까 밖에선 안 되더니만. 하긴 저 밖에선 몸이 너무 괴로웠는데 여기선 거의 아무 느낌도 없네. 그림자를 정화시키는 나무이기에 오히려 영향력이 적은 걸지도! 

나는 있는 힘껏 그 구를 향해 검을 내리쳤다.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꿈쩍도 하질 않네. 하지만 그런다고 포기할 거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지! 온 힘을 다해 부숴야 해! 

  

"디스트로이!"

  

…… 디스트로이를 사용했는데도 꿈쩍도 하지 않네. 아냐, 어쩌면 지상의 마법은 이곳에서 통하지 않을지도. 

  

"엘 라비오스!"

  

엘 라비오스. 성속성의 빛줄기를 무자비로 난사해 무언가를 계속 집중 타격하는 마법이다. 지상에선 인간의 몸으로 사용하기가 상당히 무리가 갔었는데 여기에선 육체가 아니라 샤이로렌스의 혼으로 있는 상태라 그런지 마력이 소모되는 것만 느껴질 뿐, 몸에 무리가 가진 않는다. 하긴, 인간의 육신이 지금은 없으니까. 나는 빛줄기들로 계속해서 구를 가격했다. 

분명 효과가 있는 것 같은데 이 구의 결계가 너무나도 강해……. 이게 하데스의 힘.

  

"큭."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나도 모르게 휘청거렸다. 계속해서 천계의 마법을 사용하고 있으니까…. 큰 마법을 한번 쓰고 쓰러지는 것보단 보통 마법을 계속해서 난사하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계가 너무나도 강해. 이대로라면 카인이…….

  

"큭, 질 것 같아?! 엘 프라임!"

  

빛의 마력이 구 전체를 감싸 으스러뜨리기 시작한다. 마력을 다 써 쓰러지더라도 반드시, 반드시 이 결계만은 부술 거야!!

  

"윽."

  

그 때였다. 갑자기 바깥처럼 그림자의 힘이 강해졌다. 바다에 밀물, 썰물이 있듯이 이곳에도 그림자가 들어오는 시간과 나가는 시간이 있는 건가? 젠장, 마력을, 정신을 집중할 수가 없어. 속이 답답해…. 카인이 바로 앞에 있는데도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거야……? 

틀려, 난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그를 이곳에서 꺼낼 거야!

  

"카인!!"

  

나의 모든 마력을 다 쓰더라도 당신을 구할 거 에요, 카인! 항상 당신은 고통 속에서도 나를 구했지요. 이번엔 내 차례야. 내가 당신을 도울 차례라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제발 기억이 지워져선 안 돼요……!

  

-로실… 리아……?

"!!"

  

마음속에 울리는 힘없는 목소리. 분명히 들렸어. 그건, 그건 카인의 목소리……! 아직 그는 눈을 감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나의 목소리가 닿은 걸까? 의식이 돌아 왔나봐!

  

"네, 저 여기 있어요!"

-왜, 왜 이곳에 온 겁니까….

  

카인의 목소리에 순간 몸의 괴로움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기쁘고도 설렜다. 

  

"당신을 구하기 위해서요."

-!

"카인. 당신은 지금 다음 하데스가 되려고 해요. 그 때문에 이곳에서 당신의 기억을 지우려는 거 에요. 당신은 기억이 지워져도 괜찮나요?"

  

나의 말에 카인은 잠시 아무 말도 없었다. …… 역시 하데스의 말이 맞았던 걸까. 카인의 기억은 대부분이 어둠이라고. 기억을 지우지 못하게 막는 건 나의 욕심일 수도 있다고. 그럴지도 몰라. 확실히 그럴지도 몰라.

  

-난, 난 이제 괜찮습니다. 어서 당신이… 있던 곳으로 돌아가십시오…….

  

여전히 힘없는 목소리. 

  

"나는 돌아가지 않아요. 나에게 있어서 당신과의 기억은 너무나도 소중해 무엇과도 바꾸지 못할 소중한 거니까."

-로실리아… 안 됩니다, 이곳에 있어선 안 됩니다.

"당신은 항상 나를 보호하려고 하지요. 나 역시 마찬가지에요. 당신을 지키고 싶어요. 당신의 마음을, 가르쳐주세요. 정말 기억을 지워도 된단 건가요?"

  

대답해주세요. 당신에게 있어 나에 대한 기억은 지워도 괜찮은 정도의 가치인가요? 내가 애처럼 떼를 부리고 있단 것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나, 당신의 진심을 듣고 싶어. 그래야만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아. 나 혼자 지레 짐작하고 헤어지는 건 싫어. 그런 건 내 자신이 용납할 수 없어.

  

-…… 틀립니다.

"!"

-적어도, 당신과의 기억만은 절대로 지우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신을 이곳에 둘 순 없습니다. 이대로 있다간 당신마저…….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다. 나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거야, 나를. 카인이 나를.

  

"에헤헷. 뒤의 말은 듣지 않은 걸로 할 게요! 카인, 나를 진짜 생각한다면 그 곳에서 나오세요! 내 손을 잡고."

  

나는 마지막 마력까지 다 쥐어짜는 심정으로 그 구를 감싸는 마력의 농도를 더욱 높여갔다. 그러자 잠시 대답이 없던 카인 역시 잠에서 깨어나듯 스르르 눈을 떴고 이내 구는 유리처럼 깨어 부서졌다.

  

"아……."

  

드디어, 드디어 해낸 거야. 마침내. 마침내…….

나는 힘이 풀려 그대로 앞으로 쓰러졌다. 아니, 쓰러지려던 나를 앞에 있던 카인이 부드럽게 안아 받아주었다. 너무나도 따뜻하고 포근해. 정말, 정말 카인이 맞는 거지? 이게 정말 꿈은 아니겠지? 내 앞에 있는 게, 정말 카인 맞지?

  

"왜 이런 무모한 짓을…. 영혼을 이루고 있는 것은 마력과 비슷한 기운. 그것을 다 써버리면 당신의 존재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단 말입니다."

  

질책하는 목소리조차 부드럽게 들리네. 에헷, 나 정말이지 중증인가 봐.

  

"그래도 아슬 하게 살긴 산 모양이에요. 에헤헤."

"…… 쿡."

  

카인이 힘없이 웃었다. 그 역시 방금 구를 부수는 걸 돕느라 힘이 없을 텐데. 정말이지, 카인과 나는 살아온 세계, 경험이 너무나도 다르단 걸 느낀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는 지금 자신의 두 다리로 서 있다. 그리고 나까지 받쳐 주고 있다. 살아온 날이야 내가 카인보다 훨씬 더 많지만, 나는 너무나도 평화롭게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왔어. 그렇기 때문에 이제야 이렇게 아픈 마음도 존재한단 걸 깨달은 거야. 어머니가 나를 인간으로 두 번씩이나 환생시킨 것은 이런 마음들을 배우게 하기 위함, 그리고 아르케렌스와의 화해를 위함이었을까? 생각해보면 나, 페릴 때에도 아르케렌스, 바바라와 늘 가까이에 있었어. 바바라는 나의… 절친한 친구였으니까. 하지만 우리의 입장은 적인지라 서로에게 칼을 겨눌 수밖에 없었어.

500년 전의 그 날. 나와 바바라는 펠리스 대 평야에서 만났어. 서로 적으로써 만났지만 우리는 전투를 즐기고 있었지. 일부러 서로를 공격하지 않았다, 는 아니지만 우리는 공격을 주고받으며 즐기고 있었어. 하지만 나는 윈더프 가의 '구속' 마법에 멈췄고 그 때 바바라의 창에… 큭. 떠올리기도 무서울 정도로 끔찍한 느낌이었어. 그런데 바바라는 그 뒤에 자신의 부하의 기습 공격에 목숨을 잃었지. 하지만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자는 나와 바바라 외엔 없어. …… 광암전쟁의 인간족 영웅 페릴과 이베스. 악마족 영웅 바바라. 인간족 영웅은 그렇게나 대우를 받았는데 악마족의 영웅이라 불리는 바바라의 최후는? 그리고 그 대우는? 

큭, 모르겠다. 아무튼 나와 아르케렌스는 어머니의 뜻대로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적어도 우리가 만약 다시 천계로 돌아간다면 다시는 옛날처럼 철없이 싸우진 않을 테니까. 하지만 천계로 돌아갈 날이 있을까. 난 이곳, 저승에서 영원히 살게 될 텐데.

  

"설마 진짜로 내 결계를 부술 줄은."

  

이 목소리는 하데스. 나와 카인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그런데 그는 말과는 달리 무척이나 기뻐 보이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계속 우리를 보고 있었던 거구나.

  

"카인 블랙이여. 그녀가 무슨 이유로 이곳에 왔는지 알고 있는가?"

"…… 모릅니다."

  

그가 알 리가 없지, 내가 왜 이곳에 왔는지. 하지만 그는 뭔가 낌새를 느꼈는지 나를 안고 있는 팔에 살짝 힘을 주었다. 

  

"예로부터 우리 저승은 별의 힘을 가진 자를 우대한다. 그리고 그 힘의 농도가 가장 짙은 자는 단 한 번이지만 저승으로 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하지만 저승에서 이승의 '마법'을 사용한 자는 결코 다시 이승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승의 마법을 사용하면 저승의 질서가 무너질 수도 있으니까 그런 규칙을 정한 거지."

"!!"

  

하데스의 말에 카인은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뭐, 알고 있었던 건 아니지만 난 어차피 다시 돌아갈 생각도 없었으니까. 그냥 무덤덤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 영혼은 아직 살아있는 것. 저승의 영혼에게 그 생명력을 주어 단 한 명을 되살리는 것은 가능하다. 수명은 그 자의 남은 수명에 비례하지."

"무, 무슨……."

"로실리아는 너에게 생명력을 주기 위해 이곳으로 온 것이다. 그녀는 스스로의 힘으로 그림자를 이기고 나의 결계를 부숴 너를 꺼냈다. 그녀에게 자격은 충분하다."

"안 됩니다. 로실리아는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그녀에게 돌아갈 수 있는 권리는 없다."

  

하데스의 딱딱한 목소리. 저게 공평함을 위한 하데스인가. 그의 금빛 눈동자가 무척이나 시리게 굳어 보인다. 그리고 잠시 후 하데스가 손을 뻗자 내가 저승으로 오느라 건너왔던 빛의 문과 동일한, 속이 보이지 않는 빛의 문이 형성되었다. 이승으로 가는 문이구나. 카인이 잠시 말없이 나를 바라본다. 나는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돌아가는 거 에요, 카인. 케인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이제 당신들을 구속하고 억압할 자는 없어요. 그러니까…….

  

"결코, 혼자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

  

그 때, 내가 놀랄 겨를도 없이 카인은 나를 꽉 안더니 그대로 그 빛의 문으로 달려들었다. 그러나 들어올 땐 쉽게 들어왔던 빛의 문은 둘의 출입은 불가하다는 듯, 닫힌 냥 꽉 막혀 있었다. 그런데도 카인은 나를 꽉 안은 상태로 그 문으로 계속해서 들어가려 했다.

  

"그것은 불가하다. 그 문은 오직 그대 혼자만이 출입할 수 있다. 그것이 저승의 법……."

"법이든, 뭐든 상관없습니다! 그녀를 혼자 이곳에 남겨두지 않습니다."

"카인, 난 정말 괜찮아요. 각오는 이미 했었어요. 어서 돌아가요! 난 정말 괜……."

"당신이 없는 난 빈껍데기에 불가합니다. 나를 채워줄 사람은 오직 당신 한 사람 뿐입니다. 저승의 법, 오직 한 사람만 통과할 수 있는 문. 내가 모두 깨버릴 겁니다. 난 반드시 당신을 이곳에서 내보내고 말 거니까."

"카인……!!"

  

늘 흐리고 초점 없이 피곤해보이던 카인의 눈동자에 빛이 보였다. 이렇게 강하게 자신의 의지를 보이는 카인을 본 적이 있던가? 카인은 항상 잔잔하고 고요한 호수 표면과도 같았잖아. 그런데 잔잔했던 호수 표면에 강한 물결이 일고 있어. 분명한 자신의 의지로 말하고 있는 거야. 아, 그 문에서 날카롭게 뿜어지는 결계에 카인의 몸이 상처투성이 되었어. 그런데도 내가 다치지 않도록 감싸고 있잖아.

  

"하데스님, 아니, 에렌프리안."

"……?"

"저승의 법이 뭔지는,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어머니, 주신 엘리아나께선 말씀하셨어요. 간절히 원하는 마음, 그리고 그것을 이루려는 의지. 그것이야말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거대한 힘이 된다고.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은, 카인과 영원히 함께 있는 것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어요!"

"!!"

  

하데스, 아니, 에렌프리안이 눈을 크게 떴다. 나는 놀란 듯 나를 바라보는 카인을 꼭 껴안고 나 역시 그 결계에 부딪혔다. 큭, 온 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 카인, 당신은 이런 고통을 또 혼자 당하고 있었죠. 에헷, 나 역시 나눠줘요. 당신과 함께라면 이런 고통 따윈 아무렇지도 않아. 당신을 잃어 혼자 우는 고통에 비하면 야 간지러운 것도 아니라고!!

  

"로실리아, 상처가……!"

"카인! 이곳에서 나가는 거 에요, 함께. 영원히, 함께 있는 거 에요!!"

  

잠시 머뭇거리던 카인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나를 안은 팔에 힘을 주었고 우리는 그 결계를 계속해서 뚫으려 몸을 밀어 넣었다. 이 따위 결계, 하데스의 결계든 뭐든 넘고 말거야. 넘을 수 있어, 분명히. 이제 겨우 만났는데 나도 그와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

  

파지직―.

  

"…… 멈춰, 두 사람 다."

  

그 때였다. 갑자기 카인과 나의 몸이 붕 뜨는 듯하더니 이내 하데스의 앞에 부드럽게 놓여졌다. 그리고 빛의 문 역시 사라졌다. 나는 그 결계에 대한 고통으로 나도 모르게 주저앉았다. 그런 나를 카인이 부축해주었지만 그 역시 상태가 심각해보였다.

  

"하데스님."

"카인이여. 한 가지 조건을 걸지. 이 조건에 승낙하겠다면 그대 둘을 지상으로 보내주겠다."

"?!"

"나의 수명이 남아 있는 동안은 지상에 있어도 돼. 하지만 나의 수명이 끝나면, 카인, 그대는 저승으로 돌아와 하데스가 되어줘. 승낙한다면 로실리아는 계속 지상에 있도록 특별 조취를 취해주지."

"그런……."

"수명은. 어느 정도나 남으신 겁니까."

  

당황하는 나와는 달리 카인은 매우 침착한 목소리로 물었다. 카인, 설마 승낙하려는 거야?

  

"너희들의 시간으로 따지면 약 5년."

"…… 좋습니다."

"카인, 안 돼요!!"

  

하데스가 된다는 건 기억을 지워버린단 걸 뜻한다고…….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카인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냉담한 자세였다. 안 되는데. 나는 당신이 없으면 안 된다고.

  

"!"

  

나의 어깨를 감싼 카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 아무 말도 하지 말란 걸까? 이상하게 그런 그의 생각이 전해지는 것 같아 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교섭 성공-. 그럼, 5년 후에 보자고. 자, 너희들이 그렇게 가고 싶어 하는 이승으로 돌아가."

  

다시금 빛의 문이 형성되었다. 이번엔 둘 다 들어갈 수 있다. 그와 함께 나가게 되다니… 상상도 못했어. 5년 뒤라, 5년. 5년이 지나면 카인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야 하는 건가? 난, 난 그때 그를 보낼 수 있을까……? 

  

“……!”

  

5년 뒤에 또다시 헤어져야 한단 슬픔으로 살짝 떨리는 나의 눈앞에 나에게 내민 카인의 손이 보인다. 그는 미소를 짓고 있다. 흐렸던 그의 눈동자가 어느새 케인처럼 강하고 또렷해져있다. 항상 초점이 없었던 그의 눈동자가 또렷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다. 어느새 먹구름이 가득 꼈던 나의 마음에 햇빛이 드리워져 있다. 너무나도 벅차오른다. 그의 미소를, 그 누구도 아닌 나를 향한 미소를 보게 되다니……. 

나는 그의 손을 꼭 잡았다.

  

"카인. 함께 가요. 절대로 이 손 놓지 말고, 저 빛 속으로."

  

  

***

  

  

"으음…."

"로실리아?!"

  

보드라운 햇살. 익숙한 목소리들.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흐릿한 시야 너머로 눈물을 흘리며 나를 바라보고 있는 부모님, 루이엘, 케인, 세릴의 얼굴이 보인다. 나는 가만히 몸을 일으켰다. 몸이 엄청나게 무겁다. 

  

"왜 이렇게 무모한 거야. 네가 무슨 짓을 하려 했는지 알기나 해?"

  

그 때였다. 케인이 나의 어깨를 잡으며 질책하듯 무겁게 말했다. 언제나 침착하고 조용했던 케인이 이렇게나 화내다니……. 나는 잠시 뭔가 상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잠시 멍하게 케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괜찮네, 케인군. 지금으로썬 로실리아가 무사히 깨어난 것만으로도 다행이지 않나."

"……."

  

아버지의 만류에 케인은 잠시 나를 바라보고 있다가 부드럽게 나의 어깨를 잡은 손을 놓아 주었다. 모두가 울고 있어. 모두가 내가 깨어나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어. 그렇지, 내가 저승으로 갔었던 것 때문에 모두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었던 걸지도. 내가 죽었다고 생각해서 모두가 울고 있어. 나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미안… 합니다."

  

카인을 보내고 폭포처럼 흘러나왔던 눈물이 다시금 한 방울, 한 방울 나오더니 이내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번엔 어머니가 다가와 나를 꼭 안아줬다.

  

"괜찮아, 괜찮아, 로실리아. 괜찮다. 이만하니 천만 다행이야."

  

진짜 엄마 품에 안긴 기분이야. 난 여태까지 어머니와 아버지를 머리론 친부모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마음은 아직 낯설어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알 수 있어. 이 분들은 나의 친부모. 나를 정말 친자식처럼 생각하고 있는 거야. 나는 어머니를 안아드리며 한없이 사죄했다.

  

"모두들, 죄송합니다."

  

나만 모두를 사랑하고 있는 게 아냐. 그 만큼 모두도 나를 사랑하고 있어. 왜 이 간단한 걸 깨닫지 못하고 있었을까.

  

"아, 카인, 카인에게 가 봐요. 카인에게!"

  

그렇지, 카인도 무사히 이승으로 왔을까? 

  

"형에게……?"

  

다른 사람도 다른 사람이지만 케인이 가장 놀랐다는 표정이다. 나는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인 후 모두와 일어나 서둘러 카인이 있는 방으로 향하려 했다. 그러나 전에 루미르 탑에 가기 전에 슈렌의 검에 찔렸을 때처럼 몸이 빳빳하게 굳어 잘 움직이지 않는 바람에 넘어졌고 결국 케인에게 부축 받으며 카인의 방으로 향했다. 

솔직히 내가 직접 저승에 갔다 왔지만 실감이 나질 않는다. 정말로, 정말로 카인이 살아났을까? 도무지 실감이 나질 않아. 

  

"!!"

  

방문을 연 직후 모두의 눈이 경악으로 크게 뜨였다. 나 역시 놀람과 기쁨으로 얼굴을 가리며 눈물까지 찔끔거렸다. 방 안엔 이제 막 일어났는지 카인이 천천히 몸을 움직여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자신 역시 우리를 보고는 잠시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더니 이내 고개를 살짝 숙였다. 아직도 자신의 잘못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걸까. 나는 케인을 바라봤다. 잠시 카인을 놀랜 눈으로 보고 있었던 케인은 이내 카인에게 걸어갔다. 그러자 카인은 살짝 고개를 들어 케인을 바라봤다. 둘 사이에선 묘한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보는 내가 마른 침을 삼킬 정도로.

그런데 그 때. 케인이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살짝 돌리며 카인에게 손을 내밀었다. 카인은 잠시 어안이 벙벙한 듯 그 손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이내 천천히, 떨리는 손을 들었고 케인이 내민 손을 잡았다. 고개를 돌린 케인이 웃기 시작했다. 잠시 머뭇거렸던 카인 역시 조용조용히 웃기 시작했다. 뭔가, 뭔가 멋지다. 케인, 정말 멋져! 말없이 카인을 용서했다는 자신의 마음을 전달한 거잖아! 나는 달려가 케인과 카인을 와락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너무 기뻐 울면서 웃었다. 너무나도 기쁘다. 모두와 이렇게 모여 있는 거,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슈렌, 너까지 있었다면 정말 더 바랄 게 없을 거야. 슈렌… 보고 있어? 나 지금 너무 행복해. 네 희생 덕분에 나는 이런 소중한 시간을 얻을 수 있었어. 고마워, 슈렌.

  

  

***

  

  

"정말 갈 거야?"

"응."

  

며칠 뒤의 아침. 카인과 나는 현관 앞에 서서 케인과 세릴을 배웅해주고 있다. 프벨린 국경까진 우리 집 마차로 데려다주기로 했다. 원래는 프벨린 국경까지 데려다주려고 했는데 케인과 세릴이 강하게 거부해서 할 수 없이 현관까지만 배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뭔가 아쉽다…. 다음에 꼭 놀러갈게!"

  

나는 정말로 아쉬운 마음에 말했다. 어차피 장소야 카인이 알고 있을 테니까 놀러가고 싶으면 갈 수도 있겠지.

  

"그래. 로실리아. 고마웠다. 네 덕분에 형을 다시 만나 그 동안의 오해를 풀 수 있었어. 정말 고맙다."

"뭘. 케인과 세릴은 나의 소중한 동료니까! 정말이지,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그 그림자 세계에서 너희가 우유배달 하고 있었던 것만 떠올리면 웃음이 나오지만 말이야…….

  

"그런데 카인 오빠."

"아, 예."

  

갑자기 불쑥 끼어든 세릴의 말에 카인은 순간 당황했는지 눈을 크게 뜨며 대답했다. 그러자 세릴은 고개를 휘휘 저었다.

  

"예, 라니! 응, 이라 해야지~."

"아, 으응."

  

오빠라는 단어에 엄청나게 당황한 모양이다. 풉, 정말이지, 카인은 수줍음이 너무 많다니까. 하긴 이렇게 사람들과 친근하게 대화를 나눠본 건 거의 처음일 테니까. 이제 그에게 소중하고 밝은 추억만 만들어주고 싶어.

  

"로실리아 언니랑은 언제 결혼해?"

"으응?!"

  

얘, 얘가 뭔 소리야?!

  

"아얏! 케인 오빠 왜……."

"가자."

  

결국 세릴은 케인에게 살짝 꿀밤을 맞은 뒤 마차로 거의 끌려갔고 그녀는 아까 한 말은 잊었는지 귀엽게 손을 흔들었다. 정말이지, 저 애가 마스터라니이-! 직접 봐 놓고도 믿을 수가 없다고! 아무튼 마차가 떠난 뒤 나와 카인은 잠시 멍하게 서 있었다. 

  

"풉, 정말이지, 세릴은 너무 귀엽지 않아요?"

"쿡, 그렇군요."

  

나는 이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뭔가 웃겨 풉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카인 역시 미소를 지었다. 세릴은 아직 어린데다 마스터들의 기억을 전승받아서인지 뭔가 아는 단어는 많은 것 같은데 아무 생각 없이 그 단어를 쓰는 것 같다니까! 하지만 너무 귀여워~!

  

"잠시, 그곳에 다녀오지 않겠습니까?"

"그곳? 아? 설마 제가 살았던 그 마을이요? 마력이 꽤나 들 텐데요."

"괜찮습니다."

  

하긴 카인의 마력이라면 갔다 오는 건 아주 쉬운 일일지도. 하지만 이런 집에서나 입는 간편한 실크드레스를 입고는 뭔가 가기가 이상하다고. 나는 카인에게 잠시 기다리라 한 뒤 잽싸게 방으로 달려갔다. 내가 살았던 에넬마을. 그곳은 지금 현재 아버지의 후원으로 보수공사 중이다. 그곳에 살았던 모두를 되돌릴 순 없지만 그래도 그 마을을 되살린다면 다시 사람이 살게 될 테고, 예전과 같은 아름다운 마을이 될 테니까.

방에 도착한 나는 간편한 원피스를 잔뜩 꺼내 훑어보았다. 뭘 입으면 좋을까? 

똑똑―.

히익?! 설마 카인? 나는 잽싸게 침대에 놓여 있던 이불을 들어 옷 위로 놓아 옷들을 숨긴 후 문을 열어 주었다. 

  

"응? 루이엘?"

  

다행이도 루이엘이다. 나는 얼른 루이엘을 끌고는 문을 닫고 다시 옷을 가렸던 이불을 들어 제자리에 놓았다. 

  

"에에? 언니 어디 나가세요?"

  

평소엔 옷을 대충대충 입는 내가 옷가지들을 마구 꺼내서 훑어보고 있으니 루이엘이 놀랄 만도 하다.

  

"응, 에넬마을로 카인과 데이… 가 아니라, 놀러 갈 거거든. 어떤 옷이 나을까?"

  

데이트라니. 전혀 그런 거 아니거든! 카인도 그냥 단지 가자고 한 거였잖아, 데이트의 데짜도 꺼내지 않았다고. 그런데 나의 말을 들은 루이엘은 뭐가 그리 재밌는지 풉 웃으며 푸른색의 리본이 달린 하늘하늘한 흰 천의 원피스를 골라 주었다.

  

"에넬마을이라면 산들바람이 많이 불겠죠? 이런 하늘하늘한 원피스가 오히려 매력적일 거 에요."

"그, 그럴까? 고마워! 아."

  

잠시 거울에 원피스를 비춰보던 나는 내가 목걸이를 두 개 하고 있단 사실을 자각하고 한 개를 벗었다. 슈렌이 사라지면서 남겼던 목걸이. 나는 그 목걸이를 루이엘에게 걸어주었고 그 목걸이가 뭔 줄 아는 루이엘은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언니, 이 목걸이는……."

"루이엘도 마음 많이 아팠잖아. 이 목걸이는 네가 갖고 있는 게 나을 것 같아."

"언니……."

  

루이엘은 정말로 슈렌을 사랑하고 있잖아. 그건 내가 슈렌을 생각하는 감정과는 다른 거야. 이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루이엘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소중한 보석을 쥐듯 그 목걸이를 살짝 쥐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아무튼 나는 얼른 그 옷으로 갈아입은 후 길게 늘어뜨린 푸른 리본이 달린 흰 모자를 쓰고 루이엘에게 손을 흔들어준 뒤 카인이 기다리는 현관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게 웬걸, 카인 역시 흰 블라우스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아, 지금 카인의 흑색의 날개는 카인의 마법으로 감춰버린 상태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검은 날개를 가진 카인을 보면 대게 두려워할 게 뻔하니까. 아무튼 깔끔한 흰 블라우스에 금장식이 붙은 검은 롱부츠를 신은 그는 영락없는 귀족이었다. 최근 아버지가 카인을 많이 신경써주니까. 요새 그는 정리되지 않게 풀고 있었던 그의 머리를 깨끗하게 하나로 묶고 있다. 그래서인지 인물이 훨씬 훤해 보이는 것 같기도……. 아버지는 인재를 보는 눈이 매우 뛰어나다. 그 덕분인지 예전 카인을 봤을 때부터 그를 정말 마음에 들어 하고 있었는데 지금도 친 아들처럼 그를 아껴주고 있었다. 또한 여러 가지를 가르쳐주는 듯했는데 카인은 원래 프벨린 아카데미에서도 쭉 수석을 지켜왔던 천재라 그런지 그 가르쳐주는 것을 쉽게 흡수하는 듯했다.

아무튼 나를 기다리고 있던 카인은 내가 나오자 아무 말 없이 살짝 손을 내밀었다. 나는 그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그 손이 어찌나 부드럽고 따뜻하던지. 심지어 나를 감싸는 흰 빛조차도 너무나도 부드럽게 느껴진다. 카인의 마력이니까.

파앗―.

빛이 거두어지고 나는 살짝 눈을 떴다. 

아, 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뒷산이다! 보수공사가 한참이라 산 아래로 사람들이 바쁘게 집을 짓고 일하는 모습이 보인다. 아아, 언젠간 옛날의 마을로 돌아갈까? 함께 추수하고, 씨앗을 뿌리고, 모두 모여 점심밥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던 옛날의 그 마을로 돌아갈 수 있을까?

  

"가끔 이곳에 올 때마다 이곳에 앉아 마을을 내려다보곤 했습니다."

"에, 정말요?"

  

카인 역시 그립단 얼굴을 하고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카인이 마을을 보고 있었다니. 와악, 그럼 나도 봤었을까? 나, 레아랑 꽤나 자주 밖에서 놀았었으니까.

  

"정말 아름답고 풍요로운 마을이더군요. 항상 보며 옛날의 기억을 떠올렸었죠."

  

너무나도 쓸쓸한 표정. 나는 가만히 앉아 있는 카인의 앞으로 가 그의 목을 살짝 끌어안아 주었다. 그러자 그는 자신 역시 나의 허리를 둘러 살짝 끌어안으며 나의 귓가에 살짝 말했다.

  

"케인이 나를 용서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나의 옆엔 당신이 있습니다."

  

그리고 카인은 나를 부드럽게 놓아주더니 잠시 기다리란 말을 남기곤 무덤가가 있는 숲 쪽으로 달려갔다. 나는 카인이 숲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잠시 갸웃하다 언덕배기에 앉았다. 기분 좋게 따뜻한 산들바람에 머리카락과 원피스가 하늘하늘 흔들린다. 너무나도 편안하고 안정된 기분. 이런 평화가 도대체 얼마만이던가? 아무 근심도 없는, 정말 말 그대로 평화. 순간적으로 예전에 여기에서 있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저기,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성함이라도…….」

「그런 것 없습니다. 큭.」

  

나와 카인의 첫 만남. 

  

「죄송해요. 마법을 쓸 줄 몰라서 이렇게까지 밖에 못해드리네요.」

「…… 감사합니다.」

  

그래, 나 그때 그의 상처부위를 나의 손수건으로 감싸줬었지.

  

「…… 재미있는 아이구나. 내가 누군 줄 안다면 당장이라도 도망갈 텐데.」

「그런 거 상관없잖아, 오빠는 좋은 사람이니까.」

  

바로 이 자리에서 나누어졌던 대화들이다. 내가 앉아 있는 이곳에서. 카인과 처음 만났을 때엔 그냥 좋은 오빠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되어버릴 줄은……. 

학! 뒤에서 살며시 누군가가 다가와 내 머리에 무언가를 씌웠다. 씌워진 것을 손으로 내려 봤다. 이건, 남오미자꽃으로 엮어진 화관! 카인은 쑥스러운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카인이 한쪽 무릎을 꿇으며 나를 조심스레 끌어안았다. 그 역시 나를 정말로 보고 싶어 했구나. 나를 안고 있는 그에게서 얼마나 나를 보고 싶어 했는지, 그 역시 지금 얼마나 행복해 하는 지를 느낄 수가 있다. 결코, 다시는 놓지 않겠다는 듯 나를 꼭 잡고 있는 걸. 5년 뒤 따위…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 나는 5년 뒤에도 항상 당신과 함께 있을 거니까. 나는 나 역시 그를 꼭 안고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 다시는 떨어지지 않을 거야, 카인. 

그는 잠시 후 나를 살짝 떼더니 뭔가 흔들리는 눈동자로 나를 내려다보다 이내 눈을 감았다. 잠시 망설여졌다. 난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나는 고민으로 살짝 미간을 찡그렸다가, 카인의 목을 끌어안으며 눈을 꼭 감고 나의 입술을 그에게 살짝 포개었다. 카인이 나를 부드러이 감싸 안았다. 남오미자꽃의 향기가 바람결에 느껴져 오는 것 같았다. 마치 옛날부터 우리는 하나였다는 듯, 절대로 이젠 떨어지지 않겠다고 다짐하듯 서로에게 밀착해있다. 서로의 호흡이 다소 거칠지만 그 거친 호흡 너머로, 그의 뜨거운 숨결 너머로 그의 마음이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가슴이 미친 듯 뛰고 그의 향기에 취한 듯, 정신이 없을 정도로. 이제 절대 떨어지지 않을 거야. 이제 절대로…….

 

 

 

 

 

 

 

 

 

 

 

 

 

 

 

 

 

 

 

첨부파일 달이 뜬 날 - 회상.mp3

 

 

아.. 엔딩 쓰기 왜 이리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올리기'.

한글 2005가 갑자기 미쳐서 어제 밤새서 고치다가 안되서 결국 2007깔았더니,

복사 붙여넣기했더니 글씨들이 다 한 줄에 마구마구 겹쳐져서 나오는군요.

진짜 돌아버리겠네요. 텍스트로 바꾼후 에디터로 바꿔서 다시 엔터 다쳐서 겨우 올리는..

게다가 음악은 왜 저작권 뭐라고 뜨고.. 결국 다른 음악으로 교체 -ㅠ-...아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치겄습니다. (+미나에양 연애씬 넣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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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2.11 친구가 보고 전체이용가래요.. 한계인듯!!! 감사해요 산새님 ㅠㅠ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2.11 고마워 ㅠㅠ
  • 작성자[하칸]미나에 | 작성시간 09.02.14 그저 웃지요...
  • 답댓글 작성자エメロ-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2.15 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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