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며 딸이 요리사인 아버지에게 푸념을 늘어놓았다.
아버지는 말없이 딸을 주방으로 데리고 가더니 세 개의 솥에 물을 담아 불 위에 올려놓았다.
솥 안의 물이 끓기 시작하자 아버지는 세 개의 솥에 각각 당근과 계란 그리고 곱게 갈아 놓은 커피를 넣었다.
한 20분쯤 흘렀을까. 아버지는 불을 끄더니 당근과 계란을 각각 그릇에 담고, 커피는 잔에 부었다.
그러고는 딸에게 가까이 다가와 당근을 만져 보라고 했다.
처음 솥에 넣을 때와는 달리 잘 익어 말랑말랑해져 있었다.
아버지는 또 계란을 깨 보라고 했다. 계란 껍질을 벗겨 보니 역시 속이 단단히 잘 익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 당근과 계란, 커피는 모두 똑같이 뜨거운 물에 들어가는
역경을 겪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모두 다르게 나타났지. 넌 어느 쪽인지 생각해 봐라.”
아버지는 묵묵히 생각에 잠긴 딸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본래 강했지만 고통이 닥치자 스스로 몸을 움츠리고 아주 약해져 버리는 당근이냐?
아니면 본래는 연약하고 불안했지만 시련을 겪고 난 뒤 더욱 강인해 지는 계란이냐?
그도 아니면 자신에게 고통을 주었던 뜨거운 물을 변화시키고 좋은 향기를 내는 커피냐?
네가 커피가 될 수 있다면 힘든 상황에서도 현명해지고 희망을 가지게 될 것이며,
주변의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루화난, ‘인생의 레몬차’ 중에서-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요한 20,18)
시신으로나마 주님이 분명히 계시겠거니 생각했었는데, 무덤은 열려있습니다. 그분의 시신은 사라져버렸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다시 다가온 충격과 절망 앞에 크나큰 상처를 입고 더 이상 떨어질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체험을 합니다.
마리아와 제자들에게 예수님의 빈 무덤은 십자가 죽음 못지않은 충격이고 슬픔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빈 무덤 앞에서 또다른 희망을 싹틔우기 시작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기쁨과 영광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