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행복한 동행 중에서

작성자다락방|작성시간24.03.14|조회수11 목록 댓글 0

L은 신학 박사다. 그는 극한 가난 속에서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는 날마다 술에 취해 있었고,

식구들을 때리고 난동을 피워 집안을 공포 분위기로 만들었다. 어린 L이 가장 고통스러웠던 건 아버지의 술 심부름이었다.

아버지는 돈도 주지 않고 술을 사 오라고 명령했다.

L은 주막 주인에게 차마 술 달란 말은 못하고 눈치를 보며 문 앞에 오랫동안 서 있었다.

주막 주인은 어린 L이 불쌍해서 주전자에 술을 반만 채워 주었다.

아버지는 뚜껑을 열어보고는 고함을 치며 L을 몰아세웠다.

“왜 반밖에 없어. 네가 반을 마셨지?”

L은 너무나 억울했다. 아버지를 증오했다. 그 후 아버지와 연을 끊다시피 하고 살았다.

홀로 된 아버지는 쓸쓸히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화가인 아내가 부엌에서 연탄재를 가지고 들어왔다.

그녀는 연탄재에다 물감을 섞어 그림을 그렸다. 아주 아름다운 그림이 완성되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L은 아버지를 생각했다.

‘우리 아버지도 쓸모없는 연탄재 같은 분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내가 있기 위해서 연탄재 아버지도 필요했구나.’

L은 곧바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드리고 찾아뵈었다.

그 뒤 아버지를 자기 집에 모셨다.

-이무석, ‘행복한 동행’ 중에서-

 

“너희를 고소하는 이는 너희가 희망을 걸어 온 모세이다.”(요한 5,31-47)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호령하고 군림하기 위해 존재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세상에게 겁을 줘서 꼼짝 못하게 만드는 폭군이 아니십니다. 무서워서 벌벌 떨게 만드는 일을 원하는 분이 아닙니다.

함께 더불어 곁에서 지내며 모든 일을 나누고 싶어하십니다.

어려우면 달려오는 품이 되어 서러운 가슴 쓸어주며 아린 마음 다독여 힘을 주고 싶어하십니다.

기쁠 때에도 힘들 때에도 가장 좋은 아버지로 기억되고 싶을 뿐입니다.

우리네끼리 살아갈 테니 아무것도 간섭하지 말라고 떼밀어버리니 하느님 애가 타십니다.

‘자기들끼리.......’

오늘 주님께서 이 말씀을 하시며 설움이 북받쳤을 것만 같습니다.

 

은총의 사순시기 되시길 기도드립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