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리 35번 째 영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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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과연 개봉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미국에서는 지난 9월 25일에 개봉한 일라이 로스 감독의 신작 [그린 인페르노]다.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한 그의 최근작 [노크 노크]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해 흥미로운 대결을 펼치기도 했으나 [그린 인페르노]의 압승으로 끝났다.(일라이 로스의 부인 로렌자 이조는 두 영화에서 모두 주연을 맡았다) 그 말인 즉슨, [그린 인페르노]가 관객들이 기대하던 일라이 로스 영화의 모습을 제대로 충족시켜줬다는 의미이다. 일라이 로스가 누구인가. 은근히 재능 있는 배우이자 [호스텔], [케빈 피버] 등의 고어물의 전문가이다. 그렇기에 그의 영화에 대한 기대치는 항상 비주얼의 수위에 몰려있다.
에로틱 스릴러라는 장르를 빌려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에 찌든 남자를 박살냈던 [노크 노크]처럼, [그린 인페르노] 역시 고어라는 장르를 빌려와 블랙 코미디와 버무린다. 대학 강의시간에 아마존의 원주민들에 대하 알고 관심이 생긴 저스틴(로렌자 이조)은 대학에서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 함께 페루의 아마존으로 떠난다. 아마존의 불법 벌목 반대와 원주민 보호를 위한 시위를 위해 정글 안으로 들어선 그들은 용병들이 가득한 벌목 현장에서 시위에 성공하고 비행기를 타고 복귀한다. 그러던 중, 사고로 비행기가 원주민 야헤스 부족이 사는 곳에 추락한다. 야헤스 부족은 추락에서 살아남은 저스틴과 그 일행을 사냥해간다. 알고 보니 그들이 지키려 했던 원주민은 식인종이었다. 우리에 갇힌 채 한 명씩 원주민들에게 잡아먹히고, 저스틴은 탈출을 꾀한다.
일라이 로스의 전작인 [호스텔] 등과 배경만 바뀌었을 뿐, 영화의 플롯 자체는 굉장히 유사하다. 주인공이 어딘지 모를 곳에 잡혀가고, 고문 등의 끔찍한 고통을 겪다 탈출에 성공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그가 가장 잘하는 장르이자 비주얼에 따라 지루해질 수도 있는 영화이다. 처음 [호스텔]을 봤을 때만큼 충격적이진 않지만, 그의 최대 장기인 고어스러움이 극대화되어 제 몫은 한 영화였다. “[카니발 홀로코스트]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그의 바람이 어느 정도 성공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직접 아마존 정글에 가서 찍었다는 [그린 인페르노]는 현장감만은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