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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체 대화 2차’의 후기

작성자박숙영|작성시간17.10.03|조회수932 목록 댓글 2

박숙영의 회복적 생활교육 이야기 59

 

학교폭력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체 대화의 후기

대화는 세계를 창조한다.

-오토 샤머

 

학교폭력 당사자의 목소리에서 답을 찾자.

"학교폭력문제를 왜 당사자인 피해자를 빼놓고 행정가들끼리 모여 하느냐!"라는 피해자 어머니의 호소로 공동체 대화가 시작되었다. 공동체대화는 당사자들의 주관적 경험을 통해 그들의 고통을 듣고 고통에 공감하며, 당사자의 목소리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 923일에 개최 한, 공동체 대화에서는 학교폭력의 피해 학생, 청소년시절에 학교폭력 피해 경험의 청년, 가해자 입장에 서게 된 어머니, 학교폭력을 담당하고 있는 책임교사, 학교전담 경찰관, 학교폭력 행정심판위원인 변호사를 이야기 손님으로 초대해서, 당사자들이 겪는 어려움과 고통에 대해서 들었다.

 

피해입장의 목소리

피해자1.

고등학교 2학년인 피해자 입장의 H학생은, 학교 안에서 친구들과의 관계가 어려워지면서 점심시간마다 혼자 밥을 먹어야 했다. H저는 학교 밖에서는 왕이고, 학교 안에서는 찐따에요.”라고 했다. 학교 안에서 외롭게 지내던 H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아르바이트에서 함께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H를 좋아해주고 챙겨주고 지지해주면서 H는 마음의 위로와 힘을 얻었다고 한다. 조금씩 자존감이 회복되면서 학교에서도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고 지내다보니 혼자서도 잘 노는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친구들이 생겼다고 한다.

피해자2.

또 다른 학생인 Y(2)는 친구들의 은근한 따돌림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주변 사람에게 자신의 괴로운 마음을 표현하면 오히려 네가 너무 예민해서 별 것도 아닌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는 말이 돌아오곤 했다. 그 이후로는 힘이 들어도 말할 곳이 없었다고 한다. 자신의 고통을 진심으로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

성인이 된 피해자3.

2, 3때 학교폭력 피해를 받은 S는 지금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고 있다. S는 학교폭력의 상처를 극복하고 사회에 나온 지 몇 개월 되지 않았다. 2때 학교의 일찐에게 화장실과 공장 부근에 끌려가서 면도칼과 각목으로 위협당하며 온 얼굴이 붓도록 맞았다. 이후 자살을 30여 차례나 시도한 적이 있다. 정신병동에 입원을 하기도 했지만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채 중학교를 중퇴했다. 중학교 검정고시를 본 후에 고등학교는 학교폭력예방재단 산하의 대안학교에 다녔지만, 안타깝게도 고3때 또다시 학교폭력 피해가 발생했고 다시 어두운 동굴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후 오랜 동굴 속에 있다 최근 다시 사회에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S는 호소했다. “엘로 카드제, 등하교 지킴이, 배움터 지킴이, 스쿨폴리스제, 학교폭력 신고포상금제, 온갖 대책이 마련되었지만 피해학생이 맘 놓고 피해사실을 알릴만한 곳이 있기나 한가요?”

 

가해입장의 목소리

가해자 입장의 어머니는 학폭위과정에서 진술이 왜곡되었지만 아이에게 소명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고, 그로인한 억울함과 분노가 상처로 남아있다고 했다. 학폭 조치 이유로 학교축제에서 밴드부로 참여하기로 했던 것이 거부되어 2차 피해를 받았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 지역교육청, 학교 현장에 문의를 했을 때 모두 답변이 달랐고, 억울함을 상의할 곳을 찾지 못하여 변호사를 찾게 되었는데, 변호사는 행정소송과 심판관리에 대한 설명만 해주었다. 결국 법과 돈으로 해결하라는 것이 아닌가라는 허탈함을 표현했다. 아이는 학폭조치 결과가 생활기록부에 기록되면서 가고자했던 예술 특성화고에 입학하지 못했고 일반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지금은 일반고등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했다. 가해입장의 어머니는 현재 당시 중학교와 행정소송 중이다.

 

학교폭력 책임교사의 목소리

5년 동안 학교폭력 담당한 W책임교사는, 보통 부모들은 자녀들의 말을 믿고 자녀 편을 드는데 피해부모는 가해학생이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하고 반대로 가해어머니는 일부분 잘못은 했지만 진술을 강요받는다며 억울해하며 감정싸움으로 번지게 된다고 했다. 부모들은 부정적인 감정을 교사에게 모두 쏟아놓고, 항의 문자 메시지나 전화가 주말에도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학교에서 열심히 하려고 해도 항의를 많이 받고, 담당하는 교사들은 다른 업무에 비해 스트레스가 많아 기피업무가 되었으며, 학폭처리 문제로 병가를 내거나 휴직을 하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학교폭력전담 경찰관의 목소리

학교폭력전담 경찰은 강한 처벌이 학교폭력을 없앨 수 없으며 자칫 선처 여지가 있는 학생들이 엄벌주의로 인해 범법자로 낙인찍히는 부작용만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경찰입장에서 보면 경찰이 학교의 모든 일에 나서서 해결하려고 한다는 것과 학교에서도 주인인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정작 가만히 있고 학교의 모든 문제를 경찰이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교육전문가도 아니고 상담전문가도 아닌 경찰이 선생님들의 역할을 침해하는 월권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변호사의 목소리

학교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학교에서 교육적 접근 방식으로 해결되어야 하는데, 현 학폭법은 학교폭력 담당교사에게 경찰관 역할을 요구하는 제도로 좋은 제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학교는 학생들을 교육적인 방식으로 지도하려고 최선을 노력을 다해야 하고, 능력이 부칠 때 그때 비로소 사법기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전문상담교사와 중재 및 화해 친화적으로 학폭법 제도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자기 방어적 태도와 싸울 준비를 한다. 이는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한다.

학교폭력 발생으로 현 학교폭력법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모든 갈등의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 교사학교는 자기 방어적 태세를 취하고 싸울 준비를 하게 된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잘못을 입증해내야 하고, 가해자는 처벌 수위를 낮추거나 학교폭력 해당사항이 아님을 위해 자신의 잘못을 축소하거나 부정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게 된다. 교사와 학교는 징계나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 행정적 절차에 집중하게 된다. 문제해결을 위해 마음의 문을 열고 피해 회복을 위해 협력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자기 방어적이고 공격적 태세를 취하다 보니 상황은 더욱 꼬이고 악화되어 거대한 갈등의 회오리 속에 빠져들게 되어 버린다. 현 학폭법이 피해회복보다는 처벌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학교폭력을 대하는 태도가 방어적으로 흐를 수 밖에 없다. 이때부터 발생된 분쟁은 누구도 승자가 되지 못할 뿐 아니라, 모두에게 상처만 남기게 된다.

 

문제해결을 위해 무장해제 후, 만나서 대화해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모두가 무장해제를 해야 한다. 이번 공동체 대화에서는 서로의 고통을 마음으로 듣기 위해 학교폭력의 고통이라는 마임 공연이 있었다. ‘학교폭력의 고통마임공연은 피해가해교사경찰변호사일반참여자라는 각자 처한 자신의 입장에서 벗어나서 같은 정서적 고통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돌아보게 했다. 각자 입장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면 평행선을 달리기 쉽다. 하지만, 모두 공감하는 피해의 고통에서 시작하면 우리는 조금씩 나은 해법에 다가갈 수 있다. 공연 이후에 내가 꿈꾸는 아름다운 공동체주제로 팀별 활동과 자신이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떠올려보고 나누는 시간을 갖았다.

성인이 된 피해자는 중2때 학교폭력 가해자 부모 중에 경찰관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사건을 공정하게 대하지 않았기에 경찰에 대한 불신, 교사에 대한 불신이 컸다고 했다. 그런데, 함께 참석했던 경찰이 대신 사과를 하는 일이 있었다. 성인이 된 피해자 S는 공동체 대화의 말미에 자신의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아직도 저는 그 당시의 누구에게도 사과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 당시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경찰분이 저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말씀을 듣고 저의 상처받은 마음이 회복되는 것 같습니다. 사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S의 소감은 모든 참여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이후 갈등의 평화적 전환을 위해 회복적 서클을 적용하고 있는 인천 신흥중학교의 사례 발표가 있었다. 신흥중의 사례는 싸우거나 갈등이 발생했을 때 자신의 피해를 서로에게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면, 아이들은 스스로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우리에게는 자신의 취약함을 마주대할 수 있는 환대의 공간이 필요하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좋게 보이고 싶고 나은 사람이고 싶어 한다. 자신의 존재가 비난받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여겨지면 자신을 보호하려는 보호본능에 의해 자극된다. 자기보호 본능은 자기방어와 자기 합리화, 거짓말을 불러오고 타인에 대한 비난으로 향하게 한다. 이러한 인간의 자기보호 본능을 안심시키고 자신의 진실과 잘못을 대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잘못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 전에 환대의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자신의 존엄이 훼손되거나 위협받지 않는 안전한 공간에서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의 진실이 말해지고 경청되어지는 과정을 통해 연대감을 가지고 해법을 탐색해 나갈 수 있다. 그럴 때 우리에게 찾아 온 위기는 더 발전된 곳으로 우리를 한 발짝 내딛게 하는 기회가 된다.

궁극적으로 학교폭력의 해법은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고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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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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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늘푸른이 | 작성시간 17.10.27 좋은 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학교 회복적 서클 연구 동아리 샘들과 함께 공유하려고 퍼갑니다^^
  • 작성자베짱이 | 작성시간 18.06.06 감사합니다. 회복적생활교육이 필요한 이유를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할 수 있는 귀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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