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포함
개인 비공개 블로그에 올린 글이라 두서없어요
리뷰의 리뷰를 많이 봐서 그런가 별 생각 없이 썼는데 리뷰 말투 나와서 당황.
CGV상봉을 기어이 가보고싶어서 기어이 가봄
무려 12시 15분 영화를 보기위해 한시간 반 가량을 기다려서 정말 기어이 봄.
CJ 이 놈들은 참 이런건 잘해.
극장 내부도 사실 CGV군자를 보고 너무 경악했던지라 좀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렇진 않더라.
군자는 진짜 좁은 방에(극장인데 그렇게 느껴졌다) 한 백명 옹기종기 모아놓고 좀 큰 프로젝터로 비디오보는 기분이었다.
이 영화도 사실 막 엄청나게 끌리진 않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멋진 이집트의 이미지들을 큰 화면으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선택.
근데 배경은 이집트인데 왜 로마 갑옷과 신발을 신고 있으며 왜 여기저기 메탈인거냐.
자고로 이집트라고 하면 사막의 건조한 느낌과 그 와중에 나일강의 비옥함과 종이같은 재질의 (삼베?)옷이 멋있는건데!!
벽화 같은거 보면 신들도 다 삼베옷 입고 있다고! 불타는 아이언맨 수트 말고!
스토리는 애초부터 크게 기대하진 않았지만 역시 그냥 그랬다.
초반부에 스토리의 배경 지식을 설명하느라 인물들의 성격을 보여줄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사실 이런 류의 영화에서 인물의 캐릭터의 복잡성이 크게 중요할 것도 없다.
그래도 중반부 쯤에는 캐릭터를 좀 나타내려고 여러가지 설정과 대화를 넣었는데 보다보니 이미 성격에는 별 관심이 없어졌다. 언제 어떻게 호루스가 다시 눈을 되찾고 세트를 이길 것인지만 궁금할뿐.
그럼 이제 얼마나 영리하고 통쾌하게 이 상황을 극복할 것인가가 궁금해지는건데 문제는 이것도 그닥 영리하고 통쾌하지 않았다는거. 세트가 호루스를 죽이려고 보낸 큰 뱀 두마리 (뭐라고부르더라..)부터 벡이 세트의 보물창고에 숨어들어가 호루스의 눈을 훔치는 과정이라던지 스핑크스의 수수께끼 등 영화가 나중에 게임으로 만들어졌을 때를 대비한 퀘스트정도로 밖에 보이지않았다.
괴물 뱀, 지혜의 신 토트 등 흥미로운 캐릭터들도 있었지만 이들을 활용하는 방식은 역시 아쉬웠다. 특히 토트 같은 경우에 등장 초반에 열심히 떠들면서 웃겨주려고 애썼는데 그에 비해 실제로 활약하는 모습은 허무하기 짝이없는 수준.
그래도 있을건 다 있다. 착한놈. 나쁜놈. 약하지만 똘똘하고 명랑한 사내아이(신들 사이에 껴있는 인간이라 그렇지 이 놈도 인간 세상에만 있었으면 어린이 영화 액션 히어로 정도는 된다), 그의 예쁜 여자친구, 주인공 심심할까봐 퀘스트마다 나타나는 크리쳐들, 이기적인 마음을 고쳐먹고 백성을 위하는 왕으로 거듭난 주인공 등등
극에서 남, 여와 인종을 대하는 방식이 다분히 보수적이다. 때가 어느땐데 (극중에선 고대이긴 하지) 여성를 구하기 위한 남성의 모험, 여성의 희생뒤에 찾은 남성의 성공 이야기가 웬말이냐. 메인 캐릭터는 대체로 백인이고 심심하니까 흑인 하나 넣어주고 아시안은 뒤에 엑스트라로 한두명이라니. '전통적인 영화 만들기' 같은 책이라도 보고 만든것 같다.
OST도 아쉬워서 오면서 이집트왕자 OST 들었다.
이쯤되니 영화의 흥행수익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얘네들.. 손익분기점은 넘길 수 있을까... CG다 뭐다 돈 많이 쓴거같던데.. 스타급 배우에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니 손익분기는 넘겠다
이 매력적인 신화를 이렇게밖에 못살리나ㅜㅜ
신화는 다 유치할 수 밖에 없는거냐ㅜㅜ 캡짱 높은 신 '라' 역 맡은 제프리 러쉬 라는 아저씨는 캐리비안의 해적, 베스트 오퍼 등 여기저기 많이 나온 아저씨던데 되게 연륜있어 보이는 아저씨가 되게 열심히 파워레인저 같은 연기하는게 나중엔 안쓰럽더라.
역시 반지의 제왕은 한 시대에 두번 나오기 힘든 명작인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